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권 10화
185. 저로 인해 부담 갖지 않기 .
를 바랍니다. (2)
“괜찮아?”
"어? 응.”
아카데미로 복귀한 프란츠를 보 며 헤이로나는 걱정했다.
프란츠의 표정은 꽤나 좋지 않아 보였다.
“왜 그래?”
“형님이 수도에 남으신다고 하시 더라고.”
“그래? 요한 공자님께서?”
“응. 그리고……추기제가 시작하기 전까지 대련 을 해주겠다고 했다.
거기에 오늘도 대련을 하고 왔 다.
“뭐야? 프란츠. 너 요한 공자님 과 대련하고 왔냐?”
헤이로나의 뒤로 검술반의 동기 가 다가왔다.
프란츠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는 무척이나 부러워했다.
“이야〜 그 요한 공자님께 일대 일 교습을 받는 거잖아? 부럽다. 부러워. 남들이라면 진짜 천금을 주고서라도 하고 싶은 일인데.”
당연한 일이다.
어떤 마스터가 익스퍼트도 되지 않은 유저를 위해 그렇게 시간을 내주겠나.
대부분의 마스터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전부 자신의 훈련에 투자한 다.
당연한 일이다.
마스터가 되었다고 끝은 아니니 말이다.
“우리 형이 요한 공자님 반만 따라가도 난 진짜 업고 다녔을지도 몰라.”
“그러냐?”
“내년에 아카데미 교관이 되실 수도 있다던데?”
“그건 또 어디서 들었어?”
“그냥 소문이 그러더라고.”
헛소문이다.
요한이 교관 자리에 관심을 가질 리 없다.
프란츠는 쓰게 웃었다.
"야. 프란츠. 만약 요한 공자께서 내년에 교관 되시면. 그 수업 나도 좀 듣게 해줘. 룸메이트 좋다는 게 뭐냐?”
레이놀드가 웃으며 달라붙었지만 프란츠는 웃을 기분이 아니었다.
“얘는 왜 이래? 마스터에게 직접 훈련받아놓고.”
“요한 공자님의 훈련은 엄청나게 힘들거든. 그래서 그런 것 아닐 까?”
헤이로나가 설명하자 프란츠는 고개를 저었다.
오늘의 대련은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다.
그저 잘못된 부분을 지적해주고,자세를 바로잡아주는 정도.
말 그대로 자신의 실력을 높여주 기 위한 훈련이었다.
“이거 진짜 배부른 소리 하고 있 네. 야. 요한 공자님이 내 형님이었 으면 난 평생 모셨을 거다.”
레이놀드는 웃으며 부럽다는 듯 말했다.
하지만 프란츠의 표정은 풀어지 지 않았다.
“너 진짜 왜 그러는데?”
헤이로나와 레이놀드가 묻자 프 란츠는 한숨을 쉬었다.
“짐이 무거워서.”
“응?”
“형님의 기대가……프란츠는 손에 들려 있는 검을 보았다.
요한이 준 청강검이었다.
처음 프란츠가 입학했을 때 그의 검을 본 모두가 부러워했었다.
프란츠는 그냥 좋은 검이라고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 검은 어지간한 보검의 수준을 넘어서는 검이었다.
그냥 팔아도 십만 골드는 될 법 한 검이다.
마법이나 신성력이 담긴 것도 아 닌데 말이다.
검뿐만이 아니다.
소드댄싱.
그리고 연주.
바그너 영지에 있을 때는 그저 압박이라 생각되었던 것들이.
아카데미에서 배울수록 굉장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부담감이 프란츠의 어깨를 짓 누르고 있었다.
그제야 헤이로나와 레이놀드는 아무런 말도 꺼내지 못했다.
위대한 형제가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엄청난 축복이지만.
그 자체로도 엄청난 저주가 된다 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 * *솔라와 마세츠가 캐슬 오브 로디 악에 남은 이유는 추기제 때문도 있었다.
하지만 아카데미에서 발주하는 의뢰를 받기 위함도 있었다.
아카데미는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많은 비용을 투자한다.
그 투자 중에는 마법과 연금술의 투자도 있었다.
당연히 두 학문을 연구할 때는 재료들이 필요하다.
그 재료들을 구할 때는 대부분 모험가 길드를 통해 의뢰를 하곤 했다.
항상 의뢰가 끊이지 않다 보니 이곳에 머무르는 것만으로도 의뢰 를 계속 달성할 수 있었다.
“이렇게만 하면 내년쯤이면 은 등급까지 가는 것도 어렵지는 않겠 다.”
요정의 숲에 다녀오고.
또 요한을 도와 캐슬 오브 로디 악의 실종사건을 해결했다.
돈과 명예를 둘 다 잡은 셈이다.
이런 식으로만 가면 꿈에 그리던 은 등급 모험가가 되는 것도 어렵 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수주를 받은 의뢰서를 들 고 아카데미 거리를 걸었다.
그렇게 걷던 솔라는.
