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빨로 축구천재-97화 (97/224)

097

* * *

삐이이이익!

코스타리카와의 후반전이 시작됐다.

신재욱의 움직임은 전반전에 그랬던 것처럼 빛났다.

― 신재욱 선수의 킬패스입니다! 아! 이찬호 선수가 이걸 놓치네요! 결정력이 좋은 이찬호 선수인데, 방금 슈팅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 비록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신재욱 선수의 플레이는 너무 무섭네요! 이 선수, 코스타리카에게 공포심을 심어줄 생각인 것 같습니다!

후반 6분, 상대의 압박을 벗어난 뒤에 뿌려낸 킬패스로 골과 근접한 기회를 만들어냈고.

몇 분 뒤에 또다시 기회를 만들어냈다.

툭! 투욱!

최전방에서 버텨주는 오정훈과 패스를 주고받으며, 신재욱은 앞으로 나아갔다.

지금처럼 몸싸움이 좋은 공격수가 최전방에서 버텨주면 공격형 미드필더인 신재욱으로서는 편하게 원하는 플레이를 할 수가 있다.

‘동료들이랑 호흡이 좋아지니까 확실히 편해졌어.’

중거리 슈팅 각이 나왔다.

그러나 신재욱은 슈팅할 것처럼 페인팅 동작만 취하고, 슈팅을 때리진 않았다. 상대 선수의 슬라이딩 태클이 들어오고 있었으니까.

휘익!

신재욱은 옆으로 움직이며 태클을 피해냈다. 이어서 다시 슈팅각을 잡았다. 그러자 이번엔 코스타리카의 수비수가 덤벼들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속임수였다.

투욱!

신재욱은 슈팅할 것처럼 휘두른 다리로 공을 앞으로 툭― 밀어내며 땅을 박찼다. 앞으로 강하게 파고드는 움직임이었다.

다급하게 슈팅을 방해하려던 코스타리카의 수비수는 중심이 살짝 떠 있었기에, 강하게 파고들어 오는 신재욱과의 몸싸움에서 밀려버렸다.

휘청!

코스타리카의 수비수가 흔들린 지금.

신재욱은 이미 상대의 페널티박스 안까지 깊숙이 파고든 상태였다.

― 오오오! 뚫어냈습니다! 신재욱이 코스타리카의 수비를 뚫어냈습니다! 바로 슈팅하나요?

터엉!

경쾌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신재욱이 슈팅을 때려내며 생긴 타격음이었다.

발의 안쪽으로 살짝 감아 찬 공이 코스타리카의 골대 구석으로 향했다. 골키퍼는 움직이지 못했다.

너무나도 가까운 거리에서 빠른 타이밍에 나온 슈팅이었기 때문이었다.

― 고오오오오오오오오올! 네 번째 골을 기록하는 신재욱 선수입니다!

― 코스타리카의 수비수들이 신재욱 선수를 전혀 막아내질 못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신재욱 선수는 코스타리카의 수비수들을 너무나도 쉽게 상대하고 있습니다!

― 이건…… 허허…! 정말…… 수준이 다르네요…! 지금 신재욱 선수에게 코스타리카 수비진은 아주 쉬운 상대인 겁니다! 조금 과장하면 신재욱 선수가 마음먹을 때마다 골을 만들어내는 수준이거든요? 물론 코스타리카의 수비진이 16강에 오를 때까지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렇게까지 무기력하게 당한 경기는 없었거든요?

― 그만큼 신재욱 선수의 실력이 뛰어나다는 거겠죠. 신재욱 선수를 막아야 하는 코스타리카 선수들은 괴롭겠지만, 경기를 지켜보는 저희로선 눈이 즐거운 장면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해설들의 말처럼 신재욱의 활약은 계속 이어졌다.

단순히 공을 가지고 있는 상황을 넘어서, 세트피스 상황에서도 코스타리카를 위협했다.

― 오우! 들어갈 뻔했습니다! 아쉽게도 골로 연결되진 않았지만, 신재욱 선수의 좋은 헤딩이었습니다!

― 방금은 코스타리카의 골키퍼가 너무 잘 막았죠?

― 그렇습니다. 놀라운 반응속도를 보여준 슈퍼세이브였습니다! 비록 모레이라 골키퍼가 오늘 4골을 허용하고 있긴 하지만, 4골 모두 골키퍼로선 막아내는 게 거의 불가능한 슈팅들이었죠.

반면 코스타리카는 후반전에 들어서서도 신재욱을 막아내지 못하고 있었다.

신재욱을 경계하느라 공격과 수비 모두 풀리지 않고 있었다.

