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249화 (250/355)

제 46 장 정무맹의 혈성(血星) (1)

“아직 약관도 넘지 않은 꼬마 녀석의 무공 치고는 인정해줄만 하다만 우리 혈견단이 나선 이상 목숨을 부지 할 수 없을 것이다!”

거치도를 든 이경은 그의 앞을 가로 막으며 소리쳤지만, 청년은 아무 말도 없이 수레만을 끄니 그의 자존심이 상할 수 밖에 없었다.

“거방진 녀석! 처라!”

이경의 명령이 떨어지자 혈견단은 그를 향해 몸을 날리니 거치도에는 검기가 서려 있는 것이 한 사람 한 사람의 실력이 범상치 않음을 느낄 수 있었다.

녀석들이 공격해오자 청년은 천천히 고개를 드니 아직 앳띈 얼굴의 소유자, 바로 구궁의 함정에서 빠져나온 장천이였다.

혈견단의 무사들은 장천의 양 어깨를 향해 거치도를 휘둘렀는데, 장천은 아무런 미동도 없는 듯 하다가 거치도가 어깨에 닿을 무렵에야 손을 썼다.

“헉!”

날카로운 톱니 모양의 거치도는 놀랍게도 장천의 두 손에 잡히고 말았으니 그가 약간의 힘을 주자 도는 두동강이 나서는 부러져 나갔다.

“끄아악!!”

그 순간 도가 부러진 무사 두 사람은 비명을 내지르며 도에서 손을 떼고 말았으니 더 이상 버터지 못하고 입에서 피를 쏟으며 그대로 쓰러져 절명하고 말았다.

“암경?”

놀랍게도 장천은 그들의 도를 부러뜨림과 동시에 내력을 불어 넣어 상대의 내장을 파괴한 것이다. 그런 이유로 혈견단의 두 무인은 반응 할 사이도 없이 죽음을 당하고 말았으니 한 순간에 암경을 사용하는 그의 실력에 이경으로선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혈견교살(血犬?殺)!!”

하지만 이 정도에 겁을 먹은 이경이 아니였으니 그의 정수리를 향해 혈견도법의 수법으로 내리쳤다.

날카로운 도기를 머금은 거치도는 맹렬한 기세로 장천을 향해 휘둘러졌는데, 거치도의 기운을 손으로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한 장천은 왼쪽 허리에서 화룡신도를 뽑아서는 그의 일격을 막았다.

“헉!! 끄악!”

자신의 도가 막힌 순간 엄청난 열기가 밀려오자 이경은 크게 놀라 물러섰으나 워낙 빠르게 밀려왔던지라 그의 머리는 열기에 타버리고 말았다.

한 순간에 대머리가 되어버린 그는 얼굴에도 화상을 입고 말았으니 비명을 내지르며 얼굴을 감싸쥐고는 뒷걸음질쳤다.

“죽어라...”

그런 이경을 보며 장천은 움직이지 않고 화룡신도를 휘두르니 도강이 형성되어서는 화상으로 괴로워하는 이경의 몸을 두동강 내버렸다.

“도..도강이다!!”

장천의 손에서 도강이 뻗어나오자 사람들은 크게 놀라서는 그 전까지와는 다른 모습으로 뒷걸음질치며 물러서니 강기라 하는 것은 한 무공에 극에 이르지 않으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강기라는 것은 원거리에서의 공격이 가능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그의 두 손에서 펼쳐지는 열기와 냉기의 장력에 두려워하던 것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혈견단의 단주인 이경이 제대로 싸움도 하지 못하고 쓰러지자 남아 있는 혈견단으로선 기가 질려 장천을 공격하지 못할 수 밖에 없었다.

이경 정도의 고수가 제대로 싸우지도 못하고 죽었으니 어떤 이가 두려워하지 않겠는가? 혈견단이 공격을 하지 않자 장천은 다시 수레를 끌며 앞으로 걸음을 옮기니 무당까지 오리 정도의 거리를 남겨 두고 있을 때 이번에는 붉은무의를 입고 있는 무인들이 장천의 앞을 가로막았다.

“역시..너 였구나..장천..아니 암영신군이라 불러야 하는가..”

