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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1194화 (1,195/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1194화>

천문석과 장철, 마혁진, 국회의원, 국정원 일행이 만났을 때.

숲 너머 공터에선 치열한 격전의 끝이 다가오고 있었다.

“으아아악-.”

김철수는 괴성을 지르며 뽀미의 몸통을 짓눌렀다!

꼬맹이가 어린 고양이를 괴롭히는 듯한 모습!

그러나 실상은 전혀 달랐다!

김철수 아래 깔린 어린 삼색 고양이에게서 밀려오는 엄청난 각성력!

파직, 파지직-

로브에 걸린 보호 마법 회로가 실시간으로 무력화되고!

파파파파파팟-

전신에서 밤송이를 굴리는 듯한 통증과 함께 마력 스파크가 튀었다!

그럼에도 승기를 잡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드디어 잡았다! 한 대! 딱밤 딱 한 대만 맞자!”

김철수가 환희 어린 외침을 터트리는 순간.

바닥에 깔린 새끼 고양이 뽀미는 다급히 울었다.

냐앗, 냐아아앗-?!

“안 돼! 절대 안 돼! 무승부로 하기에는 이미 늦었어!!”

김철수는 단호히 고개를 젓고 번쩍 손을 치켜들고 바닥난 마력을 대신해 로브에 새겨진 마력 회로의 마력을 뽑아내 손에 담았다.

파지지직-

마력 불꽃이 튀어 오르고!

두두두두둥-

대기가 북을 치듯 요동쳤다!

“마침내 정의가 실현된다!”

김철수는 절절한 외침과 함께 엄지로 중지로 내리누른 딱밤 자세를 잡은 오른손을 움직였다.

파츠츠츠츠-

어둠을 밝히는 광휘를 뻗어 내며 천천히 뽀미의 이마로 움직이는 오른손!

…… -!

…… -!!

…… -!!

뽀미의 작은 눈에 감정의 폭풍이 휘몰아쳤다!

놀람, 경악, 후회, 슬픔, 고통……!

“늦었다! 이 한 대로 반성해라! 이야야얍-!”

기합과 함께 마침내 딱밤이 뽀미의 머리에 쏘아지는 순간 보였다.

감정의 폭풍이 휘몰아치는 뽀미의 두 눈에 떠오른 마지막 감정…….

‘……기대감? 즐거움?!’

번쩍 떠오른 생각에 다급히 손을 멈추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허공을 가르고 쏘아진 딱밤이 뽀미의 작은 이마를 때리는 순간 처절한 비명이 울려 퍼졌다.

으아아아악-

뽀미가 아닌 김철수의 비명이!

“아악, 내 손, 내 손가락!”

김철수는 손을 잡고 데굴데굴 굴렀다.

“미친 육체 강화라고?! 너 염동력, 순간이동 각성 아니었어?!”

냐앗, 냐아아앗-

비웃는 듯한 울음소리 뒤로 이어지는 번개 같은 움직임!

타탓, 타타탓-

뽀미는 단숨에 공터를 질주해 김철수의 몸 위로 도약했다!

“어디를!”

반사적으로 로브의 마법 회로를 움직여 튕겨 내려는 순간 픽- 배터리가 다된 스마트폰처럼 회로가 꺼졌다!

‘아차, 방금 뽑아 썼지?!’

와드드득-

중력이 수십 배 강해진 듯 전신을 바닥에 내리찍었다!

“중력장까지?!”

김철수가 경악하는 순간.

탓-

뽀미는 가볍게 가슴에 내려앉아 의기양양하게 울었다.

냐아아아앗-!

그리고 김철수의 후드 안으로 작은 얼굴을 밀어 넣고 핥았다.

“야, 그만! 간지럽잖아! 우히헤헷-.”

핥짝핥짝-

연신 얼굴과 목을 핥는 뽀미에게서 짙은 감정이 전해졌다.

자지러지게 웃음을 터트리던 김철수는 결국 항복했다.

“알았어! 무승부! 무승부 하자! 화 다 풀렸으니까! 이제 그만 핥아!”

