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261 --------------
30분전, 토머스가 조심스레 바위 언덕을 내려왔다.
예상대로 눈동자가 시뻘건 오크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곳에 득시글거리는 오크들을 뚫어야만 자신이 살고 팰리스와 토머스가 살아날 것이다.
‘팰리스 때문에 내가 강해졌다. 나는 친구에게 도움만 받았어. 그래서···’
“은혜를 갚아야 해! 아니, 내 손으로 친구들을 구해야 해.”
토머스는 왼손에 도끼를 다른 손엔 롱소드로 무장하곤 오크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야야~”
‘챙, 채챙~ 휘익, 휘익~’
‘서걱, 서걱~’
거친 토머스의 공격에 오크 2마리가 즉사했다.
그러나 오크의 수는 여전히 많았다.
게다가 토머스는 드워프가 아니었다. 당연히 오크들의 공격에 주저함이 전혀 없었다.
“취익! 주인 명령한다. 취익~ 드워프 살린다. 인간 죽인다. 킁!”
“취익! 한꺼번에 공격한다. 취익, 취익~ 반드시 죽인다.”
글레이브와 도끼로 무장한 오크들이 한꺼번에 공격했다.
토머스는 도끼로 놈들의 공격을 방어하다가 틈틈이 롱소드로 찌르거나 휘둘러 적을 척살했다.
그러나 한손으로 여러 개의 손을 당해낼 수는 없는 법이다.
토머스가 오크의 목을 찌르는 순간이었다.
교묘한 각도로 들어온 글레이브가 토머스의 심장을 향해 찔러왔다.
“취이이익~”
‘텅~’
다행히 드워프제 갑옷 때문에 창끝이 미끄러졌다.
“이 새끼가 감히···”
토머스가 곧바로 응징에 들어갔다.
그러나 살짝 서두른 바람에 하체에 다시 치명적인 빈틈이 드러났다.
“취익~”
‘서걱~’
녹슨 도끼가 토머스의 왼쪽 허벅지를 스쳤다.
하의가 금세 피로 물들었다. 토머스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차~”
‘싸움에 정신이 팔리다니··· 지금은 오크와 싸울 때가 아냐. 빨리 사람들에게 소식을 전해야 해!’
토머스는 그제야 자신의 실책을 깨달았다.
재빨리 오크들을 힘껏 뿌리치곤 마을을 향해 빠르게 내달렸다.
‘쩔뚝, 쩔뚝~’
“헉, 헉~ 젠장~”
허벅지의 간지러움(상처의 고통)은 참을 수 있지만 근육이 손상되어 좀처럼 속도가 붙질 않았다.
그래서 곧 오크들에게 따라잡혀 다시 포위됐다.
토머스는 어쩔 수 없이 난전에 들어갔다.
“헉, 헉~ 이야야~”
‘챙, 채챙~ 휘익, 휘익~’
‘서걱, 서걱~’
토머스의 맹공에 오크들이 죽어나갔다.
그러나 그를 포위한 오크의 수가 너무 많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상처만 늘어났다.
워낙 괴물 같은 몸이라 몇 시간을 달려도 숨이 막히지 않았던 토머스였다.
그런데 지금은 숨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아마도 피가 난무하는 급박한 상황과 처음으로 치르는 실전 때문이리라.
“그래~ 이럴 때 일수록···”
‘팰리스가 그랬어! 아무리 급해도 코로 들이마시고 입으로 내쉬라고···’
“후우웁~ 후우~ 후우웁~ 이얍~”
토머스는 방어에 주력하며 호흡부터 골랐다.
동시에 반격할 기회가 오면 즉시 오크들을 응징했다.
‘서걱~’
5분가량을 그렇게 싸우자 지치기는커녕 도리어 숨쉬기가 편해졌다.
팔과 다리에 생경한 느낌과 함께 힘이 더욱 세진 것 같았다.
이상하게도 롱소드와 도끼가 자신의 몸처럼 느껴졌다.
마치 팔이 길어진 것 같은 느낌···
‘어, 어? 이 느낌은···’
아니, 전혀 생소한 느낌이 아니었다.
단 한번이었지만 토머스는 그때의 느낌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머리가 아닌 몸이···
“아~ 이것이 바로···”
레인저 아저씨들이 말하던 ‘요령’이었고 팰리스와 기사들이 말하던 ‘마나회로’였다.
토머스는 그것을 머리가 아닌 몸으로 터득했다.
그리고 그는 완전한 익스퍼트 초급의 검사(劍士)로 다시 태어났다.
토머스는 도끼와 롱소드에 마나를 주입했다.
‘쩌쩡~ 지잉~’
“흐흐흐~ 좋았어! 오크 개자식들 이제부터 너흰··· 뒈졌어! 이얍~”
가볍게 휘둘러도 오크의 몸뚱이가 아주 매끄럽게 잘려나갔다.
