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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U―20 대표팀, 프랑스 꺾고 16강 진출 확정!」
「팀에서 가장 어린 선수인 신재욱, 공격과 수비를 넘나들며 에이스라고 불리기에 충분한 활약 펼쳐!」
「말리전에 3골 2도움 기록했던 신재욱, 프랑스와의 경기에선 2골 1도움 기록하며 팀의 승리 이끌어!」
축구 강국인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승리했다는 것.
이 사실은 국내에서 커다란 화제가 됐다.
경기 결과에 따른 수많은 기사가 작성된 것은 물론이고, 선수 개개인의 활약에 관한 기사까지 작성될 정도였다.
그리고.
국내 축구팬들 역시 한국의 승리에 굉장히 기뻐했다.
└이겼드아아아아아아!!!!!!!!!!! 진짜 프랑스를 이겼어!!!!!!!!!!
└워!!!!!! 이게 되네?????ㅋㅋㅋㅋㅋㅋ 안 될 줄 알았는데 프랑스가 이겨지네?ㅋㅋㅋㅋㅋ
└신재욱이 잘하긴 한다ㅋㅋㅋㅋㅋ 사실상 신재욱이 다 한 경기 아니냐?
└신재욱이 다 했지. 얘가 한 4인분 해줬어.
└ㅋㅋㅋㅋㅋ 4인분ㅋㅋㅋㅋㅋ 이게 과장이 아니라는 게 레전드다ㅋㅋㅋㅋㅋㅋ 진심 신재욱이 적어도 4인분 했지ㅋㅋㅋㅋ
└지이이이이이이인짜 잘하더라ㄷㄷㄷ 신재욱? 얘 하는 거 오늘 처음 봤는데 빅클럽 무조건 가겠더라.
└이미 빅클럽 소속인데?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이잖아.
└아;;;; 리얼?;;;;; 축알못이라 몰랐어;;;;;;
└우리 아버지가 축구팬인데, 이 경기 보고 감동하셔서 족발이랑 치킨 시켜주심…… 너무 행복하다.
└ㅋㅋ경기 보면서 먹었으면 훨씬 맛있었을 텐데, 까비요.
└신재욱 실력을 볼수록 놀랍네ㅋㅋㅋㅋ 프랑스 애들보다 더 수준이 높아 보였어. 나만 그렇게 보인 거 아니지?
└ㄴㄴ제대로 봤어. 신재욱이 프랑스 선수들보다 훨씬 잘하더라.
그리고.
국내 축구팬들은 한국 U―20 대표팀이 16강에 진출했다는 사실에도 매우 기뻐했다.
└16강 진출이라니ㄷㄷㄷ
└간신히 1승하고 떨어질 줄 알았는데 2승으로 16강 확정ㅋㅋㅋㅋㅋ대박이다ㅋㅋㅋㅋ
└16강 올라갈 만했어ㅎㅎㅎ 신재욱이 엄청 잘한 건 맞지만 다른 선수들도 다 엄청 열심히 뛰더라ㅎㅎㅎㅎ
└U―20 대표팀이 16강이라니ㄷㄷㄷ 별일이 다 있네ㄷㄷㄷ
└이대로 8강까지 가나요~~~~~~~??????!!!
└진짜 갈 수도 있음ㅋㅋㅋㅋ
└ㅠㅠㅠㅠㅠ응원하길 잘했네ㅠㅠㅠㅠ
└선수들 마지막까지 몸 던지는 거 감동…… 솔직히 16강 기대했던 사람들 거의 없지 않았어? 완전 영화 같네.
└8강 가즈아!!!!!!!!!!!
다음 날.
신재욱은 프랑스전에 출전한 동료들과 휴식을 취했다.
단순히 쉬기만 한 건 아니었다. 선수들 모두 컨디션 회복을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당장 이틀 뒤에 경기 일정이 잡혀있기 때문이었다.
“일정이 빠듯하네.”
침대에 누워서 쉬던 신재욱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U―20 월드컵 일정은 그야말로 미친 수준이었다.
다음 경기 때까지 완벽한 회복은 당연히 힘들고, 이대로라면 좋지 못한 컨디션으로 다음 경기에 나서게 될 수도 있다.
그때, 옆 침대에 누워있던 이찬호가 입을 열었다.
“재욱아! 그래도 너는 다음 경기에 쉬게 해주지 않을까? 어차피 다음 경기는 져도 크게 상관없잖아.”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어차피 A조에 속한 한국은 2승을 거두며 16강행이 확정됐으니, 패배해도 문제가 없는 경기에 굳이 에이스인 신재욱을 쓸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이찬호의 말을 들은 신재욱은 고개를 저었다.
