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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790화 (791/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790화>

더없이 진지한 얼굴로 퉤퉤퉤- 침을 받는 엘프!

‘엘프까지 이 말도 안 되는 말을 믿는다는 거야?’

게다가 직접 겪기까지 했다고!?

‘뭐지!? 얘네들 계속 도망치다가 정신줄을 놓은 건가!?’

천문석은 황당한 얼굴로 침을 뱉는 워커7과 엘프를 봤다.

이때 들려오는 다급한 외침.

[야! 이세기! 너도 얼른 침 뱉어! 빨리 퉤퉤퉤- 해! 이름 말 안 해도 생각만으로도 재수 없는 거 옮을 수도 있어! 앗! 잠깐만! 방금 딱지치기에서 진 거! 혹시 ‘물건’을 머릿속에서 생각해서!? 그렇지! 그게 아니면 내가 인간 꼬맹이에게 질 리가 없지! 맞아! 그것 때문이었어! 으아아아!]

횡설수설 외치던 워커7은 고함을 지르며 미친 듯이 침을 뱉기 시작했다.

[재수 없는 거 옮았구나! 퉤퉤퉤, 퉤퉤퉤퉤-]

“야! 침 튀잖아!”

재빨리 워커7 주위에서 물러서는 순간 손에 느껴지는 부드러운 손길!

엘프는 너무나 심각한 표정,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세기님. 얼른 침 뱉으세요! 재수 없는 거 옮는다니까요!”

“…….”

히드라처럼 침을 발사하는 워커7, 진심으로 자신을 설득하는 엘프.

순간 정신이 혼미해지고 의문이 튀어나왔다.

생각만으로도 재수가 없어진다고?

이 녀석들 진짜로 그렇게 믿고 있는 거야!?

정말, 이런 녀석들과 동료가 돼서 같이 일을 해도 되는 거야!?

깊은 자괴감과 고뇌가 찾아왔으나, 애초에 다른 방법은 없었다!

퉤퉤퉤-!

천문석은 침을 세 번 뱉고 말했다!

“처음 말했던 대로 그 ‘물건’ 회수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할게. 하지만 첫 시도에 실패하면 깨끗이 포기한다.”

[그냥 최선은 안 돼! 최선최선을 다해야 해! 퉤퉤퉤-]

“이세기님의 최선이면 충분합니다.”

워커 7과 엘프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이걸로 세부 합의는 모두 끝났다!

천문석은 손을 내밀었다.

“그럼 이제 우리는 동료가 되는 거다.”

[그래! 이제 우리는 동료다!]

“목적 달성을 위해 함께 노력해요!”

인간, 노움, 엘프!

세 사람의 손이 맞닿는 동시에 울리는 외침!

“딜!

[딜!]

“딜!”

이제 실행만이 남았다!

“그럼 마도 엔진부터 건네줄게.”

[좋아! 우선 실험부터 시작해야 해서. 주 엔진에 시동 거는 데는…… 이틀에서 삼일 정도 걸릴 거다. 그런데 도움이 필요하다.]

“마하바나의 동료분들 이름과 인상착의를 전해 주세요. 바로 길드에 전할 퀘스트를 만들겠습니다. 그런데 저도 도움이 필요해요.”

워커7과 엘프가 도움을 받아야 하는 존재.

이 도시의 모든 것을 관리하는 인공 정령!

순간 엘프, 워커7, 천문석의 시선이 동시에 한곳으로 움직였다.

특급 헌터와 인공 정령 아수라가 있는 곳!

그리고 구슬을 들고 허망한 얼굴로 서 있는 인공 정령 아수라 비서의 목소리가 들렸다.

[사장님. 너무 이상해요. 왜 제가 계속 지고 있는 거죠? 통계적으로 이건 말이 안 돼요! 33연패라니! 한판도 못이기는 건 수학적으로 말도 안 돼요!]

[…… 뭐지?]

“……?”

“저거 설마……?”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에 이목을 집중하는 순간.

특급 헌터의 외침이 들려왔다.

