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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더하기 회귀는 먼치킨-100화 (100/200)

100화

―화아악!

결계가 주변 상당한 면적에 펼쳐졌다. 일전에 하라드 녀석이 마법 시험을 냈을 때와 비슷한 현상이었다. 외부와는 불투명한 막으로 가로막혔다.

“우선 만약을 대비해서 외부와는 완전히 차단했어. 그림자 던전이 통제를 벗어나더라도 당분간은 괜찮을 거야.”

“안전제일이지. 잘했어. 이제 뭘 하면 될까?”

옷을 정리하고 활동하기 좋은 단벌만을 남긴 네마냐의 목소리는 활기찼다.

“이제, 그 악명 높은 던전을 만나 봐야지. 준비는 됐어? 한번 시작하면 연쇄 반응하기 때문에 지체하면 안 돼.”

“걱정도 많다. 이미 그 던전도 만나 봤으니까 걱정할 것 없어. 게다가 이미 안전장치도 해 놨잖아?”

이미 겪어 봤던 경험상, 마법 전개자가 중단하게 되면 그림자 현상은 멈추게 된다. 너무 많이 진행된 상태가 아니라면 말이지.

“자, 그럼 시작할게.”

녀석은 다짐이라도 하듯 소매에 손을 집어넣어 주먹을 쥐곤, 이내 꺼내 들었다. 삼십 걸음 정도 떨어진 상태인 데다 주먹을 쥐고 있었으나 내용물이 무엇인진 확실하게 느꼈다.

“적마정석. 가져왔구나.”

“물론이지. 원래 적을 잡으려면 적의 수단에 능통해야지. 시작할게.”

주문조차 없었다. 녀석은 가만히 눈을 감은 채로 적마정석에 집중했다. 스멀스멀 붉은 기운이 녀석의 손으로부터 피어나는 것이 보였다. 아니에 도착하던 그 날, 복면을 쓴 의문의 마법 자객의 것과 같았다.

“후…….”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적마정석의 기운은 어째선지 몇 번을 경험해 봐도 구역질이 나왔다. 마치 멀미라도 하는 것 같았다.

‘기운 자체가 불쾌한 건가 아니면 기운이 너무 강해서 그런 건가. 느낄 때마다 어지러운데.’

그렇다고 참지 못할 만큼은 아니다. 억지로 내키지 않는 기분을 참으며 네마냐는 점점 주변을 집어삼키는 붉은 기운을 살펴보았다.

―지이잉!

짙은 붉은색의 안개가 시야를 천천히 가리면서, 그 불길해 보이는 마나가 내는 소리가 귓전을 차지했다.

“도저히 참기 어렵군.”

솟구쳐오르는 구역질을 참으며 네마냐는 손끝으로 마나를 모았다. 물론 신관회나 성기사단이 아닌 이상 신성 마나를 직접 만들 수는 없다. 대신 항상 목걸이로 가지고 다니던 백색 수정을 주먹으로 움켜잡았다.

[전이 Transistio]

그전까진 단순하게 힘을 전달한다는 개념으로만 알고 있었다. 배우지도 않았는데 알고 있다는 걸 듣고, 하라드가 얼마나 어이없게 바라보던지. 시스템이 도와줬다는 변명도 불가능하니 그저 허허 웃음으로 얼버무려야 했다.

“성력은 부어 넣었지? 그게 최후의 수단이니까 꼭 있어야 해.”

“다 채웠어. 이제 다음.”

녀석도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는지 소매로 얼굴을 닦아 냈다.

“좋아, 이제 필요량만큼 들어갔으니까 곧 그림자 던전이 시작될 거야, 그러면…….”

“시작이군.”

녀석의 목소리가 미처 끝나기도 전에 흐릿해지기 시작했다. 주위가 마치 감옥처럼 핏빛 붉은 기운으로 덮이더니 한쪽 구석부터 완전한 어둠으로 물들었다.

“조금만 더 기다리자. 지금은 너무 초기야…….”

갓 시작되는 상태에서라면 다른 일반 마나 혹은 마법과 다를 것이 없다. 그림자 던전 특유의 무적 특성은 특정 단계 이후로 알려져 있었다.

“조금만, 조금만 더…….”

손에 진땀이 맺혔다. 주변 공간에서 모두 마나를 제거하려면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는 마나를 흡수할 수 있는 존재, 둘째는 외부 마나의 공급 차단. 네마냐와 결계로 그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된 것이다. 그러나 이 완벽한 통제 또한 실수 한 번으로 재앙이 될 수도 있었다.

“……됐다!”

