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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빨로 지존 헌터-68화 (68/146)

# 68

회귀빨로 지존 헌터

- 3권 20화

'그래, 이렇게 가는 게 맞는 거야.'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끝맺음이 그의 곁으로 한걸음 다가왔다.

주변을 둘러봐도 온통 눈물을 흘리는 가족이 즐비했다.

그런데, 자꾸만 시선이 어머니의 곁에 머무는 것을 찬성은 눈치챌 수 있었다.

'어머니.'

가슴속에 쉼 없이 불러 보고 있지만,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결국은 찬성은 하나의 무리로 돼 있는 곳에서 밖으로 뛰쳐나왔다.

"어머니!"

목 놓아 어머니를 부르는 찬성의 목소리에 어머니가 반응했다.

"아들!"

마치 운명적으로 재회하듯, 달려와 안기는 아들의 모습에 폭포수 같은 눈물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아들, 아들. 아들."

쉼 없이 아들을 외치면서 더 이상 아쉬움을 남기지 않겠다는 어머니의 모습이 눈에 선명하게 들어왔다.

"저,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갑자기 할 말이 있다고 말하는 찬성의 모습에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봤다.

"훈련소 마치고 바로 집으로 돌아가겠습니다. 그때까지만 몸 건강히 잘 계십시오."

결국 찬성은 집을 나오는 것을 포기하고 어머니와 같이 살겠다고 말을 내뱉은 것이었다.

"으어어어. 흐엉."

아들인 찬성의 말을 들은 어머니는 크게 흐느끼기 시작했다.

연병장을 한 바퀴 돌아 아들의 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그 흐느낌은 멈출 기세가 없었다.

* * *

일반적인 군인이 될 생각이었던 찬성의 계획은 금방 뒤바뀌었다.

"올라와."

어떤 군인이든 입대를 하자마자 자연스럽게 행하는 것이었다.

신체적 결함은 없는지, 훈련상 적격하지 않은 상태인지 확인하는 것이었다.

이런 검사를 통해 나타나는 것이 또 하나 있었다.

그것은 바로 헌터 적격 능력이었다.

돈이 없거나, 기회가 없어서 하지 못했던 인원들은 이곳에서 검사를 받게 된다.

물론, 엄청나게 높은 수치를 받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소질이 있다 혹은 약간의 마나를 가지고 있다 정도만 판가름할 뿐이지,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면, 이곳에 자원입대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네."

찬성은 우렁차게 대답을 하고 앞으로 나섰다.

'빨리 끝내자.'

자신에게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다.

어릴 적에 검사를 할 겨를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만약 소질이 있었다면 어디에서든 티가 났을 것이다.

특히나, 주변에서 많은 헌터가 배출됐기 때문에 찬성은 스스로에게 소질이 전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기계 위에 올라섰다.

-시스템 가동 대상의 신체 능력을 측정합니다.

숨겨져 있는 하나까지 모두 확인할 수 있다는 새로운 기기.

이것을 통해 헌터 부대로 착출되는 인원이 있다지만, 그들의 능력은 거의 바닥이나 다름없었다.

결국 할 수 있는 일은 서류를 담당하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아무것도 나오지 마라.'

바닥에 가까운 능력을 지니고 있다면, 아무것도 나오지 않아야 더 마음이 편할 터였다.

혹시나 바닥에 가까운 소질이 보인다고 한다면, 앞으로의 군 생활은 거의 빛을 보지 못한다고 할 수 있었다.

'제발, 제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기계의 판정을 기다렸다.

꼭 감은 두 눈은 파르르 떨렸다.

이윽고 그가 기다린 소리가 들려왔다.

-띵동. 마나 능력 확인.

하지만, 뒤에 튀어나오는 음성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응?"

자신도 모르게 기계에 되물었다.

절대로 들리지 말아야 할 것이 그의 귓가에 울렸기 때문이었다.

'마나 능력 확인?'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은 채 주변을 둘러보고 있는 사이 다시 한 번 고함이 터져 나왔다.

"빨리 내려와!"

수많은 사람이 직접 올라가 검사를 받아야 되기 때문에 잠깐이라도 밍기적거리면 어마어마해진다.

그의 앞에 서 있던 조교는 그를 거칠게 끌어내렸다.

조금이라도 시간을 줄이고자 하는 그의 노력에 의해 찬성은 어벙한 표정을 지은 채 아래로 끌려 내려왔다.

'이제 어떻게 되는 거지?'

마음적으로 받아들일 시간을 주지 않고 끌어내렸다.

"야, 너 이리로 와."

