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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화. 새로운 국면 (7) (160/201)

159화. 새로운 국면 (7)

나를 쳐다보는 올리버의 표정이 가관이다.

“warrior……. 어떻게 여기에?”

녀석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두려움에 떨며 말했다.

“하하하하!”

올리버 녀석은 갑자기 표정을 바꾸며 웃기 시작했다.

“뭐……. 내가 너를 너무 얕본 거 같군.”

“…….”

진짜 어이가 없어서 할 말이 안 나온다.

네가 언제부터 나를 얕봤었는데……?

“얕봤다고……? 올리버. 능력 좀 받았다고 많이 건방져졌네?”

“흐흐흐흐흐. 애송이 녀석. 아직도 네가 나보다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느냐?”

올리버 녀석은 강함에 취했는지 전혀 현실감각이 없어 보였다.

“이쯤 되면 그냥 무릎 꿇고 빌어야 하는데 그러지를 않네? 너 지금 상황 파악 안 돼?”

“하! 내가 너보다 강한데 왜 그래야 하지?”

“…….”

아무래도 잭슨이 정신 나간 것도 같이 물려줬나 보다.

“난 세계 데이터의 공간에서 너보다 더 뛰어난 자아를 가지고 나왔다. 게다가 내 부하직원까지 합하면 둘이 이런 상태지. 너 혼자서 우리를 상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냐?”

“야! 뭔 혀가 이렇게 길어? 그냥 덤벼 짜샤.”

“하하하하. 미안하지만 너랑 바로 싸우기에는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서 말이야.”

이 자식은 계속해서 자존심 타령이다.

진짜 이런 녀석들을 볼 때마다 이 힘은 아무나 가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더욱 굳혀진다.

“그래서. 네 부하들부터 처리하라고?”

“하! 그래도 말귀는 좀 알아듣나 보군.”

본인이 마치 우위에 있는 것처럼 말하는 저 태도가 굉장히 짜증 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무것도 아닌 피라미였는데 왜 저렇게 설치는지…….

“그래……. 내가 네 부하들 어떻게 처리하는지 지켜보면서 목 딱 씻고 기다려라.”

나는 가볍게 몸을 풀었다.

녀석의 부하직원이 앞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warrior. 이 몸이 너를 상대해주는 것을 영광으로 알아라.”

“야! 그런 유치한 대사는 내 전매특허야. 함부로 가져다 쓰지 마.”

“애송이 녀석…….”

녀석은 나를 매섭게 노려봤다.

얼마나 눈에 힘을 줬는지 얼굴 근육이 꿈틀거리기까지 했다.

“난 네 이름도 몰라. 무슨 뜻인 줄 알아? 그냥 너는 한 컷에 끝나는 엑스트라 1이란 소리야.”

“닥쳐라! 이 로버…….”

퍼억-!

“커헉!”

녀석은 나에게 뺨을 세게 맞고 휘청거렸다.

“아! 별로 이름을 듣고 싶지 않아서. 내 귀가 배릴까 봐.”

나 녀석을 향해 싱긋 웃어주었다.

“이 건방진!!!”

녀석은 나에게 돌진해 발차기를 가했다.

요원 출신이라 그런지 몸놀림이 날렵하기는 했다.

퍼억-!

“끄아아아아아악!!!”

비명을 지르는 것은 물론 내가 아니라 녀석이었다.

녀석은 부러진 발을 부둥켜안고 난리를 쳐댔다.

“너도 데이터 장벽 사용할 줄 알잖아. 그러면 맨다리로 그걸 때리면 어떻게 되는 것 정도는 알아야지. 아! 지금 배웠네. 맨다리로 데이터 장벽을 때리면 어떻게 된다? 네 다리가 작살 난다.”

“너 이 자식!!!!! 크윽!”

녀석은 고통이 가시지 않는지 계속해서 신음했다.

“어떻게 된 건지 잘 모르겠지? 넌 분명 내 데이터 장벽을 해체했고 네 몸은 질량 변환을 했을 텐데 말이야.”

녀석이 최대한 열받게 비아냥거려주었다.

“이게 다 네가 제대로 능력을 못 써서 그런 거야. 이 병신아!”

“닥쳐!!!!!!”

녀석은 표독스럽게 악을 지르며 나에게 돌진했다.

퍼억-!

녀석은 발로 내 복부를 강타했다.

하지만 곧바로 데이터 장벽이 막아주었다.

“아니?!!”

데이터 장벽이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하! 이제 격의 차이를 알겠어? 한번 놀아주니까 어디서 기어올라!!”

퍼억-! 퍽!