낯설지 않은 목소리에 장천은 천천히 고개를 드니 그의 앞에는 익히 얼굴을 알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바로 홍련교에서 의형제를 맺었던 은조상과 그의 형 은석영이 붉은 옷을 입고 앞에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천마에 이어..멸천..넌 계속 나의 적이되려 하는구나.”

“...그것이 운명이라면...”

그 말과 함께 은조상은 검을 뽑아 들었다.

장천으로선 그를 이기지 않으면 물러서지 못하는 운명, 과거에 장천이라면 뒤 돌아서는 것을 선택했겠지만, 지금의 그는 달랐다.

오른손의 화룡신도에 힘을 준 장천은 망설임없이 그를 향해 도강을 시전했다.

“합!”

은조상과 은석영은 자신들의 앞으로 도강이 날아오자 급히 몸을 피한 후 장천의 양 옆으로 돌아서는 그대로 검을 내질렀다.

[채쟁!!]

하지만 은씨형제의 무공은 이제 장천의 상대가 되지 않으니 원을 그리듯이 화룡신도를 휘두르자 두개의 검은 튕겨져 날아갔다.

강한 내력에 검을 잡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것이 한 때 의형제에게 베풀어 줄 수 있는 마지막 아량이다. 물러서라...”

그 말과 함께 장천은 또 다시 수레를 끌고는 무당을 향해 걸음을 옮기니 은조상은 손을 들어 그에게 장풍을 날리려 했지만, 은석영이 앞을 가리며 말했다.

“형님!”

“물러서라...지금 나선다면 넌 천이의 도에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임무는 이것이 아니지 않느냐!”

“...알겠습니다.”

은석영의 다그침에 은조상은 포기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이 현재 멸천의 속해 있었지만, 그 것과는 다른 일을 획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원한으로 대의를 포기 할 수 없었으니 은석영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그는 장천의 길을 비껴줄 수 밖에 없었다.

단 일인으로서 멸천문의 포위망을 뚫고 지나간 장천은 잠시 후 무당의 해검지에 닿게 되었으니 그들의 앞으로 무당의 도사들이 앞을 가로막았다.

“신분을 밝혀라!”

그들이 무당의 도인이라는 것을 안 장천은 천천히 입을 열어 자신의 신분을 밝혔다.

“정무맹에 속해 있는 쌍도문의 소주 장천이라 하오.”

쌍도문의 소주라는 말에 무당의 도인들은 서로의 얼굴을 봐라보니 어찌 처리해야 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멸천문에 포위되어 있는 지금 해검지는 그 기능이 사라진지 오래, 적습이 언제 있을지 모르는데 무기를 이곳에 두고 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대가 진짜 쌍도문의 소주라는 것을 알 수 없었으니 무당의 도인 한 사람은 무당에 있는 쌍도문의 문도를 찾기 위해 몸을 돌렸는데, 그 때 세사람의 인형이 해검지로 빠르게 날아와서는 그들의 앞에 내려섰다.

“헉! 맹주님께 인사드립니다!”

그들의 앞에 내려선 사람은 정무맹의 맹주인 천무성자와 쌍도문의 문주 장춘삼, 그리고 무당의 신검진인이였다.

맹주에게 급히 인사를 한 도인은 신검진인과 장춘삼에게도 차례로 인사를 올리니 천무성자는 걸음을 옮겨 장천에게 가서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장소협. 이곳으로 오는 동안 고생이 많았겠구나.”

“아닙니다.”

장천은 천무성자에게 조용히 말하고는 자신의 아버지를 보며 말을 이었다.

“아버지....백부님을 모셔왔습니다.”

“백부?”

그의 말에 장춘삼은 놀라 관을 처다 보았으니 그곳에 누가 있다는 말인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의 이사형인 구양생은 조정에 양우생은 항주 하오문에 있다고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장천은 천천히 걸음을 옮겨 관을 여니 그곳에서 잊지 못할 한 사람의 얼굴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그에게로 걸음을 옮겼다.

“...대..대사형...”

관 속에서 무표정하게 누워있는 사람은 바로 등평이였으니 시신도 찾지 못했던 자신의 대사형을 보게 된 장춘삼으로선 격동되는 가슴을 가눌 수가 없었다.

