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242화 (243/355)

제 44 장 구궁의 함정 (4)

단 한순간의 일로 귀혼부에 서린 힘을 간파한 후 귀혼부의 양강의 기운을 파해하는 노진의 무공에 두 사람은 등줄기가 써늘해 질 수 밖에 없었다.

‘과연 소림인가...’

혈비도 무랑에 의해 소림이 무너진 후 두 사람은 무림의 태산 북두라 일컬어지던 소림과 무당의 무공을 조금은 경시하고 있었는데, 노진과 몇차례 손을 나눈 후 그런 생각이 완전히 바뀌어 졌다.

그만큼 노진의 무공은 두 사람과는 큰 격차를 유지하고 있었으니 이런 자가 왜 자신들과 같은 사대호법의 한 사람이였는지 이해 할 수 없었다.

십대신병의 하나를 소유하고 있는 유강은 멸천문에선 혈비도 무랑을 제외하고는 자신의 적수가 거의 없다 생각하고 있었으니 그 생각은 노진에 의해 바뀌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이대로 물러선다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일이였으니 십대신병에는 각 병기에 마다 무공이 하나씩 딸려 있었으니 그것을 사용해야 겠다 생각하고는 천천히 내력을 끌어 올렸다.

[진형. 아무래도 신병상의 무공을 써야겠다.]

[알겠습니다.]

진형 역시 유강이 가지고 있는 귀혼부의 무공의 위력을 잘 알고 있었기에 이번에는 녀석을 쓰러뜨릴 수 있다 생각하니 그 역시 유성신창에 서린 신공을 운용하기 시작했다.

두 사람이 몸에서 느껴지는 기운이 범상치 않음을 안 노진은 이들의 신병의 무공을 사용하리라는 것을 알 수 있었으니 그 역시 달마삼검의 무공을 극성으로 끌어 올렸다.

세 사람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도에 근처에 있던 멸천문의 문도들은 감히 근접할 생각을 하지 못하며 뒤로 물러서니 그대로 있다가는 이들의 기에 휩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들 멸천문의 문도들이 십수년간 무림 명문정파의 무공을 익힌 것을 감안한다면 그 만큼 세 사람의 몸에서 뿜어 나오는 기도가 엄청나다 할 수 있었다.

유강은 귀혼부와 함께 하나의 무공을 혈비도 무랑에게 얻었는데, 그 무공의 이름은 탈명천귀공(奪命千鬼功)이였다.

하지만 이 무공을 얻은 후에도 유강은 함부로 사용하지 않았으니 그 힘이 약한 것이 아니라 아직 그가 사용하기에는 탈명천귀공의 힘이 워낙 강성했기 때문이다.

단 한번 적을 상대로 이 무공을 쓴 적이 있었는데, 유강은 주화입마까지 몰린 적이 있을 정도였다. 그런 이유로 상대하기 어려운 적수가 아니면 쓰지 않으리라 결심했던 무공이 바로 탈명천귀공이였으니 드디어 노진을 상대로 그 무공이 선을 보인 것이다.

“탈명천귀공!”

유강이 탈명천귀공을 끌어 올리자 강한 기도가 몸에 서리는가 싶더니 주위로 귀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음...”

귀기가 자신의 주위로 퍼지자 노진은 불문의 심경을 외우며 몸을 보호하기 시작했다. 강호의 무공 중에서 상대를 현혹하는 무공도 있었기 때문이다.

상대의 무공이 무엇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합!”

귀기가 주위로 완전히 퍼지자 유강은 빠른 속도로 몸을 움직이니 그와 함께 진형도 빠른 속도로 몸을 움직였다.

노진은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상대가 공격해 오기를 기다리니 그것이 실수였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잠시 후 였다.

‘이런!’

탈명천귀공으로 주위에 깔린 귀기가 무슨 이유가 있으리라는 것은 예상하고 있었지만, 설마 그것이 주위에 움직이는 유강의 기척을 감추어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눈치를 챘을 때는 이미 유강의 기운은 사라진 후였으니 노진은 급히 뒤를 돌아 녀석을 찾아 보았지만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유부귀살(幽府鬼殺)!”

그가 고개를 돌린 순간을 놓치지 않은 유강이였으니 그의 신형은 어느새 노진의 머리 위로 솟구쳐 있었다.

강하게 귀혼부를 휘두르자 강기가 형성되어 밀려들어가니 유강은 급히 몸을 옆으로 돌려 강기를 피하려 했는데, 그 때 무엇인가가 빠른 속도로 밀려 들어왔다.

