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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검사, 마피아 되다-8화 (8/325)
  • 8화. 예쁨 받을 짓 (5)

    “누가 너더러 돈을 벌어오라고 시켰어. 그저 넌 열심히 공부만 하면 돼. 그리고 이 돈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벌지 않았다는 것쯤은 이 무식한 어미도 알 수 있다!”

    항상 정당함을 강조하시는 어머니.

    난 이런 어머니의 교육 방식에 영향을 받아 평생 검은돈을 받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인간의 본성을 자극하는 유혹이 들 때마다 어머니의 마지막 임종 순간이 떠올라 손이 가다가도 멈칫했음을 기억한다.

    “어머니가 생각하시는 그런 돈이 아닙니다.”

    애써 변명을 해 봤지만, 씨알도 먹히지 않는다.

    “시끄럽다! 이 어미가 바보인 줄 아느냐? 이 정도 액수라면 분명….”

    그렇다고 이 돈을 물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아닙니다, 어머니. 어떤 사람이 뭔가를 구하고 있었는데 제가 우연히 구해 준 것뿐입니다. 그 사례로 받은 것이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어머니는 말없이 내 눈을 한동안 바라보기만 하셨다. 그러고는 눈물을 거두시고 내 손을 꼭 붙잡으셨다.

    “태산아.”

    “예.”

    “요즘 들어 네가 너무 갑자기 큰 것 같아 이 어미의 마음이 무겁다.”

    “….”

    차마 말씀드릴 수가 없었다. 당신의 가르침대로 정당함을 강조하다가 죽임을 당했다는 것을 말이다.

    정의는 곧 승자들을 위한 것이라는 걸 깨닫지 못했던 못난 자식의 어리석음이 부끄러웠다.

    “네가 이 돈을 어떻게 구했는지 물어봤자 넌 거짓말만 늘어놓겠지. 난 네 눈만 봐도 다 알 수 있다.”

    아무리 실력 좋은 변호사들이 내 의중을 파악하기 위해 별 잡스러운 수를 다 썼음에도 결국 알아내지 못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내 눈을 보는 것만으로도 거짓인지 아닌지를 판별하신다.

    자식은 결코 태중에서부터 함께한 어머니의 눈을 속일 수 없다.

    “앞으로도 이 어미가 쉬는 일은 없을 거야. 네가 어떻게 이 돈을 벌어왔는지는 묻지 않겠다. 하지만 이 어미는 네가 올바른 사람이 될 것이라 믿는다. 알겠니?”

    “어머니. 이 돈이면 당분간 일을 하지 않으셔도….”

    “아니야. 자식이 힘들게 벌어온 돈을 헤프게 쓰는 년이 되기는 싫다.”

    이런 분이셨지.

    자식이라면 목숨이라도 망설이지 않고 내놓으실 분.

    자신을 돌보기 전에 당신의 아들들만 생각하시는 분.

    자식 덕을 볼 생각은 눈곱만큼도 생각지 않으신다. 그저 자식이 잘되는 거 보면 눈을 감으실 거라고 말씀하시던 분이 아니던가?

    올바른 사람이 될 것이라 믿는다는 어머니의 말씀이 내 가슴을 후벼 판다.

    * * *

    방 밖을 나오면서 답답함에 자꾸 한숨만 나온다. 나를 따라 나온 동생 녀석은 묵묵히 옆에 서 있었다.

    담배라도 있으면 한 대 물고 싶은 기분이었다.

    “넌 앞으로 뭐할 거냐?”

    “예?”

    아직도 그 돈 가방이 눈에 아른거리는 건가? 이 녀석은 아까부터 정신을 못 차린다.

    “앞으로 뭐할 거냐고.”

    “자, 잘 모르겠습니다.”

    “야! 너 한 번만 더 존댓말 해 봐. 아작을 내 버릴 테니까.”

    “그, 그게… 너무 놀라서.”

