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색인간-13화 (13/217)

제4장 카오스 제약 주식회사 (1)

현수가 거실에 서서 커피를 마시면서 마당을 내다보고 서 있었다.

경기도 성남시 판교의 과수원집으로 어제 오후에 내려왔었다.

펜트하우스의 연구실에서 개발에 성공한 신약을 복용하고 일주일을 침대에 누워 있었다.

지금은 멀쩡하고 염력과 순간이동 초능력을 얻었다.

전생에서는 능숙하게 펼칠 수가 있었고, 지금은 알고는 있지만 몸에 익숙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은 서툴지만 펼치는 것은 가능했다.

연습을 하다 보면 익숙해질 것으로 생각했다.

동생 현민과 여동생 유라는 새로 농협 통장과 현금카드를 만들어 주고 두둑하게 3천만 원씩 입금해주었다.

그랬기에 요즘 학교생활이 즐겁고 재미가 있는 모양이었다.

아버지와 어머니도 과수원의 담보대출금도 다 갚았고 새로운 농협 통장에 10억 원씩 입금을 해주었기에 든든해졌다.

예전처럼 무리할 정도로 일을 하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바쁘거나 힘든 일이 있으면 인부를 고용해서 처리했다.

이렇게 부모님들이 현수의 조언을 받아들여서 생활하고 있었기에 안심이 되었다.

“나중에 땅값이 폭등하면 처분을 해서 수익을 올릴 테지만 이 집과 주변의 땅 5천 평 정도는 남겨두는 것도 좋겠어.”

지금 부모님과 동생들이 살고 있는 붉은 벽돌의 단층 주택은 60평형이며 다락방도 있었다.

여기에 마당은 150평형으로 텃밭에 원두막 파고라까지 조성되어 있었다.

단층 주택을 포함하면 210평형이기에 넓어서 좋았다.

주변 땅까지 포함하여 5천 평을 남겨두면 좋을 거 같았다.

그런데 지금 살고 있는 단층 주택이 20년이 다 되었기에 제법 낡았다.

“흐음, 이번 기회에 옆에 멋지게 별장으로 사용할 3층짜리 고급 주택을 신축하고 다음에 이 집도 대대적으로 수리를 해야겠어.”

돈은 좀 들어가겠지만 고급 주택을 신축하고 살고 있는 집도 대대적으로 수리를 하면 좋을 것 같았다.

그래봐야 전부 500평 정도이기에 4500평은 남는다.

판교가 본격적으로 개발이 되면 나중에 기회를 봐서 빌딩을 신축해도 좋을 것 같았다.

6만 평이나 되는 땅 중에 5만 5천 평을 팔고 5천 평을 남겨둘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럼 수천억 원이 들어오기에 자금 걱정은 없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해봐도 현명한 생각이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나란히 대문을 열고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재빨리 출입문을 열어 주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집 앞에서 옷에 묻은 먼지나 흙 등을 탈탈 털었다.

그런 다음에 집으로 들어왔다.

“아버지와 어머니, 다녀오셨습니까?”

“그래.”

“아들, 별일은 없었지?”

“예, 그럼요. 절대 일을 무리하게 하시면 안 됩니다.”

“그래. 요즘은 무리하지 않는다.”

“일이 많을 때에는 인부를 고용하여 일을 시킨다.”

“돈이 좀 들어가더라도 그게 현명합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욕실에 들어가서 손을 씻고 나왔다.

어머니가 주방으로 가서 점심 준비를 하였고 아버지가 거실 소파에 앉으려고 하는 것을 현수가 주방으로 데리고 가서 식탁 의자에 앉혔다.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할 말이 있습니다.”

“어디 해봐라.”

“예, 다름이 아니라 우리 가족이 보유하고 있는 판교의 땅이 6만 평입니다. 조만간 땅값이 폭등을 하면 팔아야 하는데 다 팔려고 하지 말고 이 집과 주변의 땅 5천 평은 남겼으면 합니다.”

“5천 평이나 남기자고?”

“예, 이 집 옆에 미래를 생각하여 별장처럼 멋지고 럭셔리하게 3층짜리 고급 주택을 신축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으음, 3층짜리 고급 주택을 신축하려면 건축비가 많이 들어갈 텐데 말이야.”

“예, 물론 그렇습니다만 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저에게 다 계획이 있거든요.”

“뭐, 그렇다면 못할 것도 없지.”

“예, 돈을 좀 많이 들이더라도 멋지게 3층 고급 주택으로 신축하고 그 다음에는 지금 살고 있는 이 집을 대대적으로 수리하는 겁니다.”

“뭐? 이 집도 수리한다고?”

“예, 한꺼번에 하면 머물 곳이 없으니까 일단은 3층짜리 고급 주택을 신축하여 완공되면 살림을 옮긴 후에 이 집을 대대적으로 수리하면 됩니다.”

“흐음, 그러면 되겠구나.”

“예, 아버지. 그리고 훗날 땅을 팔아도 5천 평이 남으니까 판교가 본격적으로 개발이 되면 우리도 이곳의 남는 땅에 빌딩을 신축할 수 있습니다.”