아니에서 보았던 것과 비슷한 상태로 검은 벽이 주위를 둘러싸기 시작했다. 모든 빛이 어둠에 흡수되고 주위의 마나가 송두리째 끌려들어 가기 시작했다.

“시작한다!”

아마 하라드에게도 들리진 않겠지만 네마냐는 마나를 몸속으로 받아들였다. 이미 쌓여 있던 마나는 백색의 수정으로 계속 강제 주입하며 성력을 끌어올렸다.

“……!”

바깥에서 하라드가 무어라 떠드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물론 무슨 소린진 알 수도 없고, 들어봐야 소용은 없을 것이다.

‘성력이 잠깐 보호해 주는 사이에 모든 마나를 흡수해야겠지.’

신성 마나 또는 신성력이라 부르는 그 힘은 오직 치유, 반발력에만 관여하는 힘이었다. 가령 적마정석처럼 강렬하다 못해 사악한 느낌을 내는 마나에 강한 반발력을 낸다.

‘이 보호를 받는 느낌……. 확실히 성력이 없다면 신체를 갉아먹겠네. 저 어두운 기운…….’

그림자. 아무것도 실체가 없었다. 그런데도 그림자가 서서히 만들어졌다. 모든 물리 법칙이 뒤집히고 상식은 무시되는 세계였다.

‘제길, 또 힘이 빠져나간다.’

전력을 다해 네마냐는 마나를 흡수했다. 결계 공간은 대략 지름이 10여 미터인데 그 마나의 양만큼은 무시무시했다.

“거의 다 됐어……!”

코끝에는 저절로 땀이 맺혔다. 송골송골 맺히는 땀이 얼굴 사이로도 흘러내렸다. 앙게이온 이상으로 마나가 흡수된 걸까. 그럴 리는 없다. 지금도 계속 백수정을 통해 신성 마나를 뽑아내는 중이었으니까.

“윽……. 아마 이렇게 대규모로 하는 건 처음이라서겠지.”

얼마 전에도 비슷하게 마나를 밀어내는 시험을 해 보았었다. 그러나 영주관저에서 하라드가 펼쳤던 결계는 고작 지름 1미터 정도의 공간에 불과했다. 지금은 족히 그 열 배는 되었다.

“으으…….”

불길한 적마정석과 그림자의 기운이 속을 뒤집어놓듯 코끝에 아른거렸다. 주변 공간에 마나가 서서히 메말라 가자, 유일하게 마나가 농축된 네마냐의 몸을 노리는 것이다.

“후후, 탐나는 모양이지? 하지만 손도 대지 못할걸? 너희의 존재에 무조건 반발하는 성력이 두르고 있는 한은.”

강력한 마나의 반동이 몸에 가해졌다. 주변으로 몰려드는 그림자의 ‘역마나’에 대항하는 신성 마나의 충격 때문이었다. 뇌세포까지 찌르는 듯한 압력 속에서 네마냐는 드디어 한 가지를 깨달았다.

“됐다, 이제 더는 마나를 흡수하지 못하겠지.”

마치 그 소릴 들은 것처럼 그림자의 검은 막이 사방을 에워싸고 거칠게 네마냐를 두드렸다.

“우왁, 이것들이!”

몸이 마치 무너질 것처럼 이리저리 떠밀렸다. 이 정도로 마나를 찾아 집착하니 세간의 전설에선 악령이나 마귀로 불렸겠지. 다행히 신성력 덕분에 네마냐는 간신히 버틸 수 있었다. 귓전을 스치는 알림 소리도 울렸다.

[무관심의 묘미]

[마나를 흡수하며 성장하는 그림자. 던전이 무서운 이유는 그것에 맞서 무엇을 해야 한다는 공포심을 심는다는 점에 있습니다. 모든 생명력의 근원인 마나를 흡수하며 성장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법은 하나뿐입니다.]

[지식을 체득하여 앙게이온(마나 총량) 증가. 마나 흡수의 효율 2% 증가.]

알림이 사라짐과 동시에 바람이 스치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곤 몸이 조금 가벼워졌다. 마나 총량 자체가 늘어났기 때문에 몸이 견딜 수 있는 내력도 조금 더 늘어난 모양이다. 한결 여유를 되찾은 네마냐의 눈에는 새로운 변화도 포착됐다.

“검은 그림자가!”

사방에서 네마냐를 찢어놓을 듯 달려들던 그림자 촉수의 힘이 눈에 띄게 약해졌다. 더는 달려들지 못한 채 위협하듯 대치만 하던 그림자. 머지않아 그 기운마저 잃고 무너져 내렸다.

―스르륵.

어둠 장막이 빛을 피해 도망하는 것처럼 공중에서 흩어지기 시작했다. 직감인지 무엇인가의 환시인지 바로 이때 무엇인가 ‘써야 한다’라는 강박증이 생겼다.