순간 뽀미의 혓바닥이 멈추고 작은 발이 얼굴 앞으로 스윽 다가왔다.

어느새 몸을 짓누르던 중력장은 사라진 상태.

김철수는 뽀미의 앞발을 향해 손을 뻗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시간도 없는데 뭐 한 거냐. 그럼 이제 마력 폭풍, 불꽃놀이 하러 가는 거다? 딜?”

냐암-

뽀미가 고개를 끄덕이고 앞발과 손이 맞닿는 순간 바람결에 목소리가 들려왔다.

“변수가 생겼다……!”

너무나 익숙한 목소리가!

“……!”

…… -!

시선이 숲으로 움직이는 동시에 김철수와 뽀미는 깨달았다.

‘천마 후보 2번, 짭천마!’

-내 이마에 딱밤을 날린 인간?!

‘하필이면 지금!’

-복수할 기회다!

냐앗-!

뽀미가 날카롭게 우는 순간.

“아니야!”

김철수는 재빨리 외쳤다.

분노에 이성을 잃어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날려 버렸다.

언제 원래 세계로 튕겨 나갈지 모른다!

지금은 복수가 아니라 다가오는 재의 기사에게서 서약의 불꽃을 뽑아내 마력 폭풍을 터트리는 게 우선이다!

지금 뽀미가 짭천마에게 복수하러 가면 모든 게 엉망진창이 된다!

냐앗, 냐아앗-!

숲을 앞발로 가리키는 뽀미.

“아니 난 아무것도 못 들었어! 자, 우리 얼른 불꽃놀이 하러 가자!”

냐암, 냐냠-?!

“잘못 들은 거라니까!”

버럭 소리쳤지만, 뽀미는 연신 고개를 갸웃하면 숲을 가리켰다.

냐앗, 냐앙-?!

“너 방금까지 완전히 까먹고 있었잖아! 이제 와서 무슨 복수야! 얼른 불꽃놀이나 하러 가자! 끝나면 맛있는…… 칼로리바! 그래 네가 아까 먹었던 칼로리바 줄게!”

김철수가 있지도 않은 칼로리바까지 파는 순간 뽀미의 귀가 쫑긋 움직였다.

“좋아 딜이다!”

냐암, 냠-!

그러나 손과 앞발이 맞닿는 순간 다시 한번 외침이 들려왔다.

“미친놈아……!”

너무나 분명해서 도저히 모른 척할 수 없는 외침이!

…… -!!

뽀미의 작은 머리가 돌아가고 삼색 털이 파파팟- 일어섰다.

뭘 어떻게 할 틈도 없이 삼색 새끼 고양이 뽀미는 달렸다.

타타타타탓-

외침이 들려온 장소 자신에게 딱밤을 날린 이세기가 있는 숲을 향해서!

“안 돼! 마력 폭풍이 우선이야!”

김철수는 반사적으로 뽀미를 향해 달렸다.

*   *   *

“자세한 설명은 나중에 해 줄게! 우선 모두 여기서 피해라! 변수가 생겨서 계획이 변경됐다!”

“넌 어떻게 하려고?!”

장철이 묻는 순간 머릿속에 차르륵 펼쳐지는 계획!

재의 기사가 접근하는 경로에 뽀미와 초월자가 있다!

각성 후유증을 겪는 뽀미를 놔두고 갈 수는 없다!

게다가 마력이 바닥나도 초월자는 초월자!

초월자와 재의 기사가 충돌하면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

“나한테 계……!”

입을 여는 순간 날아오는 칼날 같은 시선.

힐끗 시선을 보내자 눈을 부라리고 자신을 바라보는 마혁진이 보였다.

계획, 플랜이란 말만 꺼내도 들이받으려 준비 중인 모습!

천문석은 잽싸게 계획이란 말을 삼키고 말을 이었다.

“난 뽀미랑 초월자 유인해서 따돌리고 따라갈게! 먼저 가라!”

천문석은 바로 공터를 향해 달리며 외쳤다.

