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후진없는 상담사-12화 (12/200)

# 12

5장 - 상담사의 사람들 (2)

“아 진짜, 너무하시네. 남은 밤새서 편집본 다 만들고 인테리어 주문하고 생방 시나리오 짜는 동안, 가족들한테 인사하러 다니셨어요? 하여튼 형님은 진짜……”

“진짜 뭐?”

“멋지시다고요. 이런 형님이 저는 참 좋답니다, 하핫.”

실없는 녀석 같지만, 진대수는 사실 대단한 얌생이다.

완성된 야방 하이라이트의 썸네일을 보는 순간 절감했다.

이건 눌러볼 수밖에 없는 영상이라고.

내게는 몹시 불편한 문구 덕분에.

“존잘 꼰대 때문에 울어버린 BJ보람…… 좀 다르게 표현할 방법이 없을까?”

“엥? 왜요?”

“아니…… 존잘이란 말도 그렇고 뉘앙스도 그렇고, 어그로가 좀 심하지 않나 싶은데.”

“어그로는 심할수록 좋다니까요. 골드버튼 받기 싫으세요?”

“받고야 싶지.”

“그럼 저한테 딱 맡겨두시면 된다는 겁니다. 제가 골드 달아준 애들이 벌써 몇 명인데.”

“몇 명이라고 해봤자 두 명이잖냐.”

“음. 팩트는 아프군요.”

엄살은.

두 명만 해도 대단한 업적인 게 사실이다.

이미 입지가 있는 연예인들조차 쉽게 얻기 힘든 것이 100만 구독자를 축하하는 골드버튼이니.

은진이 편집 맡은 지 반년 만에.

걔랑 결별하고 맡은 깡냥은 고작 3개월 만에.

그렇게 두 명을 골드버튼 소유자로 만든 진대수는, 그야말로 스타메이커라는 말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렇지만 너무 민망한데.

존잘 꼰대라니.

방송 때 직접 편집한 거 아니라고 꼭 밝혀야 되겠다.

“아무튼 상황이 참 좋습니다. 보람이네도 그렇지만, 은진이네 팬들도 형님 인상을 참 좋게 봤나봐요. 그래서 다시보기 뜬 뒤로 여기저기 영업도 해주고 있다는 거야. 뭐 그럴 수밖에 없죠. 그 따발총 잔소리 엄마를 형님이 녹여버렸으니까.”

“내가? 그분을?”

“엥? 본인은 모르시네? 엄마 방송 나온 거 본 적 없어요?”

“어, 제대로 본 적은 없었지.”

“남자 게스트 오면 무지하게 잔소리하세요. 은진이한테도 하지만 게스트한테도. 걔가 그래서 합방을 잘 못하잖어.”

“흠. 난 네가 못하게 한 거라고 생각했는데.”

“에이. 팬 땡기는 데 합방이 얼마나 유용한데, 그걸 막았겠어요? 뭐 엄마 걱정도 모르는 건 아니죠. 남캠들이 대부분 심각하게 잘생겼으니까. 그리고 사생활도 별로고.”

꼭 그런 건 아니지만, 그런 애들이 있긴 하지.

대중들에게도 잘 알려진 이야기다.

남캠 여캠에 연예인까지 연루된 희대의 폭로전이 ‘프리TV 게이트’란 별칭으로 실검을 달군 지 1년도 채 안 지났으니.

그 건으로 우리 팀도 몇 달 동안 정신이 없었다.

“은진이 어머니가 현명하셨네. 그런 데 연루됐다간 이미지 실추되는 거 순식간이잖아.”

“뭐 그렇죠. 그렇지만 은진이가 그럴 애는 아니거든요?”

“음. 그래.”

“하핫. 아무튼 빨리 갑시다. 인테리어 해야죠. 방송 준비 해놓고 시간 맞춰서 유튜브 빡! SNS 빡! 해야 됩니다요.”

“음…… 그래서 말인데.”

“옙?”

“너, 요리 좀 하냐?”

“엥?”

