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권 10화
210. 초전 박살 (2).
그제야 하인스는 눈을 돌렸다.
성마 기사단원들이 꼴사납게 넘 어져 있다.
아니,그게 아니었다.
지금이 되니 알 수 있었다.
그들은 무언가에 묶인 것처럼 움 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이익!!”
“우,움직여!!”
요한의 코에서는 더욱 진한 검은 핏물이 쏟아지고 있었다.
아니,그것뿐만이 아니다.
하얀 안구에 붉은 실핏줄이 돋아 나고 있었다.
즈뭔지는 모르겠지만 저들이 음직 이지 못하는 것은 요한과 관련되어 있다.
빠르게 눈치첸 하인스는 검을 뽑 아 들고 외쳤다.
“바그너 가문을 수호하는 기사들 이예! 이곳에서 가문의 적을 쓸어버려라!!”
“와아아아!!”
적이 움직이지 못한다면 그것이 기회다.
하인스의 외침에 경악으로 굳어 있던 바그너 기사단에서 나섰다.
그들의 뒤를 이어 타이론 기사단 역시 움직인다.
“로드. 괜찮으십니까?”
“너도 가!!”
피까지 터트리며 요한이 외치자 광약도 달렸다.
“제기라아알!!”
선두에 있던 로이스 자작은 몸을 묶고 있는 힘을 어떻게든 이겨내려 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밧줄은 그의 몸을 여전히 꽉 잡고 있었다.
자신뿐만이 아니다.
성마 기사단의 모두가 잡혀 있었 다.
“디…… 디스펠!!”
로이스는 자신의 창에 걸려 있는 마법을 겨우 발동시켰다.
모든 종류의 상태 이상 마법을 해제하는 강력한 마법이 펼쳐졌다.
적들이 무슨 짓을 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이 또한 마법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째서……!?"
디스펠이 먹히지 않았다.
분명히 해제마법이 발동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성마 기사단원들 은 옴짝달싹 못 하고 있었다.
“이런 제기라아알!!”
온몸에 힘을 끌어올린 그가 천천 히 몸을 일으켰다.
마스터 정도 되어야 겨우 움직일 수 있을 정도다.
이 정도로 강한 힘이 도대체 어 디서 나오는 것일까.
로이스는 다가오는 적들의 뒤로 서 있는 요한을 발견했다.
코와 입에서 피를 흘리고.
눈에 핏발까지 세운 채 부들부들 떨고 있는 요한.
그를 본 로이스는 고개를 돌렸 다.
움직이지 못하는 성마 기사단원.
뭔가 하고 있는 요한.
둘을 번갈아 바라본 로이스는 창 을 꽉 잡았다.
‘저놈이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이 현상은 요 한 때문이라 확신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로이스는 젖먹던 힘까 지 끌어올렸다.
"하아아아아!!!”
터져 나오는 기합성과 함께 창을 당겨 잡았다.
근육은 터질 듯 부풀어 올랐고 마법 장비들이 빛을 뿜었다.
모든 힘을 끌어모아 창에 쑤셔 넣은 그는 이를 갈며 외쳤다.
“뒤를 부탁한다!!”
이 정도로 힘을 쓴다면 마스터라 고 하더라도 탈진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수로 요한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 생각하며 로이스는 힘껏 창 을 던졌다.
하지만.
-채애앵!!
강한 힘이 실린 창이 푸른 오러 블레이드에 의해서 튕겨 나갔다.
달려오는 바그너 기사단 사이에서 치솟은 오러 블레이드였다.
“어떻게!?”
지친 기색으로 헐떡이던 로이스 는 힘없이 중얼거렸다.
현재까지 들어 온 정보에 의하면 바그너 기사단에 마스터는 요한뿐 이다.
그 요한은 저 뒤에서 피를 흘리 며 서 있었다.
그럼 누구란 말인가.
그때 기사들 속에 있던 거구의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가죽옷을 입고 산발인 머리를 대 충 정리한 남자.
그의 얼굴을 본 로이스의 표정에 절망이 서렸다.
"광약!? 설마 진짜 참가했단 말 인가!?”
“감히 내 로드께!!”
그의 손에 들려 있던 푸른 오러 블레이드가 번쩍였다.
그것만으로 로만 후작의 마스터 중 하나였던 로이스의 머리가 바닥 으로 굴러떨어졌다.
“성마 기사단을 쳐라!!”
선두에 나선 광약이 포효했다.
광약이 본격적으로 날뛰기 시작 하자 바그너 기사단과 타이론 기사 단의 사기가 단번에 끌어올려 졌다.
“와아아!!”
“천하십강 광약이 우리와 함께한 다!!”
"성마 기사단을 무너트려라!!”
전원이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라 면 모를까.
