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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금융재벌-128화 (128/220)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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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링스 인수는 규태나 타이거 펀드에게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1762년에 만들어 진 이후 런던에서 면화와 다이아몬드거래를 주로 하던 베어링스는 한때 유럽의 여섯 번째 열강이란 이름이 붙여질 정도로 엄청난 규모를 자랑했다.

그 후 영국이 쇠퇴하면서 쇠락하기는 했지만 아직도 영국왕실의 주거래은행이고 25개국에 50개의 지점을 가지고 있었다.

자금력이 충분한 타이거 펀드가 베어링 은행을 인수한 다음 남은 부채를 한꺼번에 청산해 버리면 재무구조도 말끔해진다.

“인수협상을 진행하도록 하세요. 인수비용은 1억 파운드까지는 사용해도 됩니다.”

ING가 부채를 넘겨받는 조건으로 공짜로 베어링스를 인수하겠다는 것에 비하면 훨씬 신사적인 조건이었다.

“맡겨만 주십시오. 그 정도 조건이라면 영국은행도 더 이상 콧대를 세우지 못할 겁니다.”

“베어링스 인수 후에도 유럽에서 쓸 만한 은행이 매물이 나오면 적극적으로 인수를 추진하도록 하죠.”

은행인수에는 막대한 비용이 소모되지만 쉽게 매물이 나오지 않는다. 갑작스런 금리인상 충격의 여파로 아직까지 비틀거리는 은행이 있다면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했다.

***

마이클 아이즈너가 오랜만에 팔로알토로 규태를 찾아왔다.

95년 1월에 신년 경영보고를 위해서 얼굴을 마주 한 이후로 8개월만이었다.

“MGM에서 개봉하는 영화가 어떤 게 남았습니까?”

히트작이 나오지 않아서 비틀거리던 MGM은 규태가 인수한 이후로 언제 그랬냐는 듯이 미친 듯이 흥행작을 쏟아내고 있었다.

보디가드, 원초적 본능, 시애틀의 잠못이루는 밤이 메가 히트를 했고 그 뒤를 이어서 나온 스피드가 대성공을 거두면서 완전하게 자리를 잡았다.

“톰이 주연인 ‘아폴로 13’이 조만간에 개봉을 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내년 초에 개봉 예정인 ‘라스베가를 떠나며’ 란 영화가 한참 촬영 중입니다.”

라스베이거스를 떠나며는 니콜라스 케이지가 주연을 맡은 작품이다. 엄청난 제작비가 들어가는 블록버스터 급은 아니지만 모처럼 규태가 픽한 작품이어서 영화사 내부에서는 흥행에 큰 기대를 하고 있었다.

“보니까 마이클에 목에 힘이 들어가겠는데요. 라이온 킹도 작년에 엄청 성공했잖아요?”

라이온 킹은 미국내에서만 3억 2천, 전세계 4억 6천의 박스오피스를 기록했다.

엘튼존이 부른 Can You Feel the Love Tonight는 그래미 영화 주제가상을 받기도 햇다.

“하하하, 그렇게 보이는가 보군요. 하여간 영화들이 줄지어서 성공을 거두는 바람에 제가 작년에 성과급도 엄청 받았습니다.”

“올해도 많이 받아가세요.”

“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

규태와 처음 만났을 때는 잔뜩 주눅이 들어있더니 눈부신 성공을 연거푸 거두면서 마이클 아이즈너는 온몸에서 자신감이 넘쳐흘렀다.

아이스너가 오만하게 군다는 불평하는 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지만 규태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할리우드는 정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동네였다. 이런 곳에서 살아남으려면 고집이 세지 않으면 버텨내기 힘들다.

MGM과 디즈니의 영화부분을 담당하는 마이클 아이스너는 성공가도를 질주했다. 만드는 영화마다 대성공을 거두면서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영화판의 거물로 자리를 잡았다.

커다란 성공을 연거푸 거둔 만큼 좋지 않은 소문은 반드시 뒤따라 흘러나온다.

마이클이 온김에 진짜 궁금한 사실을 물어보았다.

“케빈이 만든다는 영화는요? 잘되고 있답니까?”

