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왕의 표본-100화 (100/369)

100화

‘헐! 이게 뭐시라냐?’

민국은 현재 벌어진 현상에 대해 놀라움을 머금고 생각했다. 민국과 은별. 두 사람의 생각이 서로에게 노골적으로 노출되는 현상이 지금 이 순간 벌어진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당연지사 흑마법사가 준 아이템이 일으킨 결과였다.

누군가가 신뢰를 잃어버리는 일이 생길 거라고 말했던 흑마법사. 그리고 그녀가 준 아이템은 민국을 다시금 신뢰하게끔 도와주는 큰 역할을 할 거라고 얘기했었다.

‘뭐야?’

하지만 은별은 여전히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도리어 민국이 생각하는 것을 읽었다기보다, 이 상황에 눈치 없이 그런 소리를 내지른 것이라 생각했다. 은별이 눈을 가늘게 뜨면서 진심으로 어이없는 눈초리를 지었다.

“지금 나랑 뭐하자는 거야? 뜬금없이 무슨 알약을 먹자 하더니… 이번에는 뭐?”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지? 정말 내 몸만 원했던 거야…?’

민국에게 진심으로 실망한 목소리로 소리치던 은별이었다. 민국은 은별의 겉 목소리와 더불어 속내에 숨겨진 마음까지 전부 읽게 되었다.

그와 더불어 은별이 무엇을 고민으로 담고 있는지 어렴풋이 알게 되는 민국이었다. 은별은 순간 자기가 말해놓고도 ‘어?’하고 의아함이 담긴 소리를 내게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의 생각이 순간적으로 민국에게 전부 전달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뭐, 뭐야? 지금 내가 착각한 거지?’

“착각이 아니오 낭자.”

민국은 진지하게 말을 이었다. 물론 생각은 그 반대를 따랐다.

‘이 와중에도 은별이 골반은 정말이지 탐이 날 정도로 매끄럽구만 헠헠!’

“사실 내가 너에게 준 알약은 내가 아는 지인이 제작한 약이야.”

“……뭐어?”

‘일명 흑마법사.’

은별은 돌연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었다. 민국의 생각을 읽은 은별은 그가 마음속으로 담았던 단어가 상당히 의미심장함을 깨우친 것이다.

‘흑마법사…? 지금 얘 제정신인 거야?’

‘섹스!’

‘…변태 새끼.’

“은별아 난 제정신 맞아. 그리고 이건 이제 말해도 될 거 같으니까 하는 건데, 내 지인 중에 흑마법사가 있어. 실제로도 마법을 다루는 사람이거든.”

‘설마 내 남자친구가 변태에 정신병자였다니….’

“아니 아니 이보시오! 잘 생각해봐 이 여편네야. 만일 내가 헛소리를 하는 거라면 지금 현상은 어떻게 설명할 건데?”

‘그건….’

은별은 생각을 하려다가 돌연 멈추게 되었다.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지금 이 현상을 형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잠시 동안 생각의 늪에 빠져 있던 은별은 돌연 엉뚱해 보일 수 있는 답을 마음 속으로 담게 되었다.

‘설마 이거 꿈이야…? 난 아직 자고 있는 거고…?’

‘그래! 이건 사실 몽정이다! 나와 하나가 되자!’

은별의 눈이 한층 날카로워졌다. 민국은 자꾸만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전달 받는 은별의 모습에 ‘으허허….’하고 허탈하게 미소 지으면서 한 걸음 물러났다.

두 손을 들어서 그녀를 진정시키려고 노력했다. 흑마법사가 준 알약은 서로의 마음을 읽는 약. 그리고 마음이란 말처럼 번복하거나 생각을 토대로 하여 바꾸어서 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말 그대로 자신이 생각했던 그대로의 것을, 직설적이고 노골적으로 그대로 드러내게 되는 것이다. 요컨대 한 치의 거짓말도 용납되지 않았다. 은별은 웃고 있는 민국의 모습에 잠시 주먹을 불끈 쥐었다가 고개를 내렸다.

‘결국… 내 몸만 노리고 만난 거였구나….’

“이 여편네야 그럴 리 없잖여! 내가 왜 네 몸만 보고 만나?”

‘은별이 다리에 부카게 하고 싶다!’

“그럼 지금 들리는 생각은 뭔데!”

민국은 순간 입을 다물었다. 저도 모르게 생각을 골똘히 하는 민국이었다.

