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환 공자님께서 돌아오셨다-380화 (380/400)

- 16권 5화

380. 여기까지 왔는데 (2).

헬링스 트링키 자작은 어쩔 줄 몰라 했다.

자신의 영지에 설마 그 요한이 들어왔을 줄은 몰랐다.

“오,오셨으면 연락이라도 주시 지 그러셨습니까.”

둘은 같은 자작이지만 격차는 확 실히 난다.

상대는 후작가에 속한 사람이다.

거기에 천하십강 중 일인이기도 하며 도브다만 왕국을 구하는데 일 조한 영웅이기도 했다.

하지만 헬링스 자작은 그저 대를 이어받아 트링키 자작령을 지켜 온 자에 불과했다.

그래서일까?

그는 요한의 방문을 꽤나 부담스 러워 할 수밖에 없었다.

"저 들어올 때 신고했습니다만.”

요한,플로란스,그리고 에밀리와 레이몬까지.

트링키 영지에 들어올 때 신분을 밝히고 들어왔었다.

“비록 공식적인 방문은 아니지만 숨길 이유도 없었지요.”

에밀리가 고개를 끄덕이자 헬링 스 자작은 흐르는 땀을 손수건으로 연신 닦았다.

‘이거 로드만 왕국이었다면 쌍욕 을 해줬겠지만……영주가 중요한 인물이 영지 내에 들어왔을 확인도 못 했다는 것.

결코 용납받을 만한 일은 아니었 다.

하지만 상대는 다른 나라의 귀족 이다.

굳이 요한이 그걸 가지고 시비를 걸 필요는 없었다.

"영주의 자리라는 것이 워낙 바 쁜 자리니까요. 이해합니다.”

“감사합니다!! 하하!! 요새 용병 이다 모험가다. 영지에 들어오는 자들이 너무 많아서 확인이 힘들었 습니다.”

크게 나온 배를 출렁이며 그가 웃자 요한은 뒤를 가리 켰다.

"그리고 바론 교단의 성녀님도 모시고 왔습니다.”

“어이쿠H 성녀님께서 저희 영지 를 방문해주시다니. 정말 영광입니다.”

“영주님께 바론님의 은총이 있기 를 빌겠습니다.”

방긋 웃은 미나가 성호를 긋자 헬링스 자작은 바로 성호를 그었다.

“성녀님을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 다. 하하하. 이리 좋은 날이 있나. 마음 같아서는 오늘 축제라도 열고 싶지만……“내일 떠날 생각이니 그러지는 마시죠. 저녁이나 얻어먹고 갔으면 싶습니다.”

“하하하…… 예. 그런데 요한 자 작님.”

이제부터가 본론이다.

헬링스 자작은 손바닥을 비비며 조심스레 물었다.

"부하들에게 들었는데 제 영지에 서 사고를 치셨다고……“예.”

딱히 숨길 필요는 없었다.

요한이 고개를 끄덕이자 헬링스 자작은 입을 열었다.

“그리고 죽인 자들이…… 검성 윌르크라고 들었습니다.”

“예.”

요한이 또 긍정하자 헬링스는 이 마의 땀을 닦았다.

“이번 일을 가지고 모험가 길드 에서 자작님께 시비를 걸 수도 있 습니다.”

그는 더더욱 손바닥을 비볐다.

자칫 잘못하면 이번 일을 가지고 모험가 길드에서 자신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었다.

"물론 정식 항의는 아니겠지만 요.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요한 자작님. 이번 일은 자작님께 서 직접 모험가 길드에 말씀을 해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그러죠.”

요한이 이렇게 시원스럽게 받아 들일 줄은 몰랐나 보다.

헬링스 자작은 눈을 크게 뜨고 기뻐했다.

"이거 참!! 요한 자작님께 뭐라 감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야〜 역시 귀한 핏줄이라 그러신 지 배려심도 대단하십니다!”

걱정거리가 단번에 사라졌다.

기뻐하던 헬링스 자작은 벌떡 자 리에서 일어났다.

“아. 그러고 보니 요한 자작님께 서는 미식가셨지요? 저희 영지는 장어가 아주 유명합니다.”

“장어? 그 맛없는 생선이 유명하 긴 힘든데……“하하하. 사실 저희 가문에 내려 오던 조리법이 있지요. 장어를 젤 리로 만들면 정말 맛없습니다. 하 지만 다른 레시피를 이용하면 아주 맛있는 생선입니다.”

“그래요? 기대해도 됩니까?”

“물론입니다!”

헬링스는 과장스럽게 자랑하며 사람들을 이끌었다.

그와 함께 식당으로 향하며 에밀 리는 떨떠름하게 말했다.

"정말 갈 생각이야? 모험가 길드 에서는 이걸 기회라고 생각할 텐 데?”

"왜?”

