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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823화 (824/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823화>

쿵쿵, 쿵쿵쿵-

사막을 질주하는 초거대 악어거북 위 기동 병참 도시에선 격전이 벌어졌다!

휘잉, 휘이이잉-

하늘에선 비행 마수와 몬스터가 원을 그리고!

크아, 크아아앙-

초거대 악어거북의 거대한 기둥 같은 다리에 바글바글 달라붙은 몬스터 무리가 기어 올랐다!

악어거북의 꼬리, 도시 외곽에서 시작된 전투는 서서히 도시 안으로 퍼져 나가고 있었다!

부두 인근 시가지.

파아아아아-

하늘에서 원을 그리던 와이번 두 마리가 활강하는 순간!

까아아아악-

검은 구름처럼 모인 수백 마리의 화염 까마귀 떼가 그 뒤를 따라 활강했다.

“숙여! 와이번이다!”

“화염 까마귀도 온다!”

“모두 피해! 경로에서 빠져라!”

다급히 몸을 던지는 순간!

거대한 와이번 두 마리의 활강 공격에 도로가 패이고 담과 벽, 건물이 줄줄이 무너져 내렸다!

다행히 미리 몸을 낮춰 도망쳤기에 인명 피해는 없는 상황!

그러나 안도하기도 잠시, 수백 마리의 화염 까마귀 떼가 밀려 왔다!

까아아악, 까아아악-

주민과 헌터들은 건물 안, 마루 아래, 담벼락 밑 다급히 몸을 던졌다.

화염 까마귀 무리는 지상을 스쳐 지나가며 화염 체액을 뱉었다.

후두두두둑-

폭우처럼 쏟아지는 붉은 체액이 닿는 순간 벽, 지붕, 가로수 곳곳에서 불꽃이 튕기고 화르르- 불길이 치솟았다!

“물! 당장 꺼야 한다!”

사방에 물이 넘치는 상황.

재빨리 양동이로 물을 담아 지붕과 벽에 붙은 불을 끄고 도끼와 검을 내려찍어 불타는 가로수를 잘라 냈다!

몇몇 사람이 화살을 날리고 그물을 던졌으나, 수백 마리의 화염 까마귀들은 이미 거칠게 날갯짓하며 하늘로 날아올랐다!

거센 바람에 그물은 닿기도 전에 떨어졌고, 힘을 잃은 화살은 까마귀의 단단한 깃털을 뚫지 못했다!

부두 앞 시가지의 주민과 용역 헌터들은 비행 몬스터의 일방적인 공격을 받고 있었다.

어느새 시가지 반이 와이번 두 마리에게 박살 났고 화염 까마귀들은 더욱 미쳐 날뛰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비행 몬스터의 일방적인 공격에 발이 묶인 사이, 도시로 기어 올라온 마수와 몬스터들이 하나로 뭉쳐 집단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이다!

“빌어먹을!”

“이렇게 일방적으로 당해야 한다고!?”

“마탄! 마탄만 있었어도!”

용역 헌터들이 분통을 터트릴 때.

다시 한번 와이번과 화염 까마귀들이 원을 그렸다!

위이잉, 위이이잉-

날카로운 바람 소리와 함께 와이번의 거체가 하락 위치를 잡았다!

다급히 피하려던 사람들은 깨달았다.

‘지금까지 와는 다르다!’

수평이 스치듯 활강하며 시가지를 박살 내는 게 아니라 수직으로 떨어지려 위치를 잡고 있다!

‘지상에 내려서면 거대한 날개 때문에 제대로 움직이지 못할 텐데!?’

깜짝 놀라 주위를 살피는 순간 깨달았다!

와이번의 거대한 날개를 막을 성벽이자 장애물 가로수를 자신들이 이미 베어 버렸다!

화염 까마귀 체액으로 불이 붙어서!

‘와이번과 화염 까마귀에게 낚였다!’

“시바! 마수 한데 낚였다고!?”

“튀어! 이대로면 몰살 당한다!”

“그냥 버텨야 해! 우리가 여기서 빠지면 시가지로 저 몬스터들이밀고 들어온다!”

크아, 크아아-

어느새 수백 단위로 수를 불린 마수와 몬스터들은 포효를 지르고 가슴을 두들기며 돌진할 타이밍을 노리고 있다!

용역 헌터라도 헌터는 헌터.

수많은 전투 경험으로 깨달았다.

지금 여기서 물러나면 와이번이 길을 뚫고 몬스터가 시가지로 쏟아진다!

스카라베와의 전투로 싸울 수 있는 사람은 모조리 동원됐다.

시가지에 남아 있는 사람들은…….

문득 느껴지는 인기척에 고개를 돌리자 커텐 사이 창문으로 얼굴을 내민 세 사람이 보였다.

인간, 수인, 이종족 꼬맹이 셋.

“하, 시발.”

누군가 허탈한 웃음을 터트리는 순간 문득 고개를 돌린 주민들과 용역 헌터들은 같은 모습을 봤다.

