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혼돈의 라이안-35화 (34/57)

제35장 위험한 만남의 출발

어두운 밀실.

이곳은 바로 오리닌 황제가 발크르스 마왕을 영접하는 곳이었다.

양쪽에는 또 한 번의 희생이 있었는지 두 명의 여성이 나체로 걸려 있었고 발크르스 마왕의 얼굴에 핏빛 연기와도 같이 비추어졌다.

이전과 다르다면 오리닌 황제는 한가운데 부복하고 있었으며 그의 주위로 다섯 명의 마족이 있다는 것이었다.

“나의 소환 마법진을 부순 자는 어찌 되었는가?”

발크르스 마왕의 말에 오리닌 황제가 몸을 떨었다.

오리닌 황제 역시 라이안을 놓쳤다는 얘기를 듣고 펠랜과 바테르에게 성을 냈지만, 칸드가 자신이 알아서 한다고 말하고는 더 이상 말을 꺼내지 말라고 했었다.

오리닌 황제는 빨리 칸드가 발크르스 마왕의 말에 대답해주길 원했다.

칸드는 그런 오리닌 황제의 마음을 아는지 조용히 눈을 내리 깔아 오리닌 황제의 떨리는 몸을 보고는 발크르스 마왕에게 무릎을 꿇으며 대답했다.

“그자의 소재를 거의 찾아가고 있습니다. 이제 잡는 것은 시간문제라 생각됩니다.”

“지금까지도 그따위 벌레 같은 자를 잡지 못했다는 것이냐!”

중간계에 현신했어도 벌써 했어야 했다.

그 시기가 멀어지자 점점 더 화가 나는 발크르스 마왕이었다.

칸드는 최대한 발크르스 마왕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고 좋은 것만 말하고자 했다.

“얼마 후면 에드코르 제국이 신성제국인 포스안 제국과 전쟁을 일으킬 것입니다. 그리고 그때 저희가 포스안 제국에 침입해 혼돈의 칼자루를 탈취할 계획입니다. 그것만 탈취한다면 혼돈의 신녀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니 마왕님께서 중간계에 현신하는 것은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을 것입니다.”

칸드의 계획을 들은 발크르스 마왕이 어느 정도 화를 수그리고는 말했다.

“너희라면 나에게 실망을 주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나 역시 마계에서의 계획이 성사되어지고 있으니 아마도 최적의 시기에 중간계로 갈 수 있을 것 같구나. 크흐흐흐”

발크르스 마왕의 말에 다섯 마족이 동시에 고개를 들어 발크르스 마왕을 보았다.

“그것이 정말이십니까?”

“경하 드리옵니다.”

“드디어 마계를 손에 넣으시게 되는군요. 경하 드리옵니다. 발크르스 마왕님… 아니, 이제는 마신님이라고 불려드려야겠습니다.”

발크르스 마왕은 만족스러운 듯 웃으며 말했다.

“아직은 아니지만 곧 그렇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내 너희에게는 마왕의 자리를 줄 것이다. 그러니 중간계의 일을 잘 처리해 놓도록 하여라. 크하하하”

발크르스 마왕의 웃음은 서서히 사라져 갔으며 곧 발크르스 마왕의 얼굴이 사라졌다.

펠랜은 즐거운 듯 말했다.

“우리가 마왕이 된다니… 생각만 해도 즐겁다. 그치, 바테르?”

“주어진 일을 완수해야 오는 포상이다. 미리 들뜨지 말아라.”

“치, 어차피 쉬운 일인데 뭘…….”

그런 펠랜에게 칸드가 다가오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 전 임무도 쉬운 것이었잖아?”

“그건…….”

사실이었다.

그냥 지켜보다가 안 된다 싶었을 때 라이안을 죽이는 임무였으니 그들로서는 길을 걷는 것보다 쉬운 일이었다.

“다음에 또 실수를 하면 발크르스 마왕님께서도 화를 내실 거야. 다음에는 잘 하자. 알았지, 펠랜?”

“응, 알았어. 펠랜은 정말 열심히 할 거야.”

칸드는 곧 치카에게 다가가 물었다.

“그는 어떤가?”

“후후후, 아마도 가장 강한 다크나이트가 되지 않을까 생각 되는군.”

뭔가의 실험에서 성공했다는 말인 듯했다.

“그 정도인가?”

“원한이 짙은 것도 있지만 그의 의지 또한 만만치 않아. 지금의 우리와 비슷할 정도야.”

“호오? 그 말이 사실이라면 정말 대단한 것이군.”