“뭐, 빌딩을 신축한다고?”

“예, 아버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멋지게 20층짜리 빌딩을 신축하면 임대를 놓고 월세를 받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현수의 말에 아버지와 어머니가 머리를 끄떡였다.

무모한 일이 아니었다.

듣고 보니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었다.

“아버지, 그건 그렇고 요즘에도 6촌 형님(6촌 내재종형제, 5촌 당숙)과 동건이네 부부가 찾아옵니까?”

“요즘은 그나마 좀 가끔씩 찾아온다. 전에는 귀찮을 정도로 자주 찾아왔어.”

“절대 그들에게 속으면 안 됩니다.”

“물론이다. 어디에서 사기를 치려고?”

현수의 말을 듣고 아버지와 어머니는 절대 5촌 당숙과 이웃인 동건이네 부부를 믿지 않았다.

철저히 경계를 하고 있었기에 현수가 보기에 안심이 되었다.

“아버지와 어머니, 다음 달에는 제가 자본금 100억 원으로 제약회사를 설립할 겁니다.”

“다음 달에?”

“예, 그렇습니다. 회사 이름을 고민하다가 카오스 제약 주식회사로 결정했습니다.”

“카오스 제약 주식회사?”

“예, 카오스는 무질서, 혼돈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입니다. 그리스의 우주 개벽설에서는 만물이 나타나기 이전의 혼돈 상태를 이르는 말입니다.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카오스가 좋을 거 같아서 이렇게 결정을 했습니다.”

“흐음, 듣고 보니 카오스 제약 주식회사라고 하는 것이 듣기는 좋구나.”

“아들, 나의 생각에도 좋을 거 같아.”

“감사합니다. 다음 달에 카오스 제약 주식회사를 설립할 때 아버지와 어머니를 등기 이사로 등록시켜 드리겠습니다.”

“등기 이사?”

“예, 등기 이사로 법인 등기부등본에 등록이 되면 책임감도 있지만 많은 연봉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특별히 일을 하지 않고 가끔씩 회사를 방문하기만 해도 월급을 탈 수 있거든요.”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있을까?”

“시작은 자본금 100억 원으로 하지만 저에게는 꿈에서 보았던 신약들이 있기에 빠르게 개발하고 임상시험을 거쳐 식약청의 허가를 얻어서 출시하여 판매를 할 수 있습니다. 미국 FDA에도 승인을 얻어 미국 시장에도 판매하고 말입니다.”

“그 위암 치료제 말이지?”

“예, 그래야 나중에 아버지께서 위암이 발병하더라도 손쉽게 완치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먼저 위암 치료제부터 출시하려는 겁니다.”

“으음, 알았다. 그렇게 해라.”

“예, 아버지. 그리고 3일 후에 주식투자를 할 겁니다.”

“뭐? 갑자기 주식투자라니 그게 무슨 말이냐?”

“저와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께서 증권사에 같이 가서 계좌를 개설한 후에 10억 원씩 주식투자를 할 겁니다.”

“으음, 정말이냐?”

“예, 꿈에서 본 종목이기에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불과 두 달 만에 25배의 수익을 올릴 테니 말입니다.”

“뭐, 25배?”

아버지와 어머니가 깜짝 놀랐다.

“10억 원씩만 투자를 해도 두 달 후에는 무려 250억 원입니다. 각자 250억 원의 수익이기에 전부 750억 원입니다.”

현수의 말에 아버지와 어머니가 멍한 표정이었다.

원금 10억 원과 수수료를 제하더라도 230억대의 수익이고 전부 약 700억 원이었다.

좀 황당하게 들리기는 하지만 이제까지 현수의 꿈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없었다.

이번에도 틀림없이 그렇게 될 거 같았다.

물론 정확한 것은 주식투자를 하여 두 달 후에 확인을 해봐야 하겠지만 말이다.

IT관련주들이 조만간 상승하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오르기 전에 주식을 매수해 두려는 거였다.

불과 두 달 만에 25배로 폭등하면 간단히 매도를 하면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거였다.

물론 현수는 그 주식이 27배까지 상승하였다가 하락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최고점에 오르기 전에 안전하게 며칠에 걸쳐 나누어 매도를 할 생각이었다.

나중에 검찰에서 작전세력이 아닌지 조사를 하더라도 간단히 혐의를 벗어날 수 있었다.

서초동 대륙 증권사.

정장을 입은 현수와 아버지, 그리고 여성복을 차려입은 어머니가 함께 모여 주식현황판을 쳐다보았다.

붉은색이나 파란색으로 종목들이 수시로 바뀌었다.

어머니는 완전히 주식에 관해서는 모른다.

아버지는 조금 알지만 주식을 매수하거나 매도를 해본 적이 없었다.

“아들, 나는 봐도 전혀 모르겠어.”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붉은색은 오른 주식이고 파란색은 내린 주식입니다. 옆에는 거래가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그제야 아버지와 어머니도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

현수를 따라 이동하여 계좌를 개설하면서 아버지와 어머니는 각각 15억 원씩 입금을 했다.