“워터 월드 말인가요? 태풍 때문에 세트장이 날아가서 새로 지으면서 제작비가 예상을 한참이나 오버했다고 합니다. 1억 7천만 달러가 들었답니다. 거기에 촬영 중에 급작스럽게 내린 스콜 때문에 코스트너가 거의 죽을 뻔하기도 했고요. ”

“휴우! 정말 엄청나게 오버했네요. 그거 처음 예산이 1억 달러 아니었나요? 그러기에 내가 그렇게 말렸는데 말을 듣지 않더니.”

해양영화는 실패한다는 징크스를 깨겠다고 호기롭게 출발한 좋았지만 촬영중간에 태풍이 불면서 세트장이 날아가 새로 지어야 했다.

영화 제작사인 유니버샬에서는 죽을 맛일 것이었다.

원래는 계속 영화를 찍은 MGM에서 제작하려고 이야기가 되었지만 규태가 틀어버려 유니버샬로 제작사가 넘어갔다. 그것 때문에 사이가 틀어진 케빈 코스트너는 규태와 전화연락도 하지 않았다.

케빈 코스트너가 주연으로 출연한 워터월드는 간신히 제작비를 건지는 흥행기록을 남긴다.

할리우드에선 엄청난 제작비를 들여서 망했다고 소문이 나지만 어찌어찌해서 제작비는 건져냈다.

케빈의 진짜 망작은 다음 작품인 포스트맨이었다. 제작비 8,000만 달러를 들여 제작한 영화로 1,700만 달러의 흥행수입을 기록한다. 늑대와 춤을,JFK,보디가드, 로빈 후드의 주연과 제작으로 잘나가던 케빈의 전성기가 끝이 난 것이다.

“오늘 온 이유는 미션 임파서블의 판권 때문입니다.”

미션 임파서블은 1966년부터 73년까지 TV로 방영된 첩보물이었다. 88년에 리바이벌되어 CBS에서 방영되었다.

“영화화하기로 결정을 했나요?”

“예, 여러 가지로 분석해보니 만들면 흥행을 할 것 같습니다.”

당연했다. 톰 크루스가 주연으로 나와서 1편부터 성공을 거둔 시리즈였다.

영화 판권을 가진 회사는 TV시리즈물의 제작사인 CBS였다. CBS는 규태가 대주주인 방송국이다. MGM에서 판권을 가지고 와서 영화로 만드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럼 넘겨받아서 영화로 만들면 되겠네요.”

“조금 골치아픈 문제가 생겼습니다. 영화의 주연으로 물망에 오른 톰 크루즈가 자체적으로 영화를 제작하고 싶어 합니다.”

미션 임파서블의 시리즈의 주연은 1편부터 톰 크루즈여서 다른 배우가 연기하는 이단 헌트는 좀처럼 상상이 되지 않지만 판권 문제는 쉽게 결정을 내릴 사항이 아니었다.

“CBS가 판권을 넘기지 않을 텐데요.”

“그래서 제가 고생을 조금 했습니다. 공동으로 제작을 하면 어떻겠습니까?”

톰 크루즈가 미션임파시블을 직접 제작하고 싶어 하는 욕심은 알겠지만 판권 소유자인 CBS에선 대주주인 규태의 눈치를 보느라 당연히 넘기지 않을 터였다.

톰 크루즈가 스타라고 해도 영향력이 미치는 곳은 할리우드다. 말이 통하지 않는 CBS를 빼고 MGM을 달달 볶아댄 모양이었다.

“공동제작이라?......탐말고 다른 사람을 주연으로 쓰면 은요?”

“주인공인 이단 헌트 역에 탐을 제외하면 마땅한 주연감이 없습니다.”

규태가 생각해도 이단 헌트에는 탐 크루즈가 제일 적역이긴 했다.

“그렇다면 할 수 없죠. 제가 CBS에 이야기를 하도록 하죠.”

방문한 목적을 달성한 마이클이 돌아가자 규태는 마블의 경영 상태를 살폈다.

전생에서 마블은 89년 로널드 페럴만이 인수하면서 잘못된 투자로 고통을 받았다. 막대한 채권을 발행해서 조달한 자금으로 장난감 회사와 만화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렸지만 거듭 경영에 실패를 겪으면서 파산상황까지 몰리게 되지만 이번에는 규태가 대부분의 주식을 매입하면서 건전한 경영 상태를 유지했다.

