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0 장 천하제일고수 (2)
자신의 의형제였던 오립산이 멸천대계를 반대했던 인물이라는 것이 안심이 되기는 했지만, 과연 그 멸천대계라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할 수밖에 없는 두 사람이였다.
“멸천대계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겠는가?”
신검진인의 말에 혈비도 무랑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멸천대계, 그것은 무림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는 것입니다.”
“무림의 역사?”
“과거의 타락한 무림의 존재를 말끔히 청소하고 이제 새로운 무림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새로운 비도문의 깃발 아래서 말입니다.”
“새로운 비도문?”
두 사람으로선 비도문이라는 이름을 들어 본 적이 없었으니 중원에서 비도문과 관련 있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이름을 알고 있는 사람은 전무하다 할 수 있었다.
지하에서 단 한 사람의 전인만이 중원에 이름을 드러낼 수 있는 비도문은 자연히 그 이름이 알려 않은 것은 당연하다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비도문이 무엇이고를 떠나 혈비도 무랑이 세운 멸천대계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던 두 사람이였으니 신검진인은 잠시 후 무엇인가 놀란 표정과 함께 그를 보며 말했다.
“설마! 그렇다면 멸천문이 정무맹에 밀리고 있는 것 역시 계획된 일이였단 말인가?”
“정, 사, 마 이들 세개의 타락한 무리들 중 어느 하나도 남겨 두지 않을 생각이였으니 당연한 것이 아니겠소이까?”
그렇다 멸천대계, 그것은 단순히 핍박 받고 있는 중소문파들을 위해서 무림을 개혁하려는 것이 아니였다.
혈비도 무랑 그는 무림 그 자체를 완전히 말살하고 비도문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무림을 만들 생각이였던 것이다.
확실히 멸천문이라는 존재라 인하여 무림은 피폐하게 변해 있었으니 정무맹이 승기를 잡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 숫자는 과거 정, 사, 마가 대립하던 시절에 비한다면 반 이하로 줄어 있는 것은 사실이였다.
“그렇다면...”
“하하하! 신검진인께서 생각하신대로 입니다. 현재 본문의 문도 일만이 저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지요.”
“멸천문이 괴멸되었을 때 그들을 보낼 생각인가...”
“그렇지요.”
정무맹이 멸천문의 본단을 괴멸시킨다 하더라도 상당한 피해를 볼 것은 뻔한 일이였으니 그것을 틈타 일만에 이르는 혈비도 무랑의 문도들이 나서게 된다면 어느 누구도 빠져나가지 못할 것은 분명한 일이였다.
이번 정무맹의 원정에는 구파일방 및 정무맹에 가입하고 있는 문파들의 핵심 요인들이 거의 대부분 참여하고 있는지라 이들이 전멸한다면 사실상 정무맹을 비롯하여 구파일방과 정파의 거의 대부분이 무너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였다.
설마 혈비도 무랑이 자신에 세웠다고 할 수 있는 멸천문까지 없애야 하는 적으로 생각하고 있을 줄은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리 걱정하실 것은 없습니다. 두 분이 이곳에서 저를 없애신다면 모든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는 것이니까요.”
“음..”
마치 자신을 없애고 계획을 막아 보라는 것 처럼 이야기 하는 그를 보며 천무성자는 침음성을 흘렸으니 그 만큼 자신들을 상대로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으로 생각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신검진인은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 허리에 차여 있는 검을 뽑아 들고는 말했다.
“맹주.”
“알겠네.”
그의 말에 천무성자 역시 허리에도 도를 뽑아 들었으니 드디어 천하제일고수 혈비도 무랑과의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두 사람이 병장기를 빼어 들고는 자신을 노려보자 혈비도 무랑 역시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폼에서 두개의 비도를 들어 양손에 쥐니 지금까지 단 한번도 적을 상대하며 두 손에 비도를 먼저 쥔 적이 없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그 역시 상대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것으 알 수 있엇다.
가장 먼저 선공을 취한 사람은 신검진인이였으니 그는 선학과 같은 몸짓으로 날아 오르는가 싶더니 마치 깃털이 떨구어지는 것과 같은 부드러운 몸놀림으로 혈비도 무랑을 향해 쇄도해 들어가며 일검을 내질렀다.
“태극검(太極劍) 유반불허(有反不虛)!”
신검진인이 태극검을 시전하자 그의 검은 부드럽게 그의 미간을 향해 밀려가니 혈비도 무랑은 고개를 숙여서는 그 검을 피하며 비도를 내던지려 했으니 검은 느린 속도로 그의 움직임을 따라서는 움직이니 그로선 공격하는 것을 멈추고 좌수에 들린 비도로 그의 검을 막았다.
