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권 10화
260. 추종자들 (2).
一피잉!!
날카로운 화살이 사슴의 목에 꽂 혔다.
그 충격에 놀란 암사슴이 도망가 자 세이논은 나무 위에서 말했다.
“화살에 맞았으니 멀리 가지 못 할 겁니다.”
세이논과 함께 숲을 뛰어간 요한 은 곧 힘이 빠져 쓰러진 사슴을 발 견했다.
“이제 사슴도 잡았으니 약초 몇 가지만 채집하면 됩니다.”
“이 사슴을 그대로 가져가는 겁 니까?”
“예. 내장 처리만 하고 해체는 마을에서 하는 것이 낫습니다.”
처음 사슴에게 화살을 맞춘 곳이 냇가 근처다.
그곳에서 처리를 하면 된다 생각 한 세이논은 사슴에게 다가갔다.
“제가 들지요.”
몇십 킬로는 될 법한 사슴을 요 한은 아무렇지 않게 어깨에 짊어졌 다.
그 힘에 세이논은 감탄했다.
“힘이 대단하시네요.”
“그래도 명색이 천하십강인데 이 정도는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멋져라.”
생긋 웃은 그녀는 바로 몸을 돌 렸다.
냇가에 도착하자 세이논은 능숙 하게 사슴의 처리를 시작했다.
내장 처리를 끝낸 그녀는 흐르는 물에 손을 씻으며 말했다.
“이 주변에 필요한 약초가 많습니다. 차론의 풀. 사프론,베이가. 이 세 약초만 구하면 됩니다.”
“혹시 청삼을 구할 수는 없을까 요?”
녹색 산맥까지 온 김에 하인스를 위해서라도 청삼을 하나 구해다 주 고 싶었다.
엘프들 중에서 가장 큰 세력인 사이먼에서라면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요한이 요청하자 세이논은 쓰게 웃었다.
“사이먼에서 기른 청삼은 얼마 전에 팔렸습니다. 다른 청삼은…… 아마 토가림 족에서 재배하지 않을 까 싶네요.”
“아하.”
사이먼과는 적대관계인 부족이다.
그곳에서 청삼을 재배하고 있다 면 얻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을 것 이다.
“약탈하러 가야겠군.”
“토가림 족과 문제라도 있으십니 까?”
종족 간의 교류를 거절하며 자신 들의 오만과 권위를 중시하는 순혈 주의자들이다.
세이논도 그들이 딱히 마음에 들 지는 않았기에 요한을 만류하지않 았다.
그저 궁금해할 뿐.
그녀의 질문을 들은 요한은 대수 롭지 않게 답했다.
“딱히 그들과 문제는 없지만 문 제야 만들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 까.”
초만 족의 마을에서 있었던 일을 생각하면 그들과도 한판 붙기는 해 야 했다.
요한의 답에 그녀는 한숨을 쉬었 다.
“토가림 족이라……“토가림 족과 무슨 관계라도 있 습니까?”
“그런 것은…… 아닙니다.”
‘뭔가 있군.’
토가림 족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 을 때부터 세이논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분명 세이논은 그들과 뭔가 관계 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요한은 더는 묻지 않았 다.
개인적인 사정을 스스로 말해주 지도 않는데 뭐하러 묻는단 말인가.
“그럼 약초만 채집하고 바로 가 죠.”
어색해진 분위기를 환기하기 위 해서일까?
그녀는 애써 밝은 어조로 말하고 산길을 올랐다.
산에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아 그 녀가 말한 대로 약초는 쉽게 구할 수 있었다.
요리에 필요한 약초들을 모두 채 집해 주머니에 담은 세이논은 즐거 워하며 말했다.
“공자님 덕분에 편하게 사냥을하고,채집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딱히 한 것은 없지 않습니 까.”
“후후. 함께 말동무를 해주신 것 만으로도 감사……그때 였다.
웃으며 말하려던 세이논은 황급 히 활을 쥐었다.
그 반응을 마주한 요한 역시 오 러 블레이드를 뽑았다.
"하. 살기 한번 더럽게 잡스럽네. 너희 뭐냐?”
요한은 오러 블레이드로 숲 한쪽 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의 말이 끝나자 숲 속에서 검 과 활을 든 엘프들이 나왔다.
“요한 바그너.”
“오. 내 이름을 아는 놈들이네? 그런데 당당히 모습을 드러내다니.”
살벌하게 웃은 요한은 오러 블레 이드를 겨눴다.
“미친 거냐? 아니면 미치고 싶은 거냐.”
"네놈이 세계수를 불태웠나?”
세계수라는 말에 세이논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타난 엘프들 은 진지한 표정이었다.
"대답해라.”
“내가 왜 대답을 해야 하는지 모 르겠네. 그나저나 너희. 토가림 족 이지? 그 문신. 낯이 익다.”
한 엘프의 가슴 쪽에 문신이 보 였다.
