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후진없는 상담사-26화 (26/200)

# 26

10장 - 주저 없이 바르게

흔히들 평생교육이라는 말을 한다.

위생 및 의료 환경이 개선돼 백세시대를 맞이한 만큼, 연령에 무관하게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에서도 그 일환으로써 사이버대학이 장려되고 독학사(독학학위제)와 학점은행제 등이 운영되고 있다.

개중 사이버대학은 이미 야간대학을 거의 대체했다.

또 독학사와 학점은행제는 상호연계가 가능해, 독학사로 학점을 인정받고 학점은행제로 학위를 따는 경우도 많다고.

그렇기에 나도 독학사와 학점은행제를 활용하려 했는데……

김지연 상담사가 문자를 보내왔다.

아내와 막 포근한 시간을 보낸 직후였다.

편리성을 위해 설정해둔 음성안내 서비스가 외쳐 말했다.

[김지연 선생님, 의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김지연이 누구야?”

“어, 전에 말했던 상담사 선생님. 아리아리 학생 데려갔던.”

“여자였어?”

“어, 그렇지. 여학생이기도 하고 그래서.”

“흠.”

“주희야, 그렇게 보지 마. 젊은 아가씨야.”

“……안심하라고 하는 말이야?”

해명이 잘못됐는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폰을 보여줬다.

그렇지만 그 내용에 나까지 놀라고 말았던 것이다.

「 교수님께서 괜찮을 것 같다고 하시네요. 학부 선수과목 청강하시고 하반기 석사 바로 들어오시면 돼요. 어때요? 」

“……이게 무슨 말이야?”

“어, 나도 잘 모르겠는데. 한번 전화해볼게.”

“스피커폰으로 해.”

“하하, 알았어.”

“왜 웃어? 당신이 쓸데없이 잘생겨져서 그런 거잖아. 운동도 한 거 같고, 아무래도 수상해. 내가 예민한 게 아냐.”

“알았어, 알았어.”

그렇게 곧장 통화하게 됐던 건데, 내용이 수상했다.

아내의 염려와는 다른 방향에서.

[아, 문자 보셨죠? 방금 교수님 전화 받았어요. 다음 주부터 청강하시면 된대요. 축하드려요. 바로 석사라니.]

“아니, 저…… 그게 무슨 말씀인지 당최.”

[앗. 아, 죄송해요. 제가 이리저리 바빠서 설명을 미처 못 드렸구나. 요즘 정말 정신이 없어요. 학교에 상담에 참……. 아무튼 저번에 아리 상담하고 나서 교수님이랑 면담을 좀 했거든요? 이런 분이 계신데, 학위 준비 중이시다, 그런데 학사로는 아무래도 업계에서 인정받기도 힘들고 그렇지 않냐, 그러면서 방송하셨던 영상들 보여드린 거거든요.]

“아, 예. 그랬는데요?”

[마음에 드셨나봐요. 여러 가지로 신경을 많이 써주셨어. 저희 교수님이 학과장님이셔서 재량권이 있으시거든요. 선수과목이 좀 많긴 하지만, 충분히 2년 안에 석사 가능하세요.]

자기 모교의 지도교수에게 날 부탁했다는 얘기.

터무니없이 고마운 일이지만, 그 이전에.

아무래도 당황스러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저, 그 학교가……?”

[어? 못 보셨어요? 원내에 여기저기 붙여놨는데 왜? 저도 서울대예요. 동문이라고 들어서 얼마나 반가웠는데요.]

“아…… 서울대 심리학과시군요.”

[네. 상담심리 랩이에요. 마침 잘됐잖아요? 평생교육원 학사보다 서울대 석사가 훨씬 낫죠. 시간은 좀 더 걸리겠지만, 비교한다는 게 우스운 학벌이잖아요?]

“예, 그렇긴 하지요. 그렇지만 제가 그걸 할 수 있을지…….”

[네?]

“워낙 명석한 친구들이 많을 텐데, 이과 출신인 제가 그 안에서 제대로 경쟁할 수 있겠어요? 아무래도 이건…… 불가능한 일을 배려해주신 게 아닌가 싶은데요.”

[흠……? 저, 제가 재작년에 석사 과정 마쳤는데요.]

“아, 예.”

[충분히 하실 수 있어요. 매일 네 시간 방송 하셔야 된다는 것도 말씀드렸어요. 이것저것 다 배려해주실 거예요.]

경험자가 친절하게 모든 여건을 준비해준 상황인데……

영 마음이 무거워서, 다시금 사양했다.

“저, 김 선생님. 저는 독학을 조금 하고 있는 것 말고는 이론적인 바탕이 없다시피 합니다.”

[괜찮아요. 이론보다 실전을 중요시하는 분이라.]