*

내가 계약한 서교동 원룸은, 전세 1억 5천에 관리비 5만.

원룸 치고는 상당히 넓고 아늑한 곳이다.

진대수는 거기 들어서자마자 침대에 발랑 누워 투덜거렸다.

“아니, 내가 무슨 식모야? 저도 바쁜 사람이거든요? 잠도 제대로 못 잤는데, 애기 밥까지 차려주라고 하시네.”

“음…… 좀 잘래? 인테리어 내가 하지 뭐.”

“근데 그럴 순 없죠. 디렉터의 손길이 필요한 작업입니다.”

하나 둘 도착하는 가구와 소품들.

진대수는 그것들을 받아다 기운차게 설치하기 시작했다.

넓은 공간을 활용하니 방송용 PC 뒤쪽으로 디렉터 전용석까지 만들 수 있었다.

그 외에도 갖가지 쓸데없이 고급스런 소품들이……

“이걸 여기에 세우면, 짠! 어때요? 돈 쓴 보람이 있죠? 아깝다고 생각하지 마요. 첫방 분위기가 잘 잡혀야 된단 말이야. 그러기 위한 투자라고 치면, 500도 껌값이죠.”

“498만원 맞춰서 예산 짠 너도 참 대단하다.”

“얼른 세팅하세요. 애기 데리러 가야지.”

30분 정도의 세팅하고 나자 딸의 하교 시각이 가까워졌다.

진대수는 조수석에 타자마자 또 투덜거렸다.

“중1이랬죠? 꼬맹이들 불편한데. 귀찮게 굴면 혼내도 되죠?”

“걔 혼내는 순간 넌 인생 종친다고 생각하면 된다.”

“아, 너무해. 형님, 제가 형님 디렉터거든요? 감독이라고요.”

“공과 사는 구분해야지.”

“에이, 공적인 감독님을 모셔다가 식모 시키시는 분이?”

그렇게 말하는 진대수를 보며, 절로 웃음이 났다.

이것 역시 60의 ‘진단’을 갖게 된 이후의 변화.

진대수의 익살스런 얼굴 안쪽의 진심이 얼핏 보인다.

“대수야. 넌 괜찮은 놈이야. 은진이한테도 어울릴 만한 놈.”

“하하. 말로 천 냥 빚을 갚으려고 하시네?”

“그런 건 아니고. 수익분배, 20으로 하자.”

“엥?”

“너 20프로 주겠다고. 총액이 얼마가 됐든.”

“……얼마나 나올 거라고 생각하고 하시는 말씀?”

“글쎄. 월 3천 정도 되면 기쁠 것 같은데.”

“이러신다니까. 전 월 억 생각하고 있거든요?”

이 녀석이 잠을 못 자더니 실성했나?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릴 하는 건지 모르겠다.

“상담 컨텐츠로 월 억을 어떻게 벌어.”

“벌죠. 골드버튼 받으면 월 1억킥 돼요.”

“그거야 유쾌한 컨텐츠인 애들이지. 얌전히 앉아서 상담해주는 하이라이트를 보고 광고 클릭을 그만큼 해주겠냐.”

“뭘 모르신다니까 정말. 그야 별사탕 쪽은 펑펑 터지진 않겠죠. 아, 사실 그것도 터뜨릴 방법이 있긴 한데. 별 쏘는 애들 고민만 시간 팍팍 들여서 정성스레 상담해주는 거야. 근데 그건 안 하실 거죠?”

“당연하지. 그렇게 장삿속 이미지는 만들고 싶지 않다.”

“그러시겠죠. 그런 분이라 하이라이트 영상도 길게 가기 좋을 거란 얘깁니다. 영상이 길고 기승전결이 있으면 광고 집어넣기가 좋죠. 그리고 형님 상담은…… 제 자랑 같긴 하지만, 캐릭터가 너무 좋아. 일단 꼰대와 마스터의 투트랙 상담이라는 포인트인데……”

진짜 지 자랑을 하려는 모양이다.

애초에 그 전략을 설정해준 게 대수였으니.

