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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도천과 요단강, 전생, 윤회, 저승사자와 염라대왕, 옥황상제, 환인, 카론과 노잣돈 그리고 지하철이나 길거리에서 지겹게도 들었던 예수천당과 불신지옥···
알다시피 사실인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모두가 죽음이나 사후세계와 관련된 용어들이다.
[그런데 도대체 이건··· 뭐다냐?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여?]
잔뜩 긴장했던 칠성이 어둠 속에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뭔가 벌어졌어도 진작 벌어졌어야 하는디··· 그러니까 이것이 다, 무엇이지?]
아무리 둘러봐도 주위는 칠흑 같은 어둠뿐이었다. 칠성이 기대했던 ‘아주 특별한 이벤트’가 전혀 벌어지지 않았다. 게다가 저승사자와 같은 존재 또한 그를 찾아오지 않았다.
참고로, 칠성은 동시대의 사람들처럼 심정적으로는 불교와 가까웠다. 그러나 신앙으로써 인도의 신, 부처를 믿지 않았고 중동 사막지역의 신, 야훼나 알라 또한 믿지 않았다.
환웅이나 단군 같은 한민족(韓民族) 고유의 신(神)들조차 믿지 않았으니 비슈누도 제우스나 케찰코아틀 같이 생소한 외국의 신들 또한 믿지 않았다.
그렇다고 칠성이 무슨 유물론자였던 것도 아니었다.
모든 신(神)을 인정하는 범신론(汎神論)이라고나 할까? 이 세상에는 신과 같은 절대적인 존재가 존재하지만 그 존재를 특정한 무엇이나 누구라고 단정하지 않았을 뿐이었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고단한 하루를 살아가느라 그것을 깊이 생각해 본 적이 거의 없었다.
각설하고, 모두가 그러하겠지만 칠성 또한 죽음과 사후세계에 대한 진실을 알지 못했다.
그래서 그런 무지로 발생한 공포로 인해 사람이 죽으면 저승사자나 천사 같은 존재가 나타나 (죽의 자의)영혼을 거둬가고 심판을 맡은 절대자의 앞에 설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살아생전에 죄를 짓고 살면 안 되지. 어이 거기~ 그려 안 그려?]
그리고 그 절대자는 칠성의 지난 행적을 심판하며 극락행이나 지옥행을 결정하고 그도 아니면 새로운 윤회의 길로 인도할 것이라고 (막연하게)생각했었다.
이것이 옳다, 저것이 그르다고 확신하지는 못하는, 그저 일반적인 상식수준으로···
[몰라?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면 그렇게 나오잖아. 그려 안 그려? 무식한 내가 알면 또 얼마나 알겠어?]
그렇다. 메스미디어나 종교인이 전파한 ‘감언이설(甘言利說)’이 그의 ‘상상(想像)’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던 것이다.
그래서 칠성은 영혼이 육신을 벗어나면 저승사자나 염라대왕 같은 존재와 대면할 것이라고 긴장했었다. 그런데 무슨 이유인지 아무리 기다려도 그런 무서운 존재들이 나타나지 않았다.
얼마 전의 칠성은 분명 어두운 회오리 속으로 빨려 들어갔었다.
그곳은 절대적인 암흑공간이었는데 이상하게도 너무도 밝아 제대로 바라 볼 수 없는 백색공간이 떡하니 중앙을 차지하고 있었다. 칠성은 알 수 없는 인력(引力)에 끌려 그 백색공간으로 휩쓸렸다가 다시 깜깜한 이곳에 떨어졌다.
너무도 어두워 주변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오감(五感) 또한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더욱 답답한 건 아무리 발버둥 쳐도 자신의 영체가 전혀 움직여지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아니, 너무도 어두워 자신이 움직인다는 감각이 느껴지질 않았다.
이런 답답한 곳에서 긴장한 채로 하염없이 ‘처분’을 기다린다고 생각해 보라!
[염병~ 정말 미치고 환장하겠네!]
칠성은 미칠 것만 같았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는지는 모르겠지만 최소 이틀 넘게 기다린 것 같았다.
[배창시가 아프지 않아 좋긴 하지만 서도··· 그런데 저승사자 새끼는 정말로 오긴 오는 것인가?]
긴장감이 조금씩 체념으로 바뀌어갔다. 그러자 왠지 모를 불안감이 칠성의 뇌리에 스며들었다.
그것은 바로···
[저승사자 놈이 땡땡이치는 건 아닐 테고. 어, 어? 그러니까 내가 이러다가···]
악착같이 가족을 위해 살았던 칠성, 그가 유일하게 즐겼던 아주 저렴한 취미, 도서대여점의 무협지나 판타지 소설에 자주 나오는 내용을 참조하면 이렇다.
