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색인간-88화 (88/217)

제24장 미녀 원수 강은희 (2)

압구정동 슬림 에스테틱.

여성 전용 몸매관리와 미백관리(기미, 주근깨, 잡티), 체형관리, 탄력관리(주름, 노화), 슬리밍 관리, 모공관리, 보습관리 등을 해주는 업소이다.

강은희는 얼굴이 예쁘고 몸매까지 좋았지만 조금 흠이라고 한다면 피부 상태가 그렇게 좋지는 못하였다.

그래서인지 돈을 들여서 이렇게 압구정동 슬림 에스테틱에 한 달 VIP회원권을 등록하여 다니고 있었다.

강은희가 피부관리를 받기도 하지만 왁싱과 오일 마사지도 받았다.

“안녕히 가세요.”

“예, 수고했어요.”

검은색 미니원피스를 입고 하이힐을 신은 강은희가 손에 명품 핸드백을 들고 압구정동 슬림 에스테틱의 출입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려고 하는데 ‘고장 수리’라고 하는 종이가 붙어 있었다.

“고장 수리?”

고층이었다면 짜증이 났겠지만 3층이기에 걸어서 내려가는 것이 크게 불편할 정도는 아니었다.

아무런 의심 없이 계단으로 내려가는데 갑자기 어지러운 듯한 느낌이 들더니 암전이 되었다.

“으으, 여긴?”

눈을 뜬 강은희가 상체를 일으켜 주위를 살펴보았다.

황당하고 놀랍게도 어느 백사장이었다.

파도가 잔잔하게 치고 에메랄드빛이었다.

압구정동 슬림 에스테틱에서 나와 엘리베이터가 고장수리라서 계단으로 내려가다가 어지러운 듯한 느낌을 받았었다.

어떻게 잠든 것인지 기절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깨어나 보니 황당하게도 어느 백사장이었다.

야자나무가 몇 그루 있고 풍경이 한국의 어느 해안이나 섬은 아닌 거 같았다.

명품 핸드백은 백사장에 떨어져 있었으며 입고 있는 검은색 미니원피스에는 모래가 약간 묻어 있었다.

신고 있는 하이힐에도 약간의 모래가 묻어 있었는데 그것은 백사장이기에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그렇지만 이해가 되지 않은 것은 자신이 왜 낯선 이런 곳에 있는가였다.

마치 여름처럼 날씨처럼 맑고 무더웠다.

강은희는 2002년 11월 13일 수요일로 알고 있었기에 한국은 입동이 지났기에 겨울의 시작이었다.

절대 이런 무더운 날씨가 아니었다.

주위에 누군가 있었다면 여기가 어디인지 물어보기라도 할 텐데 아쉽게도 아무도 없었다.

퍼억!

“아악!”

느닷없이 누군가 등 뒤에서 세게 가격을 하여 강은희가 비명을 지르면서 백사장에 엎어졌다.

고개를 돌려 쳐다보았지만 아무도 없었다.

“뭐, 뭐지?”

황당하기는 하지만 지금도 등에 세게 가격을 당한 곳이 통증이 남아 있었다.

강은희 자신이 착각한 것이 아니었다.

귀신의 장난처럼 느껴지기는 하였지만 귀신은 세상에 없다고 믿는 강은희였다.

상체를 일으켜 주위를 두리번거리면서 살펴보았다.

“누구야? 숨어 있는 거 다 알아. 어서 나와.”

이렇게 외친다고 상대가 나오지는 않았다.

도저히 지금의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백사장의 모래가 생생하게 느껴지고 파도치는 모습과 무더운 날씨까지 결코 환상이나 자신이 꿈을 꾸는 것은 아니었다.

퍼억!

“아악! 배 아파!”

무방비 상태에서 강력하게 배를 한방 맞았으니 배가 아픈 것이 당연했다.

이번에도 상대가 공격하는 것을 전혀 보지 못하였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문득 염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염력이라면 강은희 자신도 우연히 생겨난 초능력이었다.

그 덕분에 퍽치기를 하였던 자를 찾으러 다녔고, 결국 찾아내었다.

퍽치기 이전이었다면 소심하고 얌전한 그런 여자였다.