그렇게 생각했는데, 들어보니 조금 달랐다.

“원래 구상은 이랬어요. 꼰대 스타일로 어그로 끌릴 소리를 한 다음에 마스터 스타일로 딱 일침을 날려주는 거. 그러면은 시청자들이 복잡한 감정을 느낄 만하거든요. 기존에 알고 있던 꼰대의 스키마…… 그런 부정적인 기억들을 확 떠올리면, 이후에 들어오는 진짜 조언에 가드가 약해질 수 있잖어?”

“그래. 그렇게 설명했었지.”

“근데 형님이 보람이 상담하시는 거 보고 좀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달라져? 어떻게?”

“전략 같은 게 무의미해. 진심 하나로 쌉캐리가 될 것 같습니다. 다들 광고 클릭하지 못해서 안달이 날 거예요.”

진심의 캐리라.

좋은 말이지만, 아무래도 얘가 좀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훈훈한 감정은 일회성이야. 반복해서 보면 금방 질릴 거다. 구독자 수에 비해 조회수가 높지 않을 거라고 봐.”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죠. 어제 은진이 방송 보기 전까진.”

“무슨 생각이 그리 자주 바뀌냐.”

“하핫. 형님, 형님은 도저히 질리지가 않습니다. 일단 제가 디렉팅한 골져스한 비주얼도 그렇고, 감수성 터지는 표정도 그렇고, 센스 있는 언어구조도 그렇고. 마지막 게 정말 중요한 요소거든요? 말이 아 다르고 어 다른 거잖아요. 형님 말은 듣다 보면 왠지 확 꽂혀. 그러니까 엄마도 반해버렸던 거예요. 유튜브에서 심심풀이로 보던 애들이, 광고 눌러주고 본방까지 찾아오게 만들 만한 파워가 있습니다.”

……70의 ‘화술’이 그 정도 파워는 아닐 거고.

아마 [정문의 일침]과 조합한 게 컸던 것 같다.

본격적으로 기술들을 수집하고 나면 이 녀석이 또 얼마나 설레발을 칠지 모르겠다.

당장은 레벨업부터 할 생각이긴 하지만.

“생각해보니까 은진이 방송도 유튜브 받아왔어야 됐는데. 솔직히 걔 토할 때부터 형님이 메인이었잖아? 이따 말해봐요.”

“음…… 뭐…….”

“후반부 한 시간만 달라고 하면- 아, 나왔다. 형님, 쟤 맞죠? 야, 애가 실물이 더 낫네요? 나중에 방송 시키실 거?”

“안 시켜.”

“시키실 거면 저한테 맡겨주십쇼. 스타로 만들어줄게요.”

“안 시킨다고.”

“근데 형님, 저 진짜 졸린데. 밥 그냥 배달시키죠?”

그러게 아까 좀 자라니까.

딸애는 내 차를 발견하고 친구들과 함께 쪼르르 달려왔는데, 조수석의 낯선 아저씨를 보고는 살짝 당황했다.

“누구세요?”

“인사 하고는. 니 아빠 디렉터…… 매니저라고 생각하면 돼.”

“와. 아빠 계약한 거야?”

“음. 그런 셈이야.”

“올…… 야, 봤지? 우리 아빠 인제 연예인이야. 알았냐?”

딸의 친구들이 운전석 쪽을 기웃거린다.

초롱초롱한 눈망울들에 하는 수 없이 밖으로 나왔더니, 어느새 꺼내든 스마트폰으로 사진들을 찍기 시작했다.

“와, 개멋있어!”

“아저씨 잘생겼어요!”

“20대 같아요!”

“아저씨 아저씨, 셀카 같이 찍어도 돼요?”

그렇게 멋있나.

처가에 인사하고 온 참이라 최대한 포멀하게 차려입은 상태인데, 아내가 정장 모델 같다면서 샐쭉 웃긴 했었다.

그렇지만 애들한테도 멋져 보일 줄은 몰랐는데.

이후 스무 장 정도 사진 찍혀준 뒤에 딸애를 태웠다.