“저만 열심히 뛴 것도 아니잖아요. 그리고 안기혁 감독님이 지는 경기를 하려고 할 것 같지도 않고요.”
“……그렇긴 하지만 너는 우리의 에이스잖아. 필요 없는 경기에서 체력을 소모하기보단, 푹 쉬고 16강전을 대비하는 게 낫지 않을까?”
“이번 U―20 월드컵에서 저한테 필요 없는 경기는 없어요. 전 가능하면 모든 경기에 나가고 싶어요.”
“와…… 넌 동생이지만, 축구선수로서 배울 점이 참 많은 것 같아. 모든 경기를 중요하고 늘 최선을 다하겠다는 거지? 마인드가 왜 이렇게 멋있냐?”
“……고마워요.”
크흠!
신재욱은 헛기침하며 시선을 돌렸다.
민망해졌기 때문이었다.
‘그냥 경기에 나가야 능력치가 잘 올라서 그런 건데…….’
* * *
침대에 누워서 쉬던 신재욱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똑! 똑똑!
노크 소리 때문이었다.
“누구세요? 어…?”
호텔 문을 연 신재욱의 눈이 커졌다.
방을 찾아온 사람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안녕?”
“김준기… 형?”
김준기.
처음 U―20 대표팀에 온 날에 화장실에서 두들겨 패줬던 무리의 리더였다.
며칠 전 신재욱에게 친한 척을 하며 가오 좀 살려달라는 말을 한 이후로는 어색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찾아올 거라는 생각은 전혀 못 했었다.
김준기는 방 안에 이찬호도 있다는 걸 확인하곤, 작게 속삭였다.
“잠깐 밖에 나가서 얘기 좀 할 수 있어?”
“안 될 건 없지.”
잠시 후, 호텔 밖으로 나온 신재욱은 용건을 빨리 말하라는 표정으로 김준기를 쳐다봤다.
‘무슨 꿍꿍이지?’
김준기의 첫인상이 워낙 안 좋았기 때문에, 시간을 많이 쓰고 싶진 않았다.
그때였다.
한숨을 푹 내쉰 김준기가 입을 열었다.
“미안하다.”
“……뭐?”
“처음 왔을 때, 인사도 무시하고 텃세 부리고 시비 걸었던 거…… 전부 다 미안해.”
“갑자기?”
신재욱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갑작스럽게 사과를 하는 김준기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았다. 당연히 진심으로 하는 것이라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김준기의 말을 믿을 이유가 전혀 없었으니까.
“내가 갑자기 이러는 게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너도 알다시피 우리가 첫 만남이 좀 그래서…… 그동안 말을 잘 못 하겠더라고. 하여튼 미안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어. 아… 그리고 그때 화장실에 나랑 같이 있었던 친구들도 네게 사과하러 찾아갈 거야. 물론…… 사과는 받아주지 않아도 돼. 그냥 우리가 잘못한 걸 말하고 싶었던 거니까…….”
신재욱이 턱을 쓰다듬으며 김준기를 바라봤다.
여전히 김준기를 의심하고 있었지만, 횡설수설하며 사과하는 그의 모습에선 진심이 느껴지긴 했다.
물론 김준기의 사과를 받아주거나, 친하게 지낼 생각은 없었다.
“할 말은 다 한 거야?”
“……하나만 더 말해도 될까?”
“쉬러 가야 하니까 빨리 말해.”
“고맙다.”
“이번엔 또 뭔데? 나한테 고마울 게 뭐가 있어?”
“말리전이랑 프랑스전에서 네가 뛰는 걸 보고 많은 걸 느꼈어. 팀을 위해서 몸을 던지고 체력도 다 쏟아내 준 거…… 그리고 우리가 16강에 올라갈 수 있게 활약해준 거 전부 다 고마워.”
“그건 오해야. 나는 나를 위해서 열심히 뛴 거야. 이제 할 말 끝났어?”
“……응. 다 했어.”
“오케이, 난 간다.”
그걸로 끝이었다.
신재욱은 그대로 몸을 돌려 호텔로 향했다.
다만, 그의 표정은 나쁘지 않았다.
‘그래도 재활용 불가능한 쓰레기는 아니었던 건가?’
나쁜 일은 아니었다.
좋든 싫든 김준기도 같은 팀 동료였고, 전보다 사이가 개선되면 팀의 조직력에도 도움이 될 테니까.
그러면 U―20 월드컵에서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확률이 높아질 테니까.
잠시 후.
숙소에 도착한 신재욱은 속사포처럼 말을 쏟아내는 이찬호를 멍하니 바라봤다.