현수는 계좌를 개설하면서 50억 원을 입금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저를 따라 메탈IT의 주식을 매수하시면 됩니다.”

“얼마나 매수를 해야 하는 거야?”

“계좌에 15억 원이 입금되어 있으니까 현재 주당 4500원이니 33만주를 매수하시면 됩니다.”

“33만주?”

“예, 33만주면 14억8500만 원입니다. 수수료를 생각해서 조금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 알았다.”

“어머니도 아버지와 똑같이 33만주를 매수해 주세요. 저도 똑같이 33만주를 매수하겠습니다.”

“알았어.”

매수 주문서를 작성하여 직원에게 내밀었다.

직원이 매수 주문서를 보고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메탈IT 주식을 33만주씩 총 99만주를 매수하는 거였다.

금액으로는 약 45억 원이었다.

직원이 확인하는 사이에 메탈IT 주식이 200원이나 떨어져 4300원이었다.

그랬기에 4500원으로 매수 주문을 넣었기에 손쉽게 매수가 이루어졌다.

현수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서 오린엔트 하이텍 주식을 약 10억 원어치 매수를 하였다.

또한, 한보 소프트도 약 10억 원 매수하고, 미스터IT 주식도 약 6억 원, 마지막으로 이스타 IT 주식도 약 8억 원을 매수했다.

종목마다 각각 몇천만 원씩 남았지만 상관없었다.

현수의 계좌에 50억 원을 입금하여 각종 주식을 매수하면서 약 2억 원 정도 잔액이 남았다.

무려 약 48억 원을 주식매수를 하는데 투자한 거였다.

아버지와 어머니와 함께 15억 상당을 투자하였던 메탈IT 주식은 두 달 후에는 무려 25배까지 오른다.

물론 최고 27배까지 오르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안정권인 25배일 때 매도를 할 생각이다.

이밖에도 약 10억을 투자한 오린엔트 하이텍은 14배, 약 10억 투자한 한보 소프트는 16배, 약 6억을 투자한 미스터IT는 9배, 마지막으로 약 8억을 투자한 이스타 IT는 12배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너무 많이 투자한 거 아니냐?”

“아들, 약 48억 원을 투자하다니 괜찮아?”

“예, 그럼요. 이제 기다리기만 하면 됩니다.”

약 10일 후부터 주식시장이 광풍이 분다.

특히 IT회사들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상승하기에 너도나도 투자를 한다.

단기간에 주식들이 폭등하고 과열이 되면서 거품이 부풀어 오른다.

그렇기에 현수는 두 달 후에 보유하고 있는 주식들을 매도하여 엄청난 수익을 올릴 예정이다.

“이제 나가서 식사나 하시죠.”

“그러자.”

“아들, 그게 좋겠어.”

현수를 따라 서초동 대륙 증권사를 나왔다.

주차장에 주차를 해놓은 검은색 에스유브이 랜드로버 디스커버리를 타고 인근에 있는 서초 한우라고 하는 고기 집으로 향했다.

인근이라서 금방 도착했다.

동시에 50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곳이지만 10대 정도가 비어 있었다.

현수가 빈자리를 보고 다가가서 주차하고 내렸다.

“인근에서는 이곳 서초 한우가 한우의 질이 좋습니다. 분위기도 좋아서 손님들이 많습니다.”

“그래?”

“얼마나 맛있는지 보자.”

현수를 따라 아버지와 어머니가 서초 한우로 들어갔다.

여직원의 안내를 받고 창가 자리에 앉았다.

현수가 메뉴판을 보고 부모님에게 보여주면서 말했다.

“한우의 부위별로 주문할 수 있는데 꽃등심과 채끝살, 안심과 갈비살, 그리고 차돌박이로 주문하겠습니다.”

“아들, 너무 많은 거 아니야?”

“생각보다는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질이 좋아서 마음껏 드셔도 됩니다.”

“오늘은 아들이 사주는 것이니 마음껏 먹으면 돼.”

“알았어요.”

현수가 여직원을 불러서 주문을 했다.

잠시 후에 숯불이 놓이고 불판을 가져와 내려놓았다.

주문한 한우 고기가 접시에 담겨서 나왔다.

여직원이 서서 직접 구워주었다.

이곳은 여직원이 한명씩 배치가 되어 고기를 주워준다.

그렇기에 익으면 먹기만 하면 되어서 편리하고 좋았다.

여직원이 차돌박이부터 구워 주었다.

치이이이!

불판에 차돌박이를 내려놓으니까 맛있는 소리가 나면서 금방 익었다.

아버지가 먼저 드시고 다음은 어머니가 젓가락으로 차돌박이를 집었다.

그걸 잠시 바라보던 현수는 느긋하게 차돌박이를 먹었다.

‘전생에서는 고통받고 불행했었는데 회귀하니 이렇게 부모님과 함께 한우 고기를 먹을 수 있어서 좋군.’

행복이 별거 없었다.

이렇게 부모님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먹는 것이 행복이라면 행복이었다.

그것도 아주 큰 행복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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