‘사랑의 소리라고 할까?’

‘…….’

‘아, 이것도 들리는 거지.’

은별은 홱 몸을 돌렸다. 더 이상 아무것도 필요 없었다.

그저 민국의 진심을 알게 되자 매우 치욕적이고, 분한 느낌을 느꼈다. 결국엔 이렇게밖에 생각안한 거였어…! 내 예상이 맞던 거였어! 그런 생각을 맘속에 담으면서 은별은 울분이 쌓이는 걸 가까스로 참았다.

민국은 그런 은별의 쌀쌀맞은 등 모습에 손을 뻗었다.

“은별아.”

“오지마.”

‘다 그런 거였어. 실은 예나를 좋아하는 거지? 아니면 서라? 아니면 유이 씨야? 그러면서 난 가지고 노는 거였어? 아니면 원래 이런 애였던 거야? 바람둥이처럼 굴었던 건 그냥 장난이 아니라 진짜였던 거냐구!’

처절한 감정이 그대로 느껴진다. 민국은 은별에게 손을 뻗으려다 저도 모르게 그녀의 엉덩이 쪽 라인을 보게 되었다.

‘라인이 죽… 웁!’

그러다가 돌연 쓸데없는 망상을 했다는 사실에 입을 황급히 다무는 민국이었다. 허나 이미 모든 생각을 다 들어버린 은별은 그대로 침묵했다. 잠시 후, 정적 속에서 그녀는 현관 쪽으로 걸어나가려고 했다.

“은별아!”

“오지마! …혼자 있고 싶어. 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붙잡아줘.’

“…핫.”

하지만 그 순간이었다. 은별의 또 다른 마음이 민국에게 닿아버린 것이었다. 당연지사, 민국 입장에서는 붙잡으려다가 돌연 눈을 크게 뜰 수밖에 없었다. 은별은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대체… 뭐야… 이게….”

‘붙잡아줘….’

“대체 뭐냐고 이게!!!”

‘제발, 놓지 말아줘.’

그녀의 간절한 사랑의 애원이, 처절하게 들리는 가운데 은별은 귀를 틀어막았다. 얼른 이곳에서 벗어나는 게 산책인 것 같았다.

이 이상 이곳에 있다간 은별이 자신이 미쳐버릴 지도 모른다. 정작 민국은 다른데를 보는 걸 알았는데, 자신은 이 와중에도 일편단심으로 함께 하려는 게 멍청했다. 그래서 은별은 이제 현관으로 아예 도망쳐 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그 순간 민국은 은별의 손을 꾹 붙잡았다.

“잠깐만.”

“놔… 흑! 놔…!”

은별이 거칠게 손을 흔들었다. 민국은 그런 손목을 꽈악 붙잡고 놓치지 않았다.

‘어쩌면 이게 절호의 기회가 되어서 은별이와 하나가 될 수 있는!’

“거봐! 지금도 생각하는 건 그딴 것밖에 없잖아! 진짜 넌 나쁜 놈이야! 나쁜 놈이라고!”

은별이가 이젠 아예 대놓고 눈물을 터트렸다. 더 이상 민국과 함께 할 자신이 없었다. 여기서 포기하는 게 자신에게 올바른 길이라고 생각하며, 그녀는 스스로를 절망의 늪에 떨어뜨리려 했다. 하지만 민국은 은별의 손목을 꽉 붙잡고 자신을 강제로 돌아보게 했다.

“아니야. 제대로 읽어봐.”

“…….”

“단순히 내 생각이 그런 것만은 아닌 걸 읽어보라고.”

민국도 이제 상당히 진실해진 눈빛으로 은별을 쳐다보았다. 자신이 은별과 하나가 되고 싶은 것은 맞다. 그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고, 아주 지극히 당연한 부분이었다. 그러나, 과연 그렇다고만 할 수 있을까?

‘무서워….’

‘…….’

‘더 이상… 가까이 하고 싶지 않아….’

상처를 받고 귀를 틀어막으면서 눈을 찔끔 감는 은별이었다. 민국은 그런 은별의 손목을 놓았다. 서서히 무릎을 꿇듯 내려앉는 은별의 모습을 민국은 내려다보았다. 은별은, 그의 속마음을 더 이상 읽고 싶지 않았다. 오로지 자신의 몸에만 관심 있는 그런 남자 친구 따위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사랑해.’