“여기다! 이세기가 여기……!”

외침이 끝나기도 전에 가슴이 두근 요동쳤다.

“……!”

익숙한 격전의 직감!

그러나 뽀미와 초월자는 무력화됐다?!

“야, 뽀미! 혹시 각성 후유증 끝났냐?!”

“뭔 소리야? 방금 말했잖아. 완전히 맛이 갔다니까!”

“알았어! 바로 움직일게!”

지금은 주관적인 직감이 아닌 합리적인 이성을 따를 때다!

[무자비한 딱밤을 때린 이세기가 여기 있다!]

내력이 실린 외침을 터트리고 다시 달리려는 순간 보였다.

타탓, 타타탓-

짧은 다리로 열심히 달려오는 뽀미와 그 뒤를 쫓는 검은 로브가 흙과 먼지로 엉망이 된 초월자!

…… -!

“……!”

뽀미와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감이 왔다.

‘지금이다!’

장소는 북한산 숲속, 짙은 노을이 드리워져 빠르게 어두워지는 상황이다!

어두워질수록 더 큰 위력을 발휘하고 처음 겪는다면 99% 먹히는 기술!

결정적 순간마다 사용했던 기술을 아껴둔 건 바로 지금 같은 상황을 위해서다!

굉천수!

마력이 바닥난 초월자와 각성 후유증을 겪는 뽀미에게 굉천수를 때려 박고 잽싸게 낚아채 멀리 가져다 버린다!

천문석은 계획이 서는 순간 반사적으로 달렸다.

냐아앗-!!

뽀미의 분노한 울음!

“짭천마! 오면 안 돼!”

초월자의 다급한 외침!

“여기다! 여기에 이세기가 있다! 카캬캌-!”

천문석의 도발하는 웃음!

울음, 외침, 웃음이 뒤엉키는 순간.

천문석은 번쩍 손을 들고 외쳤다.

“전방 섬광!”

계획과 다른 돌발 상황, 게다가 굉천수는 적과 아군을 가리지 않는다.

하지만 괜찮았다!

자신의 등 뒤에는 누구보다 굉천수에 처절하게 구른 사람이 있었으니까!

천문석의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미친! 당장 엎드려! 터진다!”

마혁진의 다급한 외침과 함께 정신없이 몸을 날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잘했다! 염동!’

마음속 탄성과 함께 양손에 내력을 끌어올리며 뽀미와의 거리를 조정했다.

30, 25, 20미터!

속도를 줄였는데도 빠르게 줄어드는 간격!

‘5미터 안쪽! 바로 눈앞에서 터트린다!’

천문석은 집중력을 끌어올려 사고 가속 상태로 빠져들었다.

19, 18, 17미터…….

뽀미가 가까워질수록 양손의 진동과 울림이 강해지고!

우르르르르릉-

마른하늘에 날벼락 굉천수가 터지기 직전!

초월자의 외침이 가속된 사고 속으로 느리게 들려왔다.

[도. 망. 치. 라. 니. 까!]

‘뭐야 저 녀석? 갑자기…… 어?’

천문석 문득 깨달았다.

뽀미는 각성 후유증 때문에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 자신은 초집중, 사고 가속 상태다.

소리조차 느리게 움직이는 사고 가속 상태!

15, 14, 13, 12미터…….

그러나 어린 고양이 뽀미는 여전히 정상적인 속도로 달려오고 있다!!

“……!!”

천문석은 앞뒤 가리지 않고 굉천수를 터트렸다.

우르르르르-

양손이 우렛소리를 내며 가까워지는 순간!

파파, 파파팟-

섬광과 함께 뽀미의 형체가 꺼지듯 사라졌다!

순간이동?

공중이다!

‘빨리빨리! 좀 더 빨리 으아아악-!’

악을 쓰며 양손을 움직이는 순간 공중에서 팟- 튀어나온 어린 삼색 고양이!

뽀미!

아직 늦지 않았다!