그런 것도 아닌 만큼 성마 기사 단의 피해는 걷잡을 수 없었다.
유저인 기사가 일반 기사에게 찔 려 죽었다.
익스퍼트인 기사가 유저에 불과 한 기사에게 목이 베였다.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 었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단 하나.
성마 기사단원들의 몸을 잡고 있 는 투명한 밧줄 때문이었다.
“빌어먹을!!”
에겔만은 피눈물이 날 것 같았 다.
언제나 함께했던 가족 같은 기사 들이 허무하게 죽어가고 있었다.
움직이지도 못하는 이들을 베어 넘기는 적을 향해 에겔만은 힘껏 검을 휘둘렀다.
“네놈들이 그러고도 기사냐!! 저 항하지도 못하는 이들을 죽이다 니!!”
그의 외침에 메이와 타이론 기사 단원들은 움찔했다.
하지만 요한에게 꾸준히 훈련받 은 바그너 기사단원들은 그를 비웃 을 뿐이 었다.
“하! 먹을 수 있을 때 안 먹는 건 등신들이라고!!”
“그러는 너희는 얼마나 잘났다고 남의 동네에 쳐들어오냐!? 테오!!
바도! 가이츠!!”
하인스는 검에 오러를 담았다.
상대는 마스터다.
하지만 요한의 특별한 방법 덕분 에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익스퍼트 넷이면 충분 히 잡을 수 있다.
그들이 달라붙자 에겔만은 이를 갈며 검을 휘둘렀다.
평소라면 금방 쓰러트릴 수 있는 상대다.
하지만 몸을 구속하는 투명한 밧 줄은 실력을 반도 내지 못하게 만 들고 있었다.
“크아아악!! 빌어먹으을!!”
포효한 에겔만은 크게 오러 블레 이드를 휘둘렀다.
하지만 검속은 평소의 절반 이 하.
요한에게 두드려 맞으며 훈련을 한 바그너 기사단원이 피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강력한 오러 블레이드라고 하더 라도 맞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여유 있게 피해낸 그들이 다시 공격을 하려고 할 때.
광약은 목에 걸고 있던 피리를 불었다.
_ 삐이이이익!!
날카로운 피리 음이 들리자 바그 너 기사단과 타이론 기사단은 멈췄 다.
무언가가 다가오고 있었다.
수백의 기사들을 이끌며 외팔이 검사가 달려오고 있었다.
광약과 비교해서 전혀 밀리지 않 을 정도의 키와 덩치를 지닌 그의 눈에는 분노가 잔뜩 담겨 있었다.
“처,천왕 카일로다!!”
그를 알아본 기사 중 하나가 외 쳤다.
그 외침과 동시에 카일로의 손에 서 오러 블레이드가 길게 치솟았다.
이글거리는 검은 불길이 크게 당 겨 졌다.
“흥!!”
쏘아진 오러 블레이드가 푸른 오 러 블레이드에 막혀버렸다.
카일로는 싸늘함이 담긴 눈으로 자신의 공격을 막은 자를 보았다.
“비켜라.”
“여기서 천왕과 붙게 될 줄은 몰탔군.”
“네놈 따위가!!”
카일로는 포효하며 광약을 향해 오러 블레이드를 휘둘렀다.
만약 예전이었다면 금방 패배했 을 것이다.
하지만 요한과 대련을 하고,그 에게 새로운 검술을 배우며 더욱 강해진 광약이다.
카일로의 검격을 막아내는 정도 는 무리 없이 할 수 있었다.
“하아압!!”
거센 기합과 함께 광약의 머리를향해 오러 블레이드가 꽂혔다.
그것을 막아낸 광약은 뒤로 물러 나며 자세를 잡았다.
그때 였다.
-과지지직!!
빈 땅에서 수십 줄기의 가시덩굴 이 치솟았다.
그것을 베어낸 카일로는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
피투성이의 전장과 어울리지 않 는 하얀 로브의 여인.
플로란스가 다가오고 있었다.
"오냐. 그래. 처음부터 마음에 안들었다. 천하십강? 강자가 왜 열 명이나 있어야 하지?”
이를 드러내며 카일로는 오러 블 레이드를 더욱 키웠다.
“이 자리에서 두 명 잡고 나머지 놈들도 전부 쓸어 최강이 되어주 마.”
“그건 나중에 생각하지그래?”
무심한 눈으로 그를 응시하던 플 로란스는 지팡이를 내리찍었다.
순식간에 수십 줄기의 가시덩굴 이 치솟아 올랐다.
그것이 자신을 막자 카일로는 거 칠게 오러 블레이드를 휘둘렀다.
그사이 플로란스는 주변을 둘러 보며 말했다.
"후퇴해라.”
“하,하지만 아직 남았습니다!”
성마 기사단은 절반이 넘게 남았 다.