바로 유성신창의 진형이였으니 그는 창을 들어서는 바닥에 강하게 꽂자 유강이 날린 강기는 창의 유연함으로 튕겨서는 그대로 노진의 등 쪽을 향해 뻗어 나갔다.

“헉!”

유성신창의 유연함이 설마 강기마저 튕겨내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노진은 미처 피할 사이도 없이 등에 강기를 적중당하고 말았으니 큰 충격과 함께 그의 몸은 앞으로 튕겨져 나가니 유강이 기다렸다는 듯이 도끼로 그의 허리를 양단시킬 기세로 밀어 붙였다.

[채쟁!!]

노진은 급히 검을 내려 도끼를 막았지만, 십대신병의 하나인 귀혼부의 예리함을 당할 수 없었으니 검은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두동강이 나고 말았는데 이미 자신의 검이 견디지 못할 것은 예상하고 있었던 노진은 도끼의 기세를 타고 그대로 뒤로 몸을 날렸기에 상처를 입는 것은 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뒤에선 또 다시 진형이 기다리고 있었다.

“칠성광쇄!”

일곱개의 창영이 번뜩이며 노진을 향해 밀려들어가니 급히 몸을 돌려 피하긴 했으나 상처를 입는 것은 면할 수 없었다.

“끄윽!”

등 쪽으로 날카로운 창이 스치고 지나가자 피가 솟구치니 승복은 붉은 피로 순식간에 물들었다. 상처에 상당한 피가 흘러나와 시간을 지체하면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을 알 수 있었다.

검 조차 반검이 되어 있는 상태에서 유강과 진형은 자신의 승리를 의심하지 않았는데, 상처를 입었음에도 노진은 전혀 긴장하는 얼굴이 아니였다.

자신의 상처를 한번 돌아본 노진은 천천히 손에 들린 반검에 내력을 집어 넣고는 유강을 향해 몸을 날렸다.

“합!”

[카가강!!]

유강은 녀석이 쇄도해오자 귀혼부를 휘둘렀는데, 놀랍게도 반검이라 생각했던 그의 검에는 투명한 검기가 서려 있었으니 반검의 잘려진 부분을 검기로 대신하고 있었던 것이다.

“달마삼검!”

그 순간 그의 검은 마치 춤을 추듯이 움직이가 싶더니 유강의 어깨를 향해 빠르게 밀려들어갔고, 그는 크게 놀라 뒤로 물러섰지만, 순간 공기 중에 강한 진동이 일어나는가 싶더니 어깨의 살점과 함께 피가 사방으로 뿌려졌다.

“큭!”

놀란 유강은 급히 몸을 뒤로 날렸으니 그것이 단순한 달마삼검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 전과 같은 초식이라고는 하지만 자신은 그것을 완벽하게 피했다고 생각했는데 어깨에 큰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다.

‘큭..뭐지?’

초식의 흐름을 알겠지만, 도저히 믿겨지지 않았으니 유강이 밀려나자 진형이 급히 유성신창을 내질러 그의 목을 놀렸지만, 노진은 반검으로 창을 옆으로 밀어낸 후 미끄러지듯이 진형을 향해 몸을 날렸다.

“헉!”

“대력금강조(大力金剛爪)!”

그의 앞까지 밀려들어간 노진은 왼손을 들어 대력금강조의 수법을 펼치니 진형의 앞 가슴으로 파고 들어간 손은 가슴팍을 꿰뚫듯 하더니 그대로 가슴의 살을 뜯어 버렸다.

“끄악!!”

순간 사방으로 피가 솟구쳐 올라가니 진형은 비명을 지르며 창을 놓치고 뒤로 물러섰고, 놀란 표정으로 노진을 봐라보더니 그대로 땅에 무릎을 꿇고는 쓰러지고 말았다.

“진형!”

크게 놀란 유강은 급히 그에게 뛰어가서는 뒷덜미를 잡고는 뒤로 몸을 날려 맥을 짚었으니 이미 숨이 끊겨져 있는 상태였다.

“유운신법....무당의 무공 역시 알고 있었단 말인가...”

진형이 노진의 대력금강조를 피하지 못한 이유는 그가 미끄러지듯이 밀려 들어온 신법이 너무나 쾌속한 때문이였으니 그것이 무당의 유운신법이라는 것을 알고는 이를 갈 수 밖에 없었는 유강이였다.

노진은 과거 자신의 친우이기도한 운검도사에게 무당의 신법 중 하나인 유운신법을 배워 극성까지 연마하고 있었던 것이다.

