-------------- 91/261 --------------
“미, 미친! 저자들··· 미친 거, 아냐? 도대체 뭐하는 작자들이지?”
“아~ 애송이들의 병력이군요? 안드레아님. 공자님이 신경 쓸 것 가치도 없는 애송이들입니다.”
“으, 응? 베티스타 경! 저자들은 알고 있소?”
“당연히 알고 있습니다. 몇 시간 전에 마주쳤던 배달 영지의 병력입니다. 이제 막 성인식을 치른 애송이가 지휘하고 있더군요.”
“배달? 너무 생소한 이름이구려.”
“우스갯소리로 ‘듣보잡’이라고도 하죠. 겉보기엔 정예병으로 보이겠지만 영주도 기사도 죄다 애송이들입니다. 게다가 이름도 생소한 영지의 병사들이 강해봤자 얼마나 강하겠습니까? 저렇게 요란스럽게 이동하는 것을 보면 딱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말이 어울립니다. 하하하~”
나름 분위기를 위해 농담했지만 부작용만 불러왔다.
“저 자들이··· 빈 수레란 말이오? 하아~”
‘이런 젠장~ 몇 없는 가신을 마냥 탓할 수도··· 당신 눈깔은 도대체 뭐요? 저들이 정예병사가 아니라면 도대체 어떤 병력이 정예냔 말이야!’
베티스타에 대한 불만은 둘째 치고 배달이라는 생소한 이름 때문에 신경 쓰지 않았었다.
그런데 가도를 지나가는 병력이 정말 무시무시했다.
모두들 통일된 군복에 상체를 보호하는 갑주를 걸쳤다.
제국군의 활로 유명해진 각궁을, 그것도 궁수도 아닌데도 모두가 무장하고 있었다.
‘저들은 보병이 아닌가? 병력구성이 너무도 특이하다.’
아무리 봐도 보병인데 ‘제국군의 활’로 유명해진 각궁을 소지했다.
게다가 모든 병력이 수레를 타고 이동했다. 아니, 1/3가량은 수레의 옆을 힘차게 달렸다.
훈련하는지 칼질하고 창질을 하면서···
“미, 미친···”
저도 모르게 고개가 돌아갔다.
아직도 천막을 세우느라 부산떠는 자신의 병사들. 너무도 비교가 됐다.
“하아~ 정말 미치겠네.”
‘전투력은 차치하더라도 덩치와 체력부터 상대가 안 된다. 저자들은 정말···’
“부럽다.”
안드레아가 저도 모르게 속내를 내보였다.
일과를 마칠 무렵인데도 저렇게 힘차게 달리는 병사들이다.
애송이 대신 자신이 지휘하면 어떤 적과 싸우더라도 승리할 것만 같았다.
안드레아는 대열이 모두 지나간 이후에도 한동안 부럽고 아쉬운 마음에 입맛만 다셨다.
그때였다. 뭐라고 고함치는 소리가 바람을 따라 꿈결처럼 전해졌다.
‘···군가··· 군가는 배달의~ 쏴나이··· 헛, 둘, 셋, 넷?’
‘보람찬!’
‘보오~람찬!’
‘하루 일을!’
‘하루 일을~’
‘끝마치고서~ 두우 다리 쭈욱 펴면 고향의 안방. 얼싸 좋다 정예병. 신나는 어께 춤···’
노래는 노래인데 악을 쓰는 것 같은 느낌에 음정박자가 딱딱 들어맞았다.
한두 달을 불러본 것이 아닌 것 같았다.
그 말인즉, 방금 지나친 병력은 정예병사라는 이야기였다.
배달이라는 생소한 영지의 병사가 저렇게 정예인데 대단하다는 후작가문 출신인 자신은 오합지졸을 지휘해야 한다.
‘갑자기 왜! 기분이 나빠졌지? 아무튼 나! 안드레아야~ 내가 질 수는 없지!’
안드레아는 괜스레 부아가 치밀었다. 그래서 나직하게 수하를 불렀다.
