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색인간-45화 (45/217)

제13장 배당 (1)

주우욱!

침대에 누워 있는 현수가 빨대로 생수를 쪽쪽 빨아 먹고 있었다.

아주 강력한 물약을 복용하였기에 몸이 무기력해져 이렇게 침대에 누워 있는 거였다.

신약은 복용하면 이틀 정도만 무기력하였다가 회복하는데 물약은 아니었다.

약효가 너무 강력해서 무기력해지는 것이 오래간다.

일주일 정도를 예상하지만 어쩌면 5일 만에 회복될 수도 있었다.

자세한 것은 직접 겪어봐야 알 수가 있었다.

“흐음, 아직도 더 남았군?”

현수가 다시 눈을 감고 파노라마처럼 펼쳐놓은 책들을 들여다보았다.

2001년 1월 24일이 설날이기에 직원들에게는 20일 토요일부터 28일 일요일까지 9일간의 휴가를 실시했다.

긴 휴가로 인하여 직원들이 개인적인 일도 보고 설날 연휴도 가족들과 보내고 그럴 수 있게 되었다.

29일 월요일에 정상적으로 출근하면 되기에 직원들의 얼굴도 밝았다.

“설 휴가가 엄청 길어서 좋아.”

“나도.”

“우리 회사만큼 직원들 대우가 좋은 곳도 드물어.”

“그건 그래.”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사장인 현수의 지시로 두둑한 보너스에 설 선물까지 나누어 주었기 때문이었다.

다만 보안요원들은 교대로 근무를 해야 했기에 월급에 보너스 그리고 200%의 특별 보너스까지 지불했다.

“역시 사장님이야.”

“이렇게 보너스에 특별 보너스까지 주시다니 정말 고맙습니다.”

“사장님 최고!”

카오스 제약 주식회사의 전 직원들을 만족시킨 현수였기에 덩달아 직원들의 충성심도 크게 높아졌다.

그래서 현수도 파주의 별장으로 내려가서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설 연휴를 잘 보내고 서울로 돌아왔다.

27일 토요일 오전부터 모든 준비를 마치고 물약을 복용하고 룸의 침대에 누워 있는 거였다.

5일 만에 무기력한 것에서 회복을 한다면 31일 수요일에 끝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2월 2일 금요일까지 이어질 수도 있었다.

정확한 것은 현수 자신이 직접 물약을 복용하고 경과를 지켜봐야 했다.

2월 7일 수요일은 정월대보름이기에 첫 배당을 실시하기에는 그랬다.

2월 중순의 날짜를 살펴보다가 15일 목요일로 결정했다.

평일이기에 좋고 15일이라서 기억하기도 좋았다.

시간이 흘러 31일 수요일이 되었기에 물약을 복용하고 침대에 누워 있는지 5일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수의 무기력해진 몸은 회복되지 않았다.

“으음, 역시 5일은 무리였나?”

첫 물약을 만들어서 복용하였을 때에는 일주일 후에 회복되었다.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높아졌다.

보통 침대에 오래 누워 있으면 엄청 지루하다.

그렇지만 현수는 아니었다.

머릿속에 책들을 파노라마처럼 펼쳐놓고 들여다보았기에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

드디어 2월 2일 정오가 넘어가자 무기력했었던 몸이 회복되었다.

“후후후, 드디어 끝난 건가?”

스윽!

현수가 침대에서 상체를 일으켰다.

이번에 물약을 복용한 후에 어쩌면 아카식 레코드에 빨려들어 갈 수도 있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그건 착각이었다.

전생의 미래에서도 현수는 2번만 아카식 레코드에 빨려들어 갔었다.

물론 처음에는 안내해주는 누군가도 없고 해서 혼자 호기심에 책장에 있는 책들을 만졌다가 내용을 입수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낯설지만 수준이 아주 높은 그런 책의 내용이었고 지식들이었다.

