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8
40장 - 가장 유명한 상담사 (1)
[케바케님 별사탕 10000개. 십만따리엔 웃음만개. 동생이갈궈서 10만개못해서 죄송해요.]
[소망강처녀님 별사탕 1000개. 우와 10만명 축하드려요.]
[보람찬하루일을님 별사탕 10000개. 대박 꼰마님 프리TV를 제패해버리시는군요 흐흐. 10만명 축하드립니다.]
[마구니님 별사탕 100000개. 십만개 가줘야죠 흐흐.]
「????」
「와 미친 ㄷㄷㄷㄷㄷ」
「10만개 진짜임?」
「저형님 뭐하시는분임;;;」
마구니 후원자는 아마도 ‘금수저’일 것이다.
직장인 고충 사연에 경영인의 입장에서 채팅하는 태도 등을 보며 느꼈던 점.
그렇다 해도 일시에 천만 원에 달하는 후원은 과하다.
아마도 쇼핑몰 결제대행상품 등으로 우회 충전을 한 것일 텐데, 이 부분은 슬쩍 취소해줘야 옳을 듯했다.
어쨌든, 대수의 말대로 토요일 생방송은 정말 10만 시청자를 달성했다.
이게 다 얼마인가 싶은 후원의 홍수와 함께.
인방을 시작한 지 40일 만의 쾌거였다.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한 일이다.
대수의 말대로 두 차례나 8만 시청자를 돌파하며 레전드 각을 만든 화제성에 더해, 여섯 시쯤에는 내가 봐도 감탄스러운 구도를 잡은 <트립크루> 예고편이 나갔다.
물론, 그 이전에 밤샘편집으로 ‘셜록꼰즈 때문에 BJ세나한테 프로포즈한 BJ준태’ 하이라이트 영상을 올린 대수의 노력 덕도 있었으리라.
무엇보다 토요일은 도세나의 <기획팀장>이 연재되는 날.
0시에 올라간 그 웹툰의 1화 끝에 다시금 꼰마 상담소의 홍보컷이 삽입됐다.
그쪽에서 유입된 어린 시청자들도 상당수였다.
채팅창의 분위기를 보면 알 수 있는 일이다.
「우왕 10만따리 첨본당」
「아저씨 잘생겼어여~」
「만화보다 실물이낫당ㅎㅎㅎ」
「마구니 : 야 도나쓰님그림 무시하냐」
[dosena님 별사탕 1000개. 실물은 캠빨 이상이세요.」
「마구니 : 아 계셨네ㅋㅋㅋ 알라뷰♡」
「아니 자까님 여기서머해여 ㅋㅋㅋㅋㅋㅋ」
「빨리 2화그리셔야죵ㅎㅎ」
[dosena님 별사탕 1000개. 5화까지 벌써 그려놨어요. 제 얘긴 이제 그만. 다들 방송에 집중해주세요.」
“감사합니다, 도세나 후원자님. 그럼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죠. 10만이 됐건 100만이 됐건 상담을 멈출 이유는 없어요.”
「우왕」
「10만인데 그냥 방송해여?? 리액션 없어여??」
「ㅋㅋㅋㅋㅋ아 꼰린이들 진짜」
「아가들아 여긴 그런방송이란다」
「우리 꼰머는 20만따리돼도 상담만할거야..」
이건 장난으로 해보는 이야기겠지.
2010년 동계올림픽 중계방송에 41만 명이 접속하고, 2019년 아시안컵 중계방송에 35만 명이 접속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범국가적 관심 속에서 이뤄진 일.
그 외에 20만 이상의 시청자를 끈 건 BJ대상 시상식뿐이다.
게임의 신이라 불렸던 ‘뉴겜’조차 최고기록은 19만.
일반적인 토크 방송으로 정말 20만에 도달하리라 기대하는 시청자는 없을 터였다.
물론, 나는 그 미래를 기대하고 있다.
꼰대처럼 떠드는 것밖에 할 줄 모르는 내 방송국에 20만 이상의 시청자가 찾아오기를.