“검성이라면 모험가 길드에서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네가 그를 죽인 일을 가지고 너의 발목 을 잡으려 할지도 몰라.”

“하하하. 괜찮아. 괜찮아. 너무 걱정하지 마.”

"으음…… 걱정되니까 나도 따라 가야겠다.”

“흠. 그래. 뭐 말리지는 않을게.”

따라오겠다는데 뭐라고 하겠나.

요한은 고개를 끄덕이고 식당으 로 향했다.

이 영지에서는 귀한 손님들에게 영주가 직접 요리를 한단다.

그래서인지 처음에는 걱정이 많 았다.

제대로 된 요리사가 아닌 자가 요리를 하는 것이다.

과연 그게 맛이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그들의 걱정과는 다르게 헬링스는 제대로 장어구이를 만들 어 냈다.

팔뚝만 한 크기의 거대한 장어를 능숙하게 손질한 후 짚불로 굽고 거기에 특제 양념까지 듬뿍 발라 한 번 더 구웠다.

흙냄새나 비린내가 날 줄 알았지 만 처리까지 제대로 했는지 그런 것은 찾아볼 수 없었다.

“헬링스 자작님. 진짜 잘 먹었습 니다.”

농담이 아니라 진심이었다.

이번 삶은 떠나 전 차원을 통를 어 손에 꼽을 정도의 요리다.

장어를 굽는 정도부터 시작해서 양념의 배합까지.

거의 완벽에 가까운 장어요리였 다.

요한의 진심을 눈치챈 헬링스는 활짝 웃었다.

"하하하…… 처음에는 영지에서 특산품을 뭘 만들까 했습니다.”

“그래서요?”

“일단 저도 미식가에 속하고,요 리하는 것도 좋아합니다. 그래서 저희 가문에 전해지는 장어요리를 특산품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 다.”

이제 연구를 좀 더 해서 양산할 수 있는 양념을 만들게 된다면 그 것을 팔아 부를 쌓아 볼 생각이었 다.

"정말 훌륭하신 생각입니다. 그 거 제가 꼭 돕고 싶군요. 음…… 양심적이고 괜찮은 상단들을 제가 좀 알고 있으니 소개해드릴까요?”

‘파룬이나 헤이로나에게 말해야 겠다.’

타고다 상회와 엘도만 상회는 율 리아 영지에 있다.

그들이 헬링스 자작의 양념을 취 급하게 된다면 당연히 율리아 영지 에도 그 양념이 올 거다.

'거기에 이 사람에게 장어구이를 배우게 할 요리사 몇 명만 보내놓 으면……?’

율리아 영지에서도 이 정도 요리 를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요한은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헬 링스 자작의 손을 잡았다.

"진심으로 제가 돕고 싶군요.”

"하하하하. 감사합니다. 하지만 그러지 않으셔도 됩니다.”

“예?”

“사실 이미 저를 돕는 사람들이 있 습니다. 미식클럽이라고 하는데……"아니 그런 멋진 이름의 클럽이 있단 말입니까?”

이름만 들어도 황홀하게 느껴질 정도의 클럽이다.

요한이 눈을 반짝이자 헬링스 자 작은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이를 불문하고 미식을 즐기는 이들의 모임입니다. 기존 레시피에 더해 저만의 양념을 연구할 때도 그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지요.”

회귀 전에는 그런 것 따위는 없 었다.

당장 사람의 수가 엄청나게 줄었 는데 사교모임 따위가 있을 리 없 었다.

‘전조를 막은 보람이 느껴지는구 만. 그래. 이런 것도 있어야지.’

케이네스 같은 놈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행이다.

요한은 흐뭇해하다가 친근함이 담긴 어조로 말했다.

“그거 저는 가입 못 합니까?”

“요한 자작님께서 함께 해주신다 면 저희야 감사할 따름이지요. 하 지만 음……미식클럽에 들어가려면 뛰어난 요리사를 보유하든,혹은 그들이 인정할 정도의 요리를 할 수 있어 야 했다.

헬링스 자작이 설명하자 요한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자랑은 아니지만 몇 가지 요리 정도는 할 수 있습니다.”

"하하하. 그거 꼭 맛보고 싶군요. 기대됩니다.”

“아무튼. 헬링스 자작님. 저도 그 클럽에 꼭 좀……"알겠습니다. 회장에게 서찰을 보내놓겠습니다. 그가 허락한다면 바로 초청서가 바그너 영지로 향할 겁니다……"정말 감사합니다.”

진심을 담은 인사에 헬링스 자작 은 큰 턱을 흔들며 웃었다.

"하하하! 저도 이렇게 요한 자작 님과 친근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헬링스 자작 입장에서는 더할 나 위 없이 좋았다.

요한과 친분을 가지는 것만으로 도 막강한 억지력이 될 수 있으니 말이다.

“감사합니다! 헬링스 자작님! 아. 그리고 이번 일은 제가 알아서 처 리할 테니 자작님은 마음 푹 놓고 계십시요.”

