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화 대격돌 (5)
* 군단-펜자르크의 연락과 칼주안 압박, 파르티즈의 방어 성공
* 파브라드 : 긴급전언, 바난드/바가반드 진군
* 칼주안 전투의 개막
바난드 왕국의 기사단은 오랫동안 고블린 전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아니, 정확하게는 못했다는 표현이 맞을 터였다. 이라크시스 백작령이 중심이 되어 서부 일곱 영지가 일으킨 반란을 차단하기 위해서였다.
[동부 왕국군만으론 반란을 진압할 수 없다!]
[왕국의 두 가지 모순이 나라를 망국으로 이끌 것이다. 반란과 고블린 중 하나를 택하지 않으면 망할 것이고, 택해도 위태로울 것이다.]
야심 찬 펜자르크의 반란이 터지고 고블린의 대침공이 현실이 되면서 나온 예측들이었다. 확실히 틀린 이야기는 아니었다. 왕국의 절반 이상이 반란을 일으켰으니 고블린과 반란 둘 모두를 상대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성문을 닫아라!”
하지만 그 예측이 미처 헤아리지 못한 것들이 몇 가지가 있었다. 물론 가장 큰 요소는 최근 1년 만에 세 배 이상 성장한 바가반드와 네마냐가 있겠지만, 그것을 제외하고도 바난드 왕국엔 다른 카드도 있었다.
[Kal-Juan]
[칼주안]
왕국의 이름을 딴 바난드 산맥 아래로 이라크시스 강이 서쪽의 제국령으로 흘러간다. 그 물줄기를 따라 동쪽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이내 동서의 교통을 통제하는 관문에 다다른다. 그곳이 철의 관문(Iron gate)이란 이름으로 불리는 칼주안이었다.
“각하! 대문 둘과 샛문 네 곳, 수문을 모두 봉쇄했습니다. 그 전에 미리 교각을 불태우고 해자에는 물을 가득 채웠습니다.”
“응, 수고했다.”
왕국 기사단장이건만 주요 전투나 순찰 등의 임무는 거의 수행하지 못한 파브라드가 뼈마디라도 풀려는 듯 팔을 연신 휘둘러댔다.
“드디어 원하던 대로 칼주안으로 놈들이 밀려오는군. 병력은 얼마나 될 것 같나?”
“이라크시스의 병력이 주가 되어 3천 명 정도는 되어 보입니다.”
“남은 반란군 주력이군. 그럼 펜자르크 본인 아니면 적어도 오시야칸이 직접 이끌겠지.”
오시야칸과는 한창 젊었을 때 왕국 기사단에서 1, 2위를 다퉜던 사이였다고 했다. 물론 지금에 와서야 그때의 호감이라거나 선의 따위가 남아 있을 리는 없었다.
“놈들은 반드시 검은 마법사나 적어도 그림자 마법을 펼칠 게 분명하다. 왕도와 성도에 보냈던 연락에 답은 왔나?”
“왕도에선 며칠 전 알린 대로 신관 열여섯 명을 보내 주었습니다. 왕국 내 신성력 구사자의 절반 이상이라고 합니다.”
“그걸로 감당이 될지 모르겠군. 성국에서 마저 보내 주었으면 한다만……. 신성력을 담은 아티팩트는 충분히 확보했나?”
“성정석을 인근 마을, 신전과 교구 수도원까지 모두 징발해서 모아들였습니다만 수레 열두 대 분량뿐입니다.”
칼주안은 높다란 산맥 사이로 물살이 거친 계곡이 흐르는 좁은 계곡평야에 자리 잡은 관문 도시였다. 군사적 요충지였지, 경제적으론 크게 번성하기 어려운 조건이었다. 상단이 이곳을 지나간다지만, 얕은 물가의 지형이 불규칙해 소용돌이치는 곳이 많아 지나가기만 할 뿐 정박은 불가능했다. 당연히 마정석 같은 고급 자원이 많을 리는 없었다.
“제길……. 가뜩이나 전선이 늘어져 버렸으니 왕도에서 직접 지원을 받는 건 무리겠지.”
“바가반드에 지원을 요청하는 건 어떨까요. 거기도 지금 고블린 전선에 참여하곤 있지만 요즘에 급격히 성장하지 않았습니까.”
“산길을 가야 하니 시간은 걸리겠지만 그나마 그 정도가 부탁해 볼 만하겠지. 지금까진 그래도 서부 영지들에게 명분을 줄까 해서 자제하란 명령이 있었지만…….”
이제 반란군이 아무런 통보도 없이 이곳 관문을 상대로 병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니 평화와 협상을 전제로 휴전한다는 기왕의 평화조약은 무효가 되어 버려 이제 행동을 제약하는 조건은 아무것도 없었다.