    억만금은 아니지만, 동생 입장에서는 한 번도 만져 보지 못한 거액이라는 건 부정 못 할 사실이다.

    “앞으로 돈 걱정은 없게 해 줄게. 그러니까 너도 하고 싶은 거 해.”

    “정말요? 아, 아니. 정말?”

    “그래. 네가 잘하는 주먹질 있잖아. 그걸 특기로 삼아 봐.”

    내 말에 동생 녀석이 경직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내 뜻을 다르게 해석한 게 틀림없다.

    “깡패 짓 하라고 말하는 게 아니야. 그건 주먹질이 아니다. 범죄지.”

    “하지만 형도 그 길로 가고 있잖아. 저 돈, 어떻게 구한 건지는 나도 대충 알아. 연합에서 돈 받은 거 아니야?”

    오랜만에 형님이 아닌 형이라는 소리를 들으니 조금 기분이 나아졌다. 왜 옛날에는 이 녀석을 그렇게 미워했는지 모르겠다.

    “연합에서 받은 돈 아니야. 형이 애들 주머니 터는 짓은 안 해.”

    “그건… 나도 들어서 알고 있어.”

    이놈도 주변에서 듣는 것이 많은가 보다.

    연합회장의 동생이기도 하니, 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오지 않은 이상 내 동생을 건드릴 놈은 없을 것이다.

    사실, 내 후광이 없어도 동생이 맞고 다닐 일은 없다. 전생에서는 이놈이 중학생 나이로 고등학교 여러 개를 박살 내기까지 했다.

    이놈 주먹은 세계에서도 통할 주먹이지 않은가? 지금이라도 복싱 세계에 뛰어들면 세계 챔피언은 허황된 소리가 아닐지도 모른다.

    “넌 이쪽 길은 쳐다보지도 마. 후레자식 되는 건 형 하나로 족해. 너만큼은 떳떳하게 살아. 만약 네가 이쪽으로 발을 들이려고 하면 그땐 내가 널 가만 안 놔둘 거야.”

    내 말이 진심이라는 걸 느낀 것일까? 눈을 아래로 내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이놈은 복싱을 시작하기 전, 조폭 생활을 먼저 한 녀석이다. 하지만 어머니가 죽은 뒤 정신을 차렸는지 모든 생활을 청산하고 복싱을 시작했다.

    늦은 나이에 시작했음에도 재능이 넘치던 녀석이라 신인왕과 한국 챔피언을 차례로 석권 한 뒤, 동양 챔피언까지 됐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세계의 문턱에 서기에는 한국 스포츠 세계가 너무 절망적이었다. 그러나 이젠 다를 것이다.

    난 반드시 이놈을 세계 최고의 복서로 만들 생각이다.

    “권투를 해 보는 건 어때?”

    “권투?”

    80~90년대는 대한민국 복싱의 절정기다.

    80년대 복싱 스타 장정구가 연간 수입이 3억 가까이 된다고 하니 대단한 붐이라고 볼 수 있다.

    60년대부터 복싱 붐이 일어나면서 90년대까지 복싱은 대한민국 최고의 스포츠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서는 야구와 축구에 밀리면서 복싱은 그냥 힘들고 고달픈 스포츠로 전락했다.

    물론, 스포츠 비리가 큰 한몫을 했다.

    복싱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선수들의 등골을 빼 먹는 놈이 수두룩하게 늘어났고, 편파판정과 비리가 판을 쳤다.

    결국, 복싱은 패퇴하게 되었고 다이어트 스포츠로 전락됐다.

    “그래. 넌 충분히 가능성이 있어. 너라면 세계를 노려볼 만해.”

    “에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동생이 손사래를 치며 머리를 흔들었다. 자신의 재능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키도 180cm나 되고 리치도 상당한 녀석이다. 미들급을 시작해 어쩌면 헤비급까지 노려볼 수 있는 체격이다. 더군다나 이놈 펀치력은 미들급인데도 헤비급에 버금간다.