“우와~ 정말 잘 썰리는데? 야호~”
기분이 너무 좋아진 토머스. 마나검으로 오크들을 마구 학살하기 시작했다.
그 바람에 레인저에게 소식을 전해야 한다는 임무를 그만 깜빡하고 말았다.
하아~ 토머스!
한심해 보이지만 그의 한계는 이로써 명확해졌다.
팰리스와 피리온은 상당히 답답하겠지만 친구의 이런 한계를 이해해줘야 할 것이다.
* * *
5분전의 데이비드는 여유롭게 드워프들의 저항을 구경하고 있었다.
지금은 저렇게 기운차게 저항하고 있지만 조만간 힘이 다할 것이다.
그럼, 오크들에게 사로잡혀 교단과 가리발디 가문을 이어줄 다리가 될 것이다.
아참~ 제이슨 자작은 자신들의 정체를 완벽하게 숨겼다고 자신할 것이다.
그러나 그건 그들이 착각한 것이다. 교단은 이미 제이슨 자작과 가리발디 후작의 정체를 알아냈기 때문에 그들에게 협조하고 있었다.
“하하하~ 지금은 머리를 숙이지만 우리가 힘을 키우면··· 아참, 오크 100마리를 이쯤 다시 출발시켜야겠지?”
데이비드가 제 3파로 오크들을 출발시키려고 마음먹었을 때였다.
잠시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만든 아주 ‘못된 아이’가 작은 활을 들었는데 어째 자신을 겨냥하는 것 같았다.
“허헛~ 황당하네.”
중앙군이 가진 어떤 장궁이라도 이곳까지 화살을 날리진 못한다.
그런데 어린이용 활로 자신을 겨냥하다니··· 보면 볼수록 아이가 괘씸했다.
그래서 욕이라도 한 사발 풀어놓으려는 순간이었다.
아이가 그때 시위를 놓았다.
그런데 우습게도 화살이 아이의 발밑에 떨어졌다.
‘피식~’
‘하긴~ 어린 아이가 활을 쐈으니··· 어?’
데이비드는 하도 어이가 없어 피식거렸는데 이상하게도 날카로운 소리에 이어 둔탁한 소리가 연달아 들려왔다.
‘쒜에엑~ 빡!’
“꿰에에엑~”
자신의 옆에 서있던 오크가 갑자가 괴성을 지르며 털썩 쓰러졌다.
분명 화살이 날아오는 소리였는데 쓰러진 오크의 몸에서는 화살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어, 어라? 뭐였지? 아이가 화살을 날린 건 아닐 테고···’
“찾아라! 활을 쏜 놈을 찾아 반드시 죽여라.”
데이비드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오크들에게 명령했다.
그런데 정말 이상했다.
분명 화살이 날아오는 소리가 들렸는데 궁사는 어느 곳에서도 나타나지 않았다.
게다가 다시 일어난 오크의 복부에 구멍이 났고 그곳에서 피가 흘렀다.
허나, 화살이 꽂혀있진 않은 것 같았다.
데이비드는 알 수 없는 괴사에 고개를 갸웃거릴 때, 아이가 다시 작은 활을 들어 한참을 겨냥했다.
궁사를 찾아 두리번거리던 데이비드는 왠지 모르게 불안했다.
등줄기에 소름이 돋았다.
그래서 아이의 발밑으로 화살이 떨어질 때에도 긴장을 늦추지 못했다.
‘쒜에엑~’
확실히 여러 차례 목숨을 구했던 예감이 틀리지 않았다.
너무도 빠른 그 무엇이 자신의 심장을 향해 날아왔다.
데이비드가 피하려고 했지만 그것이 너무 빨랐다.
‘쒜엑~ 빡!’
심장을 살짝 비껴 가슴 깊숙이 틀어박혔다.
데이비드는 왼쪽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반사적으로 몸을 움직였기에 다행이었지 하마터면 즉사할 뻔했다.
“으아악~ 아파··· 으아악~”
데이비드는 너무 아파 고통스럽게 비명을 질렀다.
그는 엄청난 고통에 속에서도 자신이 심각한 부상을 당했다는 사실을 인지(認知)했다.
이제 보니 길이가 짧은 화살이었다.
오크의 몸에 끝까지 박혀버려 화살을 발견하지 못했던 것이다.
“포, 포션을···”
안타깝게도 멍청한 오크들은 그의 명령을 이해하지 못했다.
비상용 포션이 로브 속에 들어있었지만 상체에 박힌 화살은 꽁지가 겨우 보일정도로 깊숙이 박혔다.
손이 거친 오크들에게 자신의 몸을 맡길 수도 없었다.
화살이 박힌 채로 포션을 사용할 수도 없는 문제였고 여력도 없었다.