하지만 그 순간이었다. 마음이란 도무지 거짓말을 칠 수 없는 것. 세상의 그 어떤 사기꾼도 그것만은 가로챌 수 없었다. 그리고 그 마음이 은별의 귓가에 들리는 순간, 은별은 감고 있던 눈을 뜨게 되었다.

‘단순히 그런 맘만 있을 리가 없잖아. 바보 아냐?’

“…….”

‘예나도, 서라도, 유이씨도, 어디까지나 친구 사이일 뿐이야. 물론 여자들과 함께 오는 게 하렘 파티를 열기 좋았기 때문에 나로선 행복했지만! 결과적으로 내 여자 친구는 단 한 명이라고.’

‘강은별’하고 민국은 속으로 덧붙였다.

‘내가 이성으로서 좋아하는 건 너 하나뿐이야.’

“…….”

그것은 변할 수 없는 말이었다. 그 진심이 전해지는 순간, 은별은 귀를 틀어막던 손을 때었다. 그리고 멍하니 고개를 올려 민국을 올려다보았다.

베란다 너머에서 자욱한 밤의 하늘, 그 하늘 가운데에 떠 있는 달. 달빛에 비추는 민국의 얼굴. 민국은 진심으로 좋아한다는 듯 웃고 있었다. 그 미소는… 은별이가 생전 처음 보는, 진실 된 웃음이었다.

‘엄청 부끄럽네.’

‘…….’

‘생각이 읽히는 걸 피할 수도 없으니 미치겠구만.’

곧잘 들려오는 그 행복의 울림은, 은별로 하여금 닫혀 있던 가슴을 다시금 열게 만들고 있었다.

“됐지?”

‘으어어, 울고 있는 모습도 엄청 귀엽네 헉헉 미치겠다.’

상냥한 생각과 더불어 음란한 생각. 하지만 민국은 상냥한 얼굴을 보이며 은별에게 손을 내밀었다. 사실상 속마음이란 게 그렇게 중요한 것일까? 아예 중요함에서 배제할 수 없는 것이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 속에 비해서 그렇게 하등하게 취급 받을 이유가 있을까?

‘매번 참느라 죽겠습니다 존슨님. 좀 더 버텨주시죠.’

“눈 부은 거 봐. 허허, 낭자 팬더 눈이 됐소.”

손을 잡고 일어난 은별의 눈 근처를 스윽 손으로 닦아주는 민국이었다.

‘눈물 할짝 할짝!’

“…….”

음란한 생각을 뒤로하고, 은별은 민국을 다시 쳐다보았다. 방금 전의 진심은 도무지 거짓될 수 없는 것이었기에, 그리고 그것을 은별은 두 귀로 직접 듣게 되었기 때문에. 민국은 웃으면서 가까스로 욕망을 억누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 찰나, 은별은 알 수 있었다. 민국이 단순히 몸만 보듯이 성드립을 치면서도, 사실은 정말로 사람을 사랑할 줄 아는 남자라는 것을 말이었다.

늘, 불안했던 그런 위험한 칠흑 하나가 사라진 느낌이었다.

‘지금이라면….’

“응…?”

‘지금이라면 줄 수 있어….’

은별은 자기가 생각해놓고 순간적으로 ‘응?’하고 말하게 되었다. 민국 역시 일어난 은별을 동그랗게 뜬 눈으로 내려다보았다. 은별은 붉어진 얼굴로 ‘아, 아니야!’하면서 손사래를 쳐댔다.

“이건 그러니까… 그게 아니라…!”

‘지금이라면 내 처녀를….’

‘처녀!’

민국의 눈이 번뜩였다.

‘이럴 수가! 동정과 처녀의 융합이라니! 대한민국 만세!’

“잠, 잠깐마안!”

‘사랑해 민국아….’

“…안 돼애!”

은별이 붉어진 얼굴로 소리쳤다. 하지만 민국은 한 번 놓친 기회, 두 번 놓칠 정도로 등신은 아니었다. 이윽고 민국의 입술이 은별의 입술을 포갰다.

위에서 아래로 포개어지는 그의 따뜻한 입술에 은별은 잠시 놀란 눈동자로 크게 뜨다가, 곧 가련한 눈빛으로 눈물을 또르르 흘렸다. 이윽고 은별이 눈을 감으면서 입맞춤을 하였고, 머지 않아 은별을 바닥에 눕힌 민국이 그대로 은별의 옷 안으로 손을 집어넣기 시작했다.