녀석은 연속으로 데이터 장벽을 발로 찼다.

“이거나 먹어!”

녀석은 다시 내 복부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

쨍그랑-!!!

“!!!!!!”

내 데이터 장벽이 완전히 산산조각이 나 버렸다.

“이럴 수가…….”

그 견고한 데이터 장벽이 무너져버렸다.

“하! 표정 봐라 새끼. 우리 warrior 님 당황하셨어요?”

이번에는 녀석이 나를 비웃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내가 당황함을 금치 못하고 표정 관리를 잘 못 했나 보다.

“이제 한 대 맞자고!!!”

녀석은 다시 돌진했고 나의 복부에 발차기를 세게 가했다.

“커헉!”

비명조차 제대로 지를 수가 없었다.

이제껏 느꼈던 그 어떤 고통보다도 묵직했다.

철퍼덕-!

나는 그대로 나가떨어지고 말았다.

“쿨럭!”

입에서 피가 역류하며 쏟아져 나왔다.

장기가 다 나간듯해 보였다.

“뭐야? 고작 한 방에 끝난 건 아니겠지? 천하의 warrior가 그럴 리가 없잖아?”

“커헉! 이……. 개……. 자식…….”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입에서는 계속해서 피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뭐라고? 좀 제대로 좀 말해봐. 크흐흐흐흐흐흐.”

녀석은 나를 우스운 듯이 바라보며 비열하게 웃었다.

“이런 놈을 그동안 무서워했다니……. 진짜 애석하다. 애석해.”

녀석은 나에게 최후의 일격을 가하려고 그러는지 저벅저벅 걸어오기 시작했다.

“저리 안 가……? 이 개새…… 끼야.”

“진짜 짠하다 짠해. 그냥 죽어라.”

퍽-!

녀석은 다리를 들어 내 머리를 그대로 찍어버렸다.

내 얼굴은 완전히 산산조각이 나 버렸다.

“어우! 비위 상해라.”

녀석은 엉망이 되어버린 내 얼굴을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올리버 님. 해치웠습니다. 이딴 녀석에게 우리가 그동안 애먹고 있었다니. 정말 어이가 없네요.”

어린아이가 부모에게 칭찬을 갈구하듯 녀석은 올리버에게 가 자랑스럽게 말했다.

“잘했어.”

올리버는 만족스러웠는지 녀석에게 엄지까지 치켜세워주었다.

“근데……. 너희들 표정은 왜 그러냐?”

녀석은 내 동료들을 이상하다는 듯이 바라봤다.

일수는 팔짱을 낀 채로 재밌다는 듯이 녀석을 쳐다보고 있었고 수진이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혀를 끌끌 찼다.

“뭐야……?”

녀석은 뭔가가 잘못됐다는 것을 눈치챘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설렜어?”

나는 녀석의 뒤에다가 상큼하게 물었다.

“이, 이런!!!!”

녀석은 기겁하며 반응했다.

“한 대 또 맞자!!!!”

짜악-!!!!

난 녀석의 뺨을 사정없이 갈겨주었다.

“커헉!!!”

녀석은 무게중심을 잡지 못하고 그대로 땅바닥으로 쓰러져버렸다.

“내 불꽃 싸다구 맛이 어때?”

“어, 어떻게 된 거야?!!!”

녀석은 자신에게 벌어진 일을 이해하지 못한지 얼빠진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올리버 또한 놀란 눈치였다.

나는 놈들을 번갈아 쳐다보며 씨익 웃어주었다.

“궁금하지? 분명 내 머리를 박살 냈을 텐데 어떻게 이렇게 멀쩡하게 있는지 말이야.”

나는 쓰러져 있는 녀석에게 다가가 쭈그려 앉고 얼굴을 마주 봤다.

“난 네놈들의 오감을 조작할 수 있거든. 아까 그건 네가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서 허공에다 공격을 가한 거야. 네 꼴이 얼마나 우스운지 우리 동료들이 웃음을 참지 못하더라.”

나는 동료들을 손으로 가리켰다.

일수는 장난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 그런…….”

녀석은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나 보다.

고개까지 흔들며 현실을 부정하고 있었다.

“근데 너무한 거 아니야? 어떻게 사람을 그렇게 잔인하게 죽여? 진짜 끔찍하더라.”

내 머리가 박살 나는 그 장면은 정말…….

두 번 다시 보기 싫다.

녀석이 어떤 상상을 하고 있는지 훔쳐봤는데 괜히 봤다.

“너 때문에 트라우마가 생길 것 같아. 어떡할 거야? 책임져.”