“그렇지만 텝스도 있고…….”

[387…… 아니, 올드텝스로 701점 수준이에요. 쉬워요.]

“어…… 그래도 대학원 내의 텃세도 있을 거고…….”

[다 제 후배들이에요. 그런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어, 그래도, 제가 들어간다고 하면 주변 시선이…….”

[왜 그러세요? 싫으신 거예요? 그냥 취소해요?]

싫은 거냐고 물어본다면, 결코 그렇지 않다.

기본적으로 학점은행제는 온라인 과정.

그간의 독학과 별다른 차이가 없는 그런 수업보다는, 현장에서 다른 학생들과 교류하며 치열하게 배우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갑자기 서울대 석사라니.

연구실에 들어가고자 오랜 시간 고생해왔을 젊은 친구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학문의 전당에 별안간 컴공과 94학번이 들어온다면.

꾸준한 학습으로 진학한 친구들이나 경쟁에서 떨어진 친구들에게 얼마나 큰 박탈감이 주어질 것인가.

나는, 그건 원치 않는다.

내 전진은 오아시스여야 한다.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면서 얻는 영예는, 내가 거절한다.

“김 선생님. 이건 아무래도 예의가 아닌 것 같습니다.”

[네? 아, 앗. 죄송해요. 제가 진짜 미리 말씀드리려고-]

“아, 그쪽이 아니라요. 반대입니다. 이렇게 제가 인맥으로 연구실에 들어간다는 게, 다른 학생들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습니다. 경쟁률도 상당하다고 알고 있는데요.”

[아…… 그렇지. 이런 분이셨지.]

김지연은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한참 뜸을 들였다.

그러는 동안 아내가 열심히 내 팔을 흔들었지만, 고개만 저어 보였다.

좌절한 듯 얼굴을 감싸쥐더라.

아내의 마음도 이해한다.

이렇게 좋은 기회는 다시 오지 않겠지.

학점은행제든 독학사든, 어떤 식으로 학사를 딴들 2년 안에 석사까지 취득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서울대 상담심리 석사라면 특히나.

그렇지만, 그래서야 진갑수와 뭐가 다른가.

내 상담을 듣는 친구들에게 어떤 귀감이 될 수 있겠는가.

멋진 어른이기 위해, 이건 거절해야만 하는 일이었다.

[후우. 저기, 박대민 씨. 제가 마지막으로 여쭤볼게요. 정말로 안 하실 거예요? 이렇게 좋은 기회 다시는 안 와요. 문이과 크로스 대학원 진학만 해도 쉽지 않은 일인데, 서울대예요. 그것도 경쟁률 15:1짜리 랩. 그걸 걷어차시겠다는 거죠?]

“예.”

고민도 없이 답한 말에, 헛웃음 소리가 돌아왔다.

[하, 하…… 하하. 와. 진짜 대단하셔. 와.]

“신경 써주셨는데, 정말 죄송합니다. 저, 불편하시다면 제가 직접 그 교수님께 말씀드릴게요. 욕먹더라도 제가-”

[아뇨, 아뇨. 아니에요. 아무튼…… 다시 연락드릴게요.]

전화가 끊긴 뒤.

아내가 내 어깨를 잡고 흔들었다.

“이 화상아! 그걸 걷어차면 어떡하니, 진짜!”

“미안. 이것만큼은 양보가 안 돼.”

“아 진짜, 진짜! 제대로 배우고 싶지 않아? 매일 밤마다 새벽까지 혼자 책 보고 공부하면서, 답답하지 않았어? 학점은행제보다 훨씬 낫잖아. 석사과정이라서가 아니라, 제대로 된 실무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잡아야 되는 끈이잖아!”

아내는 현명하다.

그렇지. 이건 정말 어리석은 거절이었지.

어차피 하반기 대학원 모집은 5월부터.

학과장의 배려를 등에 업고 학부 청강 진행하며 분위기를 살핀 뒤에 결정해도 늦지 않을 문제였다.

그렇지만, 나는 어리석고 싶다.

어리석은 걸음으로 전진하고 싶다.

“미안해. 내가 더 열심히 할게. 그러면 될 거야.”

“진짜…… 당신은 진짜…… 이상한 사람이야.”

그렇게 말하고 울상을 짓는 아내의 등을 쓰다듬어주던 중.

다시 전화기가 울렸다.

이번에는 모르는 번호였다.

“……여보세요?”

[어, 꼰마 씨?]

“예?”

[아, 미안해요. 박대민 씨? 나 한효준이에요.]

“……예?”

[아니, 상담심리 랩 한효준 교수라고요.]

“……어…… 예?”

눈이 동그래진 아내에게 뭐라 설명할 수가 없었다.

나는 그저 멍청해진 채 한 교수의 이야기를 들었다.