창문 너머, 담장 위, 굴뚝 너머에서 눈이 마주치자 재빨리 고개를 숙이는 꼬맹이들.

순식간에 허탈한 웃음이 사방으로 전염됐다.

“그래, 개 시발이다! 하-.”

“하하하- 어쩐지 감이 안 좋더라니!”

“시바- 압류 딱지 40장 모았는데! 헛고생했네. 하-.”

헌터들은 허탈하게 웃으며 검과 방패, 도끼, 창을 잡고 각성력을 일으켰다.

용역 헌터라도 헌터는 헌터!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지게를 짊어지고 총을 잡고 전선에서 갈려나 간 게이트 전쟁이 끝난지 한 세대도 흐르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게이트 너머, 던전과 균열, 안정화 권역 밖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모든 헌터들은 알고 있었다.

자신이 누리는 부와 명예는 빚이다.

가장 앞에 나서서 싸우고 가장 늦게 물러서겠다고 약속했기에 미리 받은 대가!

명문화되지도 글로 적히지도 않은 약속이다.

그러나 이 약속은 게이트 전쟁 때부터 지금까지 수십 년 동안 수백, 수천만의 선배 헌터들이 피로 지킨 약속이다.

그렇기에 용역 헌터 모두는 무기를 들고 어깨를 걸어 벽을 만들고 기세를 끌어올렸다!

이 순간 와이번 둘과 화염 까마귀 무리가 수직으로 떨어졌다!

피할 수 없는 강철의 폭풍이 다가온다!

파아아아아-

찍어누르는 듯한 거센 바람이 쏟아지는 순간.

크아아아아-

몬스터 수백이 포효와 함께 일제히 돌진했다.

으아아아악-

어깨를 건 용역 헌터들이 마주 악을 쓰며 검과 방패, 창과 도끼를 들어 올리는 순간.

꽈드드드득-

허공에서 하늘을 비틀어 짜는 듯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 공간에 와이번과 화염 까마귀가 닿는 동시에 와류가 폭발했다!

파아아아앙-

거대한 와류가 와이번과 화염 까마귀 무리 삼켜 비틀어 집어던졌다!

콰아아앙-

와이번은 추락하듯 떨어져 건물을 박살 내며 꽂혔고!

후두두두둑-

화염 까마귀들은 우박 쏟아지듯 물이 흥건한 도로와 인도에 처박혔다!

이 순간 지붕 위에서 외침이 터져 나왔다!

“정신 차리고 바로 움직여라!”

폭탄이 터진듯한 외침에 반사적으로 고개를 드는 순간 보였다.

작살을 들고 지붕을 달려 건물에 처박힌 와이번에 달려가는 여자!

“위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지붕에서 뛰어내리며 작살을 내려찍는다!

콰드드드득-

순간 대기가 뒤틀리고 몸을 일으키던 와이번 위에서 와류가 터져 나왔다!

콰아아아앙-

단숨에 벽과 기둥이 산산조각나서 날아가고 와이번은 거인이 짓밟은 듯 땅에 처박혔다.

크롸아아아-

전신이 저릿저릿한 포효와 함께 처박힌 와이번의 날개가 치솟는 동시에 쏘아진 작살!

날아오던 날개가 비틀려 펼쳐지고, 강력한 마수 반발장이 종잇장처럼 찢겨 나가는 순간 강철보다 단단한 와이번 머리를 작살이 꿰뚫었다!

“오러? 무공? 육체 능력자!”

“작살로 와이번을 잡았다고!?”

“저게 가능한 거였어!?”

경악한 외침이 쏟아지다가 환호성이 터지려는 순간.

콰아아아앙-

건물 잔해에 처박힌 다른 와이번이 튀어나왔다!

벽이 와르르 무너지고 기둥이 날아다니는 격전이 시작됐다!

홀린 듯이 이 광경을 보고 있을 때 용역 헌터들의 머리를 쥐어박고, 엉덩이를 걷어차는 사람이 있었다.

“컥-!”

“으악! 시바 누구야!?”

검을 까닥이는 소녀!

소니아 비제우는 버럭 소리 질렀다!

“멍청한 새끼들아! 전쟁터에 구경하러 나왔냐!? 내 뒤에 붙어라!”

소니아는 바닥에 나뒹구는 화염 까마귀를 짓뭉개며 돌진했다!

돌진하다 말고 얼빠진 표정을 짓고 있는 마수와 몬스터 무리를 향해서!

‘기회다!’

용역 헌터와 주민들은 반사적으로 소니아를 따라 달렸다!

쿵쿵, 쿵쿵쿵쿵-

지진이라도 난 듯 진동이 터져 나오고 도로에 처박힌 화염 까마귀가 돌진하는 수천의 인파에 짓밟혔다!

용역 헌터들과 주민들의 수는 몬스터의 몇 배 이상!

상대가 인간이었다면 싸울 엄두도 내지 못하고 도망쳤을 거다!

그러나 상대는 몬스터!