“베티스타 경!”
“네, 네? 아~ 찾으셨습니까?”
“그렇소. 베티스타 경. 내일은 1시간 일찍 일어나 출발할 것이오. 그러니 그에 맞게 조처하시오.”
“네, 네? 하지만 공자님 그렇잖아도 병사들이 너무 지쳤···”
‘쓰읎~’
“시끄럽소! 나는 분명 그렇게 하라고 명령했소! 알았소?”
단호하게 몸을 획 돌리곤 자신의 천막으로 가버린 안드레아. 다음날 안드레아군은 정말로 1시간 일찍 일어나 이동을 개시하여 팰리스군이 미처 출발하기 전에 앞질러갔다.
팰리스군은 군마나 수레를 타고 이동한다.
당연하게도 해가 지고 안드레아군이 숙영지를 편성할 무렵에 다시 앞질렀다.
팰리스군은 어제의 2배인 10Km를 더 나아간 이후에야 숙영지를 편성했다.
자연, 다음날 안드레아군의 기상시간은 그만큼 더 빨라져야 했다.
[나, 안드레아는 절대로 듣보잡에게 질 수가 없다.]
[안드레아님 제발 좀···]
[어라? 쟤네들 도대체 왜 저러지? 우린 느리게 이동하는 것이 답답한 것뿐인 건데.]
[글쎄요. 영주님, 오늘 숙영지는 15Km 더 나아간 이후에 편성하겠습니다. 설마 3~4시간 일찍 일어나 출발하진 않겠지요?]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 안드레아군은 다음날 평소보다 4시간 일찍 출발, 팰리스군이 움직이기 전에 앞질렀다.
오르도스 영지까지는 아직도 일주일 넘게 이동해야 한다.
안드레아군 병사들에겐 정말 곡소리 날 상황일 것이다.
두 발로 이동하는 병력이 수레로 이동하는 팰리스군을, 그것도 체격과 체력이 월등한 상대를 어떻게 상대할 수 있겠는가!
안드레아군의 패배는 이미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런데 세상은 참으로 이상하게 돌아간다.
안드레아의 치기어린 경쟁심으로 인해 오합지졸들이 무척 힘들어졌지만 황당하게도 그것이 훈련이 되어 전투력강화로 나타나 버렸다.
안드레아가 전혀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상식을 가진 자라면 응당 팰리스에게 고마워해할 것이다. 허나, 그는 기득권의 상식을 가진 자였다.
팰리스에 대한 시기심과 적대감만 더욱 키워갔다.
* * *
“배신자라고 생각하지?”
억센 주먹의 ‘뜬금포’에 자근애기가 고운 이마를 찌푸렸다.
“네? 뜬금없이 무슨 소리에요?”
“퉁구스 부족을 팔아먹으려는 배신자! 자근애기야~ 너는 이 오빠를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아?”
“어, 어? 나는, 나는··· 아, 아니거든요?”
예기지 못한 공격이었는지 자근애기가 크게 당황했다.
누가 봐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판단할 만한 반응이었다.
“후후후~ 그냥 넘겨짚었는데, 정말로 그랬어? 네가 정말로 그렇게 생각한 거야?”
“뭐, 뭐라고요? 주먹 오빠! 놀린 거예요?”
“놀려서 미안. 하지만 네가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고 예상은 했는데 막상 들어보니 기분이 영 별로구나.”
“···미안해요 주먹오빠. 하지만 난···”
“그만! 너는 유력한 차기 샤먼이라 그랬겠지. 당연히 우리 퉁구스 부족을 테라칸 부족에게 팔아넘기려는 내가 못마땅하게 보였을 거야. 안 그래?”
“···”
‘흥! 알면 다행이네요?’라는 식으로 차마 비웃을 수가 없었다.
소녀는 말없이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이랴!”
소녀가 등자로 슬쩍 건드리자 말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떠걱, 떠걱~’
일단 지금은 때가 아니었다.