[지연이한테 들었어요. 뭐, 학생들한테 미안해서 안 들어온다고? 참 성인군자 나셨네. 누가 걔들 자리 빼돌려서 넣어준대요? 자의식이 정말 대단도 하시군. 그리고 벌써부터 피해를 주네 마네…… 그런 식으로 공부해서 제대로 된 상담 한 건이나 하겠어요? 어떻게든 잡고 올라오려고 해야지. 사람이 말이야, 그 나이 먹고 그렇게 생각이 짧나? 내가 너무 답답해서 전화번호 물어봤어요. 지금 학교로 나오세요.]

“……저, 교수님?”

[아, 전화로 이러지 말고 학교로 오시라고.]

“아…… 예. 그럼 찾아뵙겠습니다.”

통화를 마치고 아내에게 사정을 설명해줬다.

너무 잘됐다는 듯 꼭 껴안더라.

“잘됐다! 잘됐어! 당신이 정말 마음에 드셨나봐!”

……그건 그렇지 않을 것 같은데.

객관적으로 보자면 분명 그런 전개였지만, 말하는 투를 들어보면 몹시 심통이 난 것만 같았다.

그렇기에 서울대로 출발하면서 다시 김지연에게 연락했다.

[아, 네! 교수님 전화 받으셨어요?]

“예. 당장 연구실로 오라고 하시던데요.”

[와…… 세네. 진짜 잡고 싶으셨나봐.]

“아, 아뇨. 말씀하시는 건 무척 화난 투였습니다.”

[그러셨겠죠. 자존심이 워낙 강한 분이셔서.]

“절 싫어하게 되신 것 같은데요.”

[아뇨. 저한테도 자주 그러세요.]

“……원래 성격이 거치십니까?”

[아뇨, 아무한테나 그러시는 건 아니에요.]

“아무한테나……가 아니면요?”

[음. 그건, 음. 제가 예약이 있어요. 세 시에 스케줄 끝나는데, 그때 가서 설명해드릴게요. 일단은 한번 가보세요.]

그렇다고 아무런 대비도 없이 갈 수는 없는 노릇.

신호에 걸릴 때마다 서울대 한효준을 검색했다.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문학박사, 서울대병원 임상심리 레지던트 수료, 서울대 학생상담센터장, 서울대 대학생활문화원장, 서울대 심리학과 학과장…… 한국임상심리학회장, 한국대학상담학회장, 한국카운셀러협회장……

20여 권에 달하는 저서까지, 안팎으로 활약하신 분이다.

다만 해외 학위나 활동 약력이 없는 게 신기했다.

이 정도 수준의 학자면 보통은 학문적 목마름 때문에라도 선진국의 환경을 경험해보곤 하던데.

토요일 오전의 한산한 도로를 질주해, 30분쯤 뒤에 관악산자락에 도착했다.

관악IC 개설로 과거와는 천양지차로 달라진 로터리.

그리고 과거와 거의 달라지지 않은 샤 정문.

그게 정말 오랜만이었다.

내 학위수여식이 2000년 2월인가 그랬으니, 20년이 넘었다.

동문의 대학원 과정이던 아내와 연애했음에도 그랬다.

늘 아내가 가산동까지 날 만나러 왔지.

한창 회사가 확장되던 시점인지라, 눈코 뜰 새가 없었다.

그렇게 거의 한 세대를 건너뛰어 찾은 모교.

하지만 이곳저곳 둘러볼 여유도 없이 불안한 마음으로 사회과학대 M507호를 찾았다.

노크를 하니, 까랑까랑한 목소리가 소리쳐 답했다.

“들어오세요!”

어조와 외치는 말이 너무 안 어울린다.

그건 한효준 교수의 얼굴 역시 마찬가지였다.

깡마른 볼에 자글자글한 주름과 허연 수염.

인상을 잔뜩 찌푸린 채 입가를 이기죽거리는 얼굴.

어딜 봐도 상담의 권위자로는 느껴지지 않았다.

저 모습을 보면 내담자들이 달아나고 말 터였다.

“아, 왔군. 앉아요. 말을 놓아도 괜찮나?”

“아…… 예. 편히 말씀하십쇼.”

“그래. 내가 자네보다 열 살이 연상이야. 열 살 뭐 대단치도 않은 차이긴 하지. 그렇지만 학술적인 이야기를 하는데 존대를 하는 것도 웃기단 말이지. 사제관계니까 말이야.”

“예? 어, 전 아직-”

“이리 와서 이쪽으로 앉아. 아, 빨리 와서 앉아.”

제멋대로인 노인네.

딱 그런 인상을 받으며 그의 곁으로 가서 앉았다.

민망하게도, 모니터에는 내 녹화방송이 띄워져 있었다.