“시, 시끄러워!!!! 죽어 이 새끼야!!!!”

퍼억-!

녀석은 곧바로 내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끄아아아악!”

녀석은 자신의 얼굴을 감싸며 이리저리 구르기 시작했다.

내 얼굴을 친 줄 알았겠지만, 사실은 본인의 얼굴을 쳐버린 것이다.

그냥 주먹도 아니고 질량 변환을 한 주먹이니 충격이 좀 셌을 것이다.

“왜 자해를 하고 그래?”

나는 거의 그로기 상태에 빠진 녀석을 보며 짓궂게 놀렸다.

녀석의 얼굴은 뼈가 박살 났는지 완전히 일그러져 있었다.

“이건 성형수술을 받아도 안 되겠다. 에휴.”

녀석은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었다.

저런 녀석을 직접적으로 때리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마무리는 해야지.

“이만 편히 가세요. 엑스트라 1 씨.”

탁-!

난 핑거 스냅을 날렸고 녀석에게 전기 충격이 가해졌다.

지지지지직-!

녀석은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몸을 부르르 떨었다.

잠시 뒤 녀석의 몸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한 명 아웃! 다음은 너네?”

나는 올리버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warrior…….”

올리버는 이를 빠드득 갈며 분노를 맘껏 표출했다.

나에게 굉장히 화가 난 것은 맞지만 동시에 두려워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아까까지 여유롭던 태도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있었다.

“넌 근데 리더로서의 자격이 없다. 부하가 나에게 털리고 있는데 도와주지 않고 그냥 지켜보기만 하고 있냐? 넌 진짜 인간 말종이다.”

“네가 내 부하를 없앤 주제에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거냐?”

“하긴 그렇지? 좀 경우가 그렇긴 하네.”

나는 바보 같은 표정을 지으며 올리버 녀석을 놀렸다.

“설마 또 ‘너 따위를 지금 바로 상대하면 내 자존심이 상한다. 내 부하들부터 먼저 처리해라’라고 하면서 뒤로 뺄 건 아니지?”

“…….”

녀석은 대답하지 않고 나만 노려볼 뿐이었다.

“설마……. 내가 제대로 짚은 거야? 세상에…….”

“닥쳐! 이 버러지 같은 놈아!!!!”

올리버는 폭발하며 나에게 악을 바락바락 질러댔다.

“대체 언제까지 그렇게 거만하게 굴 거냐?!!!! 이 개자식아!!!!!”

“야! 아까까지 너 되게 거만했어. 왜 자신은 못 보고 나한테만 뭐라 하는 거야?”

“아주 끝까지 지랄이구나. 오냐! 내 친히 너를 상대해주마.”

올리버는 온갖 인상을 다 쓰면서 씩씩거리며 나에게 다가왔다.

진짜 표정 하나는 압권이었다.

“야. 얼굴 한번 살벌하긴 하다. 잘못하다가는 바지 지리겠어.”

“죽어!!!!!”

올리버는 스프린트 자세를 취하며 내게 번개같이 돌진해왔다.

“어이구! 나이도 있으신데 몸놀림이 아주 재빠르네요. 역시 요원 출신은 다르다 이건가?”

“으아아아아!!!!”

올리버는 망설임 없이 내 얼굴에 펀치를 가했다.

“어이구야.”

나는 바로 순간이동 하며 녀석의 공격을 피해버렸다.

“아저씨 거기 아니야. 제대로 좀 해봐.”

“으아아아아!!!!”

내가 뒤에서 나타나자 올리버는 곧바로 팔 뒤꿈치를 이용해 내 얼굴을 가격했다.

이 아저씨는 내 얼굴을 많이 좋아하나 보다.

왜 이렇게 집요하게 공격하는 거야.

뭐 가볍게 피해주었다.

“쥐새끼 같은 놈. 피하지만 말고 제대로 맞서 싸워.”

“아저씨. 안 피하고 맞는 놈이 병신이지. 지금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거야?”

“으아아아아!!!”

올리버는 다시 기합을 내지르며 나에게 옆차기를 가했다.

퍼억-!

올리버의 발차기가 제대로 들어갔다.

이번에는 피하지도 않고 녀석을 속이지도 않았다.

“끄아아아아아악!”

단지 녀석의 방어막을 풀고 내 방어막을 강하게 했을 뿐이다.

올리버는 강화된 데이터 장벽을 맨다리로 때려버려서 다리가 아예 작살이 나 버렸다.

올리버는 시원하게 비명을 내질렀다.

“하하하하하. 이제 시작인데 그렇게 아파하면 어떻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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