    하지만 동생에게는 그저 머나먼 동화처럼 여겨졌나 보다.

    “해 보고 말해. 네가 정말 안 맞는다고 생각하면 접어도 상관없다. 지원은 내가 할 테니까.”

    “진심이야?”

    “그래.”

    이놈 눈빛이 반짝이는 걸 보니 운동을 하고 싶긴 했나 보다. 하긴, 그 끓는 피가 어디 가겠는가?

    나도 그 뜨거운 피를 주체하지 못해 조폭들을 잡으려고 겁도 없이 이리저리 날뛰지 않았던가.

    “그리고 조만간 아파트 한 채 사서 이사 갈 생각이야.”

    “뭐?!”

    “언제까지 어머니를 고생시킬 순 없잖아.”

    “그, 그래도 갑자기 아파트라니. 그 많은 돈을 어떻게 구해?”

    돈은 고영남이 가지고 있다. 그놈한테서 뺏으면 된다. 물론, 이렇게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형이 알아서 해. 앞으로 돈은 형이 벌어올 게. 그동안 넌 어머니 잘 모시면서 열심히 운동해. 형은 네가 꼭 운동으로 성공할 거라고 믿는다.”

    “형….”

    믿음이 가지 않는 건지, 아니면 그냥 걱정이 되는 건지 근심 어린 눈빛을 띠고 있다.

    난 조용히 동생 어깨를 몇 번 두드렸다.

    “믿기지 않아도 믿어. 앞으로 이런 일이 많을 테니까.”

    * * *

    연욱이가 말한 대로 50명은 힘들이지 않고 모을 수 있었다.

    대부분 주먹 좀 쓴다는 놈들로만 추렸다고는 하는데, 굳이 그럴 필요까진 없었다.

    어차피 이놈들은 연막으로 쓸 생각이니까.

    “다 모인 건가?”

    고영남에게 말한 장소에 50명을 집결해 놓자, 영남파 조직원 몇 명이 다가왔다.

    아무리 고등학생들이라도 쪽수가 쪽수인지라 놈들은 잔뜩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예. 큰 형님은 어디 계십니까?”

    “으응. 그, 그래. 사무실에 계시지.”

    “그럼, 형님이 계신 곳으로 같이 가시죠. 애들은 여기서 잠시 대기하다가 화진파를 칠 때 움직일 겁니다.”

    “그, 그럴까?”

    이놈 이름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영남파에서 중간 위치쯤 되는 놈인가?

    고영남은 이미 영남파에 조직원들을 한곳에 모아두었다. 약속대로 라면 이 50명도 영등포로 가서 그들과 합류해야 한다.

    그전에 일을 끝내는 게 내 목표였다. 그들과 합류하게 되면 일이 틀어진다.

    내가 조직원들을 따라 차량에 탑승하려고 하자, 50명 전체가 정렬하기 시작했다.

    “선배님 가신다!!”

    한 명이 크게 목청을 높이자 다들 허리를 반으로 접어 따라 복창했다.

    “다녀오십시오, 선배님!!”

    깜짝 놀란 조직원들이 몸을 들썩였다. 나는 자연스럽게 차 문을 열고 말했다.

    “출발 안 하실 겁니까?”

    “어? 아, 으응. 가, 가야지.”

    이로써 기선제압은 확실히 해 두었다.

    * * *

    “어서 와라.”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자 고영남이 두 팔 벌려 나를 반겼다. 내가 모은 50명이 대기 중이라는 보고를 분명 들었을 테니 당연한 반응이다.

    이놈은 조만간 화랑 나이트를 갖게 된다는 생각에 기분이 붕 뜬 상태인 것 같았다. 하지만 그 미소, 오래 가지 못할 거다.

    “언제쯤 출발하실 예정입니까?”

