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화 〉 연극영화 동아리 2
* * *
“뭘 봐?”
“그냥 너 보는 건데?”
“보지마 얼굴 닳어!”
그러고서 다시 홰액 얼굴을 돌리는 이형인.
아마도 잘은 몰라도 내 앞에서 귀여운 행동을 했다라는 쑥쓰러움에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 같았다.
오늘은 정말 이형인의 새로운 여러가지 모습을 보는 하루가 되는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극영화 동아리2]
다음날 나는 편의점 알바를 마친 후 오후 늦게까지 잠을 잔 후 연극영화 동아리로 향했다.
“안녕하세요.”
“어 명한이 왔어?”
연극영화 동아리 문을 열고 들어서자 연극영화 동아리 방에는이미 많은 선배가 와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엔 회장인 이은세 선배가 있었다.
이은세 선배는 검은색 블라우스와 흰색 테니스 치마를 입고 있었다.
그 모습이 마치 미소녀 연예 시뮬레이션 게임의 여주인공처럼 빛나는 모습으로 내게 다가왔다.
‘하아 이은세 선배는 진짜 변함없이 너무 이쁘구나.’
이은세 선배의 뒤에서 후광이 비친다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이은세 선배의 모습은 너무도 아름답게 보였다.
실제로 연극영화 동아리 창문 너머로 햇살이 이은세 선배를 환하게 비추고 있긴 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런 햇살이 다른 여자들에게서는 후광이 안 비치는데 이은세 선배에게만 특수효과가 나게 하는 것을 보면 햇살도 선택적으로 미녀를 돋보이게 만들어준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은세 선배는 동아리 문을 열고 들어오는 나를 보고 환한 미소로 맞이해 주었다.
“네 안녕하세요 이은세 선배님 오랜만입니다.”
“그러게 잘 지냈어?”
“네 저야 뭐 잘 지냈죠. 선배님은요?”
“나도 잘 지냈어. 잠시만 저기 앉아서 기다릴래?”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나는 동아리 신입생들이 앉아 있는 곳으로 가서 기다렸다.
덜컥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내가 자리를 잡고 앉은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박혜진과 이나은이 연극영화 동아리 문을 열고 들어왔다.
둘은 이미 많이 친해진 듯 팔짱을 끼고 들어왔다.
‘여자들은 참 신기하단 말야. 친해지면 팔짱을 끼고 다니니 말야.’
“어 그래 혜진이랑 나은이 왔니? 잘 지냈어?”
역시나 밝은 미소로 맞이해주는 은세 선배. 이래서 동아리 회장이 되나 싶었다.
“안녕하세요 은세 선배님 저는 잘 지냈어요. 잘 지내셨어요?”
“안녕하세요 선배님. 어우 학기초라 그런지 정신없이 바쁘네요. 선배님도 많이 바쁘시죠?”
그렇게 셋이 잠시 이야기를 나누는데 연극영화 동아리에서도 손꼽히는 미녀들이 이야기를 하고 있자 여기가 꽃밭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나비처럼 저들의 위를 날아다니며 내 정액을 뿌리고 싶단…….. 정액이 아닌데란 생각이 다시 머리속을 스치면서 내가 변태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잠시 여자들끼리 수다를 떨다가 이은세 선배가 나에게 말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박혜진과 이나은에게도 잠시 신입생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가서 기다리라고 했다.
그렇게 박혜진과 이나은이 이은세 선배에게 인사하고 내 쪽으로 오는데 박혜진과 이나은이 동시에 나를 발견했다.
활짝
움찔
박혜진은 나를 발견하고 밝게 미소를 지은 반면에 이나은은 움찔 놀라면서 잠시 얼어붙는 반응을 보였다.
‘어라? 이나은은 왜 저런 반응을 보이는 거지?’
“아? 저기 명한이 있다 명한아~ 나은아 우리 저기 명한이 있는데 가서 앉자.”
“아?으...응 그래.”
시선을 내리 깔며 나의 시선을 피하는 이나은. 박혜진에게 딸려오다시피 내가 있는 곳으로 걸어왔다.
“명한아 안녕 오랜만이네. 잘 지냈어?”
“어 혜진아. 나야 뭐 그냥 잘 지냈어.”
“뭐하고 지냈어?”
‘나 너 옆에 있는 이나은 따먹고 아주 잘 지냈지. 너 옆에 너 친구 엄청 맛있더라 신음소리 개쩔고 보지 엄청 조이던데.’
“그냥 여러가지 다양한 경험하고 지냈어. 아무래도 1학년 신입생이니 다양한 경험이 중요하니 말이야. 혜진이 너는?”