“지금 제일 걱정은 고블린들입니다.”
“고블린? 다르빌에 놈들이 다다랐고 일부는 거길 일부러 넘어 들어왔다고 해서? 그래도 거기서 여기까진 국경만 두 번을 넘어야 한다.”
“문제는 놈들이 만에 하나라도 다른 목적을 가졌을 경우라는 겁니다.”
“펜자르크와 우레이미야라…….”
펜자르크 일당이 그림자 마법을 공공연하게 사용하고 다닌다는 건 애당초 파브라드가 정찰대를 보내 알아 온 사실이었다. 그러나 그림자 마법을 사용한다는 자체만으로 고블린 군단과 펜자르크 일당이 한 몸처럼 움직이리라고 생각할 순 없었다.
“고블린들의 목적은 우릴 다 죽여 없애고 자신들의 목초지로 만드는 거다. 그런데 어떻게든 왕국을 삼켜서 자기 세력을 굳히겠다는 펜자르크가 그런 자와 손을 잡으면 어떻게 되겠나.”
“권력에 미친 놈에게 그런 것이 눈에 들어오겠습니까. 폐허가 된 나라의 무의미한 왕관이라도 쓰기만 하면 그만 아니겠습니까.”
“으음.”
늙은 기사가 굴하지 않고 이야기했다. 그 지적도 충분히 유의미했다. 고블린 및 검은 마법사들과 손을 잡는다는 건 정말 위험천만한 방법이고 잘못하면 고블린들에게 이용만 당하는 길이다. 하지만 자신이 잘만 이용할 수 있다면? 그런 유혹에 제 잘난 맛에 사는 펜자르크가 이겨 냈을 리는 만무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작자니 더 답답하군. 하지만 아마도 그 작자는 우레이미야와 사전 교감을 해 놨든, 지금 하고 있든 다리를 놓고 있긴 할 거다.”
“그럼 우린 앞뒤로 협격을 받을 겁니다.”
“어쩔 수 없잖나. 정말 적이 앞뒤로 공격하려는 심산이라면 다른 곳에서 지원이 올 틈도 없어. 알잖나. 바가반드와 오가는 도로가 이미 적 고블린의 영향권 아래 있다는 걸.”
휘하 기사들이 내내 고블린-펜자르크의 연합 가능성을 지적할 때도 애써 파브라드가 부정한 건 마지막 가능성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였다. 그래도 고블린이 연합한 게 아니라면, 파드 자신도 펜자르크 상대론 질 생각이 없었다.
“고블린 쪽으로도 물론 정찰대가 나가 있으니 뭔가 상황이 달라지거든 금방 알게 되겠지. 지금도 여전히 일이 생기지 않는 것 자체가 최고란 건 변함없지만.”
“물론 저희도 그렇습니다.”
“그렇긴 뭘. 놈들 오길 기다리는 모양이던데.”
“하하, 티가 좀 납니까? 실은 몸이 좀 근질거려서 말입니다.”
“쯧쯧.”
호기로워서 나쁠 것은 없다. 어차피 가능성의 이야기를 한 것뿐이니 파브라드는 고개를 저으며 서쪽 계곡을 향해 다시 눈을 들었다.
“아직까진 다행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군. 앞으로 한 주 만이라도 오지 않았으면 다행이련만. 파르티즈도 잠시 숨을 돌리고.”
“송구하지만, 그 희망은 무참하게 배신을 당한 것 같습니다.”
등 뒤에서 갑자기 선언이라도 하듯 전해진 소식이었다. 흠칫하며 파브라드는 돌아섰다. 반사적으로 칼 손잡이에 손을 올린 건 물론이었다. 손이 끝에 닿는 것만으로도 검집 자체에서 푸른색의 오러가 빛을 낼 정도였다.
“워, 워. 진정하시죠, 어르신.”
“……보두앵 지부장이셨군. 놀랐잖나.”
에살하톤 상단의 지부장 보두앵, 그가 갑자기 평소라면 들를 일이 없을 이 칼주안 관문에 방문한 것이었다. 직접 방문하지는 않았지만 그 이름은 왕국에서 특별 귀인으로 대우를 받고 있었다.
‘바가반드와 함께 왕국의 숨통을 열어 주고 있는 큰 손.’
그렇기에 어느샌가 바난드는 에살하톤 상단에 막대한 시장을 제공하고, 그 대신 받는 대가로 이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었다.
“놀랐잖소. 오랜만에 뵙는군.”
파드는 이제야 지부장의 익숙한 목소리를 들으며 검에서 손을 뗐다. 푸르게 빛나던 오러가 가라앉으니 양손을 들고 어색하게 서 있던 보두앵도 웃으며 안경테를 만지작댔다.
