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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799화 (800/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799화>

대륙 상단의 고속 갤리선은 이세기가 탄 배를 찾아 강을 샅샅이 훑으며 내려왔다.

그러나 노을이 깔리고 해가 질 때까지 배와 흔적을 찾는 데 실패했다.

강은 지류가 없었고, 강변에도 하선한 흔적은 없다.

게다가 이곳 마경의 사막은 보통의 방법으로는 모래 위를 달릴 수 없었다.

즉, 이세기 일행이 탄 배는 하류로 내려갔을 게 분명했다.

그러나 해가 지자 시야가 확 줄었고 강은 한눈에 다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넓은 상태.

주술로 빛을 밝혀도 한계는 있었다.

혹시라도 강변에 정박한 배를 놓치기라도 한다면!?

그렇다고 낮까지 기다리면 거리는 더 벌어지고 찾을 가능성은 확 떨어진다!

선택의 순간 고속 갤리선은 멈춰 섰고 상단주 여량위는 고심했다.

고심하는 여량위 주위에는 초조한 표정의 이원, 최설, 허준이 모여 있었다.

이때 돛대 위 망루에서 견시수의 외침이 들려왔다.

“동쪽! 동쪽 사막에 불빛이 얼핏 보였습니다!”

“불빛!?”

고속 갤리선의 모두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별이 가득한 밤하늘과 새하얀 모래사막뿐 불빛은 보이지 않았다.

“나타나자마자 사라졌지만! 분명 불빛…… 다시 나타났습니다!”

견시수가 다시 외치자.

이원이 바로 움직였다.

“내가 확인한다!”

이원은 단숨에 망루로 올라 견시수의 망원경으로 불빛을 확인했다.

별빛이 쏟아지는 아득히 먼 사막!

깜빡, 깜빡-

작은 불빛 하나가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거리가 너무 멀어 정확하지는 않지만 보는 순간 감이 왔다.

‘인공적인 불빛이다!’

“이원! 스승님이 탄 배냐?”

여량위의 외침이 들려왔을 때, 이원은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선택지는 둘!

강을 수색하는 것과 저 불빛을 쫓아 사막을 항해하는 것!

저 불빛과 이세기 스승님이 연관됐다는 증거는 없다.

게다가 이 사막은 바람잡이만으로는 배를 움직일 수도 없었다.

즉, 사막을 깜빡이며 이동하는 저 불빛이 이세기 스승님이 탄 배일 가능성은 적었다.

합리적으로 생각한다면 날이 밝은 후 다시 강을 따라 내려가며 수색하는 게 맞았다.

정체도 모르는 불빛을 따라가는 건 도박이다.

“……!”

그러나 이 순간 촉을 건드리는 직감이 왔다!

이원은 단숨에 돛대에서 미끄러져 바로 명령했다.

“동쪽으로 움직인다! 저 불빛을 쫓는다!”

“장주님! 가능성이 낮습니다!”

“여전히 바람이 잡히지 않습니다!”

“사막에 어떤 마수가 있을지 모릅니다!”

……

상단 서기, 바람잡이, 호위 무사들은 모두 반대했다.

“잠깐!”

여량위가 손을 들어 말을 끊고 물었다.

“느낌이 온 거야?”

“그래!”

이원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근거는?”

“없다. 하지만 내 촉이 움직이고 있다!”

이원이 촉이 왔다고 말하는 순간 다급한 외침이 터져 나왔다.

“,촉이 움직였다고요!?”

“바람잡이만으로는 항해할 수 없습니다!”

“내 촉이 움직였다니까!? 저기 이세기 스승님이 있을 가능성이 커!”

“아니, 저번에 촉이 움직인다고 하셨을 때도 꽝이었잖아요!”

“……게다가 개고생을 했는데…….”

“장주님. 그 촉 좀 제발 그만…….”

“하아- 한동안 조용하시더니…….”

“이번엔 진짜야! 너희들 내가 적염성에서 한방에 스승님 찾은 거 못 봤냐!?”

이원의 외침에 사방에서 한숨과 탄식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여량위는 눈을 번뜩였다.

이가장의 장주, 이원!

자신의 남편은 무공의 자질과 상재, 촉과 감 모두 평균 이하였다!

그러나 그 누구보다 뛰어난 게 하나 있었다.

어이없을 정도로 사건·사고와 잘 얽히는 불운!

이원의 촉과 감을 쫓아갔다가 황당한 방법으로 사건·사고에 얽혀 구른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러나 사건·사고, 고난이 항상 나쁜 건 아니었다.