잔뜩 신이 나 있더라.

마침내 친구들에게 날 보여준 게 기쁜 모양이지.

“아빠 아빠, 짱이야! 낼부터도 맨날 아빠가 데리러 와라.”

“음…… 그래. 특별한 일 없으면 그럴게.”

“근데 아빠, 진짜 매니저 생겼어? 픽업하러 오고 그래?”

“아니. 매니저라기보단 PD님이야. 내가 모셔야지.”

“에이, 별로다.”

이후 집으로 가는 길에, 진대수는 중국음식을 배달시켰다.

집에 들어가서는 쇼파에 앉자마자 잠들었고.

“PD 맞아? 그냥 놈팽이 아냐?”

“음. 너 혹시 은진이라고 알아?”

“응? BJ? 나 들어본 거 같은데.”

“그 친구 디렉팅 해주던 애야. 어렵게 모셔왔어.”

“올…… 그래도 별로야.”

애들 눈엔 별로일 수 있겠지.

꾸밈없는 외모에 가식 없는 성격이니.

이후 배달이 도착했을 때 일어나 짜장면 그릇 바닥까지 싹싹 비운 진대수는, 집을 나서며 딸과 비슷한 소릴 했다.

“지수 걔 마음에 안 들어요. 스타로 만들어준다는 거 취소.”

“안 시킨다니까. 그리고 듣는 아빠 기분 안 좋다. 내 눈엔 은진이보다 훨씬 예뻐.”

“엥? 아니, 외모 말고요. 저랑 성격이 안 맞아서.”

아마도 60의 ‘진단’ 덕분에,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안 맞는다기보단 자기처럼 직선적인 태도 때문이 아닐까.

이 녀석에겐 나처럼 차분한 사람이 훨씬 더 편하리라.

사람마다 성격에 호불호가 있게 마련이다.

다만 내 경우엔 그 호가 무척 넓은 편.

이런 사람은 이런 대로, 저런 사람은 저런 대로 대했다.

아마도 그게 82의 ‘관계’로 나타난 게 아닐까 싶다.

그날의 첫 방송도 그런 의미에서 꽤 잘 풀렸다.

유튜브 꼰마TV에 첫 영상을 업로드하고 BJ보람 SNS에 영상 홍보 포스팅이 올라가고.

마침내 첫 번째 생방송을 시작했을 때, 순식간에 140명의 시청자가 몰려들었다.

‘내담자’가 올라가지 않는 걸 보면 다 기존의 인연이겠지.

보람이와 은진이 방 애청자들이 내 방송을 찾아준 것이다.

“준범장님 반갑습니다. 은진알통님 여기서 또 뵙네요. 다들 어서 오세요.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꼰마라고 합니다.”

[준범장님 별사탕 10개. 형님 오늘 되게 멋있네요.]

“준범장님 팬가입 감사합니다. 첫방이라서 이렇게 됐어요.”

[은진알통님 별사탕 100개. 꼬마 부장님 보러왔어요 크크. 리액션 있나요?]

“은진알통님 팬가입 감사합니다. 리액션은……”

리액션이라는 건, 후원금에 해당하는 별사탕 개수별로 특정한 행동을 수행해주는 것.

여캠들은 여성미로 ‘오빠’들을 만족시키고, 남캠들은 고생을 자처해서 ‘형님’들을 만족시켜, 추가적인 후원을 유도한다.

그렇지만 내 경우엔 그게 어려웠다.

“죄송합니다. 아내가 리액션은 하지 말라고 했어요.”

[뽑기왕님 별사탕 100개. 크크크. 유부님 고생하시네요. 리액션 때문에 컨텐츠 끊길 걱정은 없겠네요.]

[은진알통님 별사탕 10개. 방송만 잼께 해주세여 흐흐.]

말과는 달리 굳이 별을 쏘고 있다.

남의 방송을 통해 잠깐 대면한 것으로 호감을 산 것이다.

그렇기에 신생 방송국에 신뢰를 갖고 후원해준다.

우대권은커녕 리액션조차 없는데도.