두 눈에 굉천수를 때려 박고 잽싸게 전법륜인 딱밤을 연속으로 갈기면 된다!

‘아아아아악-’

마음으로 악을 쓰며 출력을 한껏 높인 양손을 움직였다.

파츠츠츠츠-

같은 극의 자석을 가까이하듯 척력이 미친 듯이 강해지고 터지기 직전.

손바닥에 쏙 들어갈 정도로 작은 뽀미에게 변화가 시작됐다.

스마트폰 화면을 확대하듯 쑥쑥쑥- 커지는 몸!

어느새 보들보들 부드러운 새끼 고양이 배가 시야를 통째로 가렸다!

한눈에 담기지 않을 정도로 거대해진 뽀미가 엄청난 각성력을 휘감고 천문석을 덮쳤다.

“후유증이라며!!”

천문석의 마지막 외침과 함께 거대 뽀미가 숲에 떨어졌다.

쿠우우우웅-

지진이라도 난 듯 거대한 진동이 퍼져 나가고 낙엽과 흙먼지가 줄줄이 치솟았다.

*   *   *

수십 명이 모인 숲에 당장이라도 터질 듯한 아찔한 침묵이 내려앉았다.

당연했다.

십 미터에 달하는 거대 고양이가 눈앞에 있었으니까!

그러나 애니메이션을 뚝 잘라 현실에 붙인 듯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이것도 당연했다.

이 거대 고양이는 복슬복슬, 꼬물꼬물 새끼 삼색 고양이를 그대로 확대한 듯한 모습이었으니까!

유인해서 달려가겠다던 이세기가 거대한 새끼 고양이에게 깔려 훅 갔다!

“……!”

“……!”

“……!”

모두가 넋을 놓고 이 황당한 광경을 바라볼 때 다급한 외침이 들려왔다.

“이세기! 안 돼!”

절절한 외침과 함께 달려가는 염동 대협!

그 앞을 막아선 곰 같은 헌터!

“안 돼! 뽀미는 절대 건드리면 안 돼! 이세기는 이 정도에…….”

장철이 막아서는 순간 마혁진의 입에서 울분이 끓어오르는 외침이 터져 나왔다.

“이세기 새꺄! 집으로 돌아가는 방법은 말해 주고 갔어야지!”

“가긴 누가가! 나, 멀쩡해! 새꺄!”

“…….”

“……!”

으아아아악-

괴성과 함께 거대 새끼 고양이 몸통 아래에서 불쑥 튀어나온 상반신!

강철봉을 세워 뽀미의 질량 공격을 버틴 천문석은 잽싸게 빠져나와 뽀미를 마주했다.

“봐주는 건 이제 끝이다!”

외침과 함께 투지와 내력이 터져 나오고!

냐아아아앗-

뽀미의 포효가 울려 퍼지고 각성력이 몰아쳤다!

투지와 포효, 내력과 각성력이 허공에서 충돌했다.

불꽃이 튀어 오르고 뜨거운 투지가 담긴 바람이 훅 밀려왔다!

‘격전이 시작된다!’

혈투의 예감에 모두가 바짝 긴장하는 순간.

전투의 시작을 알리는 투지가 끓어오르는 외침이 들려왔다.

[튀어! 내가 어그로 잡고 유인할 테니까! 전부 다 튀어!]

“뭐?!”

“어? 무슨……?”

“잠깐 지금 뭐라고?”

……

생각지도 못한 외침에 모두가 당황할 때.

마혁진과 장철은 기다렸다는 듯이 움직였다.

“에라이, 그럴 줄 알았다!”

“바로 움직인다! 저 고양이는 절대 공격하면 안 된다!”

마혁진과 장철이 모두를 끌고 움직일 때 격전이 시작됐다.

뽀미는 자유롭게 공격할 수 있지만.

자신은 상대의 눈치를 보며 공격해야 하는 너무나 불합리한 전투가!

그러나 할 만했다!

키즈 카페!

악마 같은 꼬맹이들!

이런 불합리한 전투는 익숙했으니까!

[와라! 정정당당히 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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