“재욱아! 무슨 일이야? 김준기 선배가 너보고 뭐래? 갈구거나 그런 건 아니지? 그런 거면 나한테 바로 말해. 내가 김준기 선배를 혼내주지는 못해도 널 건드리지 말라고 말하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으니까!”
“지금 무슨 소리예요?”
“어…? 김준기 선배가 너 갈구려고 부른 거 아니야? 분위기가 뭔가 살벌해 보였는데……?”
“그런 거 아니에요.”
“……아니구나. 그럼 다행이고. 아! 그러고 보니까 너 김준기 선배랑 형·동생 하면서 지내고 있었지? 괜히 오해했네.”
“별로 친한 사이는 아니에요. 그리고 생각해줘서 고마워요.”
“……고맙긴 뭘.”
이찬호는 민망했는지, 핸드폰을 보며 딴짓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신재욱은 미소를 지은 채, 작게 중얼거렸다.
“좋은 사람들이 많단 말이야?”
* * *
호텔 베란다에 나온 신재욱은 어두워진 밖을 바라봤다.
“오늘도 다 끝났네.”
그는 종일 휴식을 취했다.
하루의 거의 모든 시간을 숙소 침대 위에서 보냈다.
훈련 중독 수준인 신재욱이었지만, 오늘만큼은 훈련하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휴식에만 집중했다.
‘오늘 같은 날 훈련하는 건 무식한 짓이지.’
다만 아무것도 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한국에 계신 부모님과 긴 시간 통화를 했고, 이택현과도 통화를 했다.
“내일부터는 다시 훈련해야지.”
오늘과는 달리 내일은 팀 훈련이 있다.
물론 무리한 훈련은 없을 것이다.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과 감각을 살리는 정도의 훈련일 가능성이 컸다.
“다음 경기에도 선발로 나갔으면 좋겠는데…….”
신재욱은 욕심이 났다.
조별리그에서 치르는 마지막 경기 상대는 콜롬비아였다.
이번 U―20 월드컵의 개최국이자, 프랑스를 4 대 1로 꺾어낸 팀이기도 했다.
당연히 강팀이고 그만큼 능력치 성장도 잘될만한 상대였다.
“우선 몸 상태를 지켜보자. 몸 상태가 괜찮으면 나갈 수 있는 거고, 회복이 안 되면 쉬는 게 맞는 거지.”
욕심은 났지만 무리할 생각은 없었다.
신재욱은 철저히 몸을 관리하며 성장할 생각이었다.
“그래도 이곳에 와서 많이 성장했어.”
U―20 월드컵에 참여한 이후, 신재욱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다.
능력치도 제법 많이 올랐고 새로운 특성도 얻었다.
게다가 기존에 있던 특성이 성장하기까지 했다.
“한 번 볼까?”
말과 동시에 신재욱은 상태창을 띄웠다.
[이름] 신재욱
[나이] 17(만 16세)
[키] 179cm
[체력] 74 [슈팅] 80 [패스] 79 [속도] 72
[민첩] 78 [대인방어] 78 [태클] 76 [몸싸움] 75
[탈압박] 75 [드리블] 79 [개인기] 79 [헤딩] 74
[특성] 전문 골잡이의 본능(B), 경이로운 집중력(B), 고급 패스 컨트롤(B), 고급 볼 컨트롤(B), 경이로운 정신력(B), 그라운드의 프로파이터(C), 안정적인 무게중심(C), 초급 슈팅 컨트롤(D)
모든 능력치가 70을 넘겼고, 특성의 개수도 많이 늘었다.
더불어 B등급의 특성도 5개나 됐다.
대한중학교에서 축구 할 때와 비교하면 놀라울 정도의 성장을 거둔 상태였다.
“많이 바뀌긴 했네.”
신재욱이 미소를 지었다.
상태창에 적힌 능력치들과 특성들을 보니, 지금까지 해왔던 고된 훈련들이 떠올랐다.
“힘들었지. 앞으로도 힘들 예정이고.”
환생을 했기 때문에, 신재욱의 머릿속엔 2028년의 훈련 시스템이 들어있다.
지금도 개인 훈련을 할 때는 환생 전에 했던 훈련 시스템을 이용하는 중이었다.
미래의 훈련 시스템.
당연하게도 2011년인 현재의 훈련 방법들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었다.
그 증거로 신재욱은 환생 전의 실력을 빠르게 되찾는 중이었다.
“잘하면…… 과거의 실력을 완전히 되찾는 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수도 있겠어.”
기분 좋은 상상을 하며, 신재욱은 베란다에서 나갔다.
이제는 내일을 위해서 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