그렇지만 퍽치기를 당하면서 아스팔트에 머리를 세게 부딪치면서 기절을 했었는데 깨어나 보니 병원이었다.

왼팔의 뼈에도 금이 가는 부상을 입어 한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두 달 후에 병원에서 퇴원을 하여 왼팔의 깁스도 풀고 해서 퍽치기 사건을 개인적으로 조사를 해서 결국 찾아낸 거였다.

그 퍽치기 사건 이후로 강은희는 성격이 완전히 바뀌었다.

어느 야산으로 데리고 가서 무자비하게 복수를 하고는 죽여서 땅에 파묻어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아마 퍽치기 범인은 나중에 실종자 처리가 될 거였다.

가족들이 실종신고를 하더라도 경찰이 찾아내지는 못할 거였다.

약 5미터의 깊은 땅을 파서 죽이고 다시 땅을 덮었고, 그 위에는 염력으로 큰 바위를 옮겨서 내려놓았다.

그랬기에 더욱 찾아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첫 살인 후에는 더욱 대담해졌다.

두 번째 살인은 하지 않았지만 강은희는 자신의 염력을 이용하여 남자들을 때려 기절시키고 돈과 귀금속들을 훔쳐갔다.

혹시라도 추적이 될 수도 있는 수표는 절대 손대지 않았다.

귀금속들도 장물이 되어 추적이 될 수 있었지만 집에서 액세서리 만드는 기술을 익히고 있었기에 녹여서 다른 형태로 만들어서 금은방에 팔았다.

점점 대담해진 강은희였는데 오늘 영문도 모르고 낯선 곳에 있는 거였다.

퍼퍼퍽! 빠악!

“아아악!”

강은희가 처절하게 비명을 지르면서 백사장에 쓰러졌다.

강력한 펀치 같은 수법에 무방비 상태로 가슴과 턱을 얻어맞았기 때문이었다.

자신 같은 아름다운 미녀에게 이렇게 무자비하게 폭력을 행사하는 자가 누구인지 궁금했다.

그렇지만 아직 모습을 보이지 않아서 정체를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으으, 모습을 드러내면 절대 가만두지 않겠어.’

강은희는 염력을 펼칠 수 있는 초능력자이기에 겉으로 보이는 연약한 미녀가 아니었다.

그런데 좀 이상한 것은 상대가 강은희를 공격하기는 하는데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상대가 보이지 않고 기운이나 인기척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염력으로 공격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었다.

우두둑!

“아악! 내 발목!”

강은희가 이번에도 처절하게 비명을 내질렀다.

자신의 왼 발목이 허무하게 순간 비틀리더니 부러졌다.

방어를 할 사이도 없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상대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신과 같은 염력을 쓰는 것이 분명했다.

“으으, 도대체 나에게 왜 이러는 거야?”

강은희는 억울했기에 소리쳤지만 여전히 상대는 나타나지 않았다.

모습을 보일 생각이 없는 모양이었다.

계속 이렇게 당하고 있을 수는 없는데 현재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이때, 뭔가가 눈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이질적인 기운이 느껴졌다.

강은희의 왼 손목을 비틀어 부러뜨리려고 했다.

재빨리 정신을 차리면서 대항했다.

츠츠츠츠!

이번에는 순순히 당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적극 반영되었다.

왼 발목이 허무하게 부러졌기에 제대로 걸을 수도 없게 되었다.

이런 상태에서 왼 손목까지 부러진다면 최악의 상태가 되는 거였다.

그것만큼은 무조건 막아야 했다.

그런데 강은희 자신의 왼손 검지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뒤로 젖혀지기 시작했다.

“허엇, 이게?”

깜짝 놀라면서 오른손으로 왼손 검지가 뒤로 더 이상 젖혀지지 않도록 붙잡았다.

마치 서로 줄다리기를 하는 듯이 힘의 균형이 팽팽했다.

이미 부러진 왼 발목이 마음대로 움직이자 지독한 고통에 비명이 흘러나왔다.

동시에 두 가지를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우두둑!

“아악!”

부러진 왼 발목이 다시 한번 비틀리게 되면서 지독한 고통이 느껴졌다.

여기에 왼 발가락의 가운데 발가락이 젖혀지면서 부러졌다.

상대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철저히 강은희에게 고통을 주겠다는 의도가 느껴졌다.