“이번에 아르사니아스 강 교역로를 뚫고 바가반드를 돌아서 오는 길이었습니다. 한동안 자리를 비웠더니 무척 요란해졌더군요.”
“아, 오랜만에 왔으니 놀랄 만도 하겠군. 곧 익숙해질 겁니다. 원래 이런 동네라서.”
“하하……. 하지만 어르신께서 미처 모르는 소식도 있었으니 이것까지 들으시면 그 익숙함이 깨질 겁니다, 아마도?”
이제 막 바쿠란과 아니의 시설과 상점을 둘러보고 오는 길이라는 보두앵의 말이 어딘가 묘하게 들렸다. 뭔가 이질감을 느낀 파브라드의 눈에 이내 보두앵의 옷이 군데군데 찢기거나 상한 곳이 들어왔다.
“보두앵, 당신 옷이…….”
“보셨군요.”
“고블린이 벌써 왕국 경내까지 진입한 건가?”
“그렇습니다. 바쿠란 도시가 벌써 농성 중이고 강줄기를 따라 인근 지역 수십 마을이 싸우고 있거나 함락되는 중입니다. 저도 간신히 포위를 따돌리고 이곳에 왔죠. 지금은 아니지만 곧 우레이미야가 이곳에 올 겁니다.”
“우레이미야, 그놈이 여길 직접?”
제발 파브라드와 기사들이 아니길 간절히 바랐던 그 시나리오가 그대로 현실이 되는 중이었다. 왕위 반란군과 고블린 군단의 연합. 그리고 그들이 계획한 앞뒤 포위 공격까지.
“제길…….”
“그나마 제가 늦지는 않아서 다행입니다. 자, 나오시죠.”
보두앵의 손짓에 따라 배후에 있던 신관과 정령사와 마법사, 치료사 등 여럿이 모습을 드러냈다. 제국에서 바가반드, 다시 먼 길을 돌아 왕도 아니까지 들렀다 오는 길에 모아 온 마법 인력진이었다.
“그리고 마나가 아무래도 절실하게 필요할 듯하니 성력을 채운 마정석과 각종 아티팩트를 긁어왔습니다.”
“이런……. 정말 예상을 넘어갈 정도의 엄청난 지원이군. 하지만 어떻게 여기에 그런 지원이 필요할 줄 알고…….”
“제가 뭐 군사의 일에 능통할 수야 있겠습니까? 유망한 친구와 엘레나 공주 전하의 덕분이지요.”
그제야 대충, 파브라드도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재빨리 엘레나가 보냈던 편지 한 장의 내용을 떠올렸다. 파르티즈 공방전이 시작될 무렵, 군사작전을 제안한 자신의 편지에 보낸 답장이었다.
[……만약 일이 잘 풀린다면 칼주안과 파르티즈로 내가 돌아갈 때까지 적은 한 발짝도 나오지 못할 겁니다. 이곳 고블린이 지금으로선 가장 중요한 적이고 이들이 준동하지 않는다면 펜자르크로서도 감히 움직여 뜻을 드러내진 못할 겁니다.]
고블린이 준동하지 않는다면 펜자르크가 감히 움직이지 못한다는 것이 어째서인지, 편지를 받았을 당시엔 알 수 없었다.
“이제는 알 것 같군. 그리고 안심이 되오.”
“그러시군요, 역시나. 전하께서도 제게 보내신 서찰에서 장군이 금세 이해해 주시리라고 말씀하시더이다.”
“훗……. 내 검술 지도를 받으실 때는 언제까지고 제자로 남으시리라 여겼는데. 이제는 아득하게 높은 전략의 꼭대기까지 가셨군.”
웃음을 흘린 파브라드는 이내 한 손을 들어 보이며 큰 소리로 지시를 내렸다.
“모두, 각 진영으로 돌아가 전투 준비! 동쪽의 고블린 군단과 서쪽의 펜자르크를 동시에 막게 될 것이다. 소홀히 여기지 말고 내일 아침까지 모든 준비를 마치도록!”
“하!”
주위에서 답을 보내는 기사들과 병사들은 두려움의 빛보다는 이제라도 차라리 싸우게라도 되어 차라리 다행이란 표정이었다. 덮쳐오지만 않을 뿐 계곡을 스산하게 뒤덮고 있던 긴장감은 그렇게라도 깨는 것이 차라리 나은 모양이었다.
“그리고 지금 바로 전언을 넣으시지요. 공주 전하와 네마냐 경이 모두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건 또 뭡니까?”
소란이 가라앉자 보두앵이 꺼내 든 것은 영상구였다. 칼주안에는 파브라드가 미리 구축한 기사단 전용 통신망이 있긴 했지만 영지 바깥으로 이어지는 마나 통신망은 예산이 없어 설치하지 못한 상태였다. 더군다나 어지간한 시스템으론 보안이 취약해 군사용으론 어림도 없었다.