“헤헷 나도 마찬가지야. 나도 1학년 신입생 때는 다양한 경험이 중요하다고 이것저것 그전까지는 못 해봤던 경험들 다양하게 해보려고 하고 있어.”
박혜진이 밝게 웃으며 대답했다.
박혜진이 나를 바라보면서 웃는데 상큼한 미소가 이런 건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박혜진의 미소는 남자들의 정신을 뺏어 놓는 그런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박혜진이 가까이서 웃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두근 두근 거리기 시작했다.
두근 두근 두근 두근
그렇게 나는 박혜진을 바라보다니 이나은을 바라보았다.
흠칫
내가 자신을 쳐다보자 이나은이 또다시 나를 바라보다 시선을 회피하기 시작했다.
‘왜 그러지?’
“안녕 나은아 오랜만이야 잘 지냈어?”
“으응...나야 뭐 잘 지냈지.. 명한이 넌?”
“나도 잘 지냈어.”
그렇게 셋이서 안부 인사를 마친 후 조금 기다리자 이은세 선배가 연극영화 동아리 신입생들을 앞으로 불러모았다.
“자 본격적인 연습 시작해볼게요. 연극영화 동아리 신입생 분들 모두 앞으로 나와주세요.”
“네~!”
그렇게 동아리 신입생들이 자리를 잡자 이은세 선배가 말했다.
“자 연기 기초 수업을 해볼게요. 여러분들은 연기에 있어서 가장 기초 그러니까 가장 근본이 되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아무래도 학기초 신입생들이라서 그런지 모두들 남 앞에 나서서 대답을 하는게 상당히 어색한듯 모두다 대답이 없었다.
그러자 이은세 선배가 웃으며 말했다.
“대답 잘 못 했다고 잡아먹지 않아요. 모두 자유롭게 의견을 이야기해주세요.”
빵
“하하하하하하하 네 알겠습니다.”
이은세 선배가 장난스럽게 대답 잘 못했다라고 잡아먹지 않는다라고 이야기하자 연극영화 동아리 신입생들이 빵터지며 웃기 시작했다.
차갑고 도도하게 생긴 커리어우먼과 같은 얼굴로 저렇게 말도 안 되는 농담을 하자 애들도 이은세 선배에게 좀 더 마음을 여는 것 같았다.
그 중에서도 특히 남자 신입생들이 이은세 선배에게 호감을 얻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저 아무래도 연기의 가장 근본이 되는 것은 감정 아닐까요?”
“저는 연기의 가장 근본이 되는 것은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연기의 가장 근본이 되는 것은 분위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연기의 가장 근본이 되는 것은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순식간에 다양한 답들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이은세 선배의 호감을 얻기 위해 남자들에게서 경쟁이 붙는 듯 했다. 여
학생들은 아무래도 특성 탓인지 나서지 않고 남자 신입생들이 던지는 대답을 들으면서 골똘이 생각하는 눈치였다.
사실 연기의 가장 근본이 되는 것은 사람마다 생각하기 나름이라 정답이 없는 문제지만 개인마다 혹은 동아리마다 가지고 있는 정답은 있다.
그리고 나는 전생의 기억을 통해 이미 정답을 알고 있는 상태였다.
나는 한차례 대답 폭풍이 지나가길 기다린 후 조용히 손을 들고 말했다.
“저는 연기의 가장 근본이 되는 것은 몸이라고 생각합니다.”
흠칫
내가 대답을 하자 이은세 선배는 정답이 나올 줄은 몰랐다라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다른 2학년 동아리 선배들도 오? 하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아...명한이는 왜 그렇게 생각하지?”
“연기라는 것은 결국 몸을 통해서 표출되는 것이고 몸이 그 연기를 위한 가장 근본적인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결국에 표현, 표정, 감정, 분위기 등은 그 사람의 몸을 통해서 배출이 되는 것이고 몸을 얼마나 자유롭게 쓰느냐에 따라 연기의 자유도도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저는 연기의 가장 근본적인 것은 몸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서 연기를 하는데 몸이 뻣뻣하게 굳어 있거나 긴장을 하고 있으면 연기를 보는 사람도 그 배우의 뻣뻣하고 긴장된 느낌 때문에 몰입이 방해가 되고 또 배우의 몸에 따라서 소화할 수 있는 연기의 폭도 크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서 영화 조커 연기를 연기하기 위해 호아킨 파낙스는 23킬로를 감량해서 그의 다이어트가 조커의 특유의 기괴하고 괴상한 몸짓에 큰 영향을 미쳤다라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뚱뚱한 조커를 상상할 수 없듯이 우리의 몸은 연기를 담아내는 가장 근본적인 그릇이라고 생각합니다.”