약 5천여 권의 책 내용을 입수했기에 만족스러운 결과였지만 아쉬움이 남기는 했었다.

그 이후 물약을 복용하면서 또 한 번의 기회가 찾아왔었다.

처음과는 다르게 아카식 레코드에서 책장에 손바닥을 붙여서 통째로 흡수해 버렸다.

그제야 아주 다양한 책장들에 손바닥을 붙여서 광범위하게 책들의 내용을 흡수했다.

거대한 책장 하나에 무려 30만 권의 책들이 꽂혀 있었다.

그런 책장을 현수는 정신없이 손바닥을 붙여서 입수했는데 무려 1,650개의 책장이었다.

거대한 책장 하나에 30만 권의 책이 꽂혀 있으니 1,650개의 책장이면 책들이 무려 4억 9500만 권이었다.

얼마나 많고 방대한 것인지 경악할 수준이었다.

책장 하나에 30만 권의 책들이 꽂혀 있었으니 도서관 하나나 마찬가지였다.

현수는 무려 1,650개의 도서관에 있는 책들을 입수한 것이라 할 수 있었다.

너무 많고 방대하지만 어떻게 이런 것들이 전부 머릿속에 저장될 수 있는지도 불가사의했다.

그렇게 두 번째의 아카식 레코드에서 현실로 돌아온 현수는 미친 듯이 머릿속에 저장해 두었던 책들을 꺼내어 파노라마처럼 펼쳐놓고 들여다보았다.

신기한 것은 이렇게 책들을 펼쳐놓고 한번 들여다보면 진짜 머리에 잊히지 않게 각인이 되어 진정한 현수 자신의 지식이 되는 거였다.

마치 열심히 공부하여 외워서 자신의 것이 되는 거처럼 말이다.

“으음, 물약을 한꺼번에 여러 병을 마실 정도로 약효가 강력해야 아카식 레코드에 빨려들어 갈 수가 있는 모양이군.”

살짝 기대를 하였지만 역시나 그런 행운은 찾아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크게 실망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지금도 아카식 레코드에 관한 것은 아는 것이 거의 없었기에 궁금하기는 했지만 아무도 없고 현수 혼자였기에 누군가에게 물어볼 수도 없었다.

언제 어떻게 누가 이런 것을 만들었는지도 궁금했다.

그렇지만 이런 궁금증에 대한 답을 얻을 수는 없었다.

어쨌든 전생의 현수는 아카식 레코드를 두 번이나 다녀오면서 방대한 책들과 그 내용이 머릿속에 저장되어 있었다.

수시로 머릿속의 책들을 꺼내어 파노라마처럼 펼쳐놓고 들여다보면서 자신의 진정한 지식으로 각인시켰다.

그 덕분에 원수들에게 복수를 하고 치명상을 입었는데 최후의 방법으로 밀레니엄 회귀를 한 거였다.

아카식 레코드에서 입수한 책들 중에 어느 책에서 자신의 영혼을 몸에서 빠져나오게 하는 방법이 있었다.

유체이탈이라고도 하는데 이것보다 한층 진화된 방법도 있었다.

그것은 바로 회귀였다.

허무맹랑하고 믿어지지 않아서 무시해 버렸다가 치명상을 입고 죽음이 성큼 다가오자 그제야 기억을 하고 최후의 방법으로 펼쳤었다.

그랬더니 진짜로 육체에서 영혼이 빠져나왔고 시공간을 벌려서 밀레니엄 회귀를 할 수 있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아카식 레코드에 있는 책의 내용들은 전부 진짜야. 그리고 엄청 수준이 높지.”

신약과 물약을 복용하면서 초능력은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염력과 순간이동을 펼칠 수 있게 된 현수는 초능력을 활용하여 9명의 원수들을 다 죽일 수가 있었다.