죽은 자의 영혼이 제대로 승천(昇天)하지 못하게 되면···
[자아를 잃고··· 악귀(惡鬼)나 잡귀(雜鬼)가 된다?]
매우 악하고 부정적인 존재가 될 것이다.
악귀(惡鬼)라니··· 칠성은 육신이 없는 데도 소름이 돋는 것만 같았다.
[내가 정말 그렇게 되는 것이냐? 아냐. 절대로 그럴 리는 없어. 내가 무슨 원한을 가지고 뒈진 것도 아닌디··· 그리고 내가 그렇게 큰 죄를 지은 것도 아니잖아? 그려 안 그려? 아암, 그렇고말고.]
아무리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해도 칠성의 생각이 맞을 것이다. 이성적으로 따져보면 지지리도 고생했지만 무슨 특별한 원한을 가진 채로 죽은 건 아니었다. 그래서 칠성은 악귀나 잡귀가 될 수가 없을 것이다. 절대로···
허나 쪼그라든 간덩이로 인해 재수가 없으면 그럴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상념이 조금씩 스며들었다. 만약 그리 된다면··· 칠성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지 너무도 무서워졌다.
[빌어먹을 저승사자 새끼··· 신성한 임무를 잊어버렸나? 귀신(?)들은 뭐하누. 저런 개잡놈을 안 잡아···]
답답한 마음에 분통을 터트리다 생각해보니 귀신의 역량으론 불가능할 것 같았다.
‘쩝~ 그게 안 되려나? 뭐, 안 되면 말고!’
라며 가볍게 넘길 수도 없는 문제였다.
[흠흠~ 좌우당간 그 숭한 저승사자 때문에 내가 잡귀가 되면 어떡할 거야? 악귀가 되면 어떻게 책임질 거냔 말이냐고!]
참고로, 칠성은 저승사자나 그와 유사한 존재가 주변에 없다고 확신한 이후에야 이렇게 분통을 터뜨렸다.
‘뒷담화하다가 들키면 나만 손해잖아. 그려 안 그려?’
죽어 심판(?)을 앞둔 칠성이었다. 자연, 언행이 절로 조심스러워졌다.
[저승사자 문제는 그렇다고 치고··· 그런데 사람이 죽으면 이렇게 깜깜한 곳에 떨어지나? 무슨 재판을 받고 천당이나 지옥에 간다고 하는 것 같은데. 거참~ 요상하네.]
지금 경험하는 사후세계는 그가 평소에 생각했던 것과 크게 달랐다. 뭔가 잘못됐는지 저승사자나 천사 같은 존재부터 나타나질 않았다.
지금 당장 염라대왕 앞에 끌려가 심판을 받지 않아 좋았지만 그것도 하루 이틀이었다.
시간이 흐르고, (칠성이 느끼는 시간으로)일주일 정도가 지나가자 뭔가 크게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생각 때문이었을까? 답답하고 옥좨는 주변 환경이 점점 조여 오는 것 같았다.
[아이고 답답해라. 그런데 내가 정말 악귀로 변하는 것이냐? 정말··· 그런 것이야?]
알 수 없는 불안감에 칠성이 급히 팔다리와 얼굴을 더듬었다. 아니, 그러려고 했지만 미세하게 꿈틀거릴 뿐, 여전히 몸(몸? 영체?)은 움직여지질 않았다.
그러나 느낌이라는 것이 있다.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지만 머리에 뿔이 나지도 팔다리가 악귀처럼 흉하게 변한 것 같진 않았다.
[휴우~ 다행이구먼. 아무리 그래도 악귀로 변하지는 않을 것 같구먼.]
칠성이 저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사후세계(死後世界)의 초보자(?)라 확실한 건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자신이 악귀로 변하는 건 아닌 것 같았다. 아무래도···
그런데 지금 당장이야 그렇다손 치더라도 문제는 미래. 지금도 꼼짝하지 못하는 신세가 너무도 힘든데 영겁의 시간동안을 이런 상태로 지내는 건 정말 크나큰 고역일 것이다.
[설마, 여기가··· 내가 몰랐던··· 지, 지옥? 정말 여기가··· 지옥인가?]
지옥이라니! 98년이란 세월을 지지리도 고생했던 자신이 왜 지옥에 떨어져야 하나!
[그러니까 내가 모르는 사이에 심판을 받아 지옥에 떨어져 버린 것인가? 에이, 아니··· 겠지?]
세상에 신(神)이 존재한다면 이리도 매정하진 않을 것이다. 그렇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이곳은 지옥이 아닌 것 같았다.
그렇다면 이곳은 도대체 어떤 곳이지?
