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화
[작전명: 예리한 창끝]
대뜸 작전명을 라벨로 붙여놓은 마정석을 가지고 들어온 네마냐는 상석에 가서 앉았다. 상석은 총 세 자리였다. 중앙에 대종정 트라야브나, 좌우에 각각 네마냐와 바쿠란이 앉았다.
“이야, 설마하니 대종정께서 친히 이곳에 왕림하실 줄은 몰랐습니다. 변경의 소영지 두 곳에서 적을 몰아내는 작은 작전이었을 뿐인데.”
“타위비크는 물산도 많고 중요한 요지이기 때문에, 이번 두 영지에 대한 공격은 시작일 뿐입니다. 내키지 않는다면 타위비크가 굳이 앞장서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보통의 영지라면 지금 막 설명하려는 것처럼 대규모 작전을 선뜻 실행하기란 쉽지 않다. 연합군 본대와 고블린 본대가 철벽처럼 대치한 가운데, 상당수 고블린 군단이 곳곳의 인간 영지를 공략하는 상황이다.
“확실히, 저희로서도 우려되는 지점은 꽤 많이 있습니다. 동시에 그런데도 움직일 수밖에 없는 이유도 있습니다.”
아직 전방에서 돌아오지 않은 첫째 공자, 바쿠헨을 대신해 둘째 바쿠란이 영지의 입장을 꺼냈다. 지금 슈니크 일대를 정비 중인 대공은 영지 외곽의 방어와 외교에 대해선 모두 바쿠헨에게 위임하고, 바쿠란에게 보조를 맡긴 상태였다.
“걱정되는 게 무엇인지는 알겠군. 지금처럼 간신히 인간 대 고블린이 균형을 이룬 상태에서 모두의 이목을 끈다는 것 자체가 부담이지.”
“맞아. 자칫하면 고블린의 병력이 일거에 우리에게 집중될 가능성도 있고.”
고블린 군단은 현재 전선에 드러난 숫자만 따지면 4만에 달한다. 그러나 곳곳을 돌아다니는 유격대와 아직 출발조차 안 한 병력을 계산하면 족히 10만은 되었다.
“지금…… 타위비크 영지는 어느 정도로 병력을 모아 둔 상태지?”
“요즘 말로 ‘영혼까지 끌어모은다’라고 하지? 기사와 종자로 대충 전장에서 버텨 줄 만한 병사만 한정해서 말하면 대충 5천 명 정도 되지. 아니면 더 넓은 범주에서 얘기할까?”
물론 바쿠란이 말해 준 숫자도 썩 만족스러운 숫자이긴 했지만, 네마냐는 싸울 수 있는 모든 인원의 숫자를 더 원했다.
“무기를 들고 최소한 전장에 설 수 있는 장정의 숫자로. 고블린이 숫자로 나온다면 이쪽에서도 숫자로 나갈 각오를 해야 해.”
“그건 확실히 최근 들어본 말 중엔 가장 무서운 이야기야. 그 사람들은 대부분 우리 영지의 식량과 경제를 책임질 농부들이니까.”
“아, 그렇지. 여기까지 오면서 산맥 안쪽 계곡에 너른 들판을 보면서 감탄했어. 남쪽 저지대도 아니고 이런 게 가능한 데는 처음이거든.”
한때는 그저 슈니크 영지의 작은 봉토를 가진 기사의 영지였을 뿐인 타위비크. 그곳이 현 공작대에 이르러 크게 팽창할 수 있었던 건, 계곡평야가 생각보다 농사에 적합했기 때문이다.
‘산으로 둘러싸이긴 했지만 적당한 경작지 면적, 적에 노출되지 않은 농경지. 그리고 분지 덕분에 주변에서 찬 공기가 유입되지도 않는 적절한 환경.’
농사가 잘되는 땅에 너른 평야만이 해당되는 건 아니다. 최상류만 아니라면 적당한 계곡평야 역시 퇴적의 힘을 입어 농사짓기에 좋을 수 있다. 바로 여기에 타위비크가 해당하여 막강한 영지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여러분의 영지에 무리가 갈 만한 일은 하지 않을 겁니다. 만약 정말 적진 깊숙이 돌격할 일이 있어도 그건 우리와 영지의 정규군이면 충분합니다.”
“충분하다고? 대공세를 펼쳐서 고블린의 추가 작전을 막는다는 것 아니었어?”
“그거야 그렇지.”
대충 얼버무리며 네마냐는 가져온 노란 빛이 감도는 돌이 박힌 반지를 내려놓았다. 허공에서 미리 녹화해둔 영상석이었다.
“모두 이걸 봐주세요. 굳이 대규모 병력으로 적을 타격할 필요가 없단 걸 알게 될 겁니다.”