‘퀸’이라 불리는 동계스포츠의 월드스타마저 뛰어넘어, 50만 이상의 시청자를 내 오아시스로 초대할 수 있기를.
이번 10만 시청자는 그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최선을 다해야지.
단 하나의 사연조차도 허투루 대할 수 없다.
작은 실수가 오아시스를 신기루로 돌변시킬 테니.
“다음은 오연발님의 사연입니다. 안녕하세요 꼰마님. 최근 저희 회사에 비흡연자 전용 휴식시간이 생겼어요. 뭐냐 하면, 흡연자들이 하루에 보통 30분 이상 사무실을 비운다는 판단하에, 비흡연자들에게만 30분씩 휴식시간을 준다는 거예요. 이게 인터넷에 떠돌던 얘긴데 저희 비흡연자 사장님이 그걸 감명 깊게 보셔가지고……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저는 일단 흡연자 집단이고, 그래서 불만이 있는 거긴 한데요. 근데 그런 거 다 빼놓고 이게 진짜 맞는 건가 싶네요.”
「맞는데?」
「흡연충 양심좀;;」
우리는 양심을 너무 쉽게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다.
양심이란 보통 상식에서 나오고, 그 상식이란 서 있는 자리에서 비롯되는 것인데도.
사람도 사회도 저마다의 상식이 다르다.
그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고 내 직장, 내 경험만을 기준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려 들 때, 비로소 몰이해가 시작된다.
“늘 하는 얘기지만, 끝까지 들어주시죠. 저희 회사는 쉽게 말하면 5분대기조거든요. 계속 미팅하고 자리 지켜야 되는 데가 아니라, 일 몰리는 시간에 리얼타임으로 쳐내야 야근을 안 하는 구조예요. 그래서 원래 담탐(담배타임)이라는 게 일 없는 타이밍 노려서 몰아서 피고 오는 방식이거든요. 솔직히 눈치도 안 보여요. 어차피 사무실에 있어도 웹서핑이나 하는 시간이니까. 그러니까 비흡연자들도 불만 없었고요. 그런데 거기에 비흡연자 30분 휴탐이 생겨난 거예요. 그걸 걔네들이 언제 쓰겠어요. 바쁜 시간에 몰아서 써요. 팀장님이 눈살 찌푸려봤자 사장님 지시 아니냐고 뻗대는 거예요. 하는 수 없이 남은 흡연자들끼리 피똥 싸면서 쳐내곤 하게 됐어요. 진짜 죽겠습니다. 저 이직해야 맞는 걸까요.”
「어우」
「저런업체면 적용안되지」
「사장이 회사 말아먹을려고 작정했나」
오연발의 상식은 다행히도 큰 반발 없이 받아들여졌다.
그의 사연이 공감을 잘 유도한 것도 있지만, 애초에 귀를 열고 듣기만 해도 충분히 이해될 수 있는 이야기였던 것.
사실은 대부분의 문제들이 그렇다.
마음을 열고 들어보면, 대다수가 양쪽이 옳은 케이스다.
핵심은 상대의 처지에 서보는 것이 어렵다는 점.
그 역지사지를 위해서, 나는 더 많은 시청자를 원한다.
그리하여 그들의 처지로 들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
“일단 이 포인트에서, 저는 비흡연자입니다. 군대에서도 간접흡연 말곤 해본 적이 없지요. 그렇기에 이 말씀부터 드리고 싶습니다. 담배 좀 끊으세요. 뭐 좋은 거라고 몰아서 핍니까.”
「오연발 : 으어어ㅠㅜㅜ」
「ㅋㅋㅋㅋㅋㅋㅋㅋㅋ꼰대등장」
「아재요 안펴봤으면 말을말어요ㅠㅠㅠ」
“예, 안 피워봤으니 할 수 있는 말입니다. 오연발님의 직장에서 휴게시간 선택권을 주는 게 어리석은 방책이었다는 점은 그런 저도 분명히 알겠네요. 사장님께서 얼마나 사무실에 안 와봤으면 그런 오판을 하셨을까 싶습니다. 아무래도 이직하시는 게 맞을 것 같네요. 사장이 그래서야 비전이 없으니까요. 사장님, 그러시면 안 돼요. 직원들이 정확히 어떤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는지를 아셔야지요. 안타깝습니다. 스티브갑스라면 이렇듯 무지한 시스템을 도입하지는 않았을 텐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갑자기?」
「꼰마님 이러지마세요 낯설어요ㅋㅋㅋㅋㅋ」
「갑스는 까야 제맛」
인터넷에서 이래저래 까이는 진갑수 대표지만, 사실 사원들 입장에서는 꽤 괜찮은 보스였다.