“네마냐 경께서 자신의 특수 마나에만 반응하도록 만든 장치입니다. 이걸 쓰시면 아마도 다르빌에 계실 그분들께 연결될 겁니다.”
“……세상 편해졌다니까.”
원리 따위야 잘 모른다 쳐도 신기한 물건이긴 마찬가지였다. 기사단장은 굳은살로 투박한 느낌이긴 하지만 신분에 걸맞게 길쭉한 손가락으로 그 원형의 아티팩트를 받았다. 장치 한쪽에 있는 곳에 손가락을 넣고 마나를 주입하니 투명한 수정구 안쪽의 노란색 마정석이 빛을 내기 시작했다.
……그, 그긋!
“……연결됩니까, 보두앵? 아, 아니군. 파드 경, 오랜만입니다.”
“예, 정말 오랜만이군요, 각하. 긴급 전언을 드릴 일이 있어 이렇게 연락드립니다.”
* * *
같은 시각, 다르빌.
초조한 듯이 아르미니우스 제독과 엘레나는 연신 다르빌을 포위 공격 중인 고블린 군대와 네마냐가 사라진 풀숲 쪽을 교대로 보았다.
―다그닥!
곧 소식을 준다던 네마냐가 다시 말발굽 소리를 내며 돌아온 건 불과 5분 만의 일. 그러나 기다리던 이들에겐 그야말로 몇 시간이라도 흐른 듯 제법 다급해 보였다.
“보두앵은 무사히 도착했으니 다행이긴 한데, 파드 경이 긴급타전이라니, 무슨 일이야?”
“어, 우리가 기다리던 거지. 뭐겠어.”
“그렇다면 정말로…….”
“그래요. 우레이미야와 펜자르크가 약속이라도 한 듯이 칼주안을 향해 움직인답니다.”
“기어코!”
잠자코 이야기를 듣던 아르미니우스가 분노로 부들거리며 고삐를 한층 바짝 고쳐잡았다. 입술을 연신 적시며 제독이 다그치듯 말했다.
“이제 여러분께서 말씀하신 대로 모든 일이 돌아가게 되었소! 그렇다는 건 여러분 말씀대로 펜자르크가 우레이미야는 물론 그림자의 족속들과 손을 합쳤다는 것이겠지.”
“그렇다면 이제야말로 우리가 아까 말씀드린 대로 움직일 때입니다.”
“좋소. 하지만 그대로 해도 좋을까? 우리야 3만 정도는 다르빌과 함께 너끈히 막겠지만, 바가반드 경과 엘레나 전하께선 소수 병력으로 적의 핵심 주력을 막아야 할 텐데.”
네마냐는 손을 들어 엄지를 세워 보였다. 이 세계에서도 몇 안 되게 뜻이 통하는 제스처였다. 엘레나는 손짓 대신 짤막한 말로 뜻을 대신했다.
“단단히 무장했으니 괜찮을 겁니다. 방심하거나 초조하지 않으면 충분히 이길 수 있습니다. 그저 그때까지…… 적을 막아 주시기 바랍니다.”
“염려 마시오. 내 군인으로서의 명예를 걸고 반드시 놈들이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차단하지, 반드시!”
“고맙습니다.”
엘레나가 답례의 뜻으로 고개를 끄덕이니 부제독은 투구를 쓴 채로 가볍게 끄덕였다. 그리곤 엘레나가 말을 몰아 네마냐에게로 왔다.
“가자, 드디어 결착을 낼 때야.”
“그 말씀만 기다렸지. 정말 기대되는 순간인걸.”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아주 잠시, 네마냐는 수많은 피가 흩뿌려진 끝에 패배로 끝났던 저번의 삶과 기억을 다시 한번 떠올렸다. 회귀자로서 유감없이 세계를 변혁시키기에는 태부족할 1년도 못 되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적어도 중요한 건 바꿀 수 있었지. 바로 나 자신과 우리의 미래를 꿈꿔 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
“이랴!”
고삐로 달리기 신호를 내린 엘레나의 말을 따라 네마냐 역시 박차를 가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선택과 그에 따른 기로가 있을지야 알 수 없다. 여전히 문제도 산적해 있다. 하지만 가장 큰 걸림돌인 ‘생존’만큼은 자신도, 하야스단도 이 세계도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걸 위해 두 사람은 자신들의 부대가 있는 후방으로 재빨리 물러서기 시작했다.
―둥둥.
멀리서 제국군의 전투 준비를 알리는 북소리가 아스라이 들렸다. 이제 서로의 등을 의지하여 가진 것을 모조리 쏟아붓는 일만이 남았다.
- 191화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