―쏴아아!
물살이 흘러나오는 소리처럼 강렬해도 인체에 유해하진 않은 마나가 영상을 만들었다. 어떤 존재가 ‘눈에 보일 정도’가 되려면 엄청난 힘이 필요하다. 바로 지금같이 네마냐 일행이 허공에서 보았던 영상을 재현하려면 특히나.
[우왓-! 마나가 제멋대로…….]
[조용히 해. 지금 막 녹화 시작했으니까]
미칠 듯한 바람 소리 사이로 간신히 두 사람의 목소리가 섞여 흘렀다.
[키메라, 조금 더 아래 지면이 넓게 보이도록 비스듬하게 맞춰 줄 수 있어?]
[그렇게 하지. 꽉 잡아라. 우선 고도를 높인 다음에 내려다볼 테니까.]
[우왓!]
화면이 크게 흔들리며 주변 산꼭대기가 시야 아래로 사라졌다. 요란한 진동이 느껴지는 영상에, 이런 경험이 없는 가신이나 병사들은 구역질을 느꼈다.
“구역질 오는 사람은 나가서 쉬다 와도 됩니다. 이런 건 ‘멀미’라는 증세인데 좀 쉬면 괜찮아져요.”
“오, 지금 저 보이는 저게 우리 영지 주변인 건가? 지도랑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다른데.”
“맞아. 이게 바로 여깄는 작전 지도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정확한 사진이지.”
“이런 걸 어떻게 생각해냈어? 오, 저기 우리가 배치해 놓은 감시초소와 경비대들 배치가 훤히 보이네. 저쪽 루프랑, 벨루가 영지의 연기도.”
“그리고 여기로 다가오는 바쿠헨의 병사들도 보이는군. 아침에 찍은 거니까 곧 도착한다는 소리겠지.”
완전히 위성 지도, 아니 녹화 영상에 신이 난 듯 몰입한 바쿠란과 몇몇 가신들. 아, 물론 트라야브나도 신기하게 들여다보고 있었다. 서기관 중 하나는 자발적으로 이 지도를 그리는 중이었다. 네마냐는 이 유형의 지도를 ‘조감도’라고 이미 이름까지 붙여 놓은 상태였지만.
‘가장 정확하잖아. 새의 등 위에 타서 내려다본 지도니까. 아, 물론 키메라가 새라고 할 수야 없겠지만.’
가벼운 헛기침과 함께 네마냐는 상황 브리핑을 시작했다.
“먼저, 이번 작전에 관련해서 가장 중요한 건 고블린 군단의 병력과 배치가 될 겁니다. 처음에는 그저 고블린 대병력이 사방에 흩어졌다고 생각하고, 우리도 한 방 결전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통신의 마비. 고블린 군단이 아마 의도했겠지만, 이건 확실히 인간들에게 불리한 조건이었다. 사방에서 고블린과 오그르 병력이 쏟아졌고, 덕분에 적의 정확한 규모와 이동 방향에 대한 정보 취합이 불가능했다.
“아마도 놈들 수뇌부도 이걸 노렸을 테죠. 사방의 영지가 순차적으로 격파당하면, 연합군은 자연스럽게 적 군단이 수십만은 되리라 생각할 테니까요.”
“불과 몇 시간에서 하루면 소영지들을 쓸고 다닐 수 있을 테니까요. 인간들이 고블린이 눈길을 느릿느릿 다닐 거란 오해를 하곤 하죠.”
누구보다도 최일선에서 고블린 전쟁 보고를 받고 염려해 왔던 성녀 트라야브나는 대번에 느긋한 연합군의 착각을 지적했다. 네마냐는 동의의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하지만 영상지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손가락으로 가리킨 영상 곳곳에선 폐허가 된 영지와 텅 비어 있는 땅이 드러났다. 고블린 군단으로 보일 만한 부분은 없었다. 딱 두 곳, 루프랑과 벨루가 정도, 그리고 두 영지 후방의 깊은 숲속에 있는 상당한 병력뿐이었다.
“이걸로 보아, 루프랑과 벨루가에 대한 적의 기습은 유인으로 생각합니다.”
“유인. 그럼 저 후방의 깊은 숲에 있는 적이 본대란 이야기구나. 우리 병력을 계곡으로 유인해서 퇴로를 끊기 위한?”
“만약 저 부대가 협곡 고블린의 잔당과 연락이 닿는 상태라면 포위와 동시에 협곡 고블린들이 다시 이곳 오로탄으로 진군하겠지.”
“맙소사.”
그제야, 어째서 이번 작전을 훌륭하게 여기면서도 바쿠란 자신은 맘 한구석에 꺼림칙한 부분이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럼 어째서 네마냐, 너는 군사작전을 벌이겠다는 거지? 적의 유인에 당해 줄 순 없잖아?”