고난 없이는 성장도 없는 법!

고난이 크면, 그 대가 역시 컸다.

대륙 상단이 급격히 성장한 건 이원의 이 불운 덕분이었다!

그리고 자신은 이런 이원과 너무나 비슷한 사람을 알고 있었다.

이세기 스승님!

‘이원과 이세기 스승님의 불운이 서로를 끌어당긴다면!?’

여량위는 결심했고 외쳤다.

“저 불빛을 쫓아간다!”

순간 반대하던 모두는 즉각 고개 숙여 외쳤다.

“네! 단주님!”

“네! 단주님!”

“네! 단주님!”

……

그리고 사방으로 흩어져 사막 위를 달릴 준비를 했다.

“뭐야? 너희들! 내가 명령했을 때랑 반응이 너무 다르잖아!”

이원이 분통을 터트리는 순간.

여량위는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이거 받아라.”

“망원경? 이건 왜?”

여량위는 망루를 가리켰다.

“저 불빛 다른 사람은 제대로 쫓지 못해. 당신 촉으로 길잡이를 해야 한다.”

자신을 믿는다는 말에 이원의 얼굴이 환해졌다.

“나만 믿어라!”

이원은 단숨에 망루에 올라 외쳤다.

“동쪽! 불빛 깜빡이는 간격이 벌어지고 있다! 바로 따라붙지 않으면 놓친다. 모두 서둘러!”

촤아, 촤아아아아-

고속 갤리선은 곧 강에서 벗어나 사막을 달리기 시작했다.

“단주님. 정말 저곳에 있을까요?”

최설의 질문에 여량위는 고개를 저었다.

“나도 몰라. 단지 내 남편의 불운을 믿을 뿐이야.”

“네? 불운이요?”

최설이 반문하자.

여량위는 손을 들어 망루를 가리켰다.

“북을 쳐라! 노를 저어라! 속도 더 올려! 이대로는 놓친다! 더 빨리!”

이원은 망원경으로 불빛을 확인하며 신나게 외치고 있었다.

“이원이 나서서 뭘 하면, 꼭 사건이 터지거든. 그 불운에 걸겠다.”

“네!? 그게 무슨 말도 안……!”

황당한 이야기에 반문하려던 최설은 깨달았다.

쉴 새 없이 터지는 사건·사고와 모든 게 난장판이 되는 불운!

너무나 익숙한 이 불운은 지금 찾고 있는 이세기와 같다!

“설마!?”

“맞아. 이원과 스승님의 불운, 촉이 서로를 끌어당길 거다.”

여량위는 고개를 끄덕이고 호위 무사에게 명령했다.

“상황 알지? 장주님이 길잡이를 하는 지금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른다. 전원 긴급 상황 대비한다.”

이미 몇 번이나 겪은 상황!

호위 무사는 바짝 긴장한 얼굴로 고개 숙였다!

“네! 단주님!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곧 고속 갤리선의 모든 사람이 깨어나 옷과 장비를 갖춰 입고 바짝 긴장한 채 대기했다.

이렇게 불빛을 쫓아 사막을 항해한 지 2시간.

아득히 멀었던 불빛이 선명하게 보이고 모두는 불빛의 정체를 깨달았다!

‘인공적인 불빛이다!’

“전력으로 따라붙는다!”

이원이 외치는 동시에 고속 갤리선은 급가속했다!

수십 개의 노가 모래를 가르고.

주술로 불러들인 바람에 돛이 터질 듯이 부풀어 올랐다!

촤아아, 촤아아아-

고속 갤리선은 고요한 사막을 미친 듯이 질주했다.

인공적인 불빛이 점점 커졌고 곧 불빛 주위의 모습이 드러났다.

요새에서 뚝 잘라 낸 것 같은 성탑과 성벽 일부!

돛과 노도 없고, 마력과 주술력도 느껴지지 않는 성탑이 ‘스스로’ 사막을 이동하고 있었다!

이 모습을 보는 순간 모두는 직감했다.

이세기 일행과 함께 용권풍에 삼켜졌다는 이동 성채도시다!

그 이동 성채 도시가 일부만 남은 채 사막을 ‘홀로’ 달리고 있었다!

대륙 상단 1번 함에 탄 모두는 몇 번이나 마경을 헤쳐나온 베테랑!

홀로 사막을 달리는 성탑 앞으로 시선이 모였다.