이것이야말로 ‘관계’.

비록 면대면으로 나누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82의 높은 수치 덕분에 나는 저들에게 이미 친구처럼 여겨지고 있다.

그걸 멘토의 단계로 진화시키는 건, 물론 상담이다.

“빵엔잼님이 먼저였던 것 같네요. 선착순이라서 죄송합니다. 외모 때문에 회사에서 불이익을 겪고 있어요, 성형을 하고 싶은데 부모님이 허락을 안 해줘서 너무 미워요, 하셨네요. 꼰대로서 이런 얘기를 해드리고 싶습니다. 직접 돈 모아서 하세요. 부모님 돈으로 성형하고 싶으면 설득을 하셔야죠. 나중에 노후 돼서 부모님이 실버성형 하신다 그러면, 빵엔잼님은 대뜸 돈 다 대주실 겁니까? 말도 안 되죠.”

여기까진 누구나 해줄 수 있는 이야기.

그러니 마음에 닿지 못했겠지만……

「 [정문의 일침]을 사용합니다 > 빵엔잼

주제 ‘성형’에 대응하는 키워드 > ‘필요’

[차분한 음성]을 사용합니다 > 내담자 187인

[아련한 눈빛]을 사용합니다 > 내담자 187인 」

“……이젠 마스터로서. 빵엔잼님은 성형의 필요성을 확신하고 계시니 많이 답답한 심정이실 것 같네요. 직접 뵙진 못했지만, 그 판단은 존중하겠습니다. 다만 이런 건 있어요. 부모님께서 보시기엔 반대일 겁니다. 내 자식이니까. 내가 배 아파 낳은 아이니까. 평생 한 번도 못생겼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으셨을 거예요. 세상 제일 예쁜 아이라고 믿고 계시겠죠. 그래서, 성형을 하지 말라고 하시는 게 아니라, 성형이 필요치 않다고 말씀하시는 걸 거예요. 사랑하니까요.”

마스터라는 자칭은 허장성세다.

내 상담은 분명 반쪽짜리.

[정문의 일침]을 통해 키워드를 파악하고 60의 ‘진단’으로 쟁점을 읽어내, 내담자가 생각을 전환할 길을 알려준다.

고작 그걸로 문제가 해소되어 화합에 이르진 않으리라.

그렇지만 아주 의미가 없지도 않을 것이다.

골몰해 있던 생각의 우물에서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사람은 충분히 자신의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다.

그리고 가끔은 실천 없이도 행복에 이르게 될 수도 있다.

「 ‘경청은 상담사를 성장시켜요’ (20141/100000)

‘더욱 많은 내담자를 만나봐요’ (5421/6000)

‘내담자를 행복하게 해주세요’ (110/120) 」

정비 시간을 갖기로 하고 마이크를 잠깐 껐을 때에는, 행복 퀘스트 열 건을 완료해 다시 1exp를 벌 수 있었다.

고작 두 시간의 방송으로.

혹시 나는 방송천재가 아닐까 잠깐 생각할 때였다.

“아, 역시 약해. 안 되겠네요.”

진대수가 그런 소리를 하며 고개를 저었다.

방송 내내 전용석에 앉아 채팅창을 관리하며 무슨 생각을 한 것인지, 전혀 만족하지 못하겠다는 투였다.

“형님은 혼자선 안 되겠어. 나쁘진 않은데, 최상도 아닙니다. 이건 제가 꿈꿨던 꼰대마스터에서 동떨어져 있어요.”

그야 지금까지 해온 방송이 다 합방이긴 했다.

처음엔 딸과. 다음엔 정보람과. 그 다음엔 은진이 모친과.

그렇지만 이 시점에 갑자기 그 소릴 한다는 건……?

“그런 의미에서 패밀리를 좀 불렀습니다. 곧 올 거예요.”

“패밀리? 무슨 소리야? 내 가족들?”

“아뇨, 형님 사람들요. 아까 말하려다 졸려서 까먹었어요.”

그리고 5분쯤 지났을 때, 내 사람들이 들이닥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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