결국 정신을 차리지 못한 찬성에게 우레와 같은 목소리가 꽂혔다.

"네, 넵!"

다급하게 대답을 한 찬성은 목소리의 근원지로 뛰어갔다.

"뭐야? 반응 나온 거야?"

"네!"

"조용히 해, 너한테 안 물었어."

험상궂은 사내의 물음에 반사적으로 대답한 찬성이었지만, 좋은 소리는 듣지 못했다.

'근데, 왜 날 보고 묻기는 물어.'

괜스레 자신을 보고 이야기한 남성에게 불만을 가졌다.

"총량이 얼마인지는 정확하게 측정되지 않았으나, 확실하게 반응은 있었습니다."

"이번에, 헌터 부대 훈련 들어가지 않았나?"

"네, 어제 훈련에 들어갔습니다."

"그럼, 그쪽으로 편성 돌려 버려, 괜히 데리고 있다가 귀찮아진다."

"네, 알겠습니다."

알게 모르게 찬성의 소속은 정해져 버렸다.

헌터 부대의 한 일원으로 돼 버린 것이었다.

* * *

훈련소 기간 5주.

주특기 교육 5주.

10주라는 시간이 흘러 각자의 부대로 편입될 때까지 찬성은 아니길 빌었다.

'관련 업무를 하겠지. 전장에 직접 나서지는 않겠지.'

하지만 찬성의 기대와는 달리, 최전선에서 몬스터를 상대하는 부대에 발을 디딘 순간 하늘이 노랗게 변해 버렸다.

이미 군 입대를 했고, 부대도 정해졌다.

즉, 되돌아갈 수 있는 곳은 없었다.

'차라리, 신체검사에서 떨어졌으면.'

한편으로는 여기까지 오기 전에 떨어졌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찬성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헌터 부대로 편성 및 훈련 그리고 장기 복무 신청까지 모두 완료된 순간 그에게 큰일이 벌어졌다.

"몬스터 출몰 부대 출동 준비."

처음에는 단순한 몬스터 출몰로 인한 출동인 것으로 생각했다.

가끔 일어나는 일이고, 큰 몬스터 출현은 이뤄지지 않았으니, 너무나 익숙하게 준비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몬스터 출현으로 인한 출동은 보통 한두 마리 정도로 끝이 난다.

균열의 틈으로 몇 마리가 흘러나온 정도가 보통이었으니까.

하지만, 찬성의 앞에 펼쳐진 상황은 전혀 달랐다.

한두 마리 정도가 아닌 수십 마리의 몬스터가 흩어져 있는 것이었다.

"흐헙."

처음 보는 상황에 같이 출동한 다른 대원들이 거칠게 숨을 들이마시며 그 자리에 돌과 같이 멈춰 섰다.

겪어 보지 못한 상황이 눈앞에 닥치자, 굳어 버린 것이었다.

"타격 1조 준비!"

멈춰 있는 대원들을 다독일 필요가 있었다.

긴급 출동으로 먼저 뛰쳐나왔기 때문에 후발대는 곧 도착을 할 것이다.

무리를 하지 않는 선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 되는 것은 변하지 않는 것이다.

무턱대고 공격 명령을 내릴 정도로 찬성은 멍청하지 않았다.

'일단 굳어진 몸을 풀어야 해.'

딱딱하게 굳은 대원들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파악한 찬성은 소리를 내질렀다.

"정신 똑바로 안 차려!"

그의 우레와 같은 함성에 대원들이 어깨를 들썩였다.

멍하니 밖을 바라보고 있는 대원들의 정신을 차리게 하기에는 충분하진 않았지만, 일시적인 각성 효과는 보였다.

"네, 넵?!"

평소에 얼마나 혹독한 훈련을 행했는지 알 수 있었다.

일시적인 패닉 상태에 빠진 대원들이 단순하게 목소리를 높이는 것으로 정신을 차린 것이 그 반증이었다.

"조금만 있으면 지원군이 올 거다. 그때까지 우리가 해야 할 것이 뭔지 알고 있나?"

"네! 알고 있습니다!"

한 목소리로 대원들이 대답했다.

"그럼 각자 위치로."

흐리멍덩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몸을 움직일수록 그들의 움직임은 살아나고 있었다.

평소에 강도 높은 훈련을 했기 때문에, 육체적 고통이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상황으로 만들어 냈기 때문이었다.

수많은 몬스터를 앞에 두고 고작 긴급 출동으로 나온 10명의 대원과 찬성만이 여기를 사수해야 될 판이었다.

금방이라도 뛰어올 것처럼 기세등등하던 몬스터들은 쉽게 접근하지 않았다.