코스타리카는 16강까지 올라온 저력을 한국을 상대로는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 우리 선수들이 코스타리카를 완전히 압도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가둬놓고 팬다고 말해도 될 정도죠?

― 하하하! 지금 상황엔 잘 어울리는 말이네요. 우리 선수들이 후반전에 들어서서는 반코트 게임을 펼치고 있으니까요.

시간은 계속 흘렀고, 일방적으로 공격을 하는 건 여전히 한국이었다.

― 고오오오오올! 이찬호 선수의 골입니다! 신재욱 선수가 완벽하게 넘겨준 공을 이찬호가 마무리하네요!

― 좋은 마무리였습니다! 이찬호 선수! 굉장히 기뻐하고 있습니다! 오늘 좋은 기회를 놓쳤었기 때문에 이번 골이 더욱 짜릿하게 느껴질 거 같은데요?

다만 일방적인 경기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한국팀의 수비는 가끔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다.

― 아! 이런 패스는 좋지 않습니다! 위험합니다!

― 추정태 선수! 전혀 급할 게 없는 상황이었는데 너무 성급한 패스를 시도했거든요? 이러면 코스타리카에게 역습 기회를 내주게 되거든요? 아! 위험합니다!

지금처럼 패스 실수가 대부분이었다.

상대의 압박에 당황하며 좋지 못한 패스를 뿌리는 것.

해서는 안 될 플레이였지만, 한국의 수비수들이 대회 내내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코스타리카의 공격진은 한국의 수비수들이 발밑이 약하다는 부분을 늦게나마 공략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후반 31분, 마침내 코스타리카의 골이 나왔다.

― 아…… 아쉽습니다. 우리 선수들이 굳이 내주지 않을 기회를 내줘서 골을 허용하고 마네요!

― 수비에서 조금 더 집중력 있게 볼 처리를 해줘야 합니다! 수비에서 공을 뺏기게 되면 바로 위기를 맞게 될 수밖에 없거든요!

첫 골을 넣은 코스타리카는 분위기를 바꿔보려고 했다.

다만 이들의 의도는 성공하지 못했다.

또다시 골을 기록한 신재욱 때문이었다.

― 와……! 장호연 선수의 크로스를 신재욱 선수가 머리로 받아 넣어 버렸습니다! 신재욱 선수가 그렇게 큰 키를 지닌 선수는 아닌데, 위치선정이 정말 기가 막히네요! 장호연 선수의 크로스의 궤적을 정확히 예측하며 헤딩을 했거든요?

― 그야말로 동물적인 감각입니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신재욱 선수의 위치선정은 웬만한 스트라이커들보다 훨씬 더 뛰어난 것 같습니다!

― 정말 많은 골이 터지네요!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대단한 화력을 보여주고 있는 한국! 이제 스코어는 6 대 1이 됐습니다!

코스타리카의 선수들이 한숨을 내쉬었다.

분위기를 바꿔보려고 힘을 내던 상황이었기에, 더욱 힘이 쭉 빠져버렸다.

이후, 코스타리카는 의욕을 잃은 모습을 보여줬다.

시간이 빨리 흐르기를 원하는 표정으로 경기를 치렀고, 움직임에서도 더 이상 적극성이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코스타리카가 무너졌다.

삐이이이익!

― 경기 종료됩니다! 대한민국이 8강에 진출합니다!

― 대단합니다! 우리 선수들! 너무나도 자랑스럽습니다!

경기가 끝났다.

코스타리카 선수들은 허탈한 얼굴로 바닥에 주저앉았고.

한국 선수들은 안기혁 감독에게 몰려들어 8강에 진출한 기쁨을 나눴다.

“감독니이이이이임! 우리 8강 갔어요오오오! 우와아아아아악!”

“으하하하하! 8강이다! 진짜 8강에 올라갔다!”

“오오오! 미쳤다! 미쳤어! 8강이라니! 이러다가 진짜 4강까지 가는 거 아니야?”

“4강까지 가자아아아아아아앗!”

신재욱도 마찬가지였다.

그 역시 8강에 오른 것을 기뻐하고 있었다.

‘8강에 올라가도 그저 그럴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기분이 되게 좋네.’

U―20 월드컵의 8강에 오른 건데, 마치 FIFA 월드컵 8강에 올랐을 때처럼 기뻤다.

신기한 일이었다.

세계 최고의 선수로서 대단한 커리어를 쌓아왔던 그였기에, U―20 월드컵 16강에 올랐을 때도 감흥이 크지 않았었다.