훼스나에게도 있었던 문신이었 다.
그것을 가리키며 요한이 묻자 엘 프들은 포효했다.
"세계수의 씨앗을 내놔라!!”
수십 발의 화살이 요한에게 쏘아 졌다.
하지만 이런 투척 공격은 요한에 게 의미가 없는 공격이었다.
가볍게 모든 화살을 튕겨낸 요한 은 허공에 떠 있는 화살을 잡아 그 대로 던졌다.
-푸욱!!
"윽!!”
오러까지 담긴 화살에 복부가 꿰 뚫린 엘프가 쓰러졌다.
그것을 본 토가림 족의 엘프들 휘파람을 불었다.
그 신호와 함께 수풀 반대쪽에서 외침이 들렸다.
“쳐라!!”
“세계수의 씨앗을 되찾아야 한 다!!”
꽤나 많은 엘프들이 모여들었다.
수십은 넘어 보이는 엘프들의 공 격을 막아내던 요한은 슬쩍 세이논 을 보았다.
세계수라는 단어 때문인지 그녀 는 꽤나 놀란 듯 보였다.
“요한 공자님. 진짜 세계수의 씨 앗을……?”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합시 다.”
화살들을 여유롭게 튕겨내고,그 와중에 화살을 잡아 던지고.
튕겨낸 화살을 다른 곳으로 쳐내 반격을 한다.
하지만 엘프들도 꽤나 준비를 한 모양이었다.
그의 공격을 엘프들은 튕겨내거 나 잘 막아내고 있었다.
요한이 접근하려 하면 어떻게든 거리를 벌려 화살만 쏘아대고 있었 다.
‘이놈들. 꽤 하는데?’
보통 이상의 엘프들이다.
그들의 공격을 막아내던 요한은 슬쩍 세이논을 보았다.
‘이 여자만 없으면 바로 석상을 들겠지만……세이논은 훌륭한 사냥꾼이지만 기껏해야 유저 수준이다.
석상의 기운을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 분명했다.
‘요리 잘하는 사람은 보물이지.’
그렇다면 조금 귀찮더라도 하나 하나 잡는 수밖에.
요한은 빙글 검을 돌려 잡으며 말했다.
"세이논. 돌파하겠습니다. 일단 사이먼으로 복귀하죠.”
"예!!”
세이논도 활과 화살을 잡았다.
요한의 신호에 따라 언제든지 달 릴 준비를 하고 있는 그녀가 긴장 했다.
“갑니다!!”
멈춰 서 있던 요한이 움직였다.
그가 화살들을 튕겨내며 달려오 자 엘프들은 당황했다.
“네놈!!”
“뭘 그.리 놀라냐!?”
‘얘들이 왜 이러지?’
뭔가 반응이 이상했다.
설마 그냥 얌전히 공격을 맞아 줄 것이라 생각한 것일까?
바보가 아닌 이상에야 그런 판단 을 내릴 일은 없다.
요한은 슬쩍 주변을 둘러보았다.
몇몇 엘프들의 낯빛은 굳어 있었 다.
그리고 그들 중 몇은 요한 근처 에 있는 엘프에게 손짓하고 있었다.
‘잠깐만. 설마? 이 놈이 뭔가 중 요한 놈인가? 그럼 그냥 있을 수는 없지.’
요한은 세이논에게 손을 내밀었 다.
“세이논! 밧줄을!”
“예!”
사냥꾼들이라면 늘 가지고 다니 는 밧줄을 받은 요한은 그 엘프를 향해 빠르게 휘둘렀다.
밧줄에 달린 추는 단번에 그의 다리에 감겨버렸다.
“윽!”
“하하! 월척이구나!!”
한 손으로 밧줄을 힘껏 당기자 잡힌 엘프가 끌려들어 왔다.
날아오는 그의 턱을 후려갈긴 요 한은 그를 어깨에 짊어졌다.
“하하! 멍청이들! 안녕이다!”
“잡아라!!”
요한과 세이논이 포위를 빠져나 가는 것을 막기 위해 엘프들이 모 였다.
하지만 화살 같은 원거리 공격으 로는 요한을 잡을 수 없었다.
상대하기 위해서는 요한과 근접 해야 한다.
하지만.
"하압!!!”
천왕 카일로마저 베어 죽인 요한 이다.
그런 요한을 막을 수 있을 정도 의 뛰어난 검사는 토가림 족에는 없었다.
“막는 놈들은 죽는다!! 살고 싶 으면 꺼젓!!”
미스릴 검과 오러 블레이드를 휘 둘러 무기째 엘프들을 베어 넘겼다.
일검에 한 명씩.
걸리는 자들을 가차 없이 베어 넘긴 요한은 질려버린 엘프들 사이 를 지나쳤다.
그때 였다.
"세이논!!”
"어라?”
토가림 족의 엘프 중 하나가 외 쳤다.
