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화
“학생이 강진우 군인가요?”
조승운과 함께 훈련을 마치고 방학 동안의 계획에 대해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진우는 웬 할머니가 다가와 발음이 똑똑 부러지는 영국식 영어로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당황했다. 그런데 그보다 더 당황한 사람은 옆에 있던 조승운이었다.
“멜리사가 아니요? 아니 영국에 사는 사람이 한국에는 언제 오셨소?”
조승운의 인사를 받은 멜리사라는 할머니는 우아한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살짝 허리를 숙였다.
“일이 있어서 어제 도착했어요. 나르샤가 울면서 저에게 전화를 하더군요. 활을 그만 두겠다고.”
“나르샤면 멜리사 제자가 아니오. 여기 궁술 교관으로 있다고 들었는데. 아니 그런데 그 아이가 왜 활을 그만 둔다는 게요?”
진우는 의외로 영어에 능숙한 조승운에게 놀라고, 겉으로 보아서는 그저 곱게 늙은 할머니로 보이는 사람이 나르샤 교관의 스승이라는 데에 또 놀랐다. 하지만 그런 것들에 앞서 나르샤 교관이 활을 그만 두겠다는 말은 그에게도 충격이었다.
“제가 강진우가 맞습니다. 그런데 나르샤 교관님이 활을 그만 두다니요?”
멜리사는 다소 복잡한 표정으로 진우를 바라보았다.
“일단 제 소개를 할게요. 저는 영국에서 온 멜리사 킴벨이라고 합니다. 궁수형 헌터로서 나르샤를 가르친 사람이지요. 그 아이가 진우 학생 때문에 충격을 좀 받은 것 같아요. 열등감이라고 할까, 아니면 억울함이라고 할까? 며칠 전 갑자기 전화를 걸어서는 울면서 궁수를 그만두고 싶다고 얘기를 하더군요. 소질이 있는 아이인데 갑자기 이상한 소리를 하기에 그냥 보고 있을 수가 없어서 어제 한국에 급히 들어왔습니다.”
“저 때문에 충격을 받았다고요? 나르샤 교관님이요?”
“그래요. 나르샤는 최근 성장의 정체기가 길어지는 것에 불안을 느끼고 있었어요. 그 아이가 마나를 각성한 게 벌써 5년 전이었지요. 재능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제 발현 단계에 접어들 때가 되기는 했어요. 그런데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으니, 혹시 대부분의 헌터들처럼 그냥 하급에 머무르고 마는 게 아닐까 불안해하고 있었지요.”
그 말을 들은 조승운이 혀를 찼다.
“쯧쯧. 이제 고작 5년이면 아직 오륙 년은 충분히 더 기다려야 할 때인데. 하급 헌터들이 발현 단계에 들기까지 보통 10년 정도 걸리는 게 평균 아닌가? 그것도 끝내 발현을 못하는 사람들을 제외했을 때 말이오. 나르샤가 너무 조급한 거 아니요?”
멜리사가 쓴 웃음을 지었다.
“그 말이 맞아요. 하지만 저희 같은 궁수들은 발현을 못하게 되면 헌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크게 제한을 받으니까 아무래도 마나 헌터로서의 기간이 길어질수록 초조해지기 마련이지요. 더구나 나르샤는 재능이 뛰어난 아이에요. 본인도 그걸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짧은 시간에 너무나 빨리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진우 군을 보니 마음도 상하고 자신감도 크게 잃은 것 같아요.”
진우는 입맛을 다셨다. 조승운이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고 채근하자, 그는 할 수 없이 궁술 과목 통과 시험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했다. 그 이야기를 처음 듣는 조승운 물론, 이미 알고 있던 멜리사의 얼굴에도 씁쓸한 기색이 비쳤다.
“허 참. 진우가 잘못했다고 하기도 그렇고, 나르샤 그 아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는 것도 아니고. 멜리사만 안타깝게 되었구려.”
그 말에 멜리사가 쓰게 웃고는 진우를 보며 말했다.
“그런데 오늘 제가 여기 와서 두 분이 훈련하는 걸 보니, 제 눈이 틀리지 않았다면 진우 군도 이미 마나를 깨우친 거 같은데, 맞나요?”
조승운과 검술 수련을 할 때 진우는 마나를 사용했다. 전보다 크게 나아졌기는 하지만, 아직도 훈련을 하다 보면 마나가 완전히 통제되지 않아 미세하게 새어 나가고는 했다. 꽤 높은 수준의 헌터로 보이는 멜리사가 그걸 보고 진우가 마나를 각성했다는 것을 눈치 채는 것은 쉬운 일이었을 것이다. 그는 할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멜리사가 재차 물었다.