실제로 그를 가장 기쁘게 해줬던 건 능력치의 성장이지 않은가.

‘이번엔 달라. 이유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신재욱은 미소를 지으며 동료들과 마저 기쁨을 나눴다.

단, 실시간으로 허공에 떠오르는 메시지를 확인하는 건 미루지 않았다.

[헤딩이 1 올랐습니다!]

* * *

「U20 대표팀, 코스타리카 잡고 U―20 월드컵 8강 진출!」

「한국 U―20 대표팀, 코스타리카와의 16강전에서 강력한 화력 보여주며 6 대 1 대승 거둬! 하지만

수비에선 아쉬운 모습 드러내.」

「신재욱, 코스타리카전 경이로운 실력을 드러내며 5골 1도움 기록해!」

「코스타리카의 감독 데이먼, ‘우리의 패배의 원인은 한국에 신재욱이 있었다는 것.’이라며 신재욱을 높이 평가해.」

한국 U20 대표팀의 8강 진출.

그것도 6 대 1로 대승을 거두며 만들어낸 결과라는 사실에 한국 축구팬들은 놀라운 걸 넘어서 당황하고 있었다.

└6 대 1 ㅋㅋㅋㅋㅋㅋㅋ미치겠다 진짜ㅋㅋㅋㅋㅋㅋㅋㅋ 코스타리카 애들이 불쌍해 보일 정도야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리얼로 불쌍하더라ㅋㅋㅋㅋㅋ

└확실히 수비는 불안하긴 한데, 그래도 이 정도 경기력이면 4강도 올라가겠는데?;;;;;

└그러니까;;;;; 솔직히 개잘하는데……?

└말리전 6 대 0, 프랑스전 3 대 2, 콜롬비아전 5 대 1, 코스타리카전 6 대 1…… 우리나라 화력 미쳤어ㄷㄷㄷㄷ

└ㅋㅋㅋㅋㅋㅋ이게 무슨 일이냨ㅋㅋㅋ 요즘 축구 볼 때마다 꿈꾸는 것 같네…… 무슨 이렇게 잘하냐ㅋㅋㅋㅋ

이처럼 당황하던 축구팬들은 이내 신재욱을 주제로 떠들기 시작했다.

└오늘은 신재욱 컨디션이 되게 좋아 보이던데? 나만 그렇게 느꼈나?

└컨디션이 나빠 보인 적이 있었나? 걍 매번 잘해서ㅋㅋㅋㅋ

└와…… 근데 신재욱은 인정사정없이 패버리더라ㅋㅋㅋㅋㅋ

└신재욱을 보면 걍 골에 미친 사람 같아ㅋㅋㅋㅋㅋ 근데 진짜로 엄청 많이 넣는다는 게 레전드야ㅋㅋㅋㅋㅋ

└우리나라가 언제부터 이렇게 축구를 잘했지? 너무 어색하고 당황스럽네;;;;

└근데 말은 똑바로 해야지. 우리나라가 잘하는 건 아니고, 그냥 신재욱이 잘하는 거지ㅋㅋㅋㅋ 신재욱 얘는 그냥 돌연변이야ㅋㅋㅋㅋ 한국인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너무 잘해.

└근데 신재욱 성인 대표팀에 언제 뽑냐? 걍 이번 U―20 월드컵 끝나면 바로바로 뽑았으면 좋겠는데.

└ㅇㅇ신재욱 정도면 성인 국대에서 뛰는 거 함 보고 싶음. 기회 줘도 될 것 같아.

└난 신재욱이 현재 한국 국대 선수들 다 털어버릴 것 같던데? 막말로 국대 선수 누가 와도 U―20 월드컵에서 신재욱만큼 못할걸?

가장 어린 나이로 U―20 월드컵에 참여해서 그 어떤 선수보다도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신재욱.

당연하게도 이런 신재욱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높아졌다.

이미 축구천재 FC라는 프로그램 출신으로 인지도가 있었지만, 이제는 그때보다 훨씬 더 많은 인기를 얻게 됐다.

그리고 며칠 뒤에 펼쳐진 U―20 월드컵 8강에서.

신재욱은 또다시 한국 축구팬들을 미친 듯이 열광시켰다.

「U20 대표팀, 멕시코와의 접전 끝에 U―20 월드컵 4강 진출!」

「멕시코는 강했다. 하지만 신재욱이 있는 한국은 더 강했다! U20 대표팀, 멕시코를 상대로 4 대 3 승리!」

「신재욱, 8강에서 만난 멕시코를 상대로 2골 2도움 기록하며 팀의 승리 이끌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