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250화 (251/355)

제 46 장 정무맹의 혈성 (2)

“네가 고생했구나...”

장춘삼으로선 장천에게 무어라 이야기 할지 몰랐으니 그저 고생했다는 말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잠시 쉬고 싶습니다.”

“그래...사람에게 이야기 해 놓겠다.”

한편 장춘삼과 장천이 무적강시가 되었던 두 사람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을 때 정무맹의 맹주 천무성자와 신검진인은 장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무섭도록 성장했습니다. 그 아이는..”

신검진인의 말에 천무성자 역시 고개를 끄덕이니 무당으로 들어 올 때 장천이 보여주었던 무공의 실력은 전부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두 사람을 경악하게 할 정도 였다.

수많은 군웅들에게 둘러쌓여 있음에도 전혀 두려움을 보이지 않고, 손속 역시 거침이 없었기에 과거와는 달리 무인으로서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는 것도 두 사람에게는 큰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전에 보았을 때는 무공이 강할지 모르나 여린 면이 보였으나 무당으로 올 때의 손속으로 본다면 그런 면은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보입니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그 아이의 무공으로 죽음을 당한 이가 이, 삼백에 이른다하니 말입니다.”

“두렵습니다. 만약 그 아이가 무림의 적으로 돌아섰을 때가 말입니다.”

신검진인의 말에 장천을 아껴주던 천무성자 역시 심각한 표정을 지으니 아이의 성장과는 별개로 심성은 크게 잔인하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 때문이였다.

다음날 무당은 크게 시끄러워졌으니 멸천문의 문도들이 정무맹에 공격을 해왔기 때문이다. 수천개의 화살이 하늘을 까맣게 뒤덮을 정도로 날아오고 있었으니 무공이 어느정도 되는 인물도 날아오는 화살에 부상을 입는 것이 부지기수로 들어나고 있었다.

“크하하하! 정무맹의 겁장이 녀석들아! 언제까지 겁쟁이처럼 집 안에 처박혀 떨고 있을테냐! 크하하하!”

수천발의 화살이 비오듯이 떨구어 내린 후 한 자루의 대도를 든 이가 소차(巢車 : 공성전에서 성 내를 관찰하는데 사용하는 차)에 올라서는 소리치니 상당한 내력을 가진 자인지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리며 무당의 전각을 울리고 있었다.

“으드득!”

정무맹의 무사들은 녀석의 말에 이를 갈 수 밖에 없었으나 함부로 나설 수가 없었으니 일만에 가까운 군웅들이 둘러싸고 있는 가운데서 나설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무진형 저 자는..”

장천은 쌍도문의 사람들과 같이 있었으니 옆에 있던 무진을 향해 소차에 올라 소리치고 있는 자에 대해서 물었다.

“정무맹을 치기 위해 온 멸천문의 천인대주 중 한사람인 대도 윤용(尹聳)이란 자다 멸천에서 무공을 익힌 자로 한자루의 대도로 펼치는 사린도법(四鱗刀法)은 강맹함과 함께 유연함을 모두 갖춘 상승도법이지, 저 자의 대도에 구파일방의 이름난 고수들 십수명이 죽음을 당했지.”

중소문파에서 모인 군웅들과는 달리 이들을 지휘하고 있는 자들은 멸천문에서 어느정도 무공을 전수 받은 자들이였다.

그 중 천인대의 대주로 임명된 자들은 상당한 실력의 소유자들이였으니 이들의 실력은 중간정도의 문파에선 문주까지 넘볼 수 있는 정도였다.

곽무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장천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앞으로 걸음을 옮기니 잠시 후 그의 신형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움직여서는 무당의 담장을 뛰어 넘어서는 멸천문의 군웅들을 향해 몸을 날렸다.

“천아!”

무진으로선 놀라 그를 불렀지만, 장천은 멈출 생각을 하지 않으니 그의 앞으로 수십명의 무사들이 병장기를 뽑아 들고는 달려들었다.

“연풍장(燃風掌)!!”

자신을 향해 밀려들어오는 무사들을 보며 장천은 오른 손을 뻗어 연풍장을 시전하니 강렬한 열기의 장풍이 이들을 향해 맹렬하게 밀려 들어갔다.

“끄악!!”

갑작스럽게 밀려드는 열기의 장풍에 사람들은 비명을 내지르며 물러서니 장천은 멈추지 않고 달려가 무당을 향해 소리치고 있는 윤용이 타고 있는 소차에 까지 이르렀다.

“합!”

