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색인간-170화 (170/217)

제47장 메디칼베드 (1)

오메가 연구소.

캡슐형 베드의 각종 부품들을 5D 프린터기가 만들어 내었다.

이 부품들을 클론2 로봇들이 나서서 조립 완성을 시켰다.

“후후후, 드디어 메디칼베드가 완성되었군.”

-예, 그렇습니다.-

“한대로는 부족하니 9대를 더 만들어 놓아야겠어.”

-10대나 필요가 있습니까?-

“나와 가족들이 사용해야 하니까 메디칼베드 한 대가 필요하고, 나머지 9대로는 친분이 있는 사람들과 그리고 앞으로 확보할 회원들이 이용할 거야.”

-주인님께서 또 대단한 것을 준비하는 모양이군요.-

“물론이지. 돈이 많고 좋은 가문에 똑똑하다고 하더라도 결정적으로 아프거나 중병이 들면 끝장이야. 알지?”

-예, 그건 그렇습니다.-

“실력이 좋은 종합병원에서도 치료가 불가능하다면 어떻게 될까?”

-절망적이 되지 않겠습니까.-

“맞아. 보통의 경우라면 절망적이지. 하지만 말이야. 이렇게 모든 병을 치료할 수 있는 메디칼베드가 있다면 어떻게 될까?”

-메디칼베드를 이용하여 새로운 사업을 하시려는 거군요.-

“새로운 사업이 맞기는 하지만 좀 달라.”

-예? 다르다니 무슨 말씀입니까?-

“대한민국은 비영리법인으로 규정된 의료법인이라서 영리병원을 허용하기 어려워.”

-그럼 메디칼베드를 어떻게 활용하시려고요?-

“은밀히 운영을 해야지.”

-예? 무슨 뜻입니까?-

“말 그대로야. 만약 메디칼베드가 세상에 등장한다고 생각해봐. 기득권 즉, 의사들이 가만있겠어? 집단 반발을 하고 나설 거야.”

-아, 정말 그렇겠군요.-

“실력도 없는 것들이 자신들의 이익은 절대 포기 못 하지. 의사가 되려면 오랜 세월을 공부하고 실습을 하고 의사 면허를 취득하니까 말이야.”

현수의 말에 클론 1호가 머리를 끄떡였다.

그런 만큼 의사의 자부심이 높았다.

그렇지만 실상은 의료사고가 많고 오진도 많았다.

치료하지 못하는 병들도 아주 많았다.

그렇지만 메디칼베드는 달랐다.

세상의 그 어떤 명의가 와도 고치지 못하는 중병이나 불치병까지 다 완치할 수 있었다.

늙은 사람을 젊은이로 되돌릴 수도 있었다.

그만큼 의료 부분의 끝판왕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런 메디칼베드가 등장한다면 세상에 난리가 날 거였다.

조립 완성된 메디칼베드를 꼼꼼하게 살펴본 현수가 씨익 웃었다.

“앞으로 메디칼베드로 인하여 부자들은 특권을 누릴 거야.”

-그것도 주인님 덕분입니다.-

“물론이지. 아무리 돈이 많아도 죽고 싶지는 않거든.”

-앞으로 많은 부자들이 회원으로 등록을 하겠군요.-

“그래. 드러내놓고 하지는 못하지만 은밀하게 하는 사업도 나름 좋아.”

-듣고 보니 그렇겠습니다.-

클론 1호는 현수가 메디칼베드로 어떤 사업을 할지 기대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잠실한강공원과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올림픽대로 안쪽의 10층짜리 럭키 빌딩을 약 6개월 전에 현수가 250억 원에 매입했었다.

지하 3층까지 주차장으로 만들어져 있었기에 120대를 동시 주차할 수 있었다.

모든 창문을 방탄유리로 바꾸고 방탄 필름까지 붙여서 방어력을 크게 끌어 올렸다.

1층 로비 층은 럭셔리하게 꾸며져 있었다.

2층부터 10층까지는 특급 호텔 스위트룸처럼 럭셔리하게 꾸몄다.