“이미 마나를 발현할 수 있는 단계인 것 같아 보이더군요.”
마나를 발현하지 못하면 도구인 장검에 마나를 주입할 수 없었다. 조승운은 진우가 혼자 수련하는 걸 본 첫날 대뜸 그 사실을 알아 차렸다. 칼에서 마나가 줄줄 샌다는 게 무슨 뜻이었겠는가.
진우는 곁눈으로 흘깃 조승운을 보았다. 그는 쓴웃음을 지으며 먼 하늘을 쳐다보고 있었다. 할 수 없다. 진우는 눈 딱 감고 사실대로 솔직히 이야기하기로 했다.
“네. 아직 완벽하게 조정하려면 멀었지만, 발현 자체는 가능합니다.”
그러자 멜리사가 한숨을 내뱉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린 나이에 정말 대단하군요. 십대에 마나를 각성한 사람이 있다는 얘기도 들어본 적이 없는데 벌써 발현 단계라니. 나르샤 그 어리석은 아이가 쓸 데 없는 자격지심을 가지고 고민했던 셈이군요.”
따지고 보면 진우가 잘못한 것은 없었다. 하지만 멜리사의 이야기를 들다 보니 공연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나르샤만 하더라도 남들보다 성장이 빠르면 빨랐지 느리다고 걱정할 수준은 아니었다.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자신이 공연히 남의 성장에 걸림돌이 된 것 같아 진우는 그 스승인 멜리사에게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본 멜리사는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를 짓더니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그 정도면 비록 헌터 학교에 사람이 많다고는 해도 진우 학생에게 궁술을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이 흔하지 않을 것 같은데, 그럼 요즘 궁술은 어떻게 수련하고 있나요?”
“통과 시험을 마친 뒤로는 일단 격투술과 검술 훈련에만 전념하고 있습니다. 궁술은 다음 학기에 초급2를 신청하려고 생각 중입니다.”
그러자 멜리사가 고개를 가로젓더니 말을 이었다.
“진우 군을 가르치는 다른 교관들도 모두 느끼고 있겠지만, 지금 학생의 단계에서는 굳이 그런 순서를 지킬 필요는 없어 보이네요. 그래서 제가 생각한 게 있는데 한 번 들어보시겠어요?”
“네. 말씀하십시오.”
“이번 여름방학 때 1학년들은 케이튼으로 여름 훈련을 떠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때 제가 나르샤를 데리고 진우 학생의 궁술 교관으로 그 훈련에 참가하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네?”
진우는 멜리사의 말에 깜짝 놀랐다. 옆에 있던 조승운 역시 뜻밖이라는 표정이었다. 멜리사는 영국 사람인데다가 전 세계적으로도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은 궁수형 헌터였다. 진우는 아직 모르고 있었지만 그녀는 최상급 헌터였다. 최상급 헌터는 한국에도 조승운을 비롯해 세 명밖에 없는 정말 귀한 인물이었다. 영국 역시 멜리사를 포함하더라도 최상급 헌터는 네 명이 고작이었다.
최상급 헌터는 국가에서 엄중하게 관리하는 재원이었다. 그 탁월한 솜씨 때문에 영국 헌터 학교에서도 여러 차례 멜리사를 궁술 교관으로 초빙했다. 그러나 그녀는 그 요청을 계속 거절해 왔었다. 그런데 그런 멜리사가 난데없이 영국도 아닌 한국의 1학년생을 가르치겠다고 나선 것이다.
“나르샤는 제 첫 제자이자, 아직까지는 유일한 제자에요. 그 아이는 재능이 뛰어난 아이에요. 그 재능을 알아보았기 때문에 제가 제자로 받아들인 것이기도 하고요. 노력형인 사람들은 자기보다 더 성실한 사람을 보더라도 그저 자신을 더욱 채찍질하는 경우가 많지만, 재능형인 아이들 중에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자신보다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을 보면 자신감을 잃고 가진 재능조차 살리지 못하기도 하죠. 전 나르샤가 그렇게 될까 걱정이 많습니다.”
“저기, 그게 제 교관을 맡으시겠다는 것하고도 관련이 있나요?”
“나르샤는 어차피 지금쯤 다음 단계로 나가기 위한 계기가 필요한 시기에요. 남들이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할지 몰라도 그 아이의 재능이나 그 간의 성장 속도로 볼 때, 지금이 적절한 때에요. 이건 그간 제자를 쭉 지켜봐 온 스승으로서의 판단입니다. 전 나르샤가 진우 군과 함께 훈련을 하면서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을 인정하는 법을 배우기를 바라고 있어요. 그렇게만 된다면 그건 그 아이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게 분명해요. 그 아이가 남을 인정하고, 그것을 통해 자신을 극복하는데 성공한다면, 이번 여름에 발현 단계로 나갈 수도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멜리사는 어깨를 으쓱하더니 한 마디를 덧붙였다.