“대사형! 흑흑흑!”

장춘삼은 잠시 후 슬픔을 가누지 못하고 통곡을 하니 그것을 보고 있던 천무성자와 신검진인으로선 크게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어느 누구에도 표정의 변화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인 그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눈물을 흘릴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관 속에 누워 있는 사람이 누구이길레..”

신검진인으로선 장춘삼을 통곡하게 만든 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었는데, 천무성자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말했다.

“바로 쌍도문의 전 문주인 등대협이요.”

“아!”

그제서야 신검진인은 그가 이렇게 통곡하는 이유를 알 수 있었는데, 그와 함께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쌍도문에 혈사가 있은지 상당한 시간이 지났는데, 등평의 시신이 너무나 온전하게 보전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물론 장춘삼 역시 느끼고 있었으니 한 참을 눈물을 흘리던 그는 살기가 어린 표정으로 아들을 보며 물었다.

“처..천아...”

“예.”

“대사형의 시신을 농락한 자는 누구더냐..”

장춘삼의 시신의 상태를 본 후 그가 무적강시가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으니 그것을 장천에게 물어 본 것이다.

“이곳에서는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알았다.”

장천의 말에 장춘삼은 금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으니 외부인이라면 그 이름을 밝혀도 상관이 없지만, 문파 내의 사람이라면 자파의 이름이 있었기에 장천이 말 할 수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장천이 정무맹으로 들어오자 무당에 있던 뭇무인들은 크게 놀랄 수 밖에 없었으니 단신으로 멸천의 포위망을 뚫고 온 사람이 누구일까 많은 말들이 오갔기 때문이다.

개중에는 무임에 은거했던 고수라던가, 구파일방 모두의 전인이란 말도 오가고 있었는데, 놀랍게도 그 주인공이 쌍도문의 소주인 장천이란 것에 경악을 금치 못했던 것이다.

쌍도문이 구파일방에 버금갈 정도로 강성했던 문파이긴 했지만, 혈사로 문파의 거점이 사라지자 떠돌이 신세가 되었기에 무시하는 것이 많았는데, 혈비도 무랑과 검을 겨루었던 문주 장춘삼에 이어 소주인 장천까지 멸천의 포위망을 뚫고 왔으니 평가는 역전이 될 수 밖에 없었다.

또 거기에다 그가 무당으로 들어설 때 맹주인 천무성자와 정무맹을 조직한 실질적인 주도자인 신검진인 두 사람이 마중을 나갔다는 것은 그의 입지를 더욱 높게 하고 있었다.

한편 전문주인 등평의 시신을 숙소로 옮긴 장천에게 그를 무적강시로 만든 자에 대해 물었다. 그리고 장천에게서 충격적인 말을 들어야 했다.

“구...구궁이라 했느냐?”

“예....그 자에게...등백부님과...과..광무자 대사형이...”

“광무자까지!”

장춘삼으로선 광무자까지 구궁에 의해 무적강시가 되었다는 말에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으니 광무자는 그의 대사형으로 상당한 친분이 있었던 사람이였기 때문이다.

[쿵!!]

장춘삼의 노함을 참지 못하고 앞에 있는 탁자를 내리치니 그의 강한 내력에 탁자는 순식간에 가루가 되어 버렸다.

“구..궁..이 찢어 죽일 놈! 으드득...”

분노가 치솟아 올라오는 장춘삼이였는데, 이내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아들을 보며 물었다.

“그런데...유사질의 시신은 어디 있느냐?”

그 순간 장천의 몸은 크게 떨리는가 싶더니 이내 두 눈에선 눈물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아들의 모습에 장춘삼은 무슨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으나 그가 말할 때까지 아무 말 없이 기다렸다.

어느정도 마음이 정리되자 장천은 아버지에게 광무자가 어떤 일을 격었으면 마지막에 자신의 손으로 광무자를 태웠다는 말에 아이의 슬픔을 어느정도 이해 할 수 있었다.

[260] 혈비도 무랑 46-(2)

--------------------------------------------------------------------------------

Ip address : 61.252.110.47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6.0; Windows NT 5.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