    “화랑 나이트가 정리되는 대로 가 봐야지.”

    고영남은 모아 놓은 조직원들을 한꺼번에 화랑 나이트로 보낼 생각이었다. 물론, 자신은 마치 군왕이 된 것처럼 가장 마지막에 등장할 생각인가 보다.

    겉멋만 든 졸렬한 새끼.

    “저도 형님이 가실 때 같이 따라가겠습니다. 지금쯤 애들도 영등포로 가고 있을 겁니다.”

    “아, 그래? 너랑 가면 나도 좋지.”

    내가 모은 50명의 학생도 곧 합류를 한다는 말에 고영남은 자신의 꿈에 한 발자국 더 가까워짐을 느낀 것일까?

    얼굴이 한층 더 밝아졌다.

    미안하지만 네놈 뜻대로 되도록 가만히 놔두지 않을 것이다.

    지금쯤이면 내가 불러 모은 학생들은 전부 해산을 했을 테고, 고영남이 조직원들을 집결시켜 놓은 곳에는 화진파가 들이닥쳤을 것이다.

    기습을 해 보기도 전에, 역습을 받게 되는 상황.

    이놈 얼굴이 어떻게 변할지 궁금하다.

    “아! 잠깐 잊고 있었습니다. 저번에 약속해 주신 돈 있지 않습니까?”

    “그래. 갑자기 그게 왜?”

    “나머지 금액을 지금 주시면 안 될까요? 일이 끝나는 대로 제가 애들한테 바로 뿌려야 할 것 같습니다.”

    “시마이 하고 나서 해도 될 텐데?”

    고영남의 눈초리가 살짝 매서워졌다.

    “죄송합니다. 애들도 일이 끝나는 대로 바로 돌아가야 해서 서둘러 줘야 합니다. 이번 일이 끝나면 그 애들을 데리고 또 가야 할 곳이 있어서요.”

    “응? 어디를 가?”

    “연합에 저항하는 놈들이 있어서 단단히 손을 봐주려고 합니다.”

    조금 억지스러운 변명이었으나 고영남은 순진하게도 내 말을 믿어 주었다. 과장된 웃음까지 터트리면서 말이다.

    “하하! 그렇지. 네 연합에 개기는 건 바로 우리 영남파에 개기는 거나 다름없다는 걸 확실히 보여 줘. 필요하면 우리 애들도 지원해 줄게.”

    누가 보면 대조직의 보스라도 되는 것처럼 말한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가오 잡는 모습이 아니 꼽긴 하지만, 아직은 이놈에게 맞춰 줘야 할 때다.

    “감사합니다, 큰 형님.”

    “그래그래. 어디 보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소파에서 일어나 자신의 집무용 테이블 밑에 있는 금고를 만지작거렸다.

    저기구나. 저놈이 오성파에게 처먹은 돈이 저기서 잠자고 있었구나.

    과연 얼마나 들어 있는 걸까?

    다행히 이곳 사무실 안에는 고영남과 나, 단둘 밖에 없었다. 물론 밖에 대기 중인 조직원 몇 명이 있긴 하지만, 나 혼자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숫자였다.

    “잠깐 기다려봐. 금방 챙겨줄 테니까. 그리고 앞으로 더 잘해 보자는 의미로 좀 더 얹어 줄 게.”

    쥐새끼가 고양이 걱정하는 격이다.

    금고에서 현찰을 뒤적거리고 있는 고영남에게 난 천천히 다가갔다.

    맨손으로 제압하기보다 무기를 쓰는 게 훨씬 더 효과적일 것이다. 난 저놈이 쓰던 재떨이를 조용히 집어 들었다.

    “형님.”

    “응?”

    쭈그려 앉아 있던 고영남이 고개를 돌리는 순간, 난 망설임 없이 팔을 휘둘렀다.

    빠각-!

    둔탁한 소리가 크게 울려 퍼지면서 고영남은 철퍼덕 바닥에 쓰러졌다.