“뭐, 선생으로서 기적 같은 재능을 가진 학생을 가르쳐 보고 싶다는 욕심도 있고요.”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상큼한 미소가 멜리사의 얼굴에 맺혔다. 진우가 뭐라고 말을 꺼내기도 전에 조승운이 옆에서 손짓 발짓을 해가면서 제안을 받아들이라고 재촉하고 있었다. 그 바람에 진우는 거절할 생각도 못하고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알겠습니다. 이번 여름에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 * * * *
한국 헌터 학교에 멜리사가 교관 채용 신청을 했다는 소식은 영국 헌터 학교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이럴 거면 진즉에 멜리사를 잡을 걸 그랬다는 탄식이 터져 나왔지만, 이미 한국 헌터 학교는 멜리사의 신청을 신속하게 받아들여 일사천리로 일을 마무리 지었다.
그렇게 해서 새로운 궁술 교관이 된 멜리사가 제일 처음 한 일은 진우로부터 초급 궁술2 과목에 대한 수강 신청을 받아서 한 시간 만에 통과 승인을 해 버린 것이었다. 교관으로 임명된 그날 오전에 멜리사는 진우의 발현 능력을 시험해 보겠다며 화살에 마나를 담아 쏘게 했다.
진우가 쏜 화살이 궁술 훈련장의 표적지 부근을 아예 초토화 시키면서 폭발하는 모습을 본 멜리사는 허탈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앞으로 훈련시킬 게 많겠네요’라며 웃었다. 그날 낮에 조승운이 멜리사의 교관 임명을 축하하겠다며 점심을 산 자리에서 그녀는 진우에게 초급 궁술2 과목을 신청하게 했다. 그리고는 식사가 끝나자마자 바로 통과 승인을 내 버린 것이다.
멜리사가 궁술 과목에 대해 통과 승인을 내는 것을 본 조승운은 자신도 초급 검술2 과목에 대해 통과 승인을 해 버렸다. 그리고 그날 오후 권일도마저 초급 격투술2를 통과시켜 버렸다.
“어차피 초급이니 중급이니 하는 정해진 과목 이름은 너에게 지금 별로 의미가 없다. 두 분이 그렇게 한 것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마나를 이용한 훈련을 시키겠다는 뜻일 게다. 그러기에는 케이튼 만큼 좋은 장소가 없지. 나 역시 케이튼에 가면 마나를 운용하거나 발현시킨 상태에서 너를 훈련시킬 것이다. 각오하는 게 좋을 거야. 마나를 넣은 주먹에 맞으면 꽤 아프거든.”
진우는 그 말을 마친 권일도의 얼굴에 이번 학기 들어 처음으로 꾸밈없는 웃음이 맺히는 것을 보았다. 그로서는 왠지 등골이 서늘해지는 웃음이었다.
* * * * *
휴가 기간이 끝나고 케이튼으로의 출발 하루 전에 다시 학교로 모인 학생들은 태어나서 처음 떠나는 외계 행성으로의 훈련에 기대 반, 두려움 반이 섞인 표정으로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늘 차연희 곁을 떠나지 않던 김도훈조차 함께 수업을 듣거나 훈련을 했던 학생들과 서로가 알고 있는 이야기를 나누느라 정신이 없었다. 진우는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지나가다 친구들과 수다를 떠느라 한창 정신이 없는 김도훈 옆에 그녀가 예의 적당히 차가운 표정을 띤 얼굴을 하고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참 불가사의한 커플이란 말이야.’
고개를 내젓고 방에 들어오자 정태가 ‘쨔잔~’하며 뭔가 길쭉해 보이는 상자를 꺼내들었다.
“뭐냐 그게?”
“이번에 우리 아버지가 큰돈을 들여서 선물을 사 주셨지. 한 번 볼래?”
진우는 여행이 아니라 훈련이라는 얘기를 하려다 그냥 말을 삼켰다. 상자에서 청룡언월도와 비슷하게 생긴 물건을 꺼내든 정태가 너무나 감격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어서 차마 딴 얘기를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단으로 분리 합체가 가능한 청룡 언월도다. 어때? 근사하지? 이게 쇠에다 텅스텐, 크로뮴, 코발트 같은 것들을 섞고, 거기에 다시 다른 행성에서 채취한 희귀 금속들을 첨가해 만들어서 강도가 보통이 아니야. 게다가 아주 센 힘을 받아도 휘어지기만 하고 부러지지가 않는데. 엄청 비싼 거라고 하셨어.”