유강은 그의 모습에 달마삼검에서 보였던 예기치 변화도 알 수 있었으니 무당의 검술이 섞여 예기치 못한 변화를 보였던 것이다.

검술로는 무림에서 무당의 검술을 따를 것이 없었으니 달마삼검에 무당의 무공까지 합쳐지자 그 위력이 더욱 상승되었던 것이다.

진형을 어이없이 잃고 만 유강은 상황이 좋지 않다 생각했으니 급히 주위에 있던 무사들에게 손짓을 하고는 뒤로 몸을 날렸다.

“처라!”

“예!”

유강의 지시와 함께 무사들은 병장기를 빼어 들고는 덤벼들었으나 노진은 진형에게 빼앗은 유성신창을 휘둘러 일거에 십수명을 쓰러뜨린 후 유강을 향해 들고 있던 창을 내던졌다.

[슈슉!]

날카로운 파공음과 함께 날아간 창은 도주하는 그의 등을 노리며 쇄도해 들어가니 유강은 급히 몸을 돌려 귀혼부로 유성신창을 튕겨 내었다.

‘쉽게 보내주지 않을 생각인가...음.’

노진은 그의 신형이 멈추어지자 유운신법을 사용하여 빠르게 쇄도해 들어갔는데, 그 때 등 뒤에서 써늘한 느낌이 밀려오는 것을 느꼈다.

“가소로운 놈!”

“끅!”

누군가의 외침과 함께 등 뒤로 밀려들어오는 뜨거운 기운에 노진은 신음을 지르며 앞으로 쓰러지고 말았으나 급히 몸을 옆으로 날려 이 차로 밀려드는 공격에서 몸을 피했다.

고개를 돌려 보자 그의 뒷 쪽에서는 가슴에 쉴새 없이 피를 흘리며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진형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살아 있었는가...”

확실히 죽은 것을 확인하지 않은 것이 실수였다. 녀석에 손에 묻은 피로 보면 등에 상당한 상처를 입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으니 무당의 유운신법을 사용하느라 금강불괴신공을 운용하지 못한 것도 큰 원인이였다.

“진형 받게!”

유강은 진형을 향해 유성신창을 집어 던지니 그는 찡그리는 표정으로 간신히 창을 받고는 노진을 노려 보았다.

두 사람 모두 상당한 상처를 입었기에 제대로 몸을 움직이지도 못하는 모습이였으니 유강은 귀혼부를 들며 노진을 향해 몸을 날렸다.

“이젠 목을 내놓아라! 땡중아!”

“백보신권!”

자신에게 쇄도해 들어오는 유강을 보며 노진은 간신히 몸을 일으켜 백보신권을 시전하니 강한 권강이 그를 향해 밀려들어갔다.

“흥! 흡혼!”

하지만 그 위력이 저하되어 있는 권강을 보며 유강은 콧방귀를 뀌며 흡혼의 수법으로 강기를 흡수하고는 귀혼부에 서린 권강의 힘을 그대로 노진에게 되돌려 주었다.

“대반야장!”

[쿠구궁!!]

노진은 급히 대반야장을 사용하여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강기를 막은 후 그 여파에 몸을 실고는 뒷쪽으로 몸을 날리니 진형은 녀석을 향해 유성일광의 초식을 날렸다.

날카롭게 뻗어나가는 유성일광은 그대로 노진의 허벅지를 꿰뚫어 버리니 신음소리와 함께 그의 몸은 앞으로 넘어지고 말았다.

이젠 그에게 더 이상 싸울 힘도 없었던 것이다.

죽음의 순간 앞에서도 노진의 그 무표정한 모습은 변하지 않았으니 그의 인내력에 유강으로선 혀를 내둘렀다.

진형의 조법에 당한 등에서는 상당한 고통이 밀려올 것임에도 전혀 고통을 받고 있는 얼굴이 아니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순간은 그것에 탐복한다 해도 녀석을 죽여여 하는 것은 변함이 없었으니 몸을 날려 정수리를 향해 도기를 휘둘렀는데, 그 순간 무엇인가 강한 충격이 손잡이에서 밀려와서는 그의 손에서 귀혼부를 튕겨 내었다.

[챙!!]

“헉!”

그의 손에 날아온 것은 한 발의 화살이였는데, 다음 순간 화살은 섬광과 함께 강한 열기를 내며 폭발했다.

[콰과아앙!!]

“끄악!”

[253] 혈비도 무랑 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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