“이거 말이야. 여기서 이 댓글에 뭐라고 대답해줬지?”

“……댓글은 아니고 채팅입니다. 그리고 재생을 하시면-”

“아, 물어보잖아. 어른이 묻는데 어딜 말대꾸야.”

“……이렇게 말했습니다. 요즘 40대가 보통 그래요. 개인의 노력이 보상받을 수 있었고 인내와 극기를 당연하게 여기며 자라난 세대라, 내 아이도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죠. 마음에 여유가 있다면 자신과 아들 세대의 차이를 차분히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사업 실패로 집에 계시다면…… 그게 안 될 겁니다. 그래서 자꾸 폭언을 하시는 게 아닐까 하는, 조심스런 생각이 들어요. 씬보이님. 알아요. 열일곱 나이, 존경할 수 있는 아빠가 필요할 거예요. 집에 틀어박혀서 욕만 하는 아빠는 싫은 게 당연해. 하지만 동시에 열일곱이면 아빠와 동등한 한 사람의 개인이라고 할 수 있어요. 사람 대 사람으로서 바라봐주는 건 어떨까요. 씬보이님이 만약-”

한효준이 콧방귀 소리를 냈다.

“흥! 기억력 참 좋네. 맞아, 그렇게 시작했어. 왜 그랬지?”

“퇴직한 40대로서 공감 가는 부분이 있는 얘기여서요.”

“중년기 문제에 대한 공감대였다. 참 훌륭하시군. 애는? 불쌍한 애한테 제멋대로인 소리나 지껄인 셈 아닌가?”

“……짧은 채팅이지만 씬보이라는 친구에게서 아빠에 대한 연민이 느껴졌습니다. 원망감이 커서 그게 가려졌을 뿐, 장남으로서 가정 내의 문제에 긍정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고-”

“그래? SCT는 해봤어?”

“예? 아, 문장완성검사. 아뇨, 그냥 채팅으로.”

“MMPI도 MBTI도 안 했지?”

“……예. 면대면처럼 많은 테스트를 하기 힘든 환경이라서요. 부주의한 상담이었다면 죄송합니다. 이후 주의하겠습니다.”

그 대화 이후에, 한효준은 염소수염을 쓸어내렸다.

그리고 불쾌하다는 듯 마우스를 딸깍거렸다.

25분쯤 뒤, 씬보이에게서 별사탕이 도착한 순간이었다.

[씬보이님 별사탕 1개. 아빠가 또 욕해서 싸우고왔는데요. 근데 아저씨가 말한대로 옛날처럼 멋있는 아빠로 돌아오라고 했는데, 어린게 뭘아냐고 또 화냈어요. 그러다가 울었어요. 미안하대요. 술 끊어보겠대요. 고마워요 아저씨.]

머쓱하게 그 모습을 보는데, 한효준이 혀를 찼다.

“쯧. 에잉. 자네, 잘해.”

“……예?”

“타고났어. 보는 것도 말하는 것도 그럴싸한데, 핵심은 사고방식이야. 개입할 수 없는 상담환경에서 내담자의 자기감을 키우는 것과 동시에 문제해결의 단초를 제공한다…… 원래대로라면 등짝을 후려갈겨야 할 일이지만, 분명 합당해. 검사과정을 수행해도 결론은 같았을 거야. 제대로 배운 적 없다는 것까지 생각하면, 보석이야. 키워보고 싶어.”

“예?”

“내 밑으로 와. 학생들 피해 줄까봐 싫다고 했지? 그런 거 없어. 이쪽 정원은 정원대로 받을 거야. 거기에 곁다리로 끼워주는 거라고. 일종의 도제식 교습이라고 생각해. 이게 지금 사전 컨택인 거야. 무슨 말인지 알겠나?”

여전히 잔뜩 찡그린 얼굴로 하는 상냥한 설명.

거기에 당황해서 대꾸를 하지 못하던 때에, 노크 소리가 들렸다.

“교수님, 저 태민입니다. 바쁘십니까?”

“괜찮아. 들어와라.”

태민이라는 학생이 문을 열고 들어선 직후.

내 옆에 앉은 강퍅한 노인은, 세상 인자한 성자가 됐다.

당장 마음속 모든 것을 꺼내 보여줘도 될 것 같은 따사로운 온기가 그 눈과 얼굴과 온 몸에서 솟아났다.

그걸 보며, 나는 김지연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표정과 자세와 목소리와 제스쳐까지 공부한다고 했던가.

그로써 습관을 만들어 내담자를 맞이한다던가.

내 옆에 그 완성형이 있었다.

학생과 대화하는 그는 그야말로 상담심리학의 권위자였다.

다만, 나는 그에게 ‘아무한테나’가 아닌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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