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234화 (235/355)

제 43 장 무너진 무림 (1)

맹렬한 기세로 장천의 좌검우도의 강기가 밀려들어오자 혈비도 무랑은 품에서 두 개의 비도를 나뉘어 잡은 후 왼

손의 비도를 내던졌다.

"섬광비도(閃光飛刀) 붕(鵬)!"

[끼야악!!]

자신을 향해 밀려오는 강기를 보며 혈비도 무랑은 섬광비도를  날리니 그의 손에서 벗어난 비도는 강렬한 검광을

뿌리며 전설의 붕새가 우는 것과 같은 파공음을 내며 뻗어 나갔다.

[쿠구궁!!]

섬광비도 붕의 초식으로 날린 비도가 장천이 날린 강기와 충돌하자 일대는 굉음과 함께 강한 바람이 사방에 몰아

쳤으니 아직도 싸우고 있던 무사들은 어느 누구 할 것 없이 강풍과 굉음에 귀와 눈을 가리며 싸움을 멈추었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은 흙먼지가 일대를 가리고 있었으니 싸우던 무인들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할 수

밖에 없었는데, 시간이 지나 서서히 먼지가 가라앉자 두 사람의 무인을 확인 할 수 있었다.

한 사람이야 그들 대부분이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던 인물인 혈비도 무랑인지라 그리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않았

지만, 그와 상대하고 있던 인물을 보는 순간 도무지 자신의 눈을 믿을 수가  없었으니 약관을 갓 넘었을 정도의 청

년이 두 손에 검과 도를 쥐고 자세를 취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설마 그가 이 상황을 만들어 낸 인물일까 하며 의심 할 수밖에 없었지만, 강한 기류가 청년의 몸에 휘감

겨서는 사라지자 그것이 강기에 의한 여파라는 것을 알고는 벌려진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크윽!"

한 순간 상당한 양의 내력을 소모한 장천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무릎을 꿇고 말았으니 목숨을 걸었다고 할 수

있을 좌검우도의 마지막 초식이 어이없이 무너진 것에 대한 좌절감도 반 이상 작용하고 있었다.

'광무자..사형의...좌검우도가...'

장천 그가 세상에서 존경하는 인물을 꼽는다면 그것은 아버지인 장춘삼이 아닌 바로 광무자였다.

그에게서는 자신과 같은 배분의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을 따르게 하는 기도가  있었고, 세상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듯한 박식한 지식, 그리고 대세를 헤아리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있었다.

이 만한 인물은 무림에서 드물다고 할 수 있었으니 장천은 그를 사형이 아닌 스승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서 배운 좌검우도의 무리가 무너졌다는 것은 장천에겐 태산이 무너진 것 보다 더 큰 충격이었던 것이

다.

"끄아아!!"

더 이상 참지 못한 장천은 하늘을 보며 괴성을 터뜨리니 도저히 지금의 순간을 믿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혈비도 무랑이 이 공격을 피했다면 그의 이러한 마음도 덜했겠지만, 그는  비도 하나만으로 좌검우도의 마지막 초

식을 깨뜨렸으니 그로서는 견디기 어려웠던 것이다.

무랑으로선 장천의 이런 모습을 이해 할 수 없었으니 잠시  후 자신을 처다 보는 그의 눈에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기운이 느껴지자 이상하게 생각되었다.

"끄아압!!"

다시 괴성을 내지른 장천은 혈비도 무랑을 향해 빠른 속도로 쇄도해 들어갔으니 그 기세가 범상치 않은지라 무랑

은 자신도 모르게 한 걸음 뒤로 물러 설 수밖에 없었다.

"화령용천(火靈鎔天) 한령빙해(寒靈氷海)!"

화의 무공과 소수마공의 기운을 이용하여 패룡도법 초식에 따라 변화시킨 좌검우도의 무공이었으니 화룡신도의 열

화가 일순간 대지를 모두 녹여 버릴 듯한 기세로  사방으로 밀어닥치자 주위에 있던 무인들은 크게 놀라서는 뒤로

물러섰으나 서너 명은 미처 피하지 못한 상태에서 온 몸이 불덩어리가 된 채 비명을 내지르며 발버둥쳤다.