적어도 형평성에 맞게 대우할 줄 아는 지휘관이었으니.
프리월드 인사평가는 사원들이 담배를 두 갑을 태우든, 사적인 통화와 커피로 시간을 때우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실적 기반의 고과로 목을 조였지.
물론 나는 그 방식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직장에는 실적으로 도출되지 않는 공헌이 존재한다.
그 지점까지 볼 수 있어야 참된 관리직일 터였다.
어쨌든, 꼰대짓도 하고 공감도 일궈낸 시점.
이제 일반론을 이야기할 때다.
방송을 보는 모든 시청자들이 함께 웃을 수 있도록, 흡연자와 비흡연자 사이를 이어주고 싶었다.
“단언컨대, 비흡연자를 위한 혜택은 필요합니다. 보통 흡연자들이 근무시간 중 40분 이상을 흡연에 소비한다고 하지요.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을 생각할 때 불공평한 일인 것이 맞습니다. 생각해보면, 옛날 군대에서는 그래서 소셜스모커들이 퍽 많았어요. 그때는 담배 말고는 거의 휴식이 허용되지 않는 시대였거든요. 지금은 달라졌겠지요?”
「ㅋㅋㅋ예그렇슴다 07년도에도 담탐엔 같이쉬었슴다」
「헐 저희부대는 지금도그래여 쫄병때는걍일해야돼여」
“아, 여기 현역도 계시네요. 악습이 빨리 없어지길 바랍니다. 비흡연자 장교가 많이 부임하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 싶네요. 어쨌든…… 다시 회사로 돌아와보죠. 아시다시피 저는 만년부장이었습니다. 그리고 제 팀의 업무는, 오연발님처럼 특수한 경우가 아닌 아주 보편적인 사무였지요. 거기서 시작하면 꽤 일반론적인 이야기가 도출될 것 같습니다.”
「오 관리직꼰머의 경험담인가」
「프리월드는 어땠어여? 저희는 담탐 제한하는데」
“저희는 팀장 재량이었습니다. 그리고 제 경우엔, 무엇도 제재하지 않았습니다. 헤비스모커인 한 친구는 하루 두 갑도 피우곤 했지요. 그럼에도 비흡연자들의 불만은 없었습니다.”
「헐??」
「두갑이면 한시간넘게 피는거잖아여?」
「그게왜불만이없음? 부장님만 몰랐던거아님?」
「SSongvely : 아닌데요 진짜 불만없었는데요!」
「?」
「당사자 등판???」
……저 녀석, 송성희인가.
옛 부하직원의 개인계정 닉네임을 알고 말았네.
다만, 꼭 당사자가 등판할 필요까지는 없었다.
“누군가 사무실을 비울 때마다 그의 뒷담화를 했습니다.”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강제금연크리」
「이아재 인성어디감 ㄷㄷㄷ」
“오해하지 마세요. 뒷얘기라고 하면 보통 악담을 떠올리곤 하지만, 저는 반대였습니다. 칭찬을 했어요. 그 사람이 최근에 잘 처리한 안건을 화제로 올리거나, 다른 팀원을 도와준 사례가 있는지 물었지요. 어쨌든 본인이 있으면 말 꺼내기 어려운 문제 아니겠습니까. 흡연이든 통화든 화장실이든, 그런 식으로 돌아왔을 때 칭찬할 거리를 준비했습니다. 그랬더니 점점 이석률이 낮아지더군요.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칭찬이란 것도 잦아지면 아주 고역이 된다는 사실을요.”