“다크나이트로 만들어지는 것 또한 쉽지 않은 것이니까. 자아를 상실했다면 영혼조차 소멸했을 거야.”

“그에게는 또 한 번의 기회가 되겠군. 이제는 인간이 아니지만… 후후후.”

그들은 서로 모여서 밀실을 빠져나가며 이야기했다.

“언제쯤 포스안을 공격할 생각인가?”

칸드가 오리닌 황제에게 묻는 것이었다.

“앞으로 보름 후가 딱 좋을 것 같다. 다행히 우리가 침략하기 전까지는 그들이 덤비지 않을 것 같으니까.”

“좋군. 그렇다면 우리도 슬슬 출발해서 포스안 근처에 있어야겠어.”

“그는 어쩔 것인가?”

“흠… 그는 이곳에 두고 갈 것이다. 후후후, 전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잘하면 천사장 한 두 명 정도는 잡을 수도 있겠지.”

칸드의 말에 오리닌 황제가 재미있다는 듯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이 말하는 그는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대륙의 가장 커다란 암흑이 신성제국인 포스안 제국으로 몰려들고 있었으니.

* * *

3대의 호화스러운 마차가 숲이 울창한 길을 달리고 있었다.

바로 라이안의 친구들과 할아버지들이었다.

그런데 그들은 처음과 다르게 마차에 탄 사람들이 달랐다.

첫 번째 마차에 이즈리스 남작과 갈천혁이 탔으며 두 번째 마차에 라이안의 친구들과 혁마소가 탔다.

이유는 헤인드와 디로안 그리고 라드이라가 자신들에게도 검술을 가르쳐 달라고 말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말하고 나서 한 달을 후회하게 될 줄은 그들도 몰랐다.

이즈리스 남작은 부드러운 갈천혁이 검술에 대한 이해와 깨달음에 대한 풀이를 해줘서 하나하나 머릿속에 쏙쏙 들어오는 듯했다.

물론 혁마소가 타고 있는 마차의 세 사람도 많은 가르침을 머릿속에 쏙쏙 집어넣고 있는 것은 맞았으나 그 분위기가 달랐다.

퍽!

퍼벅!

“크헉!”

“끄억!”

“이런 돌 머리들 같으니! 그것 하나도 제대로 깨우치지 못한단 말이냐! 다시 생각하고 말하여라! 똑바로 말하지 않는다면 머리를 갈라주마!”

한쪽은 부드러운 이해를 구하는 한편 한쪽은 폭력이 난무했다.

처음은 혁마소가 귀찮다는 듯 손을 휘저었지만 그만 갈천혁과 경쟁이 붙고 말았다.

이즈리스 남작의 실력과 헤인드와 그 외 친구들의 실력이 비슷했으니 누가 가르친 아이들이 더 뛰어나겠는가가 그들의 경쟁이었다.

에나는 여전히 제프리스의 마도서를 읽으며 해석하고 이해하기 바빴다.

같이 타고 있는 루시 공주 또한 에나가 하나의 수련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에나를 방해할 수 없어 창가만을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때 마침 루시 공주의 눈에 몇몇의 사람들이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루시 공주는 그들이 누군지 금세 알 수 있었다.

“훗, 심심했는데 잘 됐네. 좋은 구경할 수 있겠어.”

루시 공주는 지금 자신과 같이 여행하고 있는 사람들의 실력을 대충 짐작하고 있었다.

그랜드마스터급의 검사 두 명과 5서클 마법사 한 명 그리고 익스퍼트 중급의 검사가 네 명이었다.

말인 즉 거의 무적의 파티라고 할 수 있었다.

루시가 재밌는 일을 상상하고 있을 때 갈천혁이 이즈리스 남작에게 말했다.

“잠시 쉬었다가 하는 것이 좋겠구나. 손님들이 우리를 만나기를 원하는 것 같으니.”

“손님이라니요?”

“어디에나 이런 숲 속에서 돈이 필요한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더구나.”

혁마소의 말을 듣자 이즈리스 남작은 무슨 말인지 알 수 있었다.

“도적이군요?”

“어서 마부에게 마차를 멈추게 하고 마차 안으로 들어오라고 하거라.”

“알겠습니다. 마차를 멈춰라!”

이히히히힝.

약 50명으로 이루어진 이 도적단의 두목은 존스였다.

존스는 이곳 숲으로 상당히 호화스러운 마차가 3대 지나가고 있음을 부두목 제이로에게 듣고 무척이나 기뻐했다.