그녀와 퉁구스 부족의 전사 300명은 현재 타이판 제국의 보급부대를 요격하러 나왔고 전사들은 억센 주먹을 열렬하게 지지했다.
그리고 그는 소녀가 한때 마음에 담았던 ‘남자’였다.
참고로, 이 부근은 제국군 점령지와 가까워서 꽤 위험한 지역이었다.
3~4시간을 (마보(馬步)로)남하해야만 마음을 놓을 수가 있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보름을 더 마보로 남하하면 타이판 제국의 오르도스 영지가 나오는데 광활한 중간지대는 바바리안의 영역이나 다름없었다.
그 말인즉, 제국의 북부군은 현재 오르도스에서 도보(徒步)로 20일~30일 거리만큼 진격했다는 뜻이 된다.
각설하고, 자근애기는 억센 주먹이 무슨 이유로 부족을 배신하려는 무척 궁금했다.
‘떠걱, 떠걱~’
‘물어보면 순순히 대답해 줄까? 아냐! 괜히 말했다가 관계만 이상해질 거야.’
자근애기가 나름 속내를 감춘다고 감췄지만 최근 소녀가 고민하는 문제라 얼굴에 그대로 나타났다.
이런 소녀의 생각을 읽었는지 주먹이 나직하게 말을 걸었다.
“자근애기야~ 무척 궁금하겠지.”
“···”
자근애기가 침묵으로 빨리 말하라고 다그쳤다.
“이해해 달라곤 말하진 않을게. 선입견 없이 내말을 들어줬으면 좋겠다.”
“···말해요.”
“염원 아줌마도 그렇지만 너 또한 오직 퉁구스 부족만을 생각하고 있을 거야. 부족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가는 샤먼이고 그것이 바로 존재의 이유니깐. 그렇지?”
“그런데요?”
“너는 우리 퉁구스를 테라칸에게 팔아넘긴다고 오해하고 있을 거야. 하지만 사실은 그것이 아니야.”
“···거짓말.”
“후후후~ 거짓말이 아니야. 다만, 오해의 소지가 너무 다분한 것이 문제라고나 할까?”
“?···”
“나는 평소에 부족보다는 사람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다. 그저 평범한 사람들의 행복!”
“평범한 사람의··· 행복이라고요?”
“그래, 평범한 사람들의 행복. 사람이 없으면 어찌 퉁구스 부족이 존재하겠어? 사람이 먼저고 부족은 나중이라고 생각해.”
“그, 그런데요? 배신이랑 사람들의 행복이랑은 도대체 무슨 관곈데요?”
“자근애기야, 우리의 뒤에서 따라오는 전사들을 생각해봐. 그들이 허약한 퉁구스 부족이 아니라면 어땠을까! 나와 전사들이 강력한 테라칸 부족의 일원이라면 어땠을까!”
“우리가 테라칸 부족의 일원이었다면···”
외부의 위협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다른 부족과 거래로 벌어들인 재화나 가축을 바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당연히 지금보다는 훨씬 풍족할 것이고 그렇다면 행복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치명적인 허점이 숨어 있었다.
그렇다면 테라칸 부족의 평범한 사람들은 과연 행복하게 살고 있을까?
그리고 억센 주먹이 순수한 마음으로 퉁구스 부족을 테라칸에게 가져다 바치려는 것일까! 그저 순수한 마음이었을까?
순수! 순수?
‘억센’가문은 퉁구스 부족의 오래된 기득권이었다.
기득권에게 ‘순수’를 바라는 건 언어도단일 것이다.
억센 주먹의 주장과 가장 유사한 논리가 바로 구한말에 나라를 팔아먹었던 매국노들의 논리였다.
수천 년을 이어오며 민초들을 지배하고 착취했던 기득권은 결국 세도정치로(당파싸움은 절대로 멸망의 원인이 아니었다. 오히려 조선을 건강하게 유지했었다.) 조선을 망하게 했다.