「도랏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큰그림 오졌다」
「ㄹㅇ 똥도참겠네 ㅋㅋㅋㅋㅋㅋㅋㅋ」
참 그만큼이나 눈치가 없는 팀장이었지.
이석률이 낮아지길 바라고 한 일은 아니었다.
그저 팀원들이 서로를 아끼고 격려해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싶었다.
그 마음은, 몇 년이 지나서야 빛을 발했다.
“그게 2010년이었지요. 헤비스모커 과장이 의외의 아이디어로 동계올림픽 중계권을 따냈습니다. 자세히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상당히 치열한 협상전이었지요. 그래서 도장 찍은 뒤에 어떻게 그럴 수 있었냐고 물어봤습니다. 담배 피우다가 떠올린 발상이라고 하더군요. 넌 흡연하면서도 일 생각하냐고 나무랐더니, 안에서 칭찬 릴레이 돌리고 있는 거 뻔히 아는데 무슨 노가리인들 재밌겠냐고 투덜대는 겁니다. 그래서 옥상 올라갈 때마다 혼자 풍경 보면서 아이디어를 고심했고, 그 결과로 괜찮은 루트를 찾아낼 수 있었다는 얘기였습니다.”
「와우.. 페어리테일인가..」
「실화에여??」
「SSongvely : ㅋㅋㅋ손부장님 보고계심?」
「soncar : ;; 아니왜그런얘길..」
「soncar : 이젠 옛날일인데..」
이 친구도 10만 중의 1인이었나.
손형운 부장의 빨개진 얼굴이 눈에 보일 듯하다.
지금이야 담배도 끊었고, 스포츠팀 팀장으로 가서 활약하고 있지만, 사실 그때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미래였다.
나조차도 저 골초 녀석 언제 사람 되나 생각했으니.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는 기록이다.
단일채널 41만 동시접속은, 프리TV 13년 역사의 정점.
그 발단이 옥상의 흡연장이었다.
“몸이 그렇듯이, 뇌 역시 스트레칭 속에 건강해집니다. 풍경이 바뀌고 새로운 자극이 들어올 때에 비로소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쏟아집니다. 그렇기에 저는 비흡연자들에게도 흡연자들처럼 종종 움직이길 권했습니다. 간접흡연도 피할 겸, 흡연자들 들어오면 10분쯤 옥외를 걷고 오라고요.”
「와우.. 참상사..」
「마구니 : 근데 IT기업이나 그런거지 보통회사는 다르죠」
“정말 그럴까요? 마구니 후원자님. 보통 회사는 더 오래 앉아 있는 쪽이 연봉협상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우위를 보이나요? 아마 그렇지 않을 겁니다. 태도 평가에서 유리해질 수야 있겠지만, 경험상 하루 내내 모니터만 쳐다보고 있을 때 오히려 큰 실수가 나오더군요. 급한 일 있으면 뛰어올 수 있는 거리잖습니까. 10분쯤 자리 비웠다고 다른 누군가가 과도한 짐을 질 정도라면, 그건 회사 채용정책이 잘못된 겁니다. 위에서 돈다발 만지면서 흐뭇하게 웃는 누군가가 있겠지요.”
이 말이 마구니에게 어떻게 들릴지는 모르겠다.
아마도 기업인의 아들이거나, 그와 유사한 금수저일 테니.
다만 즉각적으로 반박을 하지는 않더라.
우리 사이의 라포가 이미 깊어져 있는 덕이겠지.
외부의 적은 무리를 똘똘 뭉치게 해주지만, 그 반대도 있다.
내부의 분열은 보스를 강화시킨다.
야권의 분열이 여권의 호재가 되듯이.
성별 간의 혐오가 기득권의 비리를 이슈에서 떼어놓듯이.
왜 못 가진 자들끼리 서로를 공격해야 하는 걸까.
사실은 공통점이 더 많은 이들인데, 왜 서로에게 흡연충이니 커피충이니 하면서 손가락질을 하게 되는 걸까.
그래봐야 그들 자신만 더 힘들어질 뿐인데.