“크흐흐, 이게 얼마만이냐? 그래 마차는 호화스러운데 호위하는 자들은 없고 마부들뿐이라고?”

“그렇습니다요, 두목. 마차만 뺏어도 돈이 상당히 될 것 같던데요.”

“그래, 하지만 내 생각에는 알맹이도 꽉 찼을 것 같구나. 애들 모두 모아라!”

그렇게 모든 부하들을 모은 존스는 부두목인 제이로와 함께 길목에서 마차를 기다렸다.

그리고 그들을 지나치는 마차를 볼 수 있었다.

그들을 지나치더라도 앞쪽에 있는 자신의 부하들이 마차를 막을 것이기에 전혀 걱정하고 있지 않았다.

그런데.

존스의 눈에 마차에 탄 한 여성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아! 저렇게 아름다울 수가…….”

존스의 말을 들은 제이로가 마차 안으로 시선을 옮겼다.

“이야! 굉장한 미인인데요? 저 정도면 금화 10개도 우습겠습니다.”

하지만 곧 제이로의 머리로 존스의 주먹이 날아들었다.

퍽!

“아악!”

“조용히 해, 이 자식아. 넌 저 여자가 겨우 금화 10개로밖에 안 보이냐? 내가 보기에는 100개 아니, 1000개도 모자를 것이다.”

“히익! 두목, 설마요?”

“이 미의 미 자도 모르는 문맹 녀석 같으니… 에이, 무식한 새끼.”

퍽!

“끄윽!”

사실 제이로가 문맹인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들 중 글을 아는 자는 두목인 존스 외에 몇 안 되었다.

평민이 관료가 되지 않는 한 글을 읽을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서둘러 마차보다 앞서고자 산을 통해 앞으로 달렸다.

아마도 루시 공주가 누군가를 본 것이 이때였으리라.

존스는 너무 빨리 뛰어왔는지 가쁜 숨을 내쉬며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리려 했다.

이미 마차 앞으로는 하나의 커다란 나무가 잘려져 겨우 서 있었기에 그것을 지지하고 있는 밧줄 하나만 자른다면 나무는 금세 쓰러져 마차의 길목을 막을 것이었다.

하지만 마차는 존스가 신호를 보내기도 전에 멈추었다.

“자… 뭐, 뭐야?”

줄을 자르라고 말하려고 했는데 마차가 먼저 멈추니 할 말이 없었다.

“마차가 멈췄는데요?”

퍽!

“컥!”

“나도 알아 쨔샤! 그냥 나가자.”

그들이 나오기 전 이즈리스 남작이 나오며 마부들에게 알렸다.

“도적떼가 있으니 마부들은 모두 마차 안으로 들어가라! 서둘러라.”

마부들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서둘러 마부석에서 내려와 갈천혁이 있는 마차에 탔다.

갈천혁은 마차에서 나오며 산에서 내려오는 도적떼들을 볼 수 있었다.

“쯧쯧쯧, 중원에서도 이토록 어설프지는 않거늘.”

산을 내려오는 것이 엉거주춤했고 중간에 넘어지는 도적도 있었다.

누가 봐도 충분히 어설퍼 보일만 했다.

하지만 주위에서 화살을 겨누고 있었으니 그것은 상당히 위험할 만했다.

두 번째 마차에서 얼굴에 수많은 피멍이 든 채 나오는 세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헤인드와 디로안 그리고 라드이라였다.

이즈리스 남작은 그들의 얼굴을 보며 웃어버렸다.

“하하하, 자네들 얼굴이 볼만하구만. 하하하하”

“하하하하.”

“하하.”

그들도 서로 자신들의 얼굴을 보며 어색하게 웃었다.

환하게 웃을 수 없는 것이 자신의 얼굴도 똑같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마차에서 나오자마자 서로 쳐다보고는 웃는 그들을 보며 존스는 어이가 없었다.

주위에서는 약 20명이 활을 겨누고 있었으며, 30명이 칼을 들고 둘러싸 있었다.

그런데 전혀 그들을 신경 쓰지 않고 자신들끼리 웃고 있으니 존스로서는 무시당한다고 생각하며 화를 냈다.

“이 자식들이! 지금 장난하는 것이냐! 당장 마차와 여자들을 놔두고 도망간다면 너희의 목숨은 살려주겠다!”

존스의 말을 들은 헤인드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남작님, 지금 저 녀석이 뭐라고 하는 것이죠?”

“마차와 여자들을 놔두고 우리만 도망을 가라고 하는 것 같군.”