상대는 보이지도 않고 어디에 숨어 있는 것인지 기운도 느껴지지 않았다.

공격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어서 미칠 거 같았다.

멀쩡하던 왼 발목이 부러지고, 왼 발가락의 가운데 발가락이 젖혀지면서 부러졌다.

지독한 고통에 미칠 거 같았으며, 상대에 대한 분노가 치밀었다.

“흐흑, 잘못했어요.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강은희가 울면서 용서를 빌었다.

미녀의 눈물에 약한 것이 남자들이었다.

상대가 분명 남자로 예상되었기에 미녀의 최대 무기인 눈물을 흘리는 작전을 펼쳤다.

“용서해 주신다면 무엇이든 다 할게요. 옷이라도 벗을까요?”

강은희가 입고 있던 검은색 미니원피스를 오른손으로 벗으려고 했다.

이렇게까지 하면 상대가 나타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보통 놈이 아니구나. 얼마나 버티는지 보자.’

강은희가 입고 있던 검은색 미니원피스를 벗었다.

섹시한 붉은색 레이스가 수놓아진 속옷이 드러났다.

몸매 하나는 상위 1%에 들어갈 정도로 좋았다.

어지간한 남자들도 강은희의 섹시한 얼굴과 몸매에는 그냥 빠져들 거 같았다.

퍼퍼퍽! 빠악!

“아아악!”

강은희가 처절하게 비명을 내지르면서 백사장에 쓰러졌다.

정신은 남아 있었지만 어지럽고 멍한 상태였다.

무방비 상태에서 강력한 염력의 주먹을 연속으로 얻어맞았기 때문이었다.

우두둑!

“아악! 내 팔목!”

강은희의 왼 팔목이 허무하게 비틀리다가 부러졌다.

백사장에 쓰러진 상태로 상체를 일으키지도 않고 허탈한 표정으로 푸른 하늘을 쳐다보았다.

스윽!

강은희 자신의 부러진 왼 팔목의 왼팔이 치켜들어졌다.

상대가 이번에는 무슨 짓을 하려는 것인지 지켜보았다.

부러진 왼 팔목이라서 계속 지독한 통증이 느껴지고 있는데 다섯 개의 손가락들이 움직일 수 없는 방향 즉, 뒤로 젖혀지기 시작했다.

상대가 한꺼번에 다섯 손가락을 부러뜨리려고 하는 모양이었다.

상대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지독했다.

어떻게 미녀를 이렇게 무자비하게 폭행하고 왼발목과 왼 팔목을 부러뜨리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엄청난 원한을 가진 모양인데 강은희는 누굴 이정도로 원한을 살 만한 일을 한 적이 없었다.

굳이 한 명이 있다면 자신에게 퍽치기를 했었던 놈이었다.

우두두두둑!

허무하게 다섯 왼손가락이 동시에 뒤로 젖혀지면서 부러졌다.

“아아악!”

지독한 고통에 강은희가 비명을 내지르면서 눈물을 흘렸다.

참으려고 해도 도저히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너무 서럽고 억울하고 그랬다.

두둥실!

강은희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몸이 2미터의 공중으로 떠올랐다.

“으으, 도대체 나에게 왜 이러는 것인지 이유라도 알려주고 죽여라.”

“후후후, 궁금하지?”

처음으로 낯선 남자의 음성이 들렀다.

그렇지만 모습이나 기운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궁금하니까 이유라도 말해줘.”

“강은희 너는 왼팔과 왼다리의 장애를 가진 나를 벌레 보듯 하면서 괴롭혔다. 한두 번이 아니었다. 수년을 철저히 괴롭히고 조롱했었지.”

“뭐? 내가 언제?”

“전생에서 말이야.”

“뭐? 전생?”

강은희는 황당하다는 표정이었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었다.

전생에서 괴롭혔다고 환생하여 복수하는 거라니 황당하고 믿어지지 않았다.

“강은희 너의 입장에서는 황당하고 믿어지지 않겠지만 벌써 퍽치기를 한 상대를 찾아내어 염력으로 철저히 보복하고 괴롭히다가 살해하고 땅에 묻었잖아.”

“허억, 그걸 어떻게?”