순간 움찔하며 발걸음을 멈췄다.
“왜 그래?”
“저,저기 봐봐.”
“응?”
아카데미 거리에 있는 카페의 테 라스에 아는 얼굴이 있었다.
요한이 었다.
“요한 공자님이시잖아? 그런데 저 앞에는……그의 앞에 앉아 있는 것은 짙은 선홍색 머리칼의 여인이었다.
“뭐야? 설마 여기서 데이트?”
“데이트 분위기는 아닌 것 같은 데……“테이블 위에 있는 거. 요정의 샘물이지? 그리고 에벨론 시약이 랑…… 뭐야? 저건.”
"연금술 관련 용품 같은데?”
카페 테라스의 테이블에 놓인 것 들을 보며 둘은 빠르게 상황을 파 악했다.
보아하니 상대는 연금술사처럼 보였다.
“요한 공자님과 저렇게 대화를할 정도라면 어느 정도 신분은 있 는 사람이겠고.”
“그럼 아카데미 쪽 교관인가?”
마세츠는 턱을 쓰다듬다가 고개 를 끄덕였다.
“가보자.”
“으 ”
아카데미의 교관들과 친분이 있 는 모험가들은 그들의 지정을 통해 의뢰를 따로 받는다.
그 경우 좀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혹시 요한과 아는 사이라면?
그럼 잘만 하면 저 여인에게 지 정 의뢰를 받을 수 있을지도 몰랐 다.
빠르게 합의를 끝낸 둘은 요한이 있는 카페로 향했다.
“요한 공자님.”
“뭐야? 너흰 왜 여기 있냐?”
다가온 솔라와 마세츠는 애써 밝 게 웃으며 요한에게 인사했다.
그들의 인사를 받아 준 요한은 의아해하는 선홍빛 머리의 여인에 게 말했다.
“엘레나 교관님. 저와 같이 좀일했던 모험가들입니다.”
“어머. 공자님께서 모험가들과도 친하신가요?”
“하하. 여L 연금술 재료를 구하려 면 모험가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니 까요.”
물론 그것 때문에 알게 된 것은 아니지만.
솔라와 마세츠는 요한의 말에 황 급히 고개를 끄덕 였다.
요한이 저런 식으로 말하는 의미 를 빠르게 파악한 덕분이었다.
“오…… 그런가요? 공자님께서 인정하실 분이라니……“실력 있는 모험가들입니다. 동 등급이지요.”
"아하! 훌륭하네요.”
여인은 박수를 치며 활짝 웃었 다.
그녀가 만족하는 듯하자 솔라와 마세츠의 표정이 밝아졌다.
“마침 잘 왔다. 안 그래도 소개 해드리려고 했는데. 이쪽은 아카데 미 연금술 교관이신 엘레나 스바츠 키 교관이시다. 인사드려라.”
“반갑습니다. 솔라입니다.”
“마세츠입니다. 같은 동 등급이지요.”
요한이 소개해주자 두 모험가는 엘레나에게 고개를 숙였다.
혹시나 했는데 진짜 아카데미의 교관이었다니.
어쩌면 엄청난 행운을 손에 쥔 것일지도 몰랐다.
“그럼 공자님. 헤일론 시약을 만 들려면……“바요스의 깃털. 하피의 발톱. 그 리고 프라운 액을 한 컵 섞으면 됩 니다. 달의 기운을 받아야 하니 만 월에 하는 것이 제일 좋지요.”
“아하. 그렇군요.”
그녀는 빠르게 종이에 조합식을 적었다.
“바요스의 깃털이라…… 쉽게 구 하기 힘든 것인데.”
바요스는 거대한 네 장의 날개를 지닌 곤충형 몬스터다.
특이하게 날개에 깃털이 붙어 있 어 아카데미에서는 동물로 봐야 할 지,곤충으로 봐야 할지 떠들어대 고 있었다.
하지만 모험가들 입장에서는 무 슨 상관이겠는가.
그냥 몬스터일 뿐이다.
"공자님. 캐슬 오브 로디악 북부 에 있는 도만 마을에 바요스 퇴치 의뢰가 있었습니다.”
“그거 처리하러 오늘 가려고 했 습니다.”
둘이 반짝거리는 눈으로 보며 말 하자 엘레나는 두 손을 모았다.
“어머! 잘됐네요. 구해주실 수 있 으세요? 요한 공자님과 함께 일하 신 분들이라면 믿을 수 있겠죠.”
“하하. 물론입니다!”
“저희 강합니다!”
둘이 한마음 한뜻이 되어 말하자 엘레나는 요한을 향해 빙긋 웃었다.
“그럼 요한 공자님의 얼굴을 봐 서…… 두 분께 지정하여 의뢰를 따로 맡겨야겠군요.”
"감사합니다!”
어차피 해야 할 의뢰에 추가 보 상이 붙게 생겼다.
그들이 기뻐하자 요한은 자리에 서 일어났다.