인간들이 돌진하는 순간 기세를 끌어올리고 마주 돌진했다!

강대 강!

강철과 강철이 맞붙는 격전이 시작되려는 순간.

소니아 비제우는 움직였다!

초대 비제우 검공께서 사사받은 이래, 천 년 동안 비제우 가문에 내려오는 격언!

‘전투는 쉽고 편하게!’

촤아아아아-

내력을 실어 도로에 가득한 물을 차올리는 동시에 마나 심법을 펼치며 가속했다!

솟구친 물에 시야가 가려지는 순간 펼쳐지는 일곱 걸음!

탓탓, 타타타타탓-

별자리를 그려내는 일곱 걸음으로 밀집한 트롤, 오크, 고블린, 거인 사이를 단숨에 통과해 몬스터 진형 후미로 빠져나와 도발하듯 외쳤다!

“난 이제 그만 간다! 멍청한 몬스터들아! 하하하하하-.”

“……!”

“……!”

서로를 향해 돌진하는 인간과 몬스터 모두가 경악하는 순간.

주저하지 않고 빙글 몸을 돌려 달리는 소니아 비제우!

크아아아아-

우워어어어-

크르르르륵-

폭발하듯 터져 나온 포효와 함께 돌진하던 몬스터 무리 곳곳에서 대형 몬스터들이 몸을 돌렸다!

삽시간에 진형이 뒤엉키고 돌진력이 죽었다!

이 순간 소니아 비제우는 바로 땅을 박차고 180도 몸을 돌려 훌쩍 뛰어오르며 외쳤다.

“당연히 구라지 새끼들아!”

그리고 표홀한 검격이 펼쳐졌다!

휙- 떨어지는 별똥별 같은 검격이 허공을 긋는 순간.

팟-

무방비하게 달려들던 트롤의 머리가 뚝 떨어져 하늘로 솟아 올랐다!

이게 시작이었다!

타타탓, 파파팟팟-

소니아는 종잡을 수 없는 보법으로 몬스터 무리를 가르며 휙. 휙- 별똥별 같은 검격을 펼쳤다!

트롤의 팔, 오크의 머리, 거인의 발들이 장난처럼 잘려 나뒹굴었다!

압도적인 위력!

소니아 비제우는 압도적인 힘으로 몬스터 무리를 휘저으며 어느새 휘파람을 불었다.

휘이, 휘휘휘휘-

“우리는 진격한다. 죽어 버린 전우여!”

앞에서 뒤로!

다시 뒤에서 앞으로!

찰나의 시간 동안 몬스터 무리를 완전히 돌파해 휙- 검에 묻은 피를 털어 낸 소니아는 씩 웃으며 외쳤다!

“야! 우론 뭐하냐? 시간 끌지 말고 얼른 처리하고 와라! 하하하-.”

콰아아아앙-

순간 폭음과 함께 완전히 무너진 건물이 드러났다!

뒤엉켜 나자빠진 와이번 세 마리를 밟고 일어선 우론!

“간다!”

우론이 작살을 잡고 달리는 순간.

넋을 놓고 전투를 보던 도시의 주민들과 용역 헌터의 가슴이 끓어올랐다!

“가자! 전우들! 우리는 진군한다!”

소니아 비제우가 외치는 순간 끓어오른 열기가 폭발해 전신을 휘감았다!

폭발하는 사기와 기세가 몬스터 무리를 향해 쏟아졌다!

그리핀, 와이번, 삼두 독수리!

비행 마수가 날아왔지만, 콰드득- 우론의 와류에 막히고!

오우거와 트롤, 구름 거인!

대형 몬스터가 가속해 튀어나왔지만, 소니아 비제우의 칠성검에 무너졌다!

적의 예봉을 꺾고 진형이 흐트러진 이 순간.

천지를 덮을 듯 솟구친 기세가 일순간에 쏟아져 몬스터 무리를 삼켰다!

방패로 밀고! 검을 찌르고! 창을 때리고! 도끼로 내려찍었다!

바위에 박힌 쐐기, 소니아 비제우를 따라서 내려치는 무쇠 망치, 주민들과 용역 헌터 수천이 나아가며 외쳤다!

“우리는 진군한다! 악!”

“우리는 진군한다! 으악!”

진형이 흐트러지고, 기세와 사기가 죽은 순간 승부는 이미 결정된 것!

수백에 달했던 몬스터 무리는 줄줄이 뒤로 밀려나 부두 너머 허공으로 떨어졌다!

“이겼다!”

“하하하! 우리가 이겼다!”

승리의 환호성이 터져 나올 때 로켓 소음이 들려왔다.

포아아아아앙-

반사적으로 고개를 드는 순간 거리에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태양을 가리는 수백의 비행 몬스터!

이 모두를 꼬리처럼 매달고 아슬아슬하게 비행하는 하늘 고래와 그 위에 탄 사람이 보였다.

이세기!

그리고 전투를 시작한 후 몇 번이나 들은 외침이 들려왔다.

[전방 섬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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