    “크악-! 씨-양!”

    “입 닥쳐. 이 쓰레기 새끼야.”

    난 쓰러진 고영남의 머리를 무자비하게 가격한 뒤에 재떨이를 바닥에 던져 놓았다.

    너무 원망하지 마라. 어차피 내가 아니었어도 다른 놈들이 널 갈아 버렸을 거다.

    자, 이제 그럼 오성파의 정성을 한번 봐 볼까?

    금고 안을 살펴보자, 내 예상대로 고영남은 오성파에게 받은 돈을 전부 이 안에 보관하고 있었다.

    돈뭉치들로 빼곡히 안을 채워 넣은 것이, 역시 오성파가 꽤 두둑한 액수를 이 덜떨어진 놈에게 건네준 게 틀림없었다.

    난 사무실에 있는 짐 가방에 현찰을 쑤셔 넣다시피 했다. 자세히 세어 보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5,000만 원은 될 것 같았다.

    이 많은 돈을 가방에 다 넣으려니 공간이 부족하다.

    5만 원권이 있던 시기도 아니어서 각 당 백여 장이 묶여 있는 만 원권 뭉치들을 가방 안에 다 집어넣을 수가 없었다.

    결국, 사무실에 있는 가방 두 개를 이용해서야 금고 안을 깨끗이 비울 수 있었다.

    일을 마치고 쭈그려 앉았던 자리에서 일어나니 내가 기다렸던 소식이 도착했다.

    “혀, 형님!! 큰일 났습니다! 화진파가 지금 우리 애들을 전부….”

    날 픽업해서 이곳에 데려왔던 조직원이 안으로 들어와 소리쳤다. 하지만 나와, 쓰러져 있는 고영남을 번갈아 쳐다보더니 금방 상황 파악을 한 듯싶었다.

    “너, 너 이, 이 새끼!”

    경련이 일어난 눈매가 부들부들 떨리는 게 훤히 보였다. 내게 삿대질을 하며 욕설을 내뱉지만, 섣불리 다가오진 않는다.

    아무리 내가 고등학생에 불과하다고 해도, 저놈은 보지 않았던가? 내가 거느리고 있던 연합원의 숫자를.

    이래서 기선 제압이 중요한 것이다.

    “아저씨가 상황 파악이 느리시네.”

    “뭐, 뭐야?”

    “지금 이게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어? 고영남이 개수작 부리는 걸 우리 화진파가 몰랐을 거 같아?”

    “우, 우리 화진파?! 그럼 네놈도….”

    내가 화진파 사람이라는 걸 눈치채자 거품을 문 것처럼 입을 벌렸다.

    “이제 어떻게 된 건지 알았으면 빨리 나가 보슈. 곧 있으면 우리 애들부터 시작해서 화진파까지 여기로 몰려들 테니까. 그땐 당신 목숨, 보장 못 해.”

    저놈이 다급히 여기로 뛰어 왔다는 건, 화진파가 대기 중이던 영남파 조직원들을 전부 쓸어버렸다는 뜻이다.

    이제 그들의 다음 목표는 무엇이겠는가?

    바로 고영남과 그의 잔챙이들이다.

    조직에서 몸 좀 담가 봤으면 내 말이 무슨 뜻인지 금방 알아들었을 것이다.

    “제기랄!”

    영남파가 이제 끝났다는 걸 알자 저놈은 고영남이 쓰러진 건 안중에도 없다는 듯 빠르게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저놈을 따라 다른 잔챙이 녀석들도 도망을 칠 게 분명했다.

    자신들의 큰형님인 고영남이 사무실에 대자로 뻗어 있는데도 저들 중 누구도 털끝만큼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

    이것이 급조된 조폭의 현실이었다.

    하지만….

    이런 버러지 같은 조직을 턴 것 치고는 수입이 꽤 짭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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