아무리 궁리 해봐도 이곳은 칠성이 전혀 알지 못하는 곳이었다. 어느 높은 여자 정치인처럼 ‘아~ 몰랑’으로 가볍게 넘길 수도 없는 문제였다. 칠성은 불현듯 스며드는 불안감에 저도 모르게 긴장의 끈을 다시 조였다.
[맞아! 여긴 지옥이 아닐 거야. 아암~ 그렇고말고. 이렇게 심심한 지옥이 어디에 있겠어? 지지리 고생만 했던 내가 왜 지옥에 떨어지겠냐고!]
나약한 인간이었던 칠성, 일부러 큰소리를 쳤지만 괜스레 마음만 약해졌다.
[그렇··· 겠지? 누가 있으면 제발 그렇다고 말 좀 해주쇼, 잉? 제발 좀···]
조만간 대면해야할 염라대왕과 지옥을 생각하자 없는 심장이 자꾸만 벌렁거리며 쫄깃해졌다. 그래서 칠성은 일부러 다른 화제를 떠올렸다.
[그나저나 내가 살았던 인생은 참 지지리도 궁상맞았네. 내가 다시 태어나면··· 그래, 지난 인생과 전혀 다른 삶을 살겠다. 죽을 때··· 후회하지 않을맨키로!]
너무도 평범하게 살았던 칠성은 특별한 사람이나 위대한 삶을 살길 염원했다. 그것을 바라며 죽었었다.
문제는 그가 다시 사람으로 태어날 것이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아니, 설혹 사람으로 다시 태어난다손 치더라도 그때는 지난 생의 기억이 모두 사라져 오늘의 다짐이 모두 부질없어질 것이다.
[하아~ 정말 부질없구먼. 아암~ 정말로 부질없어.]
그렇다고 사람의 마음이 어디 그런가?
부질없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칠성은 그런 삶을 강하게 염원했다.
[그래! 내가 사람으로 다시 태어날 지는 확실하진 않아. 대갈통에 든 것들도 모조리 사라지 겠지? 그렇지만 다음 생에서는 반드시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겠다. 아니, 그렇게 꼭 살고 싶구먼.]
주먹을 불끈 쥔 칠성이 굳게 결심하··· 다가 곧 피식거렸다.
자신의 처지를 자각했기 때문이리라.
염라대왕에게 심판받기 전의 다른 영혼들 또한 지금의 칠성과 같이 결심했을 것이다.
그들 또한 지난 삶을 후회하며 새로운 생에서는 각기 이렇게 저렇게 살겠다며 결심하고 다짐했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의 이치가 어디 그러한가!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는 건 너무도 불확실하다. 뭐, 그렇다손 치더라도 새로운 삶은 새로운 기억으로 다시 시작할 것이고 이것이 바로 우주의 이치다.
이것도 안 되고 저것도 안 되고···
[아이고, 미치겠네. 아이고, 답답해라. 아이고···]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암흑의 공간! 어둡고 변화가 없는 너무도 심심한 곳이었다.
칠성은 이곳에서 지내기가 너무 힘들었다. 답답하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괜수레 실제의 감옥에 갇힌 기분이 들었다.
[이런 염병~ 이놈의 심판은 도대체 언제 하는 겨? 언제까지 이대로 내버려둘 거냔 말이여!]
[···]
아무리 고함쳐도 주변은 변화가 없었다. 칠성은 너무 힘들어 미칠 것만 같았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흘러, 칠성의 정신이 지쳐 마침내 붕괴되려는 순간이 찾아왔다. 그러자 갑작스럽게 그토록 바랐던 ‘변화’가 찾아들었다.
‘휘잉~'
'사라랑~’
미세한 소리와 함께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안락하고 포근한 기운이 다가왔다. 붕괴되기 직전의 (칠성의)영혼을 살며시 어루만졌다. 지금껏 쌓였던 공포와 불안감을 순식간에 날려버린 미지의 기운. 어둡고 답답하기만 했던 이곳에 따스함을 전달했다. 영혼의 상태에서도 포근함이 느껴졌으니 아마도 보통의 기운이 아닐 것이다.
[아~ 따뜻해. 기분이 정말··· 좋구먼.]
칠성은 (실제로 경험한 적은 없었지만)마약을 들이킨 것 같은 고양감에 몸을 떨었다.
[아~ 조, 조금만 더··· 거시기 조금만 더···]
안타깝게도 포근한 기운이 금세 중단되고 말았다. 답답하고 어두운 이곳을 미세하게 밝히고는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그럼에도 주변은 여전히 사물을 구별하기도 힘들 정도로 어두웠지만···
[뭐지? 도대체 그것이 무엇이었지?]
지구인이었던 칠성은 몰랐지만 그 기운은 신력이 담긴 기운, 신성력이었다.