놀라운 것은 각층마다 4개의 스위트룸이 있고, 공통적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메디칼베드가 한 대씩 설치되어 있었다.

클론2 로봇들이 10대씩 배치가 되어 있어서 아무나 가까이 접근할 수 없었다.

며칠 전에 자본금 1천억 원으로 헤븐 리조트 주식회사가 설립이 되었다.

이번에도 현수가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되었으며 이것을 주시하던 사람들이 머리를 갸웃거렸다.

보통 리조트라고 하면 전망 좋은 관광지에 만든다.

그런데 다른 곳도 아니고 서울의 송파구 잠실동 잠실한강공원과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올림픽대로 안쪽의 10층짜리 럭키 빌딩을 헤븐 리조트로 사용하니 이상한 거였다.

물론 탁 트인 조망이 좋은 곳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더욱 의문스러운 것은 아무나 받는 것이 아니라 회원제로 운영이 되는 곳이라서 회원이 아니면 출입이 철저히 제한되었다.

그랬기에 더욱 수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김현수 회장이 설립한 헤븐 리조트 주식회사이기 때문이었다.

“도대체 무슨 의도이지?”

“정말 수상해.”

“엉뚱하게 리조트 주식회사를 설립했어.”

“유명 관광지도 아니고 서울 송파구에 왜?”

수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그냥 평범한 리조트 빌딩이었다.

과연 제대로 운영이나 될지 의문이었다.

봄바르디에 익스프레스 자가용 비행기가 김포공항에 착륙했다.

영국의 글로벌 기업인 엠브라르의 부회장 소유였다.

코트를 입고 선글라스를 낀 금발의 여자가 이동 침대와 함께 움직였다.

20대로 보이는 남자가 누워 있었는데 누가 봐도 중환자였다.

산소 호흡기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주위에는 비서들과 건장한 경호원들이 있었다.

입국수속을 마치고 나오자 검은색 스타 밴과 검은색 벤츠 3대가 대기해 있었다.

신속하게 검은색 스타 밴의 뒷문을 열어서 조심스럽게 이동 침대를 실었다.

금발의 여자가 검은색 벤츠에 타지 않고 이동 침대가 실린 검은색 스타 밴에 탔다.

비서들과 경호원들이 3대의 검은색 벤츠에 나누어 타고 이동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위치한 헤븐 리조트에 도착했다.

대기하고 있던 직원들이 신속하게 움직여서 6층으로 옮겼다.

“여기까지 잘 오셨습니다.”

“정말 치료가 가능하겠죠?”

“물론입니다. 이제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 말 정말이죠?”

“예, 그렇습니다. 믿으시면 됩니다. 금방 드러날 일인데 거짓말을 해서 무슨 이득이 있겠습니까? 오히려 여사님의 분노만 사게 될 텐데 말입니다.”

“그건 그래요.”

“아드님께서는 간호사들의 도움으로 일단 환자복으로 갈아입을 겁니다. 그런 후에 바로 메디칼베드에 눕혀서 정밀 검사를 하면 어디가 문제인지 알 수 있습니다. 한 시간 정도면 됩니다.”

“뇌출혈이라서 긴급 수술을 하였지만 의사들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어요. 그리고 길어야 두 달이라고 했어요.”

“의사들의 수준이라는 것이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그런 상식적인 것은 잊어버리십시오. 제가 장담하는데 하루면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습니다.”

“어머, 그게 정말이에요?”

“물론입니다. 원래는 회원 가입이 되지 않으면 치료를 해드리지 않습니다만 특별히 먼저 검사와 치료를 해드리는 겁니다. 아시죠?”

“그럼요.”

“그동안 여사님께서 얼마나 충격을 받고 힘들었을지 압니다만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시고 하루만 이곳에서 지내시면 결과를 알 수 있을 겁니다.”

“알겠어요. 잘 부탁해요.”

“물론입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리고 치료 과정을 곁에서 지켜보시도록 해드리겠습니다.”

“어머, 그게 정말이에요?”