별수 없이 동료가 기다리는 오크마을로 이동해 그에게 자신의 치료를 맡겨야 할 상황이었다.
“크흑~ 젠장! 제~엔장!”
‘임무를 포기해야 하나?’
아무래도 그래야 할 것이다.
언제 정신을 놓을지 모르는 몸으로 임무까지 성공시킬 수는 없었다.
아니, 당장 기절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그렇다면 뒷정리를 확실하게 해야 한다.
비록 임무를 포기하더라도 드워프와 자신을 본 가족을 몰살시켜 교단의 행사를 들키지 말아야 한다.
데이비드는 자꾸만 가물거리는 정신을 힘겹고 붙들고 오크에게 명령하기 시작했다.
“크흑~ 드워프를··· 죽여라! 그리고···”
이곳에서 그를 본 인간도 함께 죽이고 오크마을로 복귀하라.
물론, 그 이전에 오크 10마리를 골라 들것을 만들고 그것으로 자신을 동료가 기다리는 오크의 마을까지 후송하란 명령도 잊지 않았다.
데이비드는 힘겹게 명령을 마치자마자 의식을 놓았다.
그래서 그것이 오크들의 마지막 명령이 되었다.
“취익! 주인 명령한다. 취익, 취익~ 우리 오크, 주인 말 따른다.”
“취익~ 죽인다, 무조건 죽인다! 킁!”
팰리스 일행과 드워프에게 절대적인 척살령이 내려진 순간이었고 팰리스의 목숨이 더욱 위험해진 분기점이었다.
* * *
“자, 잡았다! 야호~”
“오호~ 명중이다!”
데이비드가 편전에 맞고 쓰러진 순간, 팰리스와 세륨이 크게 기뻐했다.
“잘했다, 팰리스! 우리 드워프 못지않은 실력인데?”
“하하하~ 그래요? 고마워요, 세륨 아저씨~ 그럼 의미로다 신성한 계약, 어때요?”
마음이 가벼워진 팰리스가 세륨에게 미래를 타진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막 흑마법사(?)를 쓰러뜨렸다.
흑마법(?)에 오염된 오크들이 이제 곧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고 그럼 모두가 무사할 것이기 때문이다.
“신성한 계약? 내가 왜에~? 내가 왜 그래야 하지? 날 이해시켜봐, 팰리스!”
세륨도 드워프가 맞긴 맞았다.
입을 맞췄는지 대답이 어째 한결같았다.
“쳇~ 됐네요, 세륨 아저씨··· 하아~”
팰리스가 갑자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이다. 오늘은 정말 위험했어.’
방금 전까지 태평스럽게 너스레를 떨었던 그였지만 아직은 11살 어린 아이였다.
용감했던 겉모습과 달리 내심은 심장이 쫄깃쫄깃한 상태였다.
‘이제 조금만 기다리면 된다. 그럼, 오크들이 정신을 차리고 도망갈 거야.’
팰리스만의 생각이 아니었다.
피리온과 드워프들도 조만간 오크들이 물러날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런데 그 ‘조금’이 자꾸만 길어졌다. 기다림에 지친 티아늄이 투덜거렸다.
“세륨! 아까 흑마법사를 죽인 거··· 맞아? 오크들이 아직도 왜 이 모양이야? 설마 거짓말 한 건 아니겠지?”
“야~ 너는 눈도 없냐? 이제 흑마법사가 보이질 않잖아.”
“몸을 숨긴 건 아니고?”
“아냐, 인마!내가 똑똑하게 봤는데, 팰리스가 분명 작은 화살을 쏴 흑마법사를 맞췄어.”
“어디를 맞췄는데? 진짜 죽은 거 확실해?”
“그, 그건··· 너무 멀어서 확실하진 않아. 그렇지만 심장이 아니면 그 부근에 맞았어. 즉사를 면했더라도 지금쯤이면 상당히 위험할 걸?”
세륨의 말대로 데이비드는 심각한 부상으로 들것에 실려 한창 후송되고 있었다.
“그래? 그렇다면 흑마법이 무너져야 하는데···”
흑마법사가 빈사의 상태에 몰렸다면 당연히 흑마법이 중단되어야 한다.
그러나 데이비드는 흑마법사가 아니었다.
모두의 바람과 달리 오크들의 눈동자는 아직도 시뻘겠다. 여전히 물러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젠장~ 왜 변화가 없지?”
“거리 때문에 영향을 늦게 받나보지, 뭐.”
“그런가? 지금쯤이면 뭔가 변해도 한참을 변했을 시간인데.”
말이 씨가 된다고 티아늄의 바람대로 그때부터 상황이 변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그 변화가 인간과 드워프들이 바랐던 방향이 결코 아니었다는 점이다.
500마리 이상의 오크들이 고함을 지르며 일제히 달려오고 있었다.