그들은 조선을 일본에 팔아넘기며 ‘이것이 다 힘없는 민초들을 위해서’라며 세상과 자기 자신까지도 속였다.
진실은 추악한 기득권 집단의 더러운 욕망 때문이었다.
“퉁구스 부족을 바쳐라. 그럼, 너에게 아름다운 둘째딸을 주고 나와 차기 대칸의 심복으로 삼을 것이다.”
테라칸 부족이 배출한 최고의 전사이자 이제는 이름 대신 ‘대칸’으로 불리는 영웅. 1년 전의 그가 주먹을 은밀하게 불러들여 전한 뜻이었다.
참고로, 테라칸 부족은 가부장제를 받아들인 신흥부족이고 대칸의 둘째딸은 아름답기로 소문난 미녀였다.
주먹은 믿기지 않는 제안에 혹하기보다는 겁을 먹었다.
‘도대체 왜! 도대체 무엇 때문에 우리 퉁구스를 노리는 것이지? 설마··· 함정?’
아무리 강한 힘을 가졌더라도 타부족을 멸망시키려면 명분이 필요한 법이다.
주먹은 퉁구스의 멸망을 노린 대칸의 함정이라고 의심했다.
결과적으로 속임수도 함정도 아니었다.
대칸의 제안은 사실이었다.
며칠 후에 알아냈지만 대칸은 퉁구스 부족이 아닌 가없는 염원과 그녀의 딸, 자근애기를 몹시 탐냈다.
그래서 차기 족장으로 유력한 주먹을 은밀하게 불러 제안했던 것이다.
더욱 정확하게는 부족이 아닌 퉁구스의 내적인 재산 즉, 샤먼 사이에서 비밀리에 전승되는 신비로운 주술과 문화, 바바리안의 정통성 그리고깊고 다양한 지식이었다.
즉, 대칸은 후계자와 자근애기를 결혼시켜 테라칸의 강력한 하드웨어에 퉁구스의 정통성과 유구한 소프트웨어를 접목시킬 생각이었다.
대칸이 무슨 목적이든 주먹 그에게는 상관없었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초원의 가장 강한 권력자가 자신에게 미녀를 주고 심복으로 삼겠다고 제안했다는 점이다.
혹자는 용의 꼬리보다는 뱀의 머리가 낫다고 말할 테지만 초원에서는 강자의 뜻이 법으로 통용되는 곳. 적자생존이 강요되는 정글이었다.
‘젖비린내 나는 자근애기가 뭐가 좋다고 탐내는지 모르겠지만. 그렇다면 퉁구스를 아주 비싸게 팔아주지.’
‘으흐흐~’
이렇게 되었던 것이다.
“어, 어? 오빠, 그만 웃어요. 그렇게 음흉하게 웃으면 남들이 오해해요.”
‘아차!’
“흠흠~ 갑자기 재미난 우스갯소리가 생각나서 그만··· 아무튼, 나는 부족보다는 사람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해. 자근애기야~ 우리 퉁구스가 테라칸 부족과 합쳐지면 어떻게 될 것 같아. 굉장히 행복해질 거야.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하지만 오빠. 오빠의 뜻이 아무리 좋아도 그건···”
“자근애기야~ 우리 욕심을 버리자.”
“네? 욕심··· 이라고요?”
“그래, 욕심! 너 개인의 영광보다는 타인의 행복을 생각하자. 내가 족장이 아니어도 상관없어. 너와 네 어머니가 지도자가 아니면 또 어때? 중요한 건 평범한 사람들의 행복이야. 그것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 너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니?”
‘오~ 텡그리여! 제가 정녕 이렇게 씨불였단 말입니까? 크크큭~’
“아아~ 어떻게 그런 생각을···”
‘주먹 오빠가 너무 멋있어.’
주먹의 감언이설이 자근애기의 감성을 마구 헤집었다.
눈동자에 핑크빛 하트가 새겨지는 것 같았다.
자근애기는 이제 많은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서는 퉁구스가 테라칸부족에게 흡수되는 편이 개인이 아닌 부족 모두에게 낫다고···
그때였다.