“물론입니다. 저희를 믿으시면 됩니다.”

이렇게 하여 헤이라 여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남자와 여자 간호사들이 나서서 아들인 리처드 3세가 입고 있는 옷과 속옷까지 다 벗기고 환자복으로 갈아 입혔다.

사용하고 있는 산소 호흡기는 그대로 두었다.

그렇게 메디칼베드에 눕혔다.

기이잉!

투명한 덮개가 천천히 내려와 닫혔다.

그렇지만 누워 있는 리처드 3세의 모습은 잘 보였다.

고급 소파가 마련되어 있었기에 헤이라 여사가 앉아 있었지만 연신 생수를 마셨다.

많이 긴장을 하고 있었기에 목이 타는 모양이었다.

비서와 건장한 경호원들까지 조용히 지켜보았다.

마치 복사기처럼 기이한 빛이 메디칼베드에 누워 있는 리처드 3세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2번이나 왕복을 하더니 사라졌다.

불과 10분도 지나지 않았는데 결과가 나타났다.

뇌출혈이 일어나 긴급 수술을 하여 살리기는 하였지만 몸 곳곳이 엉망이었다.

길어야 두 달이라는 말이 사실이었다.

놀라운 것은 검사 결과가 의사나 간호사가 아닌 일반인이 보기에도 파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자세히 나와 있었다.

“여사님, 검사 결과를 보셨지요?”

“예, 봤어요. 아들의 상태가 진짜 심각하네요.”

“예, 그렇습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메디칼베드로 치료하면 불과 3시간 정도면 완치시킬 수 있습니다. 예전처럼 생생한 몸 상태가 되려면 이틀 정도 회복 치료를 받으면 됩니다.”

“그게 정말이에요?”

“그렇습니다. 3시간 정도 후에 완치되는 것을 눈으로 확인시켜 드리겠습니다. 다만 완치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몸의 기운이 없을 테니 그건 참고하십시오.”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이렇게 하여 리처드 3세의 치료가 본격적으로 시작이 되었다.

그렇지만 헤이라 여사는 아직 믿을 수가 없었기에 자리를 벗어나지 않았다.

비서가 요청하여 가져온 홍차와 디저트가 있었지만 홍차만 마시면서 아들의 치료를 지켜보았다.

그렇게 약 3시간 정도 지났다.

투명한 덮개가 위로 올라가면서 메디칼베드에 누워 있는 리처드 3세의 모습을 보았다.

아주 편안한 얼굴이었다.

간호사가 나서서 조심스럽게 산소 호흡기를 벗겨 주었다.

간호사의 부축을 받으면서 리처드 3세가 상체를 일으켰다.

“어머니!”

“아들!”

헤이라 여사가 아들인 리처드 3세를 안아주었다.

누가 봐도 상태가 좋아 보였다.

다만 기운은 좀 없어 보이지만 어쨌든 산소 호흡기를 벗은 것만 보더라도 알 수 있었다.

완치를 했다고 하니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최고급 침대로 옮겨졌다.

아직 리처드 3세는 기운이 없었지만 그렇다고 음식을 섭취할 수도 없었다.

시원한 물을 마시면서 갈증만 해소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병은 완치가 되었습니다. 이제 이틀 정도 회복 치료만 받으면 예전처럼 생생한 몸이 될 겁니다.”

“아, 정말 감사해요.”

“아닙니다, 저희들을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회복 치료는 특별한 것은 없었다.

메디칼베드에 누워서 주사를 한 대 맞고 10분 정도 누워 있다가 일어나면 되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놀라운 것은 몸에 기운이 빠르게 생겨나고 있다는 것을 환자 본인이 느꼈다.

그렇게 이틀을 회복 치료하자 진짜 예전의 몸 상태처럼 아주 생생해졌다.

“여사님, 이제 믿으십니까?”

“그럼요. 믿어요.”

“일전에 말씀을 드렸지만 회원 가입을 하실 수 있는데 정회원과 프리미엄회원, 그리고 슈퍼 프리미엄회원이 있습니다. 아무나 가입을 받아주지도 않습니다. 앞으로는 입소문이 나면서 더욱 가입이 어려워질 것이고 말입니다.”