“아아 비서 누나! 이건 절대 이상한 게 아냐! 왜냐? 이 구슬은 앙꼬 대장 구슬이거든! 잘 봐! 내가 다시 보여 줄게! 이야압! 특급 회오리 샷!”

파아아아아-

특급 헌터가 발사한 구슬은 단숨에 땅을 가르고 나아가 원 안으로 들어갔다!

휘리릭, 따다다다닥-!

순간 엄청난 속도로 회전하며 원 안의 구슬을 모조리 튕겨 내는 구슬!

“모두 봤지!? 한방에 구슬 다 나갔어! 내가 이겼다! 카카캌-.”

구으으-!

기이익-!

퐁퐁이와 별갑 거복이의 환호 속에서 구슬을 모조리 챙긴 특급 헌터는 외쳤다.

“아아 비서 누나! 얼른 이마 대! 승부는 신성한 거라 봐줄 수가 없어!”

[…… ]

허망한 표정으로 허리를 숙이고 이마를 내미는 인공 정령 아수라.

[…… 쟤들 지금 뭐 하는 거냐?]

홀린 듯이 보고 있던 워커7이 입을 여는 순간.

특급 헌터는 허리를 깊이 숙인 아수라 비서의 이마에 딱밤을 날렸다!

따아악-!

장작을 쪼개는 듯한 통렬한 소리가 울려 퍼지고.

[……!]

인공 정령 아수라는 벼락이라도 맞은 듯 전신을 덜덜덜 떨었다!

그리고 외쳤다.

[다시! 다시 승부해요! 사장님! 다른 거로! 이번엔 딱지치기로 승부해요!]

“특급 헌터는 승부를 피하지 않는다! 카카카캌-.”

퍼억, 퍼어억-

특급 헌터와 인공 정령의 딱지치기가 시작되자 워커7의 침통한 기계음이 울렸다.

[안 되는데. 저기에 낚이면 안 되는데……!]

“……인공 정령이 원래 저런 거야? 분위기가 뭔가 처음이랑 완전히 다른데?”

천문석의 물음에 워커7은 고개를 저었다.

[그럴 리가 없잖아? 저 꼬맹이가 이상한 거야! 저 녀석 승부욕을 자극하는 뭔가가 있어! 인공 정령도 거기 낚인 게 분명해!]

끄덕, 끄덕-

끄덕, 끄덕-

천문석과 워커7이 동시에 고개를 끄덕이며 딱지치기에 집중하려는 순간.

딱, 따닥-

눈앞에서 튕긴 손가락이 두 사람의 정신을 깨웠다!

엘프!

“정신 차리세요! 우리 바로 움직여야 해요!”

아차!

딱지를 치며 분통을 터트리는 인공 정령이라는 생각지도 못한 흥미진진한 광경에 정신줄을 놓고 봤다!

번쩍 정신을 차린 천문석은 재빨리 상황을 정리했다.

지금 준비해야 할 일은 세 가지다.

-마도 엔진으로 주 엔진에 시동 걸기.

-마하바나의 동료들을 데려오는 퀘스트.

-반전능 옥좌와 반마탑으로 지구행 게이트 열기.

이 세 가지 일을 하기 위해서는 워커7과 엘프의 말대로 이 도시를 관리하는 ‘인공 정령 아수라’의 도움이 필수다!

천문석은 손을 들어 인공 정령을 가리켰다.

“인공 정령 내가 설득하겠다.”

[뭐? 야, 아까 내 말 씹는 거 봤지? 지금 인공 정령 명령 전혀 안 먹혀!]

순간 천문석의 손이 인공 정령 앞에 있는 특급 헌터를 가리켰다.

“맞아! 그래서 난 인공 정령이 아닌 특급 헌터를 설득할 거다!”

[앗! 그렇지!]

“아……!”

워커7과 엘프는 바로 알아챘다.

어린아이 모습에 깜빡 잊었다!

저기서 딱지를 치는 꼬맹이 특급 헌터가 인공 정령에게 아수라라는 이름을 지어 준 도시의 새로운 마스터다!

특급 헌터의 명령이라면 인공 정령 아수라는 전폭적인 협력을 해 줄 거다!