“당해 줘서는 안 되지. 하지만 지금 이곳을 공격할 고블린 병력은 우레이미야의 부대만 족히 오그르 3천은 될 거야. 정면으로 상대해선 우리도 피해가 크겠지. 그래서…….”
네마냐는 시끄럽고 복잡한 허공에서 용케 [분석] 스킬을 활용해 필요한 정보만을 판단했다. 그리고 즉석에서 고블린의 허를 찌르는 작전을 수정해냈다. 이번 작전, 그러니까 이름만은 그대로 유지된 [예리한 창끝]은 단순한 원리였다.
‘적이 타위비크의 병력을 유인해 섬멸하고 중부산맥을 쉽게 먹으려는 계획을 역이용하는 거지. 날먹충들에게 이 세상도 얼마나 살기 힘든지 보여 줘야 제맛 아니겠어?’
* * *
삼십 분쯤 뒤.
바쿠헨의 병력이 후방의 긴급 호출에 놀라 서둘러 달려왔다. 바쿠헨은 숨을 헐떡이면서 정적에 잠긴 군막으로 뛰어 들어왔다.
“헉헉……. 야, 바쿠란! 무슨 일이야? 긴급 호출이라니. 설마 협곡 놈들이 벌써 쳐들어…… 뭐야, 이거?”
군막 안은 사람은커녕 불조차 꺼진 채 차가운 공기가 감돌고 있었다. 당황한 바쿠헨이 군막 밖으로 나오니, 일행인 병사들도 당황하여 사방을 떠돌고 있었다.
“본대 병력이 안 보이나, 다들? 아렌달도 안 보이고? 누구 바쿠란 본 사람?”
“아무도 안 보입니다!”
“첫째 공자님! 저쪽 진영 끝 마구간 쪽에 사람들이 보입니다! 아마 우리 부대가 저곳에 모여 있는 모양입니다.”
“이게 대체 무슨……. 기사 몇 명만 따라와 봐. 뭔지 직접 확인해 봐야겠어.”
바쿠헨은 아직 숨이 다 돌아오지 않았지만 날쌘 걸음으로 진영 마구간 쪽으로 움직였다. 아니나 다를까, 그곳엔 아렌달과 바쿠란은 물론, 곧 올 것이라던 네마냐까지 있었다.
완전무장을 갖춘 채로.
“여, 반갑군. 타위비크의 후계자님. 바가반드 경이 다시 인사드리지.”
“어서 와, 형. 생각보다 빠르게 온 걸 보니 연락이 좀 놀라웠나 봐.”
“……뭐냐? 긴급 연락이라더니 정작 너희가 출전 준비를 하고.”
타위비크 군의 정식 총사령관인 바쿠헨이 뭐라 말을 하기도 전에 바쿠란이 말을 몰아 다가오더니 무어라 중얼거렸다.
“어랏!”
바람의 하급정령 실프의 기운이었다. 둥실 공중에 떠오른 바쿠헨은 알아서 바쿠란의 안장 뒤쪽에 실렸다. 그때, 네마냐가 재빠르게 다가오더니 미안하다며 시간이 없다고 해명했다.
“무슨 소리야, 설마 지금 내 명령도 없이 멋대로 출격을……!”
“가면서 얘기해 줄게. 지금은 고블린 놈들이 움직이거나 눈치채기 전에 얼른 처리해야 해서, 미안! 바쿠란, 시작해!”
“자, 모두 미리 전달받은 대로 행동하면 된다. 모두 지정한 위치로 움직여! 아렌달이 빠짐없이 통솔하고 매 순간 확인하도록!”
“알겠습니다. 무사히 다녀오십시오.”
“어이, 아렌달. 대체 무슨…….”
번번이 말문이 막힌 바쿠헨이 간신히 정신을 차려 다시 상황을 확인하려던 순간, 바쿠란이 칼을 번쩍 꺼내 들었다. 지휘권을 상징하는 특수한 은제 검이었다.
“야전군, 출전한다! 모두 루프랑 계곡으로 가서 위기에 처한 아군을 구한다!”
와―!
중무장한 타위비크의 정예군대, 노심초사하며 막대한 돈과 재물을 써가며 무장시킨 5천의 든든한 보루. 그들은 달빛을 갑옷에 반사시키며 일제히 호응했다.
“안 돼, 이 멍청이들아! 내가 명령하지도……!”
[사일런트(Silent)]
바쿠란은 손가락으로 간단하게 형의 입을 다물게 했다. 어째 사고라기엔 제대로 거하게 치른 모양새지만, 적어도 형은 이해해 줄 것이다. 지금 형만 오매불망 기다리느라 시간이 너무 지체되었다는 걸.