"그럼 엘레나 교관님. 약속은 지 키실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물론이죠! 헤일론 시약이 만들 어지는 것만 확인된다면. 얼마든지 그렇게 하겠습니다.”
엘레나는 활짝 웃으며 인사한 후 떠나갔다.
그녀가 멀어지자 솔라와 마세츠 는 의아해했다.
“저분. 아카데미의 교관 맞으십 니까?”
“맞아.”
요한이 테이블 위의 재료들을 가 방에 넣자 솔라와 마세츠는 웃으며 말했다.
“꽤나 예쁘시던데.”
“혹시 관심 있으신 것 아닙니 까?”
“관심이야 있지. 내년에 프란츠 를 전담해줘야 할 분이니까.”
“……예? 프란츠 공자님이요?”
어째 상상하던 것과는 좀 달랐 다.
의아해하는 그들을 향해 요한은 웃으며 말했다.
“너희 당분간 수도에 있을 거라 고 했지?”
“예……“그렇긴 한데. 왜 그러십니까?”
“의뢰받을 거면 아카데미 교관들 의뢰를 좀 많이 받아라. 알선은 내 가 해줄 테니까. 요미안한테도 전 달해둬.”
“아…… 예.”
아카데미의 교관이 발주하는 의 뢰라면 보상이 깝짤하니 좋다.
나쁠 것은 없다.
하지만 굳이 요한이 저렇게 나선 다는 것이 둘은 이해가 되지 않았 다.
“요한 공자님. 혹시 내년에 아카 데미 교관직에 도전하실 겁니까?”
마세츠가 묻자 요한은 피식 웃었 다.
교관이 되고자 했으면 작년에 됐 다.
“프란츠 잘 보살펴 달라는 뇌물 같은 거야.”
“아…… 뭐 그런 거라면야.”
“알겠습니다.”
그들은 요한에게 인사를 하고 떠 났다.
홀로 남은 요한은 차를 홀짝거렸 다.
잠시 후 요한이 있던 테이블로 한 남자가 나왔다.
“혀,형님? 오래 기다리셨습니까?”
“그리 오래 기다리지는 않았어.”
기다리긴 기다렸다는 얘기다.
프란츠는 움찔했다.
“그게…… 수업이 좀 늦게 끝나 서.”
“나무랄 생각 없다. 가자.”
프란츠를 데리고 요한은 마고 후 작의 저택으로 향했다.
그가 오는 것을 본 빌헬미나는 활짝 웃었다.
“어머. 어서 오렴. 프란츠. 저녁 은 안 먹었지? 어제는 왜 안 왔 니.”
“아,아뇨. 빌헬미나. 아카데미에 서 친구들과 먹었습니다.”
“그렇게 먹어서 배가 차겠니? 요 새 요한과 훈련 함께한다면서?”
"예……"그럼 많이 먹어야지. 금방 준비 해줄 테니 기다리고 있으렴〜”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빌헬미나가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가 멀어진 것을 본 요한은 검을 잡았다.
“자. 빨리 한판 하고 밥 먹자.”
프란츠는 검을 들지 않았다.
그가 자신을 물끄러미 바라보자 요한은 피식 웃었다.
“뭐야? 개기는 거냐?”
“형님. 저에게 왜 이러시는 겁니 까?”
“뭐? 너 뭐 잘못 먹었냐?”
이제 와서 반항기일까?
아카데미에서 좀 배웠다고 기어 오르는 것이라면 짓밟아주면 된다.
요한은 오래간만에 손맛을 보겠 다 생각하며 싸늘히 웃었다.
하지만 그의 생각과 프란츠의 반 응은 정반대였다.
“저는…… 저는 형님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없을 겁니다.”
프란츠는 검을 떨어트렸다.
그리고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요 한을 보았다.
“혼자서도 계속했어요. 꾸준히 연습했습니다. 훈련하고,단련하고. 잠도 자지 않았어요.”
“흐......”
、크— •"그토록 했는데도……요한과 헤어지기 전 잠깐 대련했 을 때 이후로 오러는 구현화 되지않았다.
그것이 프란츠에게 절망이 되었 다.
요한이 그렇게까지 투자를 했는 데도 못한다는 것이 그에게 좌절로 다가왔다.
“전…… 전 형님을 실망시킬 겁 니다.”
주저앉은 프란츠를 바라보던 요 한은 웃으며 다가갔다.
그리고 그의 어깨를 잡았다.
“내가 말한 적이 있었지?”
“……예?”
일그러진 프란츠의 얼굴을 똑바 로 마주하며.
요한은 차분히 말했다.
“난 너를 잘 안다고.”
그 말을 들은 순간 프란츠는 옛 날 기억이 떠올랐다.
그가 자신을 미친 듯이 두들겨 됐을 때.
그때의 공포가 떠오른 프란츠를 향해 요한은 씩 웃었다.
“넌 고작 이 정도에서 포기할 놈 이 아니야.”
환생한 공자님께서 회귀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