소차에 도착한 장천은 그대로 기합과 함께 일장을 내지르니 그의 강맹한 권강에 의해 충차의 아랫부분은 산산조각으로 박살나고 말았다.

“흥! 사린도법!”

장천이 충차를 권강으로 부서뜨리자 윤용은 그 순간 몸을 날려서는 그를 향해 사린도법을 시전하니 네개의 도기가 마치 물고기가 춤을 추는 듯한 모습으로 장천을 향해 뻗어왔다.

[채재쟁!!]

하지만 장천은 왼손으로 냉혈검을 뽑아 들어서는 그대로 녀석의 도기를 튕겨내고는 그를 향해 반대로 검기를 날렸다.

“흥!”

하지만 육척거구의 몸이였음에도 윤용은 경공마저 뛰어났으니 잉어가 물을 헤쳐나가듯이 부드러운 모습으로 장천의 검기를 피해나갔다.

“네 녀석은 어제 혈견을 두동강 낸 애송이로구나! 혈견이 네 녀석에게 당하긴 했지만 나를 쓰러 뜨릴 순 없을 것이다!”

혈견 역시 천인대주의 한 사람이긴 했지만, 그는 잔악한 면에서 어느정도 인정을 받아 군웅을 다스리는 임무를 맡은 사람이였다.

이에 반해 윤용은 무공으로 인정받은 사람이였으니 그와 무공에서 상당한 차이가 나는 사람이였다.

“선풍검!”

장천은 녀석의 말에 대꾸도 하지 않고 곽무진의 특기인 선풍검을 사용하여 몰아치니 빠른 회전으로 인한 강한 검격과 방어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선풍검에 윤용은 크게 당황하는 모습을 취했다.

하지만 그도 산전수전 다 겪은 무인, 선풍검의 약점인 회전의 중심부분을 눈치챈 그는 사린도법을 시전하여 그곳을 향해 도기를 날렸다.

상대가 선풍도법의 약점을 간파하고 그곳을 공격해오자 장천은 선풍도법을 회수하고는 빠르게 뒤로 몸을 날렸고, 그곳을 향해 사린도법의 도기가 대지를 파해쳤다.

[쿠구궁!!]

“크크크! 이 정도의 무공으로 감히 멸천을 욕보였다니 우스울 뿐이구나!”

윤용은 장천이 피하는 것을 보며 대소를 터뜨리며 소리쳤다. 하지만 장천의 표정은 전혀 변하지 않았으니 지금까지 그가 보였던 무공은 그의 이성 정도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만큼 장천의 무공은 크게 상승되어 있었으니 잠시 녀석의 모습을 봐라보던 장천은 빠르게 몸을 날렸다.

이번에 그는 오성 정도의 내력을 사용한 상태였기에 그 움직임은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였다.

“헉!”

윤용으로선 갑작스럽게 빨라진 그의 신형에 크게 당황 할 수 밖에 없었는데, 이미 장천은 녀석의 면전에 도착해서는 그의 머리를 움켜잡고 있었다.

“죽어라!”

그 말과 함께 장천은 그대로 녀석의 안면에 냉혈검을 꽃아 넣으니 강한 냉기에 윤용은 순식간에 머리가 얼어서는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절명하고 말았다.

“헉!”

윤용이 장천에게 잡히자 그의 무사단이라 할 수 있는 사린단은 몸을 날려 그를 도우려 했지만, 단 순간에 대주가 죽음을 당하자 크게 놀라서는 멈춧거렸고, 장천은 그것을 놓치지 않고 녀석들을 향해 검을 내던졌다.

“이기어검이다! 끄악!”

검은 자유자재로 날아서는 사린단을 베며 날아가니 바로 이기어검의 수법이였다.

장천의 어검술에 순식간에 삼십여명의 무사들이 죽음을 당하자 무당에 가까이 있었던 군웅들은 놀라 후퇴하기 시작했고, 잠시 후 장천이 있는 곳에서는 칠십여구의 시체만이 남아 있었다.

정무맹의 무사들은 장천의 실력에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으니 수많은 적들이 있는 곳에서 사람들을 베어 넘기고 그들을 후퇴하게 만들었다는 것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그 후로 장천은 멸천문의 공격이 있을 때 마다 앞으로 나서서는 적들을 상대하니 그의 손에 죽인 멸천문도들의 숫자만 일천을 넘어설 정도였다.

하지만 그와 함께 상당한 악명도 들어야 했으니 사람을 태워죽일 정도의 화기와 얼려 죽이는 냉기의 수법은 사악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또 그가 병기를 들었을 때는 거의 대부분이 두동강이 되어 죽음을 당하고 있었으니 정무맹 내에서도 혈성이라 불리니 멸천문의 문도들은 장천을 정무맹의 혈성(血星)이라 부르며 악귀나찰과 같이 두려워했다.