그리고 에겔만도 아직 싸우고 있 었다.
그들을 보며 눈살을 찌푸린 플로 란스는 광약에게 말했다.
“요한의 전언이다. 더 잡아 둘 수 없으니 후퇴하라더군.”
그녀는 힐끔 로만 후작의 군을 가리켰다.
성마 기사단의 패배 때문일까?
로만 후작의 군이 다가오고 있었 다.
“그런가. 로드의 명이라면…… 하 지만…… 아쉽군.”
“카일로 대신 저자의 목이라도 가지고 가도록.”
“알겠다.”
“건방진 연놈들!!”
카일로의 오러 블레이드가 덩굴 을 전부 베었다.
그가 다시 뛰어오려는 순간.
플로란스는 지팡이를 흔들었다.
또다시 덩굴이 치솟아 올랐다.
“개 같은 년!! 반드시 찢어 죽이 겠다!!”
악귀처럼 얼굴을 일그러트린 카 일로가 외쳤을 때.
광약은 어느새 에겔만의 앞에 서 있었다.
"요한 공자님의 명령이다. 복귀 한다.”
“예…… 예!!”
죽은 성마 기사단원이 부지기수 다.
저들이 가지고 있던 장비만 해도 엄청난 가격이다.
몇몇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것들이 있었다.
저것들을 그냥 두고 갈 수는 없 었다.
“바그너 기사단! 챙길 수 있는 것만 최대한 챙기고 복귀한다!! 후 퇴하라!!”
하인스의 외침에 바그너 기사단 의 기사들은 마법장비들을 탈취하 며 후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이 멀어지는 것을 보며 피투 성이가 되어 있던 에겔만은 이를 갈았다.
“개 같은 자식들!! 반드시 죽여 버릴……하지만 그의 욕설은 완성되지 못 했다.
목이 떨어진 자가 욕을 내뱉을 수는 없으니 말이다.
“흥.”
필사적으로 덩굴을 베어 넘기는 카일로를 힐끔 본 광약은 아쉬워하 며 몸을 돌렸다.
그들이 멀어지자 플로란스는 다 시 한 번 덩굴을 만들어내고 복귀 했다.
* * ♦대승.
그 말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 성마 기사단이다.
로드만 왕국에서 최강이라 불리 는 그 성마 기사단.
그 누구도 막아내지 못했던 성마 기사단의 랜스 차징을 무너트렸다.
그뿐인가?
그들을 절반 이상 학살하기까지 했다.
승전 보고를 받은 윌카스트 백작 은 서둘러 달려갔다.
알아서 하겠다더니 진짜 알아서 해버렸다.
기뻐하던 윌카스트 백작은 마고 후작과 함께 요한을 맞이하려 했다.
“요한 잘했다!! 잘……기뻐하며 그를 칭찬하려던 윌카 스트 백작은 딱딱히 굳었다.
출진하기 전까지만 해도 멀쩡하 던 요한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의 얼굴과 상갑은 완전히 피투 성이가 되어 있었다.
얼마나 피를 홀린 것인지 얼굴은 새하얗게 질려 있다.
손과 발은 떨리고,눈의 초점은 맞지 않았다.
제대로 서 있을 수도 없어서 들 것에 실려 있었다.
“요…… 요한? 요한!! 어떻게 된 거냐!”
“으......m요한의 신음성에 윌카스트 백작 은 억장이 무너질 것만 같았다.
승리도 좋다.
하지만 아들이 이렇게 다쳤는데 어떻게 승리에 기뻐할 수 있겠나.
“요한!! 정신 좀 차려 보거라!! 아비다!! 알아볼 수 있겠니!? 하인 스!! 하인스!! 어떻게 된 거냐!!”
“저,그,그게.”
“소란…… 피우지 마시고……아들이 이렇게 됐는데 소란을 안 피울 아버지가 어디 있겠나.
윌카스트 백작은 요한만큼이나 새하얗게 질린 얼굴이 된 채 외쳤 다.
“야스진!! 야스진! 당장 와라!!”
그의 외침에 야스진이 다급히 달 려 왔다.
그를 잡은 월카스트 백작은 힘껏 외쳤다.
“요한의 상태부터"•…“야…… 야스진.”
“고,공자님!! 공자님!! 바로 치 료하겠습니다!”
“……바……“바?! 하실 말씀 있으십니까!?”
“밥…… 줘…… 배고파……부들부들 떨며 요한은 힘겹게 말 했다.
그의 말을 들은 야스진과 윌카스 트 백작은 딱딱히 굳었다.
그들을 향해 요한은 힘겹게 말을 이어나갔다.
“피를 너무 흘리고 힘을 썼더 니…… 배고파…… 죽겠다……환생한 공자님께서 회귀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