머어어어어어엉
“대...대단해…”
짝 짝 짝
2학년 선배 무리중에 한 명이 놀랍다라는 표정으로 박수를 쳐줬다.
이은세 선배도 멍하니 나의 대답을 듣다가 얼이 빠진 표정이었다.
연극영화 1학년 신입생에게서 저런 대답이 나올 줄은 몰랐나보다.
하지만 나는 전생에서 선배들이 말해주었던 다양한 조언과 그리고 연극영화 동아리 생활의 짬밥 그리고 미리 어떤 질문이 나올 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공부해온 지식들을 토대로 말을 한 것이었기 때문에 그들이 가장 좋아할만한 답을 말할 수 있었다.
특히 내가 준비해온 대답은 이은세 선배가 가지고 있는 연기에 대한 가치관과 생각 그리고 신념을 꿰뚫는 이른바 취향저격용 대답이었다.
이은세 선배는 멍하니 있다가 머리를 잠시 흔들고서 내게 대답했다.
“연기에는 정답이 없지만 제가 생각하는 정답은 바로 몸이에요. 그 이유는….여기 유명한 학우가 아주 잘 설명을 해준 것 같아요. 제가 더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겠네요.”
“와아아…………..”
웅성 웅성 웅성 웅성
연극영화 신입생들이 유명한 쟤는 뭐지? 라는 시선으로 나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거울을 통해 힐끗 보니 박혜진과 이나은도 얼이 빠져있는 듯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이은세 선배의 말에 집중하는 척하면서 그들의 시선을 즐겼다.
‘후하하하하하 인생 2회차가 이렇게 치트키로 작용할 줄이야. 너무 좋다 크흐흐흐흐흑.’
“자 앞서 말했듯이 연기에서는 몸이 제일 중요하니까 스트레칭부터 시작할게요. 왜 스트레칭부터 하느냐라고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몸의 유연성은 연기를 하는데 가장 기초적인 준비에요. 앞서 말했듯이 몸이 경직되어 있으면 연기를 하는데 방해가 되겠죠? 또한 극단적인 예를 들면 발레리나를 연기하는데 다리가 안찢어져 바둥바둥 거리고 있는 발레리나가 있다라고 생각해보세요.”
“푸흐흐흐흡.”
“하하하하하하.”
“꺄하하하하하.”
모두 다 이은세 선배가 말한 상황을 상상했는지 빵 터져서 웃기 시작했다.
이은세 선배는 회장으로 뽑힌 것이 그녀의 카리스마 있는 리더쉽도 한몫했지만 이렇게 연극영화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후배들을 재밌게 잘 가르친다라는 것도 큰 몫을 했다.
“잠시만요.”
?
말을 마친 이은세 선배는 옆에 있던 무릎가리개용 담요를 가져와 자신의 허리에 두르기 시작했다.
“자 반면에 이렇게 유연성을 키워놓으면 발레리나 역할이 들어와도 무리없이 소화할 수 있겠죠?”
쭈우우우우욱
말을 마치자 마자 이은세 선배는 그대로 다리를 벌려 아래로 내려갔다.
180도 완전히 펴지는 이은세 선배의 다리. 아까의 담요는 이은세 선배는 치마를 입고 있었기에 다리를 찢을 경우 팬티가 보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용도였다.
“우와아아아아아.”
“헐 대박 와 180도 다리가 다 찢어졌어.”
“우와아아아 진짜 유연하다 사람이야?”
연극영화 동아리 신입생들은 180도 다리를 피고 있는 이은세 선배의 모습 앞에 모두 입을 다물지 못하였다.
이은세 선배가 말뿐만 아니라 자신의 몸으로 직접 중요성을 보여줌으로써 연극영화 동아리들은 어느덧 이은세 선배의 가르침에 몰입하고 있었다.
“유연성은 높으면 높을수록 연기를 소화할 수 있는 폭이 넓겠죠.”
그러더니 이은세 선배는 자신의 상체를 앞으로 구부려서 완벽한 T자를 만들었다.
‘비..비켜봐 시켜볼게 있어!’
이은세 선배가 T자를 만들자 너무도 아름다운 여체 라인이 드러나면서 정신을 아찔하게 만들었다.
“후아아아아아 대박 나 T자로 몸 펴지는 사람 처음봐.”
“와 이은세 선배님 봐봐 진짜 노력 많이 했나보다. 어떻게 사람 몸이 T자로 펴지는 거지?”
“그러게 멋있다. 말만 하는 선배가 아닌가봐 저렇게 직접 몸으로 보여줄 수 있는 선배라니...와 오늘부터 이은세 선배 내 롤모델이야. 완전 반했어.”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