“정말 그렇겠어요.”

“물론입니다. 대충 들으셨겠지만 정회원은 1천만 달러이고, 프리미엄회원은 1억 달러, 그리고 슈퍼 프리미엄회원은 10억 달러입니다.”

“가격 차이가 크군요?”

“물론입니다. 각 회원들이 받는 서비스도 크게 차이가 납니다. 정회원은 부부와 자식까지만 해당이 됩니다. 그리고 프리미엄회원은 친인척까지 가능하고, 슈퍼 프리미엄회원은 지정하는 분까지 치료를 받을 수가 있습니다.”

“차이가 크네요.”

“예, 그렇습니다. 진짜 중요한 것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자격 요건입니다. 가령 중병인 암들 중에서 췌장암에 걸렸다고 가정을 해보겠습니다. 사실 이 정도면 어느 종합병원을 가더라도 수술해도 죽지 않고 살 수 있는 확률이 아주 떨어질 것입니다.”

“그건 그래요.”

“맞습니다. 의료 서비스 중에 다 적용이 되는 것이 아니고 특정하는 병만 해당이 됩니다. 가령 3가지 암 치료가 가능한데 위암과 간암, 폐암이 그것입니다. 하지만 췌장암 같은 것에 걸리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

“겉으로 보면 정회원만 되어도 좋다고 생각을 하시겠지만 결정적일 때에는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좀 무리를 하더라도 1억 달러를 지불하고 프리미엄회원으로 가입을 하시려는 분들이 많습니다. 사실 프리미엄회원만 되셔도 많은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어지간한 것들은 다 해당이 되니 말입니다. 하지만 늙었는데 10년만 젊어지는 것 같은 것들은 제외되지요.”

“예? 그럼 젊어지는 것도 가능하다는 말인가요?”

“물론입니다. 그게 프리미엄회원과 슈퍼 프리미엄회원과의 차이점이죠. 진짜 돈이 많다면 10억 달러를 지불하고서라도 저 같으면 슈퍼 프리미엄회원으로 가입을 하겠습니다. 그만큼 의료 서비스가 확실하니 말입니다. 곧 죽을 사람조차 부활시키니 말입니다.”

“예? 부활이라니 무슨 말이죠?”

“가령 교통사고가 나서 하루를 넘기지 못하고 죽는다고 해보십시오. 아무리 의료기술이 발달한 종합병원이라고 가능하겠습니까? 하지만 우리는 가능합니다. 바로 메디칼베드가 있기 때문이지요. 치명적인 독에 중독이 되었거나 방사능에 피폭이 되었다고 해보십시오. 현대의 의학으로 곧 죽을 사람을 살릴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메디칼베드는 가능하다는 거죠?”

“예, 그렇습니다. 일단 정회원과 프리미엄회원, 그리고 슈퍼 프리미엄회원으로 나누어 놓았는데 꼼꼼하게 혜택들을 잘 살펴보시고 결정하시면 됩니다. 돈이 여유 있다면 무조건 슈퍼 프리미엄회원으로 가입을 하시는 것이 장수를 하는 비결입니다.”

헤이라 여사가 머리를 끄떡였다.

남편의 가문이 보유하고 있는 재력이라면 10억 달러가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앞으로 살면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아무리 우수한 종합병원과 의사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치명적인 부상을 입거나 하면 손을 쓸 수가 없다.

그런데 메디칼베드가 있다면 무조건 살아날 수 있었다.

아들인 리처드 3세만 하더라도 사실 병원에서는 긴급 수술을 하고 최선을 다하였지만 두 달이 한계라고 했었다.

그랬는데 이렇게 메디칼베드의 도움으로 멀쩡해졌다.

오직 돈 많은 회원들에게만 특별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거였다.

앞으로 회원 가입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고 말이다.

여유로운 지금 부담이 좀 되더라도 슈퍼 프리미엄회원으로 가입을 해놓는다면 안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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