헤인드와 이즈리스 남작이 이러한 말을 나누고 있을 때 디로안이 그들 곁에 다가오며 말했다.

“흠… 우리 그냥 저자들이 하는 말대로 해볼까요?”

“그건 무슨 말인가?”

이즈리스 남작이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는 듯 물어오자 디로안이 웃으며 말했다.

“에나가 사실 5서클 마스터 아닙니까? 에나만 놔두고 가도 저들은 이미 죽은 목숨이라는 것이죠. 큭큭큭”

“큭큭큭, 하긴 그렇군.”

헤인드가 디로안의 말에 맞장구치자 곧바로 그들의 등 뒤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빠들!”

“헉!”

“헉!”

헤인드와 디로안이 서둘러 등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에서는 에나가 팔짱을 끼고서 그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에, 에나야. 장난이야! 장난! 에이.”

“그래, 장난이지. 설마 오빠들이 그럴라고.”

에나가 마차에서 내리자 도적들의 눈은 더욱 커졌다.

존스의 옆에 있던 제이로 또한 침을 꿀꺽 삼키며 말했다.

“두목, 이거 정말 큰 것이 굴러들어온 것 같은데요?”

하지만 존스는 그들의 행동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었다.

‘50명의 도적들에게 호위도 없이 둘러싸여 있다. 그런데 어찌 저렇게 태평할 수 있단 말인가.’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으나 루시 공주에게 이미 반해버린 존스였다.

존스는 루시 공주를 자신의 아내로 맞이하고자 마음먹은 것이었다.

존스가 손을 들자 활을 들고 있던 도적들이 활의 줄을 당겼다.

“여자만 빼고 모조리 죽여 버려라! 여자는 맞추지 마라!”

하지만 그들은 명사수들이 아니었다.

화살이 어디로 날아갈지 알 수 없었다.

몇 개의 화살이 에나에게 날아드는 것을 본 존스는 아깝다고 생각하며 인상을 찡그렸다.

‘이런 멍청한 것들.’

혁마소가 방탄강기를 일으켜 화살을 튕겨내려 했으나 그보다 에나의 음성이 더 빨랐다.

“브로드 실드!”

에나가 손을 든 순간 그들의 마차 주위까지 하나의 투명한 막이 생겨나며 화살을 모조리 튕겨냈다.

혁마소가 그것을 보더니 에나를 다르게 보았다.

“호오? 그거 재밌는 기술이구나. 나중에 나도 한 번 가르쳐 주려무나.”

혁마소의 말을 들은 에나가 밝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네, 그럴게요. 할아버지.”

혁마소는 에나의 할아버지라는 소리에 손녀라도 생긴 듯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헤인드와 디로안 그리고 라드이라는 혁마소의 미소를 보며 두 얼굴의 악마라고 속으로 욕하며 고개를 흔들었다.

존스는 순간 크게 당황했다.

“마, 마법사!”

“두목, 어떻게 하죠? 저 여자, 마법사인 것 같아요!”

“제길, 어떻게 하기는 뭘 어떻게 해! 모두 쳐!”

존스의 말에 그의 부하들이 긴장한 채 검을 들고 달려들었다.

마법사는 그들에게 상당히 무서운 존재였다.

헤인드가 검을 뽑으며 에나에게 말했다.

“에나야, 실드는 계속 치고 있어라. 마차에 피 묻는다.”

“저도 마차에 피 묻는 거 싫거든요? 그러니 안 튀게 잘 하세요!”

헤인드가 검을 빼며 도적들에게 달려들자 디로안과 라드이라도 순서대로 앞으로 치고 나갔다.

그들의 움직임은 매우 정교했으며 빨랐다.

헤인드와 디로안 그리고 라드이라가 보법을 펼치며 순식간에 다가오자 도적들은 뭔가 위압감을 느끼며 그들을 슬금슬금 피했다.

하지만 그들의 속도는 도적들이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무섭게 다가온다 싶은 순간 순식간에 자신들을 스쳐지나갔기 때문이었다.

스걱.

스걱.

가슴이 따끔하다고 느낀 도적들은 자신들의 가슴에서 피가 흘러나온다는 것을 알고는 쓰러져갔다.

“크악!”

“커걱!”

“살려줘!”

그들이 약 10여 명을 베었을 때 도적들은 뒷걸음질 치며 도망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두목인 존스는 도망가지 않고 자신들의 부하들을 벤 헤인드와 다른 친구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강하다. 정말 강하다.’

헤인드가 존스에게 다가가며 물었다.

“이봐, 넌 왜 안 도망가냐?”

“당신들은 누구요?”