게다가 지금 눈앞에 있는 이세기는 특급 헌터를 데려온 사람!

특급 헌터를 어렵지 않게 설득할 수 있을 터!

워커7과 엘프는 순식간에 계산을 끝내고 환한 얼굴로 외쳤다.

[됐어! 마도 엔진 받으면 바로 시작할 수 있어!]

“저도 바로 퀘스트 발동할 준비 시작할게요!”

“그래! 조금만 기다려! 바로 승부 시작할게!”

[뭐……? 너 뭘 한다고?]

“지금 승부라고 하셨어요?”

“맞아! 승부! 특급 헌터를 설득하려면 승부를 해야 해!”

[…… ]

“…….”

순간 워커7과 엘프는 말문이 컥- 막혔다.

딱지치기로 도시를 따고 인공 정령까지 털어먹고 있는 꼬맹이랑 승부를 한다고!?

[야! 하지 마! 아까 나 개털리는 거 못 봤어!? 쟤 보통 실력이 아냐!]

“맞아요! 이세기님. 원래 아는 사이니까. 그냥 부탁하시는 게…….”

천문석은 손을 들어 말을 끊었다.

“특급 헌터는 친하다고 부탁을 들어 주는 그런 아이가 아냐!”

[뭐……?]

“네……?”

두 사람이 반문하는 순간 천문석은 특급 헌터를 가리키며 진지하게 말했다.

“특급 헌터는 자신이 이름을 지어 준 인공 정령 아수라 이마에도 인정사정없이 딱밤을 날릴 정도로 철저한 아이다!”

따악, 따아악-

때마침 들려오는 통렬한 딱밤 소리!

“특급 헌터를 설득하려면 한 가지 방법뿐이야! 승부에서 이기는 것!”

이 순간 어느새 경도된 워커7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 맞아! 나도 그 철저함을 느꼈어! 그래서 뽀글뽀글 구슬을 얻기 위해 승부했지! 하지만 쟤 장난 아냐! 대륙 유일의 마도 공학자인 나도 완전히 털렸다고! 너 이길 수 있겠냐? 진짜로 승부에서 이길 수 있어!?]

“아니, 잠시만…… 우선 부탁을 먼저……!”

천문석은 피식 웃으며 딱지치기 현장을 가리켰다.

반사적으로 워커7과 엘프가 고개를 돌리는 순간 터져 나온 처절한 기계음!

[넘어가라! 제발 넘어가랏! 이야아악-]

인공 정령 아수라는 악을 쓰며 딱지를 내려쳤다!

퍼어억-

흙먼지가 풀썩 치솟았으나 특급 헌터의 압착 딱지는 땅속으로 뿌리를 뻗은 바위처럼 찰싹 달라붙어 조금도 들리지 않았다!

[말도 안 돼! 사장님! 이상합니다! 수학적으로 이 각도! 이 힘이면! 넘어가지 않아도 위로 조금이라도 들려야 한다고요!]

아수라 비서가 외치는 순간.

특급 헌터의 자랑스러운 웃음이 터져 나왔다.

“카카카캌- 당연하지! 내 딱지는 평범한 딱지가 아냐!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서 진화한 특급 딱지야!”

[네? 진화요?]

아수라 비서가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에 반문하는 순간.

특급 헌터는 딱지를 손에 쥐며 노래하듯 자랑스레 외쳤다.

“탱탱이가 챱챱- 차가운 침을 바르고!”

“냠냠이가 꾹꾹- 앞발로 세게 누르고!”

“니케가 콰득, 콰드득- 아프게 깨물고!”

“드래곤 형이 불꽃 주먹으로 쿵쿵- 때리고!”

“퐁퐁이가 포그르르- 물방울을 발사하고!”

“사슴이와 반짝이가 맨날맨날 깔고 자서 겨우 완성했어!”

[어, 잠깐 방금 뭐라고……?]

워커7이 고개를 갸웃하는 순간.

특급 헌터는 딱지를 번쩍 들어 올리며 외쳤다.

“이 딱지는 친구들의 힘을 모아 진화한! 앙꼬 대장을 이기기 위한 비밀 병기! 특특특급 딱지야!”