소니로 팔려나갔던 스파이더맨에 대한 판권도 회수했다.

적자를 기록하지는 않지만 흑자폭도 크지 않았다. 오히려 경쟁사인 DC는 배트맨과 슈퍼맨의 영화화의 성공으로 큰돈을 버는 상황.

어지간한 경영자라면 조급해 할 만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래픽 기술이 발전하면 자연스럽게 관계는 역전된다.

마블의 경영보고서를 살피던 규태는 오선한을 호출했다.

“클라이브 데이비스는 요즘 어떻게 지내나요?”

아리스타 레코드의 경영자인 클라이브는 규태도 좀처럼 얼굴을 보기가 힘들었다.

“이곳으로 오라고 연락을 할까요?”

회사의 주인인 규태가 부르면 아무리 바빠도 달려올 것이었다.

“그럴 필요는 없고요 셀린의 앨범이 나온다고 하지 않았나요?”

셀린은 많은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르네 안젤린과 작년에 결혼식을 올렸다.

아리스타 레코드는 많은 아티스트를 두고 있진 않지만 휘트니 휴스턴과 셀린 디온이 연거푸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면서 메이저급의 음반회사로 성장했다.

셀린은 휘트니에 비해 상업적인 성공은 늦었지만 3집 The Colour of My Love가 대성공을 거두면서 그토록 바라던 월드 스타가 되었다.

셀린의 노래가운데 최초로 빌보드 1위를 기록한 The Power Of Love,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의 주제가인 When I Fall In Love가 사랑을 받으면서 미국에서만 600만장 전 세계 시장에서 1800만장이 넘는 판매를 기록했다.

95년 나오는 앨범 D'eux는 프랑스어로 발매되는 앨범이었다.

“프랑스어로 나오는 앨범이라 아리스타에서는 크게 기대는 하지 않는 모양입니다.”

물들어 올 때 노 젓는 다고 한참 흥행가도를 달리는데 프랑스어 앨범을 내는 게 아리스타에서도 꽤나 불만인 모양이지만 셀린과 맺은 처음 계약조건이 원할 때 프랑스어 앨범을 내는 것이었다.

“잘되겠죠, 셀린이잖아요.”

“그렇죠, 셀린은 셀린이지 휘트니가 아니죠.”

아직 세계적인 명성에선 휘트니가 셀린보다 높지만 또 그만큼 아리스타의 골치덩이였다.

“휘트니는 심리치료를 잘 받는 답니까?”

문제 있는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나서 한참을 방황하더니 마음을 돌리는가 싶었지만 여전히 약물문제는 심각했다.

워낙 어린 시절부터 가족 안에서 죄책감 없이 만성적으로 약물을 사용한 탓이었다.

“휘트니가 세계적인 스타라지만 주변의 말을 잘 듣는 편인데 약물문제는 어쩔 수가 없는가 봅니다. 클라이브가 신경을 쓰고는 있지만 한계가 있으니까요.”

이건 누구도 어쩔 수가 없는 문제였다. 최대한 심리치료를 해서 빨리 중독에서 벗어나게 해야 했는데 결코 쉽지가 않았다.

사실 아리스타는 규태가 커다란 계획 없이 인수한 회사들이다.

아리스타는 휘트니에 대한 팬심으로 인수하면서 커다란 수익을 거둘 것이란 기대는 하지도 않았다.

아리스타가 제아무리 히트작을 만들어서 돈을 많이 번다고 해도 투자부분에서 거두는 수익에 비할 수는 없었다.

휘트니의 건강한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성과인데 그걸 보는 게 이렇게 어렵 다니!

“하여간 회사 수익을 생각하지 말고 휘트니가 건강하도록 최대한 노력하라고 하세요. 셀린에게 내가 한 말은 전했습니까?”

“예, 셀린도 남편이 나이가 많은 것이 신경이 쓰이기는 하는가 봅니다. 최대한 규칙적으로 건강진단을 받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셀린의 남편 르네 안젤린은 이제 50이 넘은 나이였다. 두 사람의 나이차이가 26살이다.

나이를 먹은 만큼 건강에도 신경을 써야한다. 실제 몇 년안에 르네가 후두암을 진단받아 수술을 받게 된다.

미리 미리 건강검진을 받아 초기에 병을 발견하면 그만큼 고생을 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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