'경험이 있는 것인가?'

몬스터가 무턱대고 달려들지 않으면 겁이 많다고 생각을 하곤 한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겁을 집어먹었으니, 공격을 하지 않는 것이었다.

하지만, 또 다른 것이 있었으니 바로 전투를 통한 경험이 쌓인 몬스터였다.

몬스터를 발견하는 순간 사살을 기본 목적으로 한다.

생포해 연구를 하기도 하지만, 기본으로는 사살이었다.

몬스터가 빠져나가면 또 다른 희생이 예상되기 때문에 무조건 사살을 기본으로 한다.

하지만, 그 틈을 빠져나오는 몬스터들은 인간들을 경계하곤 한다.

인간과의 전투 경험. 그것이 만들어 낸 몬스터들의 성장이었다.

지능이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감각이 사람 자체를 경계하게 만든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위치를 사수한다."

"네."

찬성이 할 수 있는 것은 대원들을 다독여 이곳에서 시간을 버는 것이다.

분명 조금 있으면 지원군이 올 것이고, 이곳에 있는 모두가 안전하게 부대로 돌아갈 것을 믿어 의심하지 않았다.

철저하게 자신의 위치를 지키면 될 것이라고 예상했던 그의 생각과는 달리, 상황은 순식간에 급변했다.

'뭐, 뭐야?'

제자리에 서서 경계만 하고 있던 몬스터들이 갑자기 움직이기 시작했다.

서로 눈치만 살피며 조심스럽게 행동했던 방금 전과는 차원이 달랐다.

"크아아앙!"

괴성과 함께, 몬스터는 뛰어들었다.

꽤나 거리가 멀었음에도 불구하고 순식간에 눈앞으로 순간 이동한 것처럼 몬스터는 가까워졌다.

쿵쿵.

발소리를 내며 다가오는 몬스터의 위협적인 행동은 금방이라도 자신이 서 있는 곳을 덮쳐 올 것만 같았다.

'아, 안 되겠어.......'

마음속으로 그려 놓은 가상의 선을 넘어서자마자 찬성은 공격 명령을 내렸다.

"전원, 사격!"

탕.

타타타타탕.

일사 분란한 사격을 통해 확실한 화망을 구축해 몬스터를 제압하고자 했던 그의 계획은 정확하게 파고 들어갔다.

한 명의 대원이 가지고 있는 총알의 숫자는 총 60발.

긴급 출동으로 뛰쳐나온 선발대 인원 10명.

총 600발이라는 총알이 있지만, 모든 몬스터를 제압하기란 힘이 들었다.

그렇기에 최대한 낭비 없이 가장 강한 힘을 뿜어낼 수 있는 곳까지 경계만 펼치고 있었던 것이었다.

"사격 중지!"

총구에서 불을 뿜어내자, 몬스터들은 일시적으로 후퇴했다.

2마리의 몬스터를 바닥으로 쓰러트리는 데 성공했지만, 아직 다른 몬스터들이 남아 있었다.

"사수, 잔탄 확인!"

"잔탄 확인."

1번의 사격이었지만, 각자 총알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확인을 해야 했다.

누군가는 재빠르게 사격을 해서 탄창에 있는 모든 총알을 소비했을 것이고, 반응이 느린 어떤 이는 그만큼 많은 총알이 남았을 것이다.

"잔탄 40발!"

"잔탄 45발!"

"잔탄 40발!"

"잔탄 43발!"

대다수의 사수들은 40탄 내외로 탄을 남겨 뒀다.

3개의 탄창에 총알을 나눠 둔 덕분이었다.

20발씩 3개의 탄창에 나눠 항상 소지를 하고 있으니, 끼워진 탄창을 모두 사격하고 나면 자연스럽게 40발의 총알이 남는 것이다.

"탄알집 교체!"

"탄알집 교체!"

찬성은 재빠르게 탄창 교환 명령을 내렸다.

커다란 소리와 함께 쓰러지는 동료들을 보고 화들짝 놀라 뒤로 빠진 몬스터 들이 언제 다시 앞으로 뛰쳐나올지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언제든지 사격 준비를 한다.'

찬성은 혀끝을 내밀어 입술을 핥았다.

딱딱하게 튀어나온 각질이 혀끝에서 느껴졌다.

'긴장을 하고 있는 건가?'

자신도 모르게 꽤나 긴장을 하고 있었는지 입술은 바짝 말라 있었다.

두 번째 사격은 그의 입에서 튀어나오지 않았다.

금방 지원군이 도착을 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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