“그게 지금 네가 죽는 것보다 중요하냐?”

“알고 싶을 뿐이오.”

디로안 역시도 존스에게 다가가며 물었다.

“그것이 그렇게 중요한가?”

“왠지… 죽더라도 알아야 할 것 같소.”

“후훗”

디로안이 살며시 웃었다.

그리고 존스를 바라보며 말했다.

“좋다, 말해주지. 우리는 검은 사신의 동료들이며 가족들이다.”

존스의 볼이 파르르 떨렸다.

“그, 그것이 사실이오?”

“거짓을 말할 이유가 없다. 꺼져라. 지금 꺼지지 않는다면 죽일 것이다.”

“알겠소.”

존스는 서둘러 풀린 다리로 걷고 또 걸었다.

그는 걸으며 계속 중얼거렸다.

“내가 미쳤지… 검은 사신의 동료들에게 시비를 걸다니… 호위가 없는 것이 당연한 것을…….”

도적들을 소탕한 세 사람은 마차로 돌아오며 서로 만족스럽게 웃었고 이즈리스 남작은 그들을 보며 놀라워했다.

“어떻게 저런 움직임을 가질 수 있는 것이죠?”

갈천혁에게 물은 것이었다.

“아마도 용호풍운보를 익힌 듯하구나.”

갈천혁이 혁마소를 보며 말했다.

“그냥 검에 대한 이치만 가르치기로 한 것이 아니었나? 보법까지 가르치다니… 치사한 방법을 쓰는군.”

“헛소리 하지 말아라. 내가 가르친 것이 아니다.”

갈천혁이 혁마소를 다시 한 번 쳐다보더니 마차로 돌아온 세 사람에게 물었다.

“너희가 사용한 보법이 혹 용호풍운보가 아니더냐?”

갈천혁의 물음에 디로안이 정중히 대답했다.

“맞습니다. 역시 정확히 알아보시는군요.”

“혹, 라이안이 가르쳐 준 것이냐?”

“맞습니다. 라이안이 저희에게 항마칠검과 용호풍운보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흠… 그렇구나.”

“뭔가… 문제라도 있으신지요?”

“아니다. 이보게 혁마소. 공평하게 하기 위해 나도 이 아이에게 보법을 가르칠 것이네. 저들이 검술까지 익히고 있다면 이즈리스가 너무 불리한 것이 아닌가?”

혁마소가 갈천혁의 말을 듣고는 약간의 생각을 하더니 말했다.

“너무 강한 것이 아니라면… 마음대로 하게나. 대신, 양심껏 가르치게.”

“허허허, 난 항상 공평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닌가?”

갈천혁의 말과 함께 마부들이 마차에서 내려 다시 마부석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마차는 다시 순조롭게 출발하게 되었다.

마차에 탄 혁마소는 무엇이 좋은지 실실 웃어댔다.

그리고 이따금 헤인드와 디로안 그리고 라드이라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왠지 갈천혁을 질투 나게 만든 것이 즐거웠던 모양이었다.

그들의 마차는 마을에 들어설 때 상당히 쉽게 들어설 수 있었다.

특별한 검문이 필요 없었으며 빠르게 지나갈 수 있었다.

역시나 공동통행증의 위력은 굉장했다.

공동통행증을 가지고 있다면 대체로 왕족이거나 거기에 준하는 위치가 대부분이었으니 그들을 통과시키는 병사들로서는 당연 깍듯할 수밖에 없었다.

마차는 상당히 크고 깨끗한 저택과도 같은 곳에 들어갔다.

그들이 도착하자 깔끔한 제복을 입은 건장한 남성이 다가와 문을 열고 인사했다.

“저희 로커스 호텔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각자가 맡은 마차를 각기 한 사람씩 마차를 열고 똑같이 인사하는 그들이었다.

마차에서 내린 헤인드는 로커스 호텔을 보며 놀라워했다.

“와! 여기 굉장히 비싼 곳 아닌가? 이보게, 여기 하루 숙박비가 얼마인가?”

헤인드의 촌스러움에 디로안이 창피해하며 헤인드를 끌어당겼다.

“이것 봐, 창피하게 왜 이래? 그냥 가만히 좀 있으라고.”

“아, 왜 그래? 그냥 궁금해서 물어보는 것인데.”

하지만 제복을 입은 남자는 밝게 웃으며 헤인드의 궁금증을 대답해 주었다.

“저희 로커스 호텔의 하루 숙박비는 층수마다 다릅니다. 1층부터 5층은 10골드이며 6층부터 8층은 15골드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9층은 30골드로 되어 있습니다. 더 궁금하신 점이 있으신지요?”