‘…가슴 작아서 신경 쓰여.’

‘괜찮아. 빈유도 나쁘지 않다.’

‘진짜 확 때려버릴까?’

생각들이 그대로 노출되니 은별과 민국은 한 순간 한 순간 그 생각에 감정이 오락가락하면서도, 어찌 보면 황당한 이 상황에 순간적으로 ‘풋’하고 둘 다 웃음을 터트리게 되었다. 이윽고 그 웃음도 잠시, 민국은 다시 은별을 껴안고 옷 속에 손을 집어넣으면서 속옷을 만지기 시작했다.

“으음….”

‘거기서 좀만 더 위로….’

생각을 읽는다는 게 이 부분에선 편했다. 여자가 어느 부분에서 불만족스러운지 곧장 알고 대처할 수 있었으니까. 은별은 다소 부끄러워하는 얼굴로 계속해서 입맞춤을 하였고, 민국은 자신의 하체 속 그것도 슬슬 불덩이가 되어가는 걸 느꼈다.

결국 참지 못하고 바지를 곧장 벗어버리는 민국이었다. 은별이 슬쩍 민국의 팬티에 솟아올라 있는 성기를 보며 얼굴을 붉혔다.

‘저런 게 내 안에 들어오면….’

“융합하자 은별아!”

민국이 소리쳤고, 은별이 다시 ‘읍?’하다가 입술을 뻇기게 되었다. 서로의 타액과 혀의 느낌이 오가는 가운데, 민국은 은별의 핫팬츠를 벗기고 팬티 안에 손을 넣었다.

‘아, 안 돼앳!’

은별이 묘한 창피함에 눈을 찔끔 감으면서 생각했으나 민국은 멈추지 않았다. 속옷 안은 땀과 더불어서 흥분됨에 질걱질걱한 액체가 나오고 있었다. 민국은 그 액체의 중심부에 속하는 계곡 쪽을 빠르게 문지르기 시작했다.

“아… 아앗!”

“젖어있네. 은별아, 넣을게.”

의외로 금방 젖어버린 은별의 성기에 민국은 팬티를 벗었다. 그리고 그대로 드러난 성기는 아주 불끈불끈했고, 역시 18cm답게 우람했다.

“바, 바보야! 그렇게 보여주면 어떡해!”

‘어떡해! 너무 커…! 찢어지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은별의 생각에 민국은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안 찢어질 거야.”

‘아싸 폭풍 사정!’

이윽고 민국의 하물이 은별의 성기 계곡 근처에 닿기 시작했다. 위아래로 문질문질거리면서 들어갈까 말까 하는 아슬아슬한 행동에 은별은 ‘앗….’하면서 입을 열다가 닫았다. 찔끔 눈을 감고 고개를 왔다리 갔다리 하던 은별의 생각이 그대로 노출되었다.

‘좀만… 좀만 더 아래….’

‘여기?’

이윽고 민국이 성기를 좀 더 아래에 고정하였고, 은별은 자신의 셔츠를 위로 끌어올려 얼굴을 가리며 생각했다.

‘그래 거기….’

“흐읍!”

“아, 꺄아앗…!”

민국의 하물이 드디어 은별의 그곳에 들어가게 되었다. 아주 길쭉하고 굵은 것이 구멍의 내부에 들어가는 순간, 차마 형용할 수 없는 뜨거움과 진득함이 느껴졌다. 은별은 크게 가슴을 부풀리면서 생각했다.

‘드, 들어왔어… 아파….’

‘여기가 은별이 안이구나 동정 탈출이다!’

만세 삼창을 외칠 듯한 민국의 생각. 허나 그 순간 민국은 저도 모르게 강렬한 사정감이 몰아치는 걸 느꼈다.

“어, 어억. 으어억.”

“……?”

셔츠로 얼굴을 가리고 있던 은별이었다. 민국의 묘한 신음 소리에 셔츠 사이로 얼굴을 드러냈다. 그러자 민국은 강하게 떨면서, 하체를 꿈틀꿈틀 거리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어쩐지 다른 의미로 은별이의 구멍에 뜨거움이 몰아치는 게 느껴졌다.

‘설마… 쌌어…?’

‘…….’

하얀 액체가 은별이의 안을 뒤덮고 있었다. 역시 동정에 걸맞는 모습이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