‘떠그덕, 떠그덕~’
‘이히히히힝~’
자근애기가 마음을 굳히려는 순간, 앞길을 정찰하러 나갔던 전사가 급히 돌아와 보고했다.
“대장님, 작은 성녀! 2시간 거리에 제국군 기마대(騎馬隊)가 접근하고 있습니다.”
“뭐, 기마대가 접근한다고?”
“제국군··· 기마대요? 그런데 무슨 큰일인가?”
순서대로 주먹과 자근애기의 반응이었다.
아직 전투에 서툰 그녀는 억센 주먹과 전사들이 왜 긴장하는지 이유를 몰라 고개를 갸웃거렸다.
“작은 성녀님. 일반 제국군은 우습지만 기마대는 조심해야 합니다. 왜 그래야 하냐면···”
바바리아의 게릴라 전술에 농락당하는 제국군이지만 그들은 결코 바보가 아니었다. 제국군의 말이 비록 지구력이 떨어진다지만 덩치도 크고 순간적인 가속도 또한 앞섰다.
“여기에 가꿍(각궁)이라는 활이 꽤 골치 아픕니다. 사거리가 우리보다 살짝 길죠. 그래서 최근 제국군은···”
전원 경기병으로 구성된 기마대로 부근을 안정시키기 위해 위력정찰하게 했다.
자칫 방심해서 꼬리가 잡히면 바바리안이 오히려 당할 수도 있었다.
실제로도 그런 경우가 몇 번 발생했다고 한다.
자근애기는 자신들이 오히려 당할 수도 있다는 말에 심장이 빨리 뛰었다.
“그, 그래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해요?”
“걱정하지 마십시오, 작은 성녀님.”
“괜찮아, 자근애기야~ 놈들이 접근하기 전에 빨리 우회하면 그만이다.”
“놈들이 계속 따라붙으면요?”
“그럴 수 있으면 그러라지? 우리야 달리면서 말을 바꿔 타면 그만이다. 그러나 놈들은 어디 그럴 수가 있나.”
주먹이 안전을 장담할 만했다.
바바리안 전사들은 지금처럼 장기원정을 나설 때에는 갈아탈 요량으로 개인당 3~5필의 말을 몰고 나온다.
그들이 말을 달리면서 바꿔 타는 건 기본적인 마상기예에 불과했다.
“그래요? 그럼, 지금 뭐하고 있어요? 빨리 우회하지 않고요.”
“하하하~ 알았다, 알았어!”
주먹은 제국군 기마대를 우회하여 원하지 않는 전투를 사전에 배제했다.
다행히 제국군의 접근을 빨리 알아차렸기에 무사히 위험지역을 벗어났다.
이때부터는 제국의 위협이 사라졌다.
우습게도 그들을 위협할 (잠재적인)적대세력은 오히려 자신들과 같은 바바리안의 약탈부대였다.
그만큼 먹이로 삼은 보급부대의 무장과 전투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리라.
“그런데 오빠. 보급부대는 같은 제국의 병사 아닌가요? 왜, 제국군은 조심하고 보급부대는 우리의 밥이라는 거죠?”
“아~ 그거? 그야 당연히···”
보급부대는 마치 다른 나라의 군대라도 되는 양 병사의 질이 크게 떨어졌다.
활도 각궁이 아닌 장궁을 사용했고 병사의 전투력도 크게 떨어졌다.
마나를 다루는 기사만 조심하면 별다른 피해 없이 ‘수확’을 마칠 수 있었다.
주먹과 퉁구스 부족의 전사들은 눈에 불을 켜고 탐색하며 계속 남하했다.
그러나 마침내 원하던 먹이감, 정기보급부대를 발견했다.
아침 햇살을 배경으로 막 출발하려는 일단의 무장세력. 300명의 병사가 20량의 수레를 호위하는 다소 강화된 정기보급부대였다.
26. 이곳이 바로 북부전장이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