하지만 검은 또 다시 부드럽게 움직이며 미간을 향해 밀려오니 그 움직임이 종잡을 수 없었다.
“연환비도 이연격!!”
쉽게 검을 피하지 못하자 무랑은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 생각하며 두 손에 들린 비도를 내던지니 손을 벗어난 비도는 그대로 신검진인을 향해 뻗어나갔다.
“합!”
자신의 미간과 명치를 향해 밀려오는 비도를 보며 급히 몸을 회전하며 피할 수 있었으니 검은 방향을 선회해서는 다시 밀려들어오니 신검진인은 급히 검을 내질러 두개의 비도를 내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탓에 무랑은 완전히 그의 검에서 벗어나니 품에서 세개의 비도를 꺼내어서는 다시 녀석을 향해 집어 던졌다.
크게 곡선을 그리는가 싶더니 비도는 또 다시 신검진인을 향해 밀려들어오니 그 방향이 서로 상반되어 있는데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똑같은 속도로 밀려 들어오고 있었으니 급히 몸을 날려서는 날아오는 비도를 피하려 했다.
하지만 또 다시 방향을 선회해서는 신검진인을 노리는 그였으니 마치 이기어검의 수법을 사용하는 듯 했다.
“합!”
그 때 천무성자가 몸을 날려서는 비도 두개를 내치니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신검진인 역시 검을 사용하여 나머지 하나의 비도를 내리쳤다.
“과연!”
이미 자신의 비도가 빗나갈 것을 예상하고 있었는지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 혈비도 무랑이였으니 지금까지의 싸움은 단순히 전초전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확실히 비도술을 제외하고도 십팔반 무예에 모두 능하다고 알려져 있는 혈비도 무랑이 근접전에서 비도술 만을 사용했다는 것은 모든 무공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것을 말하고 있었다.
권장술 하나만으로도 무림에서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뛰어난 그였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면에서는 신검진인 역시 모든 힘을 발휘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였지만, 이번 싸움에서 서로가 삼성 정도의 무공만을 사용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신검진인과 무랑과의 차이를 알 수 있었다.
이런 것을 모두 알고 있는 신검진인과 천무성자는 서로 눈빛을 교환하니 드디어 합격으로 혈비도 무랑을 상대할 결심을 하게 된 것이다.
솔직히 두 사람 모두 정파에서 존경받는 명숙이자 내노라 하는 고수인지라 무림에서의 명예를 생각한다 하더라도 두 명이서 힘을 합쳐 사람을 상대한다는 것이 망설여졌지만, 무림을 위해선 이 방법을 취할 수밖에 없다 생각했다.
혼자의 힘으로 이 거대한 존재를 이길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조금 싸울만 하겠군요.”
천무성자와 신검진인이 힘을 합쳐 자신을 상대하려 하자 재밌다는 생각을 했는지 무랑은 품에서 푸르스름한 빛을 뿜고 있는 비도를 뽑아드니 바로 십대신병의 하나이자 역대 혈비도 무랑이 사용한 탈혼섬광구비도였다.
이 신병이 혈비도 무랑의 손에 잡히자 장천이 사용했을 때와는 전혀 다른 기도를 뿜고 있었으니 두 사람으로선 강한 압박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탈..탈혼 섬광..구비도인가..”
“예. 이 비도에는 수백명이 넘는 무림 명숙의 피가 묻어 있습니다. 거기에 당신 두사람의 피가 더해지겠군요.”
“어림없는 소리!”
그의 말에 신검진인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몸을 날리니 그를 향해 일검을 날리자 그의 몸이 사라진 듯한 모습을 보였다.
“과연 신검합일(身劍合一)의 경지로군요!”
몸과 검이 하나가 된 경지, 검을 다루는 이에게는 이 경지에 이른다면 진정한 검술의 경지에 올랐다 말했으니 과연 무당의 명숙이라 할 수 있는 신검진인이라 할 수 있었다.
“점첨상쇄(占尖相殺)!”
하지만 신검합일의 공격에도 전혀 두려워하지 않은 그는 손에 든 비도를 가볍게 내지르니 비도의 끝은 정확히 신검진인이 검끝에 마주쳐서는 그의 검을 막아냈다.
“큭!”
그 순간 강한 내력이 신검진인의 몸으로 격한 파도와 같이 밀려드니 그로선 신음을 내지를 수 밖에 없었는데, 잠시 후 검은 서서히 금이 가는가 싶더니 잠시 후 파쇄음과 함께 사방으로 파편들이 폭발하듯이 퍼져 나갔다.