밀레니엄 회귀 이후에 머릿속에 있는 책들을 꺼내어 파노라마처럼 펼쳐놓고 들여다보다가 마법서도 발견했다.

분야별로 책들이 잘 분류가 되었다면 엄청 도움이 되었을 텐데 그게 아쉬웠다.

무작위로 책들을 선택하는 거처럼 하여 책의 내용을 입수하니 어떤 것들을 선택하게 되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보글보글!

냄비에 라면이 맛있게 끓고 있었다.

펜트하우스 밖으로 나가서 식당에서 얼마든지 식사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냄비에 소고기라면 2개를 넣고 끓이고 있었는데 식탁에는 배추김치와 밥 한 그릇도 준비해 놓았다.

이윽고 냄비를 식탁에 내려놓고 의자에 앉았다.

냄비 뚜껑을 손에 들고 라면을 덜어서 먹기 시작했다.

“역시 바로 이 맛이야.”

모처럼 끓여 먹는 라면인데 아주 맛있었다.

배가 살짝 고프기도 하였기에 더 라면이 맛있었다.

정신없이 라면을 먹고 배추김치를 곁들였다.

나중에는 준비해 놓은 밥까지 말아서 다 먹고 좋아진 기분으로 설거지를 했다.

그냥 싱크대에 두기만 하더라도 가사 도우미가 오면 청소와 설거지 등을 해주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원두커피를 한 잔 머그잔에 타고 그것을 들고 거실 창가로 이동했다.

느긋하게 마시면서 아름다운 한강의 모습을 내려다보았다.

산책이나 조깅을 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보는 것도 좋았다.

얼마 전에 이지연이 먼저 사귀자는 말을 했었다.

그렇지만 한번 생각을 해보겠다고 하면서 대답을 미루었다.

제법 시간이 지났지만 현수는 계속 이지연에게 대답을 해주지 않고 시간을 끌었다.

“으음,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이지연과 사귀는 것은 하지 말아야겠어.”

현수는 해야 할 일들이 많았다.

그랬기에 여자에게 신경을 많이 쓸 수가 없었다.

나이도 이제 24살에 불과하다.

앞으로 얼마든지 여자를 사귀고 연애를 할 수 있었다.

물론 사랑에 빠진다면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하게 될 거였다.

그렇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사업을 지금보다 크게 성장시켜야 하고 개인적으로는 원수들을 찾아내어 복수를 해야 했다.

이 밖에도 머릿속의 책들을 읽으면서 각인시켜야 하고, 마법도 배우고 익혀서 경지를 끌어 올리고 싶었다.

물론 염력과 순간이동의 초능력도 말이다.

그랬기에 아무리 아름다운 미녀라고 하더라도 사귀고 신경을 쓸 수가 없는 거였다.

“사귀는 것은 무리야. 그냥 친구로 지내는 것이 좋겠어.”

여자와 사귀고 뜨겁게 사랑하고 하는 것들은 현수의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렸다.

사업과 원수들의 복수, 초능력과 마법을 익히는 것이 최우선 순위였다.

그러니 여자는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리는 것이 당연했다.

이지연의 입장에서는 서운할 수도 있겠지만 어쩔 수 없었다.

“강력한 물약을 복용하고 무기력해졌다가 회복을 하였으니 이제 초능력이 이전보다 더 강해졌어. 다음은 농축 마나를 흡수해야겠군.”

4서클에 올랐기에 아티팩트를 만들고 조용한 곳에서 4서클 마법을 펼치면서 연습도 좀 해볼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머그잔에 남아 있는 원두커피를 다 마시고 뒤돌아 티 테이블에 두었다.

그런 다음에 거실 한쪽에 장식품처럼 장식을 해놓은 투명한 수정구 여의주 2개와 자수정 여의주 2개, 그리고 장미수정 여의주까지 2개씩 6개를 전부 염력으로 끌어당겨서 수련실로 들어갔다.

“자 그럼 오늘도 농축 마나를 흡수해볼까.”