2m가 조금 넘어 보이는 정태의 청룡언월도는 관광지 같은 곳에서 본 것에 비해서는 길이가 짧았지만, 길이 50cm 정도 되는 칼날이 끝에 달린 제법 둔중해 보이는 무기였다. 정태가 힘이 좋은 편이니 잘 익히기만 하면 녀석에게는 어울리는 무기가 될 것 같았다.
“좋네. 길이도 크기도 너한테 잘 맞는 것 같다. 비싸 보이기도 하고.”
“그렇지? 한국의 관운장 박정태 나가신다.”
녀석은 자기가 진짜 관우가 되기라도 한 듯 그 긴 칼을 위험할 정도로 휘둘러댔다.
“근데, 수염은 언제 기를 거냐? 교관들이 학교에서 수염 기르는 거 별로 안 좋아할 거 같은데.”
녀석이 발이 삐끗 미끄러지는 바람에 책상 위에 있던 모니터가 칼에 맞아 박살이 나고 말았다.
“에이, 씨.”
같이 있으면 참 심심하지 않은 놈이었다.
* * * * *
다음날 오전, 아침 식사를 마친 학생들은 진우가 예전에 케이튼으로 갈 때 찾았던 ‘외계 행성 연결 관리동’이라는 긴 이름의 돔 건물 앞에 뱀처럼 구불구불한 줄을 만들며 늘어섰다. 학생들마다 저마다의 짐과 무기를 휴대하고 있었다.
“한 번에 통과할 수 있는 부피는 이 세제곱미터입니다. 그보다 키가 크거나 긴 물건을 가지고 있는 학생은 고개를 숙이거나 잘 기울여서 크기를 맞추세요. 통과 가능한 무게는 짐을 포함해서 300Kg입니다. 포털 통과 전에 따로 무게를 재겠지만 미리 확인하시고 무게가 초과되는 학생은 짐을 덜어 라커에 넣으세요. 한 번 포털을 열 때마다 작동이 유지되는 시간이 3분이니까 관리 직원의 신호에 따라 한 명씩 빠르게 진입하세요. 앞이나 뒤의 학생과 신체가 접촉되면 안 됩니다, 아셨죠? 잘못하면 팔이나 몸의 일부가 사라질 수 있어요. 그럼 다 준비되셨나요?”
“네~~.”
400여명의 학생이 한 줄로 늘어서서 다섯 개의 포털을 이용해 통과하기 시작했다. 학생들이 케이튼으로 가는 포털을 이용하기 위해 줄을 서 있는 모습을 조금 떨어진 곳에서 지켜 보던 펄스너 교장이 타르코스 소장에게 말을 건넸다.
“이번에 멜리사 교관하고 조승운 교관, 그리고 권일도 교관이 모두 진우 학생을 훈련시키기 위해 케이튼으로 함께 간다고 하더군요. 그 학생은 운이 좋은지 참 좋은 교관들과 자꾸 인연이 닿는 것 같아요. 저희로서는 아주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그러자 소장이 씩 웃으며 고개를 교장에게 살짝 기울이고 말했다.
“교장 선생님께서는 진우 군의 마나를 느껴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아뇨. 가까이에서 본 것은 저번에 병원에서 만났을 때가 유일합니다. 어떻던가요? 진우군 마나가.”
“따뜻하면서도 날카롭습니다. 거기에 자연스러움이 바탕에 깔려 있는 듯 하더군요. 제 생각에는 아마 그 자연스러움이 진우 군 마나나 지닌 특성의 본래 바탕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마나에 대한 본인의 친화력도 대단하지만, 주변 인물들에게 저도 모르게 호감을 일으키는 것 같더군요. 일반인들에게는 좀 무섭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헌터들은 날카롭고 강인한 마나에 끌리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게다가 그 자연스러움과 따뜻함으로 저도 모르게 사람들을 포용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능력 있는 헌터들이 자연스럽게 진우 군에게 호감을 갖게 되는 것 같더군요.”
타르코스 소장의 말에 펄스너 교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정말 전설에 나오는 것과 같은 단계에 도달할 수 있었으면 좋겠군요. 이번 케이튼에서의 훈련에서 좋은 성과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외계인들이 자신에게 어떤 기대를 걸고 있는지도 모른 채, 진우는 활과 검에 유성추까지 챙기고 포털 앞에 서서 자기 차례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