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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장 마요네즈의 사랑 (65/100)

제7장 마요네즈의 사랑

"......."

"......."

"......."

모든 일행들은 말이 없었다.

왜냐고?

사렌이 안내해 주는 비밀 장소가 끝이 안 보이니까.

처음에는 어느 산속을 가더니 그 다음에는 어느 이상한 동굴로 들어가더니 다음에는 지하로 내려간다.

그뿐 아니라 갑자기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터널까지, 정말 엄청나다.

"남들에게 방해받고 싶지 않은 비밀 장소거든요."

"......."

사렌의 말을 듣자마자 오싹하다.

말이 남들에게 방해받지 않고 싶지 않은 비밀 장소지, 직설적으로 풀이하면 남들에게 아예 안 들리고 죽도록 팰 수 있는 장소라는 거다.

왠지 이런 사렌의 모습을 보니 지금 시퍼렇게 질려서 따라오는 케찹이가 조금은 이해가 된다.

"조금 쉬고 갈까?"

"네!"

"찬성!"

"저는 선배의 의견에 따를게요."

그때 엄청나게 돌아다녀 모두 지쳐 보이자 난 휴식을 제안했다.

그러자 그런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승낙하는 그녀들.

아무래도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나 보다.

그렇게 난 휴식을 취하면서 주변을 살펴봤다.

그런데 다소 뭔가 이상한 모습이 내 눈에 띄는데.

그리고 그건.......

"마요네즈와 케찹이?"

두 요정의 반응이 엇갈리는 거.

방금 전 말했다시피 케찹이는 사렌 덕택에 시퍼렇게 질려 있다.

하지만 또 다른 요정인 마요네즈는 그렇지 않다.

시퍼렇기는커녕 뭔가 넋이 나간 모습이었다.

그런데 그냥 넋이 나간 것도 아니다.

길쉬와 토스(?)하고 있는 사렌을 보고 넋이 나간 거.

꼭 사랑에 필 받은.......

"설마!!"

그때 난 엄청 충격적인 상상을 해 버린다.

아, 아닐 거다.

설마!

그래, 아니다. 그러면 이야기가 너무 복잡해지잖아!!

그렇지만 이건 아무리 봐도.

"코코코코(?)."

그 순간 나의 의심을 한 방에 날려 버리는 케찹이의 기묘한 웃음소리.

그리고 난 알 것 같다. 저 웃음소리의 의미를.......

그러니까 뭔가 건수 잡으면 탄생하는(?), 그 이름 하여 케찹이 웃음소리.

그러니 간단하게 말해 내가 생각했던 게 사실이라는 것이다.

마요네즈는 케찹이를 싫어한다. 그것도 죽도록.

케찹이는 사렌의 동생이다.

그것도 나름대로(?) 귀여운 동생.

사렌은 길쉬를 좋아한다. 그것도 미치도록.

길쉬는 좀 멍청하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

어찌 됐든 지금 내가 내린 결론은 이거.

한마디로 지금은 원수의 누나를 사랑하는 것이고, 그 누나는 다른 남자를 좋아하는 것이고, 그리고 그걸 본 케찹이는 웃고 있다는 것이고.

흠, 복잡하군.

"코코코코."

그때 마요네즈를 어떻게 이용해 먹을까 하는 나쁜 생각을 하는 게 분명한 케찹이 님.

이놈은 절대적으로 개과천선 따위는 이루어질 수 없다.

그렇게 얼굴도 못 알아볼 정도로 두들겨 맞은 뒤 또 기회가 오니 이런 이상한 소리나 내시다니, 이게 그 유명한 악당 본능?

"무슨 일 있어요?"

그때 나와 케찹이의 미묘한 대치를 본 사렌이 다가오면서 물었다.

하지만 그런 사렌의 질문에.

"누나, 아무 일도 없어!"

"아, 그래?"

"응!"

너무나도 해맑게 구라 때리는 케찹이.

아니! 어떻게 인간이, 아니, 요정이 저렇게 180도가 아니라 1,800도로 바뀌느냔 말이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네놈은 악당 포스였는데, 지금은 해맑은 포스라니!

정말 보고 있지만 두려울 뿐이다.

"주인, 나랑 계약하지 않을래?"

"......!"

그 순간 사렌이 돌아가는 걸 보고는 내게 속삭이는 케찹이.

이 자식, 설마 내 입을 봉쇄하겠다는 거냐?

그러니까 네가 마요네즈에게 몹쓸 짓을 하는 거 지켜보라고?!

어림도 없다!

이 자식아! 그건 나의 정의가......!

"......."

"어때?"

그때 내 손에 무언가 쥐어 주는 케찹이.

그리고 그걸 본 난 움찔거렸다.

이, 이걸...... 나한테 주는 거야??

"그냥 별것 없어. 그냥 못 본 척해 주면 되는 거야."

그, 그건 어렵지 않지만.......

"이것도 줄게."

"헉!"

그 순간 케찹이는 어떤 물건을 하나 더 추가해 준다.

그리고 난 입을 열었다.

"내가 끼어들 문제가 아닌 것 같군."

그렇다. 이건 내가 끼어들 문제가 아니다.

같은 요정들이 사이좋게(?) 해결할 문제!

절대 뭐 받아서 이러는 건 아니다.

오해하지 말도록.

"마요네즈, 물."

"으윽."

그날 케찹이는 마요네즈라는 꼬봉이(?) 생겼다.

그리고 그 이유는 케찹이의 달콤한 유혹.

즉, 자신의 수하로 들어가면 사렌과 데이트를 시켜 주겠다는 약속이었다.

물론 당사자의 의견 따위를 물어본 케찹이는 아니고.

어찌 됐든 마요네즈는 엄청나게 싫어하는 케찹이의 부하로 사랑을 위해 희생했고, 요새 사렌의 감시에 의해 길쉬를 잃어버린 케찹이는 새로운 수하를 얻었다.

아, 참고로 길쉬처럼 순진한 애는 아니다.

"어서 가져오라고!"

"이런 삐리리 같은 자식이!! 안 해! 안 해! 이 자식아!!"

"허허."

"개새(삐리리)......!"

"뭐 이런 씹탱구가!!"

"이 자식, 오늘 결판이다!"

"좋아, 덤벼! 이 마요네즈 자식아!! 이름도 더러운 게."

"뭐? 네 이름은 좋은 줄 알아?! 이 케찹에 빌어먹을 놈아!"

"이 마요네즈가!"

"이 케찹이가!"

심부름하다가도 갑자기 한판 붙어 버리는 이런 경우라는 것이다.

근데 서로 이름 가지고 그러면 좀 안 그러니?

둘 다 이름이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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