그의 설명에 헤인드와 디로안은 머리가 시원해짐을 느꼈다.

그리고 곧 현기증을 느끼는 그들이었다.

멍한 그들을 뒤로 하고 제복을 입은 남자는 인사를 하고는 다른 마차를 마중했다.

“이보게, 디로안. 내가 지금 잘못 들은 것인가?”

“골드 이야기라면 제대로 들은 것이 맞는 것 같네.”

루시 공주는 마차에서 내리며 아무렇지도 않게 로커스 호텔을 바라보았다.

“여기가 그 유명한 로커스 호텔이군요? 한 번 와보고 싶었어요.”

헤인드가 고개를 흔들며 루시 공주에게 다가와 말했다.

“루시, 이곳은 아무리 루시가 많은 돈을 가지고 있다 해도 너무 비싼 것이 아닌가요?”

디로안 역시 헤인드와 같은 생각이었다.

“맞아요. 계속 이런 곳에서 지내게 된다면 얼마 못 가서 모든 여행경비를 다 쓰게 될 겁니다.”

루시 공주도 확실히 자신에게 있는 돈을 생각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뭐, 매일 이런 곳에서 잔다면 그럴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한 번쯤은 괜찮지 않아요?”

헤인드는 속으로 생각했다.

‘난 길바닥에서 잘 것이니 그 10골드 날 주시오.’

차마 입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말이었다.

그런 그들에게 이즈리스 남작이 다가오며 웃었다.

“이곳이 조금 비싼 곳이기는 하지. 안 그런가?”

“남작님, 조금 비싼 것이 아닙니다. 10골드면 저희들이 같이 일 년을 벌어도 못 버는 돈인걸요?”

“아니, 지금 자네들의 실력으로 일 년 안에 10골드를 못 번다는 것인가?”

그리고 보니 지금은 상황이 많이 변해 있었다.

자신들이 용병생활을 하고 있을 때는 겨우 소드유저에 불과했다.

자신들이 익스퍼트급의 검사가 될 것이라고 그 누가 생각했겠는가.

“뭐, 죽어라고 일하면 10골드는 벌 수 있겠지만… 여하튼 그것을 하루 만에 날린다는 것은 좀…….”

그들이 돈에 대해 부담스러워 하고 있을 때 이즈리스 남작이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 자네들에게 돈 내라고 하지 않을 터이니 어서 따라 들어오게나. 스승님과 어르신께서도 어서 드시지요?”

헤인드와 디로안은 자신들이 로커스 호텔로 한 발 한 발 걸음을 옮길 때마다 10실버씩 땅에 버리고 가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거북해 했다.

그리고 카운터로 간 그들은 이즈리스 남작이 공동통행증을 지배인에게 보여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공동통행증을 확인한 지배인의 태도는 갑자기 정중해졌다.

“저희 호텔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9층으로 내어드리겠습니다. 일행 분들이 어찌 되시는지요?”

“우선 각각 두 명씩 잘 수 있는 방들로 4개 주시오.”

“알겠습니다.”

지배인은 서둘러 사람을 불러 그들의 짐을 들도록 시켰으며 9층으로 안내하도록 했다.

헤인드는 여전히 어리둥절했다.

“디로안, 지금 우리가 30실버짜리 방으로 가는 거지?”

“정신 차리게나. 우린 지금 30실버가 아닌 30골드짜리 방으로 가고 있는 것이라네.”

“헉… 헉… 헉… 갑자기 몸이 엄청 무거워지는군. 예전 같았으면 평생을 벌어도 못 만질 돈이거늘. 그것을 하루 숙박비로 날리다니…….”

헤인드의 말에 궁금증이 생긴 디로안이 이즈리스 남작에게 물었다.

“남작님, 아까는 그냥 공동통행증만 보여드리는 것 같았는데요. 돈은 나갈 때 계산하는 것입니까?”

디로안의 물음에 이즈리스 남작이 답해주었다.

“아니라네, 공동통행증이 있다면 다섯 개의 나라에서 가장 좋은 호텔을 공짜로 머물 수 있도록 되어 있다네.”

“컥!”

헤인드는 이즈리스 남작의 말에 숨이 넘어갈 듯했다.

“30골드짜리 방이 공짜라니…….”

“하하하, 그러니 내가 말하지 않았는가? 내 아버님께서는 상당히 원통해 하셨을 것이라고 말이야.”