“저는 생각합니다. 문제의 핵심은 흡연과 비흡연이 아니라고요. 노동환경 속에서 당연히 누려야 할 리프레시의 시간마저 빼앗긴 현실. 진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일하는 척’에 매진하게 만드는 상명하복의 풍토. 그것이 진짜 문제입니다. 흡연자든 아니든 이석과 딴짓은 여러분의 권리입니다. 50분 집중했으면 10분은 다른 생각 좀 해줘야지요. 점심시간 한 시간 받았다고 나머지는 모니터만 봐야 된다는 법 없습니다.”
「ㅋㅋㅋ 근데 안그럼 눈치보여요」
「신삥이면 일 없어도 앉아있어야됨여」
“예. 저는 거기에 흡연자의 역할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오연발님의 회사는 비록 적용에 적합하지 않았지만, 법정휴게시간을 넘어서 추가적인 휴식이 생겨난 혁신이잖습니까? 흡연자 상사들의 비호 속에 우르르 이석을 하는 흡연자들이 있기에, 비흡연자들 역시 자리를 비워도 변명할 거리가 생기는 것 아니겠습니까? 협력합시다. 흡연자들은 비흡연자들의 이석을 응원해줍시다. 비흡연자들은 흡연자들의 흡연을…… 응원해주면 안 되겠지만, 어쨌든 적당한 눈총만 줍시다. 그렇게 합심해서 모두가 뇌를 스트레칭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듭시다. 직장인끼리 싸워봐야 그저 노예들의 내전 아니겠습니까. 누가 더 근면한 노예인지 겨루지 맙시다. 착석률을 경쟁해야 하는 현실이 비정상이라는 것을, 우리끼리는 공감해줍시다.”
「와웅 이거 신박한데여 ㅋㅋㅋㅋㅋ」
「ㅎㅎㅎㅎㅎ 꼰마님은 진짜 특이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머리가 굳은 ‘꼰대’ 상사들은, 전원이 착석해서 일하고 있는 듯한 사무실 분위기를 원할 테니.
그렇기에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그리고 문화를 바꾸는 일은, 내 편 네 편 갈라서 싸우는 이들로서는 해낼 수 없는 과업이다.
함께해야 한다.
무리 지어 서로를 배척하지 말고,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그게 하루아침에 이뤄질 일은 아니겠지만……
[엘리스00님 별사탕 1개. 팬가입해여 오늘 첨봤는데 아조씨 얘기 재밌네요 흐흐.]
[삼만상님 별사탕 10개. 크크 그런 세상이 왔으면 좋겠네요. 저 흡연잔데 비흡연자들 휴식 응원해주겠습니다.]
[꽁트롤러님 별사탕 100개. 그렇게생각하니까 재밌네요. 솔직히 흡연자들은 싫지만 저도 이석 생활화는 좋음여.]
언젠가는, 가능하겠지.
이렇게 이해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있으니.
그렇기에 참 기쁜 후원들이었다.
바로 취소해버린 마구니의 10만 별사탕보다도.
흥겨운 마음이 되어 두 건쯤 더 사연을 받았을 때였다.
갑자기 놀란 토끼 눈이 된 대수가, 매니저 채팅을 통해 내게 말을 전했다.
「찐death : 헐랭 오늘 우리 존예 도세나 양을 몰아내고 마계의 열혈회장으로 등극하신 마구니 형님께서 10만별 취소하고싶으면 자기얼굴보고 얘기좀 하자는데여?」
「..어조가 결투 신청 같은걸?」
「찐death : ㅋㅋㅋㅋ 아 장난이고요 10만별 대신 존안을 한번 뵙고 싶습니다 이런 식으로 말하네요 복붙해드릴게여」
별사탕 취소하는 대가가 현실의 대면이라니.
보통은 별사탕을 쏴서 그 대가로 만나자고 하는데.
그것도 잘생기고 예쁜 남캠 여캠들이나 받는 제안이지, 마흔일곱 아저씨와 만남을 논하기엔 천만 원은 너무 큰 액수다.
그렇지만……
꾸짖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돈이지.
과잉후원 제재를 위해서라도, 40일 사이에 30만 별사탕을 후원한 금수저와 만나봐야 할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