“이게 이제 사람을 속이려고 드네? 그런다고 안 속는단다.”

그러자 마치 도발이라도 하는 것처럼 분노를 끓어오르게 하는 감정이 느껴졌다. 마치 강제로 주입시키려는 것처럼. 하지만 온전하게 모든 마나를 성력으로 주입한 네마냐는 평정을 지켰다.

―쉬익!

바람 빠지는 소리와 함께 마침내 연기처럼 검은 던전은 완전히 소멸했다.

“헉…….”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던 압박감이 사라지자 허파가 팽창했다. 한층 공기가 맑아지고 가벼워지니 머리 회전마저 빨라진 느낌이었다.

“…….”

“……봤냐?”

아직 결계는 유지되고 있었지만 이제 완전히 모습을 드러낸 하라드는 말을 잇지 못했다.

“이게 정말 되는 거였다니.”

자신이 직접 적마정석에 기운을 불어넣어 그림자 던전을 소환했을 때도 놀랐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던전이 통제를 벗어났을 때는 기절할 만큼 놀랐다. 모든 마나와 마나에 의한 마법 현상은 마법을 전개한 사람의 의지에 따르기 마련이다.

“아까 직접 보니 이 던전은 마치 스스로의 의식을 가지고 움직이는 느낌이었어. 내 마나를 주었는데도 내 통제가 듣지 않더라고. 적마정석을 봉쇄시켰는데도.”

“일단 소환시키게 되면 통제 불가능이라. 그걸 펜자르크 그 자식도 모르진 않았을 텐데. 정상적인 마법사라면 하지 않을 판단 아닌가?”

일반적인 마법사라면 위험을 직감하고 멈췄겠지. 하지만 펜자르크는 마법사이면서 동시에 정치가다.

“하지만 손에 닿을 듯한 권력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감수할 위험이라 생각하겠지.”

“최악의 판단 아니야?”

“우리가 보기엔.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종종 충분히 해볼 만한 도박이라 생각할 수도 있잖아? 마법 윤리라는 것도 결국은 ‘수단’일 뿐이니까.”

펜자르크나 아쇼트가 어떤 대의, 어떤 명분을 품고서 움직이는지 알 수 없다. 어쩌면 네마냐가 놓치고 있는 훨씬 거대한 뜻이 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녀석들이 어떤 생각을 하건 상관없지. 녀석들이 기회를 누리자고 엄한 사람들이 피해를 볼 순 없으니까.”

“권력이란 건 어떤 마법보다도 무섭다니까.”

“동시에 달콤하기도 더하다고 하지.”

잘은 몰라도 그런 모양이라며 하라드는 가볍게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그간 두 사람을 둘러싸고 있던 거대한 결계도 증발했다.

“영주님!”

“괜찮으십니까?”

알리테스나 이름은 잘 기억나지 않아도 낯은 익은 기사들도 재빨리 뛰어 다가왔다. 네마냐는 안심하라며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좀 보였어?”

“아마 보였을걸. 반투명하긴 해도 안에서 워낙 수상한 짓을 해댔으니.”

‘수상하다’라는 마법사의 결정적 발언에 다들 이구동성으로 아까 일어난 수상쩍은 현상에 관해 묻기 시작했다. 만약 이걸로 인해 사기가 떨어질 수 있다면 언급도 하지 않는 것이 옳았다.

‘그렇다고 비밀로 해 봤자, 나나 하라드에게 의구심만 가질 테지. 단합하지 못한 부대는 그냥 오합지졸이나 다름없어.’

펜자르크나 아쇼트는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여 그림자 던전을 불렀다. 그렇다면 네마냐 스스로도 이에 맞서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위험은 감수해야 했다. 네마냐는 잠시 숙였던 고개를 들었다.

“기사들은 잠시 내 주변으로 모여 봐. 자세히 잘 듣고, 병사들에게도 잘 설명해 줘.”

네마냐의 깊은 안구 속 세상에선 작은 미션인 [설득]의 부가 퀘스트가 시작된 상태였다.

* * *

“결정했습니다.”

엘레나가 고민 끝에 더 물러서지 않기 위해 몰아붙이듯 내놓은 답이었다. 자리에 모여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한곳으로 쏠렸다.

“결정하셨습니까.”

트르다티얀 통령이 애써 차분한 척하면서도 가장 긴장된 표정으로 물어왔다.

‘길드 놈, 여유로운 척은 해도 본인들 목숨줄이 달린 일일 테니 속이 좀 타겠지.’