마지막 층에 올라 방에 들어선 에나와 루시 공주는 넓은 창으로 보이는 풍경에 탄성을 자아냈다.

“와아! 루시, 이곳 봐요. 정말 아름다워요.”

“정말 그러네요. 30골드라는 값어치는 하는 것 같은데요?”

“그러네요.”

잠시 아름다운 풍경으로 인해 감상에 젖는 에나였다.

그런 에나를 본 루시 공주가 에나에게 평소 궁금하던 것을 물었다.

“에나는 어디서 마법을 배웠어요?”

“저요? 저야 뭐…….”

에나가 말을 꺼려함을 느낀 루시 공주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말하기 곤란하면 말하지 않아도 돼요. 괜찮아요.”

“아니에요. 굳이 말 못할 것은 없다고 봐요. 사실 전 가시네이스 스쿨에서 마법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포스안 제국의 가시네이스 스쿨이요? 그럼 에나도 귀족인가요?”

“제가 과연 귀족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모르겠네요.”

가시네이스 스쿨이란 각 나라에서도 최고의 학교로 생각하는 곳이었으며 귀족이 아니라면 들어가기도 힘든 곳이었다. 엄청난 부자라고 한다면 자식의 교육비로 재산의 절반에 해당되는 돈을 기부해야만 가능했으니 가시네이스 스쿨의 규칙은 특별했다.

가시네이스는 대륙 최고의 마법사였다.

현재 8서클 마스터는 그밖에 없었다.

그리고 극악하다고 알려진 흑마법사 케리어스를 죽였다고 알려져 있는 빛의 마법사였다.

그는 전쟁이 싫었기에 중립에 가까운 포스안 제국에 머물며 학교를 세웠다.

그리하기에 그에게서 마법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포스안 제국에서도 그가 벌어들이는 금액이 엄청났기에 그가 하고 있는 일들을 환영했다.

그만큼 세금 또한 많이 내기 때문이었다.

루시 공주는 에나에게 크나큰 사정이 있음을 알았다.

에나는 한쪽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며 입을 열기 시작했다.

“저의 가문은 인두루인 제국의 백작가문이었어요. 하지만 어디서나 부패는 이루어졌으며 모함 또한 즐비했지요. 저의 가문 또한 모함을 받고 몰락한 가문이에요. 저희 가문이 역모죄로 가족과 형제들이 모두 처형당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어요. 그리고 가시네이스 스쿨에 있는 저를 잡으러 오더군요. 저는… 친구들의 도움으로 겨우 학교를 빠져나올 수 있었고 그 다음의 생활은 이전까지 생활했던 용병생활이지요. 저에게 있어서 헤인드 오빠와 디로안 오빠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은 하나의 행운이 아니었나 생각해요. 정말 착한 사람들이에요. 사실… 용병들 중에는 나쁜 사람들이 더 많거든요. 나중에서야 역모죄가 잘못되어진 것으로 알려지고 지명수배 또한 사라졌지만, 다시 인두루인 제국으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계속 용병 일을 했던 거예요.”

에나가 말을 하며 눈물을 흘리자 루시 공주는 조용히 에나에게 다가가 그녀를 안아주었다.

루시 공주는 항상 밝게 웃으며 힘차게 생활하는 에나에게 이토록 슬픈 사연이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었다.

“미안해요. 에나, 제가 그만 실수로 에나의 상처를 건드려버렸네요. 정말 미안해요.”

“아니에요. 그런 건 괜찮아요. 하지만… 저 루시에게 꼭 말하고 싶은 것이 있어요. 제가 이것을 말해도 될지 말하지 말아야 할지 사실은 판단이 안 서지네요.”

여자의 감은 빠르다고 했던가.

루시 공주는 혹시나 라이안에 대한 것이면 어쩌나 당황했다.

하지만 루시 공주도 만약 라이안에 대한 이야기라면 피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루시 공주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에나가 다시 입을 열었다.

“말… 해도 될까요?”

“네, 말해 주세요.”

“저… 사실은… 사실은… 오래 전부터 라이안 오빠를 좋아했었어요. 처음 만났을 때부터요.”

루시 공주는 역시나 자신의 생각이 맞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루시 공주는 자신도 모르게 몸이 떨림을 느꼈지만 끝까지 들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에나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아마도 처음 봤을 때부터 반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요. 처음… 루시와 라이안 오빠가 만났을 때 정말 질투 많이 했었어요. 표는 안 냈었지만,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어요. 알아요. 루시와 라이안 오빠는 서로가 서로를 좋아한다는 것을요. 라이안 오빠는 단지 저를 동생으로 생각할 뿐이죠. 저도 알아요. 하지만… 이런 제 마음 루시가 알아줬으면 했어요.”