현수가 가부좌를 틀고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했다.

츠츠츠츠!

수련실 바닥에 놓아두었던 투명한 수정구 여의주 2개와 자수정 여의주 2개, 그리고 장미수정 여의주까지 2개씩 총 6개에 농축 마나가 들어 있었는데 강제로 끌려왔다.

오라클 마나심법을 운용하면 농축 마나를 간단히 흡수할 수 있었다.

이렇게 몸속으로 흡수한 농축 마나를 마력으로 가공하여 심장 옆에서 회전하고 있는 4개의 서클들과 그 옆에 위치해 있는 마력의 띠에 각각 불어넣었다.

마력이 항상 충만해야 마법을 펼치기 좋았다.

집중하여 작업을 하였기에 두 시간이 휙 지나갔다.

4서클 마법사가 되면서 마력을 흡수하는 양도 좀 늘어났다.

그렇다고 무리할 정도는 아니었다.

단기간에 경지를 크게 끌어올리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자칫 그렇게 무리하다가 사고가 난다.

“무리하다가 사고가 나는 것보다는 안정적인 것이 좋아.”

그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기에 결코 무리하지 않았다.

길게 보고 장기 수련을 택하였기에 매일 적당량의 농축 마나를 흡수하여 마력으로 가공하여 서클과 마력의 띠에 불어넣고 있었다.

간혹 바쁜 일이 있거나 신약이나 물약을 복용하여 무기력해서 침대에 누워 있는 기간에는 농축 마나를 흡수할 수 없었다.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빼먹지 않고 거의 매일 농축 마나를 흡수했다.

그랬기에 단기간에 4서클 마법사가 된 거였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는 것이 좋겠군.”

현수가 오라클 마나심법을 중지하고 감았던 눈을 떴다.

마력으로 충만해진 것을 느끼고는 씨익 웃었다.

가부좌를 풀고 일어나더니 손짓으로 염력을 펼쳐 수련실의 문을 열었다.

그런 다음에 염력으로 투명한 수정구 여의주 2개와 자수정 여의주 2개, 그리고 장미수정 여의주까지 2개씩 6개를 전부 공중으로 들어 올렸다.

거실로 나와서 원래 장식해놓은 자리에 그대로 나누어 내려놓았다.

가사 도우미들이 왔을 때 보기에는 그냥 수정 장식품으로 생각할 거였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랬지만 현수에게는 보물이었다.

얼마 전에도 돈을 아끼지 않고 지불하여 투명한 수정 여의주 10개와 자수정 여의주 10개, 그리고 장미수정 여의주 10개를 구입했다.

물론 세공사에게 특별 주문 제작을 하여 마법의 룬문자와 도형을 정교하게 새겨 넣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문양을 음각 기법으로 파서 새기는 거였다.

하지만 여기에 현수가 마력을 불어넣으면서 각인 작업을 거치게 되면 공기 중에 분포하는 마나를 끌어당겨서 저장할 수 있었다.

그게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모아놓은 마나를 압축하여 농축 마나가 되는 거였다.

그럼 현수가 오라클 마나심법을 운용하여 끌어당겨서 몸 속으로 흡수하는 거였다.

그렇다고 그냥 농축 마나를 서클에 불어넣는 것은 아니었다.

마력으로 가공을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래야 다른 부작용이 일어나지 않고 안정적으로 서클에 불어 넣을 수 있었다.

“후후후, 이 모든 과정들이 마법을 모르는 사람은 이해를 하지 못하는 일이지.”

어쨌든 현수는 기존의 수정구 여의주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추가로 더 구입했기에 전부 50개로 늘어났다.

펜트하우스 거실과 여러 곳에 나누어 장식품처럼 장식을 해놓았다.

필요할 때 가지고 수련실로 들어가서 농축 마나를 흡수했다.

그러니 현수에게는 보물이라고 하는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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