[생각해보자. 작은 소리가 들린 연후에 무언가 다가왔으니까··· 그래, 지금부터 자세하게 들어보자.]
칠성은 포근한 기운을 고대하며 귀를 정신을 집중했다. 처음에는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포기하지 말고. 그래, 정신을 집중해서 함 들어보자고!]
‘후웅~ 후우웅···
'스륵, 스르르르~'
'꼴꼴꼴···’
칠성이 집중하고서야 미세한 소리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바람소리 같기도, 물이 흐르는 소리 같기도 한데, 간간이 빠르게 쿵쾅거리는 소리까지 섞여 있었다. 전반적으로 너무 작은 소리라 무엇이라고 단정할 수가 없었다.
[도대체 무슨 소리여? 용각산(龍角散)은 소리가 없으니까 그 소리는 아닐 것이고.]
칠성은 일부러 허튼소리하며 미지의 변화를 가벼운 문제로 치부하려고 했다. 갑작스러운 변화를 알 수 없어 너무도 두려웠기 때문이리라.
[흡! 설마 이 소리가 그놈의 지옥의··· 그, 그만! 말이 씨가 된당께? 숭한 말을 입에 담지 말야야 해. 알았나, 김칠성?]
칠성은 최대한 담대하게 마음을 먹··· 으려고 했지만 그는 인간이었다.
나약한 정신을 가진 인간이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하겠는가!
칠성은 괴이한 소리를 무시하려고 할수록 자꾸만 귀를 기울이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때마다 그는 화들짝 놀랐다. 칠성은 이런 스트레스를 받으며 다시 한 달 넘게 버텼다.
‘후웅~ 후우웅···
'스륵, 스르르르~'
'꼴꼴꼴···’
시간이 흐르자 괴이한 소리가 점점 커졌다. 이제는 정신을 집중하지 않아도 들릴 정도가 되었다. 자연 칠성은 원인을 모를 변화가 두려워졌다.
다행히 죽으라는 법은 없는지, 정말 미칠 정도로 상태가 악화되면 포근한 기운이 다시 몰려와 허약해진 칠성의 영혼을 위로했다.
‘휘잉~'
'사라랑~’
[후우, 니기미 씨팔~ 이제야 좀 살 것 같구먼. 아흐~ 좋다.]
이렇게 칠성이 두려워하다가 위로를 받으며 하릴없이 시간을 보낼 때였다.
‘후웅~ 후우웅···
'스륵, 스르르르~'
'꼴꼴꼴···’
지금까지 들었던 소음과 전혀 다른 소리! 괴이한 소리에 섞여 사람의 목소리로 추정되는 울림이 아주 작게 들려왔다.
“···”
소리가 너무 작아 뭐라는고 하는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으, 응? 뭐야! 혹시··· 사람인가?]
사람의 목소리라면 아마도 칠성처럼 (염라대왕의)심판을 기다리는 영혼이리라.
정신적으로 막판까지 몰렸던 칠성이 반색하며 급히 소리쳤다.
[어이, 이보쇼, 거기! 그쪽에 누구 있소?]
“···”
[누구 있으면 말 좀 해 보쇼! 나는 김칠성이라는 사람이올시다.]
“···”
안타깝게도 목소리는 더 이상 들려오지 않았다.
인기척 또한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거참, 소갈딱지가 밴댕인가? 뭐, 언젠가는 대꾸를 하겠지.]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 주변에 자신과 같은 사람(?) 아니, 영혼이 존재한다는 점이 칠성에게 큰 위안이 되었다. 덕분에 괴이한 소리도 암흑의 공간이 주는 공포도 힘겹게나마 견뎌낼 수 있었다.
이렇게 일주일 정도를 흘려보냈을 때, 다시금 반가운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신을 집중하자 굵직한 남자의 음성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문제는···
“θλ~ Ηβμπ··· τΚΓξ···”
[니기미 씨팔~ 도대체가 지금 뭐라는 겨? 자세히 함 들어봐야겠구먼.]
“θλ~ Ηβμπ··· τΚΓξ···”
확실히 그가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였다.
[머, 머시여! 지금 뭐라고 씨부린 겨?]
비록 검정고시였지만 칠성은 고등학교까지 마쳤다. 뉴스와 매스미디어를 통해 여러 나라를 경험했었다. 방금 전의 언어는 영어나 프랑스어, 독일어와 같은 지구의 언어가 아닌 전혀 생소한 언어였다.
칠성은 남자의 목소리가 어느 나라 언어일까 고민하다가 불현듯 떠오르는 상념에 외마디 비명을 내질렀다.
[마, 말도 안 돼! 그럴 리가 없는··· 서, 설마! 이곳이··· 임산부의··· 자궁 속?]
2. 어떤 탄생- 1(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