"부탁드리겠습니다. 하하…… 이 게 모험가 길드가 영지에 있으니 워낙 골치 아픈 일이 많아서 말입 니다.”

헬링스 자작은 땀을 닦으며 난처 함을 표현했다.

그에게 고개를 끄덕인 요한은 플 로란스와 레이몬,미나를 보며 말 했다.

"다들 할 일 없지? 따라와서 나 좀 도왔으면 하는데.”

장어요리를 먹을 때부터 이런 일 이 생길 것 같았다.

레이몬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 와증에 모험가 길드와 싸우 려는 거냐?”

"잘 먹었으면 밥값을 해야 할 것 아닙니까. 밥값을.”

"먹기는 잘 먹었다만…… 굳이 우리까지 가야 하나?”

플로란스는 귀찮다는 듯 투덜거 렸다.

그런 그녀를 향해 요한은 이를 드러내며 대놓고 으르렁거렸다.

“야. 너는 열 접시나 먹은 주제 에 그딴 소리가 입에서 나와? 너 먹은 장어 토해. 토해서 원래 형태 로 빚어놔.”

“끙.”

요한의 격렬한 비난에 플로란스 도 더 할 말이 없었다.

솔직히 맛있었다.

살은 부드러웠고 가시는 조금도 없었다.

장어의 기름진 육즙과 매콤달콤 한 양념을 생각하면 아직도 입맛이 다셔질 정도였다.

"좋아.”

플로란스도 동의하자 요한은 미 나를 보았다.

그녀는 처음부터 같이 갈 생각인 듯 보였다.

“저희들의 일로 다른 사람이 피 해를 받아서는 안 되니까요.”

이번 일에는 미나 역시도 관련되 어 있었다.

그녀와 말다툼을 하다가 일이 커 진 것이니 말이다.

그렇기에 요한은 씩 웃었다.

“자자. 그럼 가자고.”

"그런데 가서 어쩌려고? 다 때려 잡게?”

단순한 무력으로만 따진다면 트 링키 영지의 모험가 길드는 이들을 절대 상대할 수 없다.

하지만 지금 해야 할 일은 그것 이 아니었다.

나중에 모험가 길드에서 이 일로 헬링스 자작에게 해코지를 못 하게 해야 하는 것이다.

"필요하다면 다 때려잡겠지만 그 럴 것까지는 없지.”

요한은 씩 웃으며 밖으로 걸어나 갔다.

뒤에 남은 이들은 의아해하면서 도 그를 따라갔다.

* * *검성 윌르크가 요한에게 죽었다.

그것 때문일까?

트링키 영지의 모험가 길드 지부 장 헤르만 핫센은 머리가 쥐가 날 것 같았다.

윌르크 같은 경우는 차기 금 등 급 모험가가 될 것이라는 인재이기 도 했다.

그런 자가 죽었다는 것은 결코 용납될 일이 아니었다.

‘만약 길드에서 알면 날 용서하 지 않을 거야……임무를 수행하던 도중에 죽은 것 이라면 그도 할 말은 있었다.

하지만 대기 중에 술 먹다가 시 비에 휘말려 죽었다.

그것을 길드 본부에서 알면 뭐라 고 하겠나.

물론 모험가들이 자기 목숨은 자 신이 챙겨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모험가 길드 지부가 있는 곳에서 그런 일이 일어난 것은 관 리자에게도 책임의 소지가 충분히 있었다.

“안돼…… 이건 결코 그냥 넘어 갈 수 없어.”

어떻게든 이번 일을 다른 이들의 죄로 떠넘겨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좋은 것은 바로 이곳의 영주에게 덮어씌우는 것이다.

‘방법이 뭐가 있을까?’

하지만 마땅한 방법이 없다.

어떻게 해야 하나.

무슨 수를 써야 이 위기를 넘길 수 있을까.

“으아아!! 그 미친 자식은 왜 여 기까지 와서……!!"

요한 그는 왜 갑자기 나타나서 이런 고민을 안겨준단 말인가.

갈등하던 그가 고민을 하고 있을 때 벌컥 문이 열렸다.

"지,지부장!!”

"왜!! 바쁘니까 들어오지 말라고 했잖아!!”

“……그게……당황한 길드 직원이 답하기 전 그녀의 어깨를 잡는 손이 말을 막 았다.

그녀를 제치고 문 안쪽으로 들어 온 검은 머리의 청년은 고민하는 지부장을 향해 히죽 웃었다.

"댁이 지부장이지?”

“……요한 자작님이시군요.”

침을 꿀꺽 삼킨 헤르만이 긴장하 자 요한은 웃으며 말했다.

"댁이 지금 뭘 고민하는지 뻔히 알고 있으니까…… 나랑 거래하자.”

환생한 공자님께서 회귀하셨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