평소 자리샤트 길드와는 사소한 갈등이 잦았던 호바니샨 자작은 내심 고소해 했다. 물론 그 자신도 정치적 명운을 걸고 있는 판이지만 말이지.

“그래서, 어떤 결정을 내리셨소, 전하.”

“……이야기해 보시게.”

끝까지 엘레나의 상속에 대해서 불안과 의문을 표하던 나바자르트도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 물론 악감정이 있어서 견제한 건 아니었으리라 생각했다.

‘어릴 적에 그렇게 엘레나를 아끼던 사람이었으니, 아마도 들어올 중상모략과 음모에 대한 걱정이었겠지.’

하지만 호바니샨은 그 역시 지나친 걱정이라 여겼다. 이미 훌륭하게 자란 엘레나라면 꺾을 수 없는 역경은 오히려 좋은 양분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잠시 숨을 죽이고 있던 엘레나가 때마침 말문을 열었다.

“그간 저는 계속 왕위 계승에 대한 문제는 포기해 왔습니다. 상속받을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는 아닙니다. 주장하자면 얼마든 주장할 수 있었습니다만…….”

“무엇을 위해서였지?”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그나마 띄우기 전문인 호바니샨 자작 본인이 장단을 맞추었다.

“분열을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제가 나서지 않고 아쇼트가 계승을 한다면 후계 문제니 상속법이 어쩌니 하는 분란은 없으리라 여겼죠.”

“하지만 권력에 의심이란 한도 끝도 없는 법이지. 스스로 권력을 내려놓는다고 해서 의심이 끝나는 일이란 없으니.”

나바자르트가 탁자를 가볍게 치면서 꺼낸 말이었다. 이미 명백한 누군가를 저격한 이야기라는 건 분명했다.

“……숙부님 말씀이 맞습니다. 저는 맞서기보단 피하려 했습니다만, 이대로라면 제 동생마저 잃을 상황이 되겠군요. 그렇다면 저는 다시 제 운명을 마주할 수밖에요.”

“오, 그렇다면……!”

트르다티얀이 안절부절못하던 손가락 놀림을 그만두고 굳게 손깍지를 끼었다. 엘레나는 조심스럽게 자신의 망토 휘장과 팔목 갑주, 망토 고정핀을 내려놓았다.

“오늘부로 저는 잠시 기사단장 지위를 쉴 겁니다. 기한은 모든 일이 마무리되는 순간까지.”

“…….”

“바라던 바이긴 하지만, 오랜만에 가슴이 떨리는군요.”

자리에 동석한 세 명의 영주는 긴장된 눈치와 어색한 손짓을 하며 마지막 결론을 기다렸다.

“왕국 후계자에 대한 제 권리를 주장하겠습니다. 펜자르크의 음모에 맞설 유일한 방법이라면, 저는 반드시 주장할 겁니다.”

“휴…….”

호바니샨은 어느새 이마에 흐르는 식은땀을 닦아냈다. 표면상으로 아슬아슬 유지되던 왕국의 평화가 10년 만에 막을 내리고 있었다. 10년 전 하야크를 분열의 원흉이 다시 내전의 주역이 된 것은 원통했지만.

“잘 생각했다.”

“바누라트 경!”

“오셨습니까!”

때를 맞추기라도 한 것처럼 들어온 바누라트. 옷에 관심이 많은 사람답지 않게 옷은 꾀죄죄하고 머리도 산발이었다. 하지만 눈빛만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아니 오래전 이후 볼 수 없었던 형형한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

“숙부님.”

“아무 말 말거라. 고생 많았다. 하지만 기왕 이리된 것, 최대한 기회로, 좋은 일이 되도록 해 봐야 하지 않겠느냐?”

엘레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한 손으론 검을 굳게 잡았다. 의기에 반응이라도 보이듯, 검의 자루에 박힌 백마정석이 신비한 흰 기운을 뿜어냈다.

“얼른 움직이자꾸나. 바가반드 경도 이제 곧 바쿠란에 도착한다고 연락을 주었다.”

“네마냐도……. 저는 참 좋은 친구도 두었네요.”

“이를 말이냐.”

바누라트는 다시 예의 호탕한 웃음과 함께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나바자르트 남작은 애써 무심한 표정을 유지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 그럼 슬슬 할 일을 해야겠군.”

“부탁하지, 나바자르트.”

“형님 때문에 움직이는 건 아니지만, 걱정할 건 없소. 조금만 기다리시길.”

바누라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나바자르트의 약속은 정확했다. 그날 저녁, 아직 바누라트의 명령이 닿는 왕국의 미점령 지구 전체, 그리고 세 곳의 영지에는 동원령이 떨어졌다.

- 지도로 이어집니다 -

- 101화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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