“앞으로 염력을 이용하여 많은 사람들을 괴롭히고 잔인하게 죽이지. 무려 수백 명을 말이야. 경찰이나 형사들도 결정적인 증거가 없고 은밀히 살해하였기에 체포되지도 않았어. 나중에는 미행하는 경찰과 잠복 중이던 형사들까지 염력으로 죽였어. 훗날에는 사채업을 하는 조직까지 결성하여 보스로 활동하게 되지.”

“그, 그럴 리가?”

“미래에 일어날 일이니 지금 말해봐야 믿어지지도 않고 그럴 거야. 하지만 분명한 것은 퍽치기로 인하여 염력이 생기면서 그걸 이용하여 악녀가 되지. 그래서 내가 너 강은희를 철저히 복수하고 이렇게 죽이려는 거야.”

“말도 안 돼. 사실이 아닐 거야.”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워낙 예쁘고 몸매가 좋아서 남자에게 사랑받고 살아야 하는 미인인데 말이야.”

“······”

“강은희 너는 너무 분에 넘치는 초능력 즉, 염력이 생기면서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변해버렸어. 그게 많은 사람에게 원한을 안겨 주었고, 그중에 하나가 바로 나다. 그게 너 강은희가 죽는 이유야.”

“내가 정말 그랬어?”

“그랬다. 미래에 일어날 일이라서 지금은 믿어지지 않겠지만 말이야.”

“너의 말을 듣고 보니 그럴 가능성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점점 염력이 강해지면서 대담해지고 나쁜 짓도 하거든.”

“이제라도 반성하는 건가?”

“아직 반성까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미래에 잔인하게 수백 명을 죽인다고 하니 이런 고통을 받는 것도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어.”

“그렇게 말한다고 살려주지는 않아.”

“알아. 다만 한 가지 부탁을 하자면 충분히 괴롭혔으니 이제 그만 날 죽여줘. 이 정도는 들어줄 수 있지?”

“으음, 그래.”

“고마워. 그런데 끝까지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을 거야?”

“이제 와서 나의 모습이나 얼굴을 알아봐야 뭐하겠어. 그냥 죽어라.”

“그래. 듣고 보니 그것도 일리가 있어. 그럼 날 어서 죽여줘.”

미녀 원수 강은희는 이제 삶을 포기했는지 얼굴 표정이 편해 보였다.

우두둑!

“아악!”

강은희의 목이 비틀어지더니 순간 목뼈가 부러졌다.

처절하게 비명을 내지르다가 눈물을 흘리면서 그렇게 축 늘어져 죽었다.

죽은 강은희의 시신을 현수가 바라보며 머리를 끄떡였다.

끝까지 모습은 드러내지 않았다.

“나의 복수는 완수했으니 굳이 시신을 방치할 필요까지는 없겠어. 깔끔하게 화장해서 재를 바다에 뿌려주지. 이것은 나의 작은 성의 표시야.”

화르르르!

마법의 불길이 죽은 강은희의 시신에 옮겨 붙었다.

거세게 불길이 타올랐다.

백사장에 벗어 놓은 검은색 미니원피스와 명품 핸드백을 염력으로 끌어당겨서 불을 붙였다.

일반적인 불이 아니고 마법의 불길이라서 그런지 엄청 고열이고 그랬기에 빠르게 시신과 물건들이 함께 타버렸다.

얼마 후에 살과 장기까지 다 타버리고 백골만 남았다.

무지막지한 염력으로 가루를 내버리더니 파도치는 바다로 날려버렸다.

미녀 원수 강은희를 죽이고 물건까지 한꺼번에 불태워서 흔적조차 남기지 않았다.

“후후후, 미녀 원수 강은희를 죽였으니 9명의 원수들 중에 6명을 죽였군. 나머지 3명만 더 죽이면 나의 복수도 완성된다.”

현수가 고개를 돌려 파도치는 에메랄드빛의 바다를 잠시 바라보았다.

남태평양의 어느 무인도였는데 현수가 여름휴가를 와서 수련한 곳과 가까운 곳이었다.

“복수도 마쳤으니 이제 돌아가야겠군.”

스스스스! 파팟!

투명화 마법을 펼쳐 모습을 숨기고 백사장에 서 있던 현수가 순간이동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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