‘우루루루~’
“취익! 죽인다. 모두 죽인다, 취이익~”
“취익! 인간 죽인다. 취익! 드워프도 죽인다! 킁!”
살상을 자제하던 이곳의 오크와 달리 저놈들은 한눈에도 살기가 너무 충만한 것 같았다.
직감적으로 일이 크게 잘못됐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어, 어? 갑자기 저 놈들이 왜 미쳐 돌아가지?”
“조, 좆 됐다. 이곳을 빨리 정리하고 작업장으로 피신해야 해.”
“작업장이라면···”
눈과 코를 자극하는 최루성 연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외부로 나왔었다.
다행히 그 사이에 모닥불이 꺼졌고 연기도 제법 옅어진 상태였다.
그리고 전방이 완전하게 트인 개활지보다는 입구가 좁은 동굴이 방어하기에 훨씬 유리할 것이다.
팰리스와 피리온부터 동굴 속으로 피신했다.
“우린 서두를 필요가 없다.”
“천천히 방어하면서··· 야~ 안티몬! 진형을 자꾸 흩트릴래?”
드워프들은 자꾸만 들러붙는 오크들을 견제하며 느릿느릿 동굴 속으로 몸을 숨겼다.
알다시피 드워프들은 완벽한 방어구로 온 몸을 보호했다.
그런 그들이 동굴을 막고 레인저가 구해줄 때까지 농성하면 모두가 무사할 것이다.
레인저가 구해주러 온다는 전제였지만···
세륨과 안티몬을 제외한 드워프들은 2개의 ‘몸빵조(組)’를 짜 동굴을 틀어막았다.
몸빵조의 뒤에는 세륨과 안티몬이 연노로 동료들을 지원했다.
“안티몬··· 알지? 머리나 심장이다!”
“쳇~ 너나 잘 쏴.”
‘핑~ 핑~’
‘꿰에에엑~ 꿱, 꿱!’
‘드르륵~ 철컥~’
‘드르륵~ 철컥~’
‘핑~ 핑핑···’
‘꿰에에엑~ 꿱, 꿱!’
팰리스와 피리온도 놀고만 있지 않았다.
두 사람도 화살을 날려 드워프들을 지원했다.
드워프들이 워낙 튼튼한 갑주를 갖춘 데다 유효적절한 지원사격까지 더해졌다.
그리고 전장이 너무 협소해진 까닭에 맞상대할 오크가 개활지보다 훨씬 줄어들었다.
덕분에 오크들의 공세를 제법 여유롭게 막아낼 수 있었다.
“헉, 헉~ 아이고 힘들어!”
“헉, 헉~ 정말 죽을 맛이군.”
오크들과 접전을 벌이던 조가 후위의 조와 교대하곤 거칠어진 숨을 내쉬었다.
드워프가 비록 작았지만 힘과 끈기가 매우 뛰어난 종족이었다.
그러나 눈이 돌아간 오크들이 자신의 몸을 사리지 않고 계속 달려들었다.
이런 놈들을 막고 죽이자니 지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도 숨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헉, 헉~ 그만 좀 교대하자!”
“에이~ 쫌만 더 버텨! 아직 충분히 쉬질 못했어.”
“헉, 헉~ 장난이 아냐! 너무 힘들어.”
“쳇~ 알았다! 1조 다시 선두로···”
드워프들은 다시 선두와 후위를 교체하며 오크와 싸우려했다.
그런데 강철인형 2개의 대열이 서로 엇가리는 순간에 미세한 틈이 생겨났다.
덩치 큰 오크가 이 틈을 발견했다.
“취익! 똥싼바지 용감하다~ 드워프 죽인다. 취이이익~”
똥싼바지는 자신을 몸뚱이를 공성추로 삼아 드워프의 철벽에 돌진했다.
그리고 티아늄의 도끼에 의해 장렬하게 산화했다.
“이런 멍청한 오크를 봤나! 죽어!”
‘서걱~’
똥싼바지 개인 아니, 개오크로 볼 때는 너무도 무모한 행동이었다.
그러나 오크무리 전체로 보면 아니었다.
미세한 틈이 똥싸바지 덕분에 치명적인 허점으로 발전했기 때문이다.
“취익! 무조건 돌격이다. 취익, 취익! 죽어도 돌격이다. 킁!”
오크들이 그 허점으로 밀고 들어왔다.
드워프들이 분전했지만 허점은 더욱 벌어지기만 했다.
결국 철벽같은 진형이 흩어졌고 드워프와 오크들이 난전에 돌입했다.
여담이지만 이 순간 토머스는 한창 신나게 마나검을 휘두르다가 이제야 겨우 눈을 끔뻑거리며 정신을 차릴 때였다.
“어, 어? 지금 까지 나··· 뭐한 거냐? 으아악~ 미안해, 팰리스~ 정말 미안해!”
8. 혈투-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