[카가강!!]
다행히 무수히 날아오는 파편은 급히 천무성자가 도강으로 내쳐 신검진인이 상처 입는 것은 면했으나 일점의 충돌로 인하여 약간의 내상을 입고 만 그였다.
한편 이 폭발을 맞이함에도 신검진인과는 달리 혈비도 무랑은 전혀 상처를 입지 않고 있었으니 그의 몸에서 퍼져 나오는 호신강기가 파편들을 모두 튕겨낸 덕분이였다.
물론 신검진인에게도 호신강기가 없는 것은 아니였지만, 서로의 병기가 충돌함에 자신에게 날아온 파편을 막기 위해 내력을 돌릴 틈이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에 반해 혈비도 무랑은 쉽게 호신강기로 그것을 막아내었으니 서로간의 내공 차이가 상당함을 알 수 있었다.
혈비도 무랑이 두 사람에 비해 이십여세 정도 어린 것을 감안한다면 그의 내공 성취는 엄청나다 할 수 있었다.
또 정종의 심법을 익혔는지 내력의 정순함 역시 도가의 심법을 익힌 신검진인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으니 어떻게 저런 존재가 무림에 있을 수 있는지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잠시간 서로를 봐라보던 세사람은 또 다시 접전을 벌이니 공격을 시작한 사람은 혈비도 무랑이였다.
좌수에 들어 있던 비도를 오른 손으로 넘기는과 동시에 천무성자를 향해 일장을 날리자 파공음을 내며 장풍이 그를 향해 뻗어나갔다.
강한 기운이 날카로운 기운을 내며 밀려들어오자 천무성자는 혼원일기공을 끌어 올려서는 몸을 보호한 후 장풍을 향해 일도를 날렸다.
[콰과광!!]
그의 도에서 뻗어나온 강한 도강은 그대로 혈비도 무랑이 날렸던 장풍을 가르며 뻗어 나갔으니 이미 도강이 닿고 있는 곳에는 그가 존재하지 않았다.
“위?!”
놀란 신검진인이 위를 처다보자 태양의 눈부심 속에서 혈비도 무랑의 신형이 드러나 보이니 태양의 섬광에 가려지며 무엇인가가 빠른 속도로 두 사람을 향해 밀려 들어왔다.
바로 혈비도 무랑이 날린 탈혼섬광구비도의 두 자루였으니 신검진인과 천무성자는 유운신법과 행운유수의 경신법으로 양 옆으로 몸을 피했다.
하지만 혈비도 무랑의 비도술은 곡선을 가르며 그들을 뒤쫓듯이 날아오니 신검진인은 콧방귀를 뛰며 몸을 날려서는 혈비도 무랑을 향해 달려들었다.
“진산장(震山掌)!”
상대가 이기어검의 수법을 자신을 공격해 온다면 검을 피하기 보다는 근접전을 벌이는 것이 효과적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제운종으로 땅을 박차고 뛰어 올라서는 그를 향해 일장을 날렸던 것이다.
무당의 무공이라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강맹한 기운을 가지는 진산장은 허공을 깨뜨릴 듯한 소리와 함께 뻗어나가니 혈비도 무랑은 급히 좌수를 들어서는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진산장을 막을 생각으로 일장을 뻗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일장은 신검진인이 펼친 무당의 장법인 진산장이였으니 두 사람의 진산장은 허공에서 충돌해서는 강한 기류를 사방으로 폭풍우 치듯이 몰아쳤다.
“진산장? 어찌 혈비도가 무당의 장법을?”
무랑이 똑같은 진산장으로 자신의 장력을 밀어내자 신검진인으로선 놀랄 수 밖에 없었다.
한편 무랑은 상대의 장력을 똑같은 수법으로 밀어냈지만, 위기는 끝나지 않았으니 옆으로 또 다른 한명의 무인이 공격해 들어왔기 때문이다.
“복마삼도(伏魔三刀)!!”
강한 도강을 일렁이며 천무성자의 도는 그대로 허리를 베어 버릴 듯이 밀려 들어왔던 것이다. 허공으로 몸을 띄운 상태인지라 상대의 도법을 피할 수 없는 순간이였으니 무랑에게는 위기라 할 수 있었다.
[채재쟁!!]
하지만 도강을 이루며 휘두른 천무성자의 도에는 어느새 혈비도 무랑의 비도가 날아와서는 검날을 밀어내고 있었으니 그의 도는 크게 방향을 바뀔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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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