그러나 성탑 앞에는 별빛에 밝혀진 무채색의 사막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모두는 직감했다.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

“단주님! 저 앞……!”

“그래! 무언가 저 성탑을 끌고 달리고 있다!”

최설의 물음에 여량위는 확신을 담아 대답했다.

홀로 사막을 달리는 성탑!

이 모습을 보자마자 여량위와 최설은 터질 듯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사건에 얽힐 때 느낌!’

‘사건에 얽힐 때 느낌!’

여량위와 최설은 동시에 생각하고 동시에 입을 열어 외쳤다.

“이세기!”

“이세기!”

제대로 쫓아 왔다!

저 이동 성채 도시에 분명 단서가 있다!

휘이이이잉-

이때 일진광풍이 불어오고.

촤아, 촤아아-

사막을 가로지르는 성탑의 속도가 빨라졌다!

성탑과의 거리가 점차 벌어지기 시작했다!

여량위는 다급히 외쳤다.

“절대 저 성탑을 놓쳐서는 안 된다!”

“네!”

선장은 바로 명령했다.

“필수 인력 제외 전원 노를 잡는다! 30분마다 노잡이를 교대한다! 주술사! 호풍, 류사의 주술을 펼쳐라! 절대 바람이 끊겨선 안 된다!”

촤아, 촤아아아-

고속 갤리선의 선원, 무사, 용역 헌터까지 모두가 악을 쓰며 노를 젓고.

주술사와 바람잡이가 정신없이 바람을 불러들여 돛을 부풀리고 모래가 흐르게 했다!

이렇게 해도 놓치지 않고 따라가는 게 고작이었다.

그러나 고속 갤리선에 탄 모두의 얼굴은 밝았다.

광활한 마경에서 사람을 찾는 일에 비하면, 확실한 목표를 따라가는 정도는 일도 아니다.

저 성탑 안에는 분명 이세기와 관련된 단서가 있다!

대륙 상단의 주인, 여량위는 공을 세운 부하에게 절대 인색하지 않았다.

‘엄청난 보상과 함께 집으로 돌아간다!’

모두의 가슴속에서 웃음이 차오를 때.

이원의 외침이 망루에서 터져 나왔다.

“야! 모두 봤지!? 내 촉이 맞았다! 제대로 찍었다! 하하하하-.”

이원이 망루에서 통쾌한 웃음을 터트릴 때.

고속 갤리선 뱃머리에선 깜짝 놀란 외침이 터져 나왔다.

띠딛딛디딛-!

* * *

띠딛디딛딛-!?

고속 갤리선 뱃머리, 풍뎅이 한 마리가 올라와 기계음을 닮은 외침을 터트렸다.

흐릿한 황금 풍뎅이는 외근을 나와 밧줄 틈에서 잠들었던 스카라베 출입국 관리였다.

슬슬 앵커를 박고 떠나려는 순간 사막을 홀로 이동하는 뚝 잘린 성탑이 나타났다.

그런데 이 성탑을 끌고 이동하는 존재가 보이지도 느껴지지도 않았다!

출입국 관리는 바로 알아챘다.

띠띠디디딛-!

‘은폐 마력장!’

수많은 세계의 존재가 흘러들어오는 열사의 사막에서도 보기 힘든 수준의 마법이다!

출입국 관리는 바로 마력장을 쏘아 보냈다.

궁, 궁, 궁-

출입국 관리가 쏘아 보낸 마력장이 물결치는 파문이 되어 허공으로 뻗어 나갔다.

그리고 이 파문이 은폐 마력장에 닿는 순간.

궁, 궁, 궁-

마치 포탈로 들어간 것처럼 그대로 공간을 뛰어넘어 통과했다!

…… -!

경악한 스카라베 출입국 관리는 마력장을 계속 쏘아 보냈다!

궁, 궁, 궁, 궁-

수십 개의 파문이 쏟아졌지만, 결과는 마찬가지!

파문이 은폐 마력장에 닿는 순간 공간을 뛰어넘어 나타났다!

마치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은폐 마력장 안의 모습은 조금도 드러나지 않았다!

평범한 은폐 마력장이 아니다!

세계와 혼돈 사이에 그어진 금, 경계!

이 은폐 마력장은 ‘경계’에 걸쳐 펼쳐졌다!

‘내 능력으로는 뚫을 수 없다!’

현실을 깨닫는 순간 출입국 관리는 갈등했다.

자신의 능력으로는 안 되지만 회사에 보고하면 은폐 마력장을 뚫을 수 있는 상급자들이 내려올 거다.