이야아아압-!

그리고 기합과 함께 딱지를 내려쳤다!

굉음, 폭발, 섬광 그런 건 없었다.

벼락이 내려꽂히듯 수직으로 떨어지는 딱지!

딱-

가벼운 소리가 울리고 아수라 비서의 딱지는 발랑 뒤집혔다!

[……!]

“아아 비서 누나! 얼른 딱 대! 딱밤 맞아야지! 카카카카캌-.”

이 순간 워커7은 격동으로 전신을 부르르 떨며 외쳤다.

[진화한 특특특급 딱지라고!? 역시 저건 그냥 딱지가 아니었어! 이럴 줄 알았어! 내가 그냥 딱지에 질 리가 없지! 야! 승부는 안 돼! 특특특급 딱지라잖아! 저건 못 이겨!]

“아니. 그냥 부탁을 먼저…….”

[너까지 지면 우리 편엔 엘프 얘밖에 없잖아! 얘 정령력 봉인돼서 승부에는 완전 젬병이야! 다른 방법을 찾자! 그렇지! 어차피 꼬맹이니까 장난감으로 매수하자! 내가 얼른 끝내주는 탈것 만들어서……!]

워커7이 폭풍처럼 말을 쏟아 내며 승부에 반대했다.

하지만 천문석은 자신 있었다!

특급 헌터에게 탈탈 털린 워커 실트7, 탈탈 털리는 중인 인공 정령 아수라와 자신은 달랐다!

자신은 이미 특급 헌터와 대결해 이겼다!

옥탑방 앞 트랙의 세발자전거 경주!

임옥분 여사님의 마루에서 단 한 번 내려쳐 넘겨 버린 압착 딱지!

그렇다!

자신은 이미 저 압착 딱지를 단숨에 넘긴 전적이 있었다!

하하, 하하하하-

천문석은 웃음을 터트려 워커7의 말을 끊고 외쳤다.

“저 딱지! 내가 이미 넘겼던 딱지다!”

[…… 뭐!? 저 특특특급 딱지를 넘겼다고!? 진짜로!]

경악한 워커7의 외침에.

천문석은 당당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 순간 가슴속에서 승부욕이 끓어올랐다!

무저갱의 마굴을 홀로 걸어 그 끝에 도달하고.

마의 극을 넘어 그 뜻을 하늘에 전한 마도 18문의 지존!

전생 천마!

영육에 쌓은 업은 스러졌으나.

혼백에 쌓아 올린 무업은 남아 있으니.

자신의 본질 속에는 무의 극에 달한 천마의 혼과 백이 살아 있다!

천마는 결코 승부를 피하지 않는다!

천문석은 전생 천마의 위엄을 담아 외쳤다.

“특급 헌터! 마도 엔진! 아수라 비서 명령권 걸고 승부하자!”

순간 아수라 비서의 이마에 양손 딱밤을 날린 특급 헌터가 번쩍 고개를 들고 외쳤다.

“특급 헌터는 승부를 피하지 않는다! 황제는 하나! 알바! 승부야!”

“옳은 말! 하늘 아래 지존은 하나! 특급 헌터 승부다!”

전생 천마 천문석 VS 콩 황제에서 황제가 된 특급 헌터!

두 강자의 명예와 자존심을 건 승부가 시작된다!

[……!]

인공 정령 아수라 비서가 전율하고.

[놀라운 사건이야! 인공 정령! 얼른 녹화해라! 엄청난 승부가 펼쳐질 거다!]

워커 실트7이 상기된 얼굴로 외칠 때.

구으으, 구으으응-!

기이이, 기이이익-!

퐁퐁이와 별갑 거북이는 바짝 긴장한 얼굴로 울었다!

엄청난 승부를 눈앞에서 보게 된 모두가 전율, 흥분, 긴장으로 마른침으로 삼켰다!

이 순간 엘프는 쨍쨍한 오후의 태양을 바라보며 아무도 듣지 않는 외침을 다시 한 번 외쳤다.

“……그냥 부탁 먼저 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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