그렇게 깊은 밤, 타위비크와 지케르니아, 바가반드의 삼국 연합군은 정체를 알 수 없는 키마라스라는 마법사와 함께 산길을 내달리기 시작했다.
―골짜기 깊숙한 곳에서 척후병을 통해 대군의 출정을 전해 듣는 고블린 군단의 존재를 아는지 모르는지, 함정을 향해 제 발로 들어가고 있었다.
* * *
―끼에에엑
―그르릉
계곡을 몇 개나 넘어 깊은 숲으로 가려진 둔덕. 만약 길손이 이곳을 지나가다 이런 괴상한 소릴 들었다면 놀라서 나자빠졌을 것이다.
“시끄러워, 이 멍청한 것들아. 아주 우리 군단이 여기 있다고 소문을 내지 그러냐.”
이젠 고블린 군단 사이에 있는 것이 과히 어색하지 않은 검은 옷차림의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복면이 달린 터번을 쓰고 있는 인물이 역정을 냈다.
“거, 너야말로 고블린과 오그르의 생태를 모르면서 떠들지 마라. 군장님 명령만 아니었으면 너 따위가 여기서 살아남기나 했겠냐.”
거대한 녹색 덩치에도 불구하고 제법 인간과 닮은 이목구비의 존재. 이제는 제법 인간들 사이에서도 ‘오그르’라는 이름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종족이었다.
“흥, 데브락 네 녀석이 군장의 총애를 받는다고 자꾸 건방지게 군다만. 우리 검은 마탑의 도움 없이 뭔가 하나라도 이길 것 같나?”
“검은 마탑 말이지, 풋. 정작 저번 정령사 토벌도 다잡은 놈들한테 쫓겨나지 않나, 그 작전 총책임자가 너네 마탑주인지 뭐시깽인지 아니었나?”
소위 검은 마탑과 오그르 종족 사이의 갈등은 특히나 좀 과열되기 마련이었다. 오그르는 어떤 공개되지 않은 비밀로 인해 지능이 크게 개선되었고, 그 덕에 인간에게도 밀리지 않는 두뇌와 입담을 얻었기 때문이다.
“어휴. 말 섞기도 귀찮다. 입 냄새 나.”
“전사가 입 씻을 시간도 없어 냄새가 나는 게 자랑이지. 너희처럼 아기 엉덩이 같은 뽀송뽀송 피부로 전쟁을 어디 할 수나 있을까?”
점점 설전이 유치해지려는 찰나, 졸병 고블린이 허겁지겁 뛰어왔다. 무어라 시끄러운, 완성이 되지 않은 언어로 지껄이는 고블린 전령.
“……그러니까 드디어 참지 못한 인간 놈들이 몽땅 뛰쳐나왔다, 이 말이지? 캬하, 인간 자식들도 어지간히 간지러웠나 보군.”
“정말 타위비크 놈들이 뛰쳐나왔다고? 우리가 며칠을 시위해도 꿈쩍도 하지 않던 놈들이?”
검은 터번이 약간은 의아하다는 듯이 입맛을 다셨다. 데브락은 보지 않아도 알 것 같다며 간드러진 웃음소리를 흘렸다.
“뻔한 거지! 약탈대 소수가 계속 변경 영지를 괴롭히는데 나오지 않으면 그 악명을 어쩌겠어. 게다가 공국 후계자 경쟁하는 두 아들이 나란히 지휘자라니. 서로 공적 세우느라 혈안이 됐겠지, 낄낄…….”
“정말 적이 전 병력을 몰아서 나온 거냐? 아니면 일부 병력만 나온 거냐.”
“두 공자와 주요 병력이 몽땅 튀어나온다더라. 영지 방어선 안쪽엔 늙어빠진 노인과 쇠스랑을 든 농민들뿐이고.”
말을 마친 데브락은 콧김을 세게 뿜어냈다. 곁에 들고 있던 거대한 곡도의 자루를 고쳐잡으면서 픽스의 고삐를 당겼다.
“오그르 삼대장이란 게 어째서 나온 이야기인지, 놈들에게 톡톡히 보여 줄 차례지. 자연에 기대서 살던 겁쟁이들이 우리의 힘에 얼마나 두려워할지 기대가 되는걸. 끄하핫!”
“……그러면야 좋은 일이지.”
목에서 가래라도 긁는 듯한 거친 웃음이 사방으로 번지며 깊은 계곡에 지진이라도 일으킬 듯 울려 퍼졌다.
그렇게 뒤집으려는 인간과 판세를 이어 가려는 고블린 군대는 루프랑 계곡에서 다시 한번 충돌하기 직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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