신검진인, 천무성자, 장춘삼, 장천과도 같은 무림사에서 한시대에 한 두명 나올 것 같은 초고수들이 있는 정무맹은 초반에 열세를 뒤엎고 무당으로 몰려온 멸천문의 군웅들을 몰아내니 정무맹의 이름은 크게 치솟기 시작했다.

그 때 까지 멸천의 이름을 두려워하던 문파들은 하나 둘씩 정무맹으로 가세하기 시작하니 세달여가 지나자 아직 멸천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강북의 반 이상을 정무맹의 세력 안에 들게 되었다.

그 중 가장 큰 성과는 바로 무림의 태산북두의 하나인 숭산의 소림사를 되찾았다는 것이다.

멸천의 득세에 가장 먼저 희생된 문파가 소림사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정무맹이 다시 소림사를 되찾았다는 것은 상당한 성과라 할 수 있었다.

“정무맹의 혈성이라 했는가?”

“그렇습니다.”

멸천의 태상문주인 혈비도 무랑은 보고를 받은 후 미간을 찌프리고 말았으니 그로서는 장천이 그런 악명을 얻었다는 것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러가라.”

“예.”

태상문주의 말에 보고를 한 문도가 물러서니 그는 참담한 표정이 되어서는 머리를 감싸 쥐었다.

“악명을 얻으면 어떻게 하겠다는 말인가...!”

혈비도 무랑은 정파의 생리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지금은 정무맹에 상당한 인물이 되어 어느 누구도 함부로 대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만약 멸천이 정무맹에게 패한다면 장천이 어찌 되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휴..안타까운 일이네..”

그 때 그의 뒤로 거지노인 한 사람이 한 숨을 내쉬며 말하니 바로 하노인이였다.

하노인 역시 장천이 그러한 악명을 얻었다는 것이 그리 기분이 좋은 일이 아니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어서는 안됩니다. 그 아이에게 또 다시 비도문과 같은 운명이 찾아 올 것입니다.”

“정파의 위군자들이라면 가능한 일이겠지...”

정파라는 이름을 가진 이들은 언제나 그랬다. 위험에 처해 있을 때는 손속이 잔인한 자일지라도 정파의 이름을 가지고 있다면 자신의 편으로 생각하지만, 모든 일이 마무리 되었을 때는 오히려 그를 매도하며 죽이기를 서슴치 않기 때문이다.

진형과 유강이 구궁에게 죽음을 당한 이후 멸천문의 일은 점점 꼬이기만 하니 그에게는 답답함 만이 가득했으니 잠시 후 마음에 흔들림을 참지 못하고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콜록! 콜록!”

“이런!”

그 모습에 크게 놀란 하노인은 급히 그의 등에 내력을 불어 넣어주니 잠시 후 혈비도 무랑의 몸은 어느정도 안정을 되찾았다.

“이제 되었습니다.”

“휴...너무 무리하지는 말게..지금 자네가 죽는다면 모든 일을 수포로 돌아갈 것이네.”

“알겠습니다.”

하노인의 말에 혈비도 무랑은 숨을 안정시킨 후 말했다.

“일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혈비도 무랑은 그에게 맡긴 일에 대해서 물어보니 하노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음귀곡(陰鬼谷)에서 수련하고 있는 아이들은 이제 십성정도의 수련을 끝마치고 있네, 앞으로 한달 후면 무림에 그 아이들을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네.”

“다행이군요. 한달 이라면 멸천십군(滅天十君)을 동원한다면 정무맹의 노도와 같은 기세를 막을 수 있을테니까요.”

“멸천십군이라면 가능하겠지만...그들은 본가의 진정한 무사들이네...천이와 싸우게 할 생각인가..”

지금까지 무림에 모습을 드러내었던 자들은 멸천문의 무사라고는 하지만 진정한 근원인 비도문의 문도라고 할 수는 없었으니 멸천십군은 비도문을 이루고 있는 혈족 중에서 무공이 강한 열명의 무인들을 지칭하는 이름이였다.

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의 무공은 구파일방의 문주와 버금갈 정도로 뛰어나긴 하나, 대계의 후를 생각하여 무림에 그들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어쩔 수 없겠지요.”

“안타까운 일이군...”

혈비도 무랑의 말에 하노인은 혀를 차며 고개를 저으니 비도문의 사람들이 계승자와 싸워야 한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261] 혈비도 무랑 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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