에나의 눈에서 또다시 눈물이 흘렀고 루시 공주의 눈에서도 눈물이 흘러내렸다.

“흐흐흑, 미안해요. 저 정말 나쁜 여자라는 거 저도 알아요. 하지만… 흐흐흑.”

루시 공주는 그렇게 눈물을 흘리는 에나를 동생 보살피듯 포근히 안아주었다.

그리고 조용히 에나에게 속삭였다.

“마음이 가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에요. 마음은 머리로 움직일 수도 몸으로 움직일 수도 없는 것이니까요. 스스로 움직이는 마음은 우리도 어쩔 수 없는 거예요. 그러니 에나가 나쁜 것은 아니에요. 저에게 너무 미안해하지 말아요.”

그녀들이 그렇게 서로의 속마음을 털어놓고 있을 때 이즈리스 남작과 방을 같이 쓰게 된 디로안은 서로 검술에 대해 대화하고 있었다.

“나는 지금껏 검은 절도 있고 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왔었다네. 그런데 스승님의 가르침을 받으면서 강한 힘과도 같이 중요한 것이 바로 부드러움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네.”

“그것은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저는 익스퍼트에 들어선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까요. 당연히 힘으로 몬스터와 싸워야 했으며 강한 힘을 주지 못하면 몬스터의 살을 찢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라이안에게 무공을 배우며 정말 많은 것을 깨우쳤지요. 마나를 다루는 것과 검술 그리고 보법까지요.”

“아! 그 빠르고 현란하게 움직이는 방법 말인가?”

“네, 맞습니다.”

“흠… 마나를 다루는 것을 깨우친 것이 아니라 배웠다니… 신기하군.”

“네, 저도 처음에는 그런 것이 어디 있는가 라고 생각했으며 말도 안 된다고 말했었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마나를 빠르게 모으는 길은 존재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단기간에 이토록 빠른 진전을 이룰 수 있었지요.”

“정말로 마나를 빠르게 모으는 방법이 있단 말인가?”

“아마 갈 할아버님과 혁 할아버님도 그러한 방법을 알고 계실 것입니다.”

“흠.”

이즈리스 남작은 마나를 다루고 빠르게 모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하자 조금 욕심이 났다.

“혹시, 나에게 조금 가르쳐주지 않겠는가?”

이즈리스 남작의 말에 디로안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것은 죄송하지만 힘들 것 같습니다.”

디로안의 반응에 이즈리스 남작은 자신이 순간 실수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기사가문에서는 자신들의 검술 한 획이 빠져나갈까봐 형제도 죽이는 일이 많았다.

그만큼 중요했으며 철저히 보안에 중점을 크게 두는 것이 바로 검술이었다.

그런데 심지어 마나를 빨리 모으는 방법을 누가 가르쳐 주겠는가.

“미안하네. 내가 묻지 말아야 할 것을 물었군. 사과하겠네.”

“아닙니다. 뭔가 다른 오해를 하신 듯합니다. 제가 그것을 가르쳐 드리지 못하는 데에는 저에게 한 가지 사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정?”

디로안은 자신이 심법을 배우기 전 라이안의 금제를 받았으며 그 금제에 대한 내용을 이즈리스에게 말했다. 그리고 그것은 대륙에 퍼져서는 안 되는 것이며 자신들의 직속 가족에게만 전해줄 수 있는 것이라는 것도 알려주었다.

디로안의 사정을 들은 이즈리스 남작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다.

“흠… 역시 생각이 깊은 친구를 두었군. 나 역시 그의 생각이 맞는다고 생각하네. 강한 힘을 갖게 된다면 사람은 폭력을 행사하게 되기 마련이지. 그런 힘을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된다면 그만큼 세상은 어지러워질 것이네. 난처했을 터인데 설명해 주어서 고맙네.”

“별 말씀을요. 오히려 제 사정을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하하, 우리 이러지 말고 내려가서 땀이나 빼고 오지 않겠는가?”

“땀이요?”

“이곳 호텔의 맨 아래층에는 연무장이 있다네. 자네 친구들과 함께 대련이나 하고 오세나.”

“그거 좋은 생각이군요. 알겠습니다. 그럼 저의 친구들에게 말하고 오겠습니다.”

“그러게나. 앞에서 기다리지.”

헤인드와 라드이라 역시 디로안의 말을 듣고는 좋은 생각이라며 승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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