그 외침 때문일까?
세이논■의 발걸음이 순간 멈춰졌 다.
“저 인간을 죽여라!! 그럼 너는 다시 토가림 족에 돌아올 수 있다!!”
세이논의 아름다운 얼굴에 그림 자가 드리워졌다.
“토가림 족이었습니까?”
“……지금 이야기할 만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시종일관 밝던 세이논의 목소리 에 처음으로 우울함이 맺혔다.
그녀에게 고개를 끄덕인 요한은 뒤를 힐끔 보았다.
“그나저나 저쪽은 당신만 믿고 있는 것 같은데……“저는 이제 토가림 족에서 벗어났습니다. 그러니……“세이논!! 네 어미가 널 그리워 하고 있다!!”
토가림 족 엘프의 외침을 세이논 은 그대로 무시해버렸다.
그녀와 함께 달려 사이먼으로 복 귀하자 경비병들은 당황했다.
"이건 누굽니까?”
“어휴. 밖에 나갔는데 토가림 족 엘프들이 공격했어.”
"그들이요!? 그들이 왜 여길?”
“간단히 설명하자면 내가 세계수 의 씨앗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군.”
“……예 r엘프 중에 세계수를 모르는 자들 은 없다.
녹색 산맥을 지킨 위대한 나무가 아닌가.
그 씨앗을 요한이 가지고 있다는 말에 놀란 경비병들이 입을 벌렸을 때.
요한은 아공간 주머니에서 작은 주머니를 꺼냈다.
그 안에 담겨 있는 것을 보여주 자 다들 의아해했다.
“그게 세계수의 씨앗입니까?”
“그,그런데 어째 생긴 게 좀……꽤나 끔찍하게 생겼다.
색은 거무튀튀하고,표면은 뱀의 비늘처럼 보였다.
그뿐만이 아니다.
씨앗 자체에서 불길하기 그지없 는 기운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거. 오래된 자 중 하나인 크 림슨 우드의 씨앗이야.”
“크림슨 우드요!? 그,그런 위험 한 걸 왜 가지고 계십니까!?”
“초만 족 애들이 크림슨 우드의 자식을 키우고 있더라고.”
더 놀랄 말이다.
경비병들의 안색이 파랗게 질리 자 요한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이미 잡았으니까 문제없어. 문 제는 초만 족이나 토가림 족에서 이걸 세계수라고 착각한다는 건 데……씨앗을 다시 성궤에 넣은 요한은 레닌의 어깨를 꽉 잡았다.
“아무튼 경계근무는 잘해.”
요한이 사이먼에 있는 이상,토 가림 족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 다.
“지금 사이먼은 을드원이라는 오 래된 자를 추종하는 무리와 적대관 계지.”
그리고 크림슨 우드의 자식을 잡 고 얻은 씨앗을 원하는 토가림 족 이 있다.
과연 그들이 손을 잡지 않을까?
당황한 엘프들이 딱딱히 굳자 요 한은 여유롭게 말했다.
“어쨌든 나도 협력하기로 했고. 날 공격한 놈들 그냥 놔둘 생각 없 어. 내 일만 좀 처리하고 싸울 준 비 하자.”
"어…… 그,그래야겠군요.”
레닌은 슬쩍 세이논을 보았다.
그녀의 표정이 좋지 않은 것을 본 레닌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언니. 왜 그래?”
“아,아무것도 아니란다.”
어색하게 웃는 세이논.
궁금해하는 레닌.
둘을 번갈아 바라본 요한은 고개 를 갸웃거렸다.
‘뭐야. 재는 모르나?’
요한이 입을 열려는 찰나 세이논 은 그의 팔을 잡았다.
그녀의 표정은 간절하기 그지없 었다.
"아무튼 난 베르도를 만나고 올 테니까. 볼일들 봐.”
느긋하게 말한 요한은 세이논과 함께 걸었다.
한적한 곳에 도착하자 세이논은 주저하며 말했다.
“저…… 요한 공자님.”
“예.”
“괜찮으시면…… 차 한잔하고 가 시겠습니까?”
“차는 됐고…… 슬슬 점심때인데식사 안 됩니까?”
세이논은 요한을 빤히 바라보았 다.
그 시선에 요한은 의아해했다.
“왜 그럽니까?”
“공자님은…… 아시지 않습니까. 제가 적대 부족에 소속되어 있던 엘프라는 것을.”
“적대 부족이든 뭐든 지금 적대관 계는 아니니까 상관없습니다. 아!”
그가 탄성을 터트리자 세이논은 움찔했다.
걱정하는 그녀를 보며 요한은 싸 늘히 중얼거렸다.
“사슴고기 놓고 왔네. 빌어먹을. 오늘 점심은 소라본을 꼭 먹고 싶 었는데.”
부들부들 떠는 그의 모습에 세이 논은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터트리 고 말았다.
환생한 공자님께서 회귀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