문제는 이걸 보고하는 순간 외근 나와 일은 안 하고 온종일 농땡이 부린 사실이 걸린다는 것!

최소 감봉! 재수 없으면 정신 무장 명목으로 노역장에 처박힐지도 모른다!

세계의 나무 곳곳에서 끌려 온 악성 채무자들이 모여 있는 스카라베 노역장!

생각만으로도 갑각이 파르르 떨리고, 더듬이가 축축 늘어졌다.

‘그냥 모른 척할까?’

이곳은 차원 준위가 낮은 열사의 사막이다.

넘친 물이 쏟아지듯 온갖 세계에서 흘러넘친 존재들이 나타나는 장소다.

눈앞에 펼쳐진 은폐 마력장도 그런 존재 중 하나가 펼쳤을 가능성이 컸다!

즉, 정상적인 출입 절차를 거치지 않았기에 회사에서는 존재조차 모를 확률이 높다는 것!

띠디디디딛-!

‘그래! 그냥 모른 척하자!’

결심과 함께 배에 앵커를 박으려는 순간 보이는 게 있었다.

촤아아아아-

마치 잘린 것처럼 드러난 성탑과 성벽 일부!

띠디디띧디디딛-!

‘은폐 마력장에 걸쳐 있잖아!’

완벽한 수비태세를 갖추고는 성문을 활짝 열어 둔 거나 마찬가지!

엄청난 은폐 마력장을 펼치고는 아무렇지도 않게 입구를 열어 뒀다!

저곳! 경계에 걸친 성벽에 마력장을 쏘아 보내면, 단숨에 은폐 마력장을 뚫고 정체를 확인할 수 있다!

출입국 관리는 반사적으로 마력장을 쏘려다가 멈칫했다.

‘괜히 정체 알아봐야 귀찮은 일만 생기는 거 아닐까?’

‘아니지! 현상 수배자 나오면 포상금 나오잖아!’

‘잠깐! 포상금 나와도 징계받으면 손해인데!?’

‘2급 수배 이상이면 징계받아도 이익인데…….’

‘이번에도 기한까지 공과금 납부 못하면, 채권 추심원이 올지도 몰라!’

‘그냥 저지를까!?’

스카라베 채권 추심원!

악성 채무자에게서 채권을 회수하기 위해 세계의 나무를 누비는 스카라베 왕국의 엘리트 중의 엘리트!

채권 추심원이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만으로도 갑각이 뚝- 떨어지는 것 같았다!

‘어떡할까!? 해!? 말아!?’

띠띠딛, 띠디딛, 디디디딛-

출입국 관리, 황금 풍뎅이는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며 깊이 고뇌했다!

이때 고뇌하는 스카라베 출입국 관리를 향해 은밀히 접근하는 털 뭉치 둘이 있었다.

하얀 털 뭉치와 붉은 털 뭉치!

신기루 벽을 넘는 순간 바로 위장한 반짝이와 사슴이었다.

스카라베가 얼마나 철저한지 전직 스카라베 채권 추심원인 반짝이와 사슴이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앵커가 박히고 정산이 시작되는 순간.

이 배의 사람 99%가 강제 노역장으로 끌려가고.

첫 번째 임무에 실패하고 엄청난 금력(金力)을 빚진 자신들은 100% 끌려 간다!

대두목이 없는 지금 이 배의 사람들과 스스로를 지키는 거야말로 자신들의 임무!

그래서 반짝이와 사슴이는 몇 번이나 선체를 수색해 스카라베 관리를 찾았다!

하지만 스카라베 관리가 얼마나 용의주도하게 숨어 있는지 해가 완전히 질 때까지도 찾지 못했다!

그러나 스카라베 관리가 마력장을 쏘아 보낸 순간 스카라베 마법사, 반짝이는 바로 위치를 알아냈다!

뱃머리!

스카라베 관리는 뱃머리에 숨어 있었다!

하얀 털 뭉치에 숨은 반짝이와 붉은 털 뭉치에 숨은 사슴이는 위치를 알아내자마자 은밀하게 스카라베 관리에게 접근했다!

첫 번째 임무, 차원 깡패 케페니안 황금 다람쥐이래 수많은 역경과 고난을 함께한 반짝이와 사슴이.

털 뭉치에 숨어 서로를 보지도 대화하지도 못했지만, 이 순간 둘의 뜻이 통했다.

‘선빵필승!’

‘앵커를 박기 전에 처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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