"끄아악!"

두 사람이 싸우고 있는 서너 장 일대를 뒤덮는 화염에 사람들은 얼굴에 화상을 입는 것과 같은 열기를 느끼며 뒤

로 물러서고 있었다.

주위에 있는 사람이 그러한데 혈비도 무랑은 전혀 뜨거운 기운을 느끼지 않고 있는 듯 했으니 그의 주위에는 장천

의 화룡신도에서 뿜어 나오는 열기가 닿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이 열기가 사라지기도 전에 그에게 밀려오는 또 다른 기운이 있었으니 그것은 세상의 모든 사물을 얼려버

릴 듯한 기운으로 주위에 순식간에 서리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하지만 이 두 가지 상반된 기운의 충돌은 잠시 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을 만들어냈으니 장천이 좌검우도를 휘두

를 때마다 강한 돌풍이 형성되어서는 모든 것을 휩쓸어 버리기 시작했다.

보통의 무인이라면 한순간도 견디지 못할 정도였지만, 무랑에게는 어떠한 기운도 닿지 못하고 있었다.

그의 몸에서 뿜어 나오는 호신강기는 이 음양의 두 가지 기운을 완벽하게 몰아내고 있었으니 지금 장천의 좌검우

도는 단순히 검과 도를 휘두르는 것 이상의 힘을 만들어내진 못했다.

잘만 생각한다면 이러한 공격이 자신에게 전혀 통하지 않음을 알 것이지만, 장천이 전혀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보

며 그는 미간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무슨 이유로 이 아이가 이러는지 알 수가 없군.'

하지만 이대로 녀석의 공격을 받고만 있을 수는 없는지라 오른손에 들린 비도를 가볍게 내던졌다.

"섬(閃)!"

그 순간 번쩍 하는 듯한 빛과 함께 오른손에서 벗어난 비도는 그대로 장천의 발등에 꽂히고 말았다.

"끄악!!"

발광하듯 도검을 휘두르던 장천은 한 순간 발등에 비도가 꽂히자 그대로 무너지고 말았으니 참을 수 없는 고통이

용천혈에서부터 밀려 오라와 그의 심장에 강한 충격을 주었다.

혈비도 무랑의 비도는 신체의 어느 부분에 꽂힌다 해도 비도 속에 내재되어 있는 파괴의 기운이 신체를 파괴하는

힘을 지니고 있었다.

물론 내력을 돌려 그 기운을 막는다면 단순한 외상으로 끝낼 수 있지만, 광분한 장천에게 그것을 막을만한 정신이

없었으니 그대로 충격을 받고 만 것이다.

더 이상 버티지 못한 장천이 주저앉듯이 쓰러지자 무랑은 천천히 그에게 다가가서는 격공섭물의 수법을  사용하여

발등에 박힌 비도를 뽑았다.

"음...이대로는 난처한데.."

많은 사람들의 두 사람의 싸움을 보고 있었기에 혈비도 무랑으로선 난처할 수밖에 없었으니 지금이 이러한 상황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가 세운 계획에 따르면 부상을 당한 데비드를 업고 장천은 이곳에서  벗어나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좌검우도

의 마지막 초식에서부터 잘못 되었다 생각하니 이대로 장천을 놓아주었다가는 비도문의 대계는 무너질 수밖에 없었

다.

"쌍용승천도법! 제 일 식 호변풍랑!!"

그 때 대지를 진천시킬 듯한 외침과 함께 강한 기류가 일대를 휘몰아쳐서 밀려오니 사방에서 자욱히 흙먼지가 일

대를 감싸기 시작했다.

"끄악!!"

무인들은 이런 모습에 제대로 눈을 뜨지 못한 채 눈을 가리며 물러서니 무랑은 자신에게 밀려오는 강한 기운에 급

히 몸을 날렸다.

[쿵!!]

그 순간 대지는 크게 흔들리며 굉음이 울리니 잠시 후 바닥에는 직경 일장 정도의 구덩이가 파여져 있었다.

엄청난 강기가 대지와 충돌하면서 만들어낸 구덩이였으니 무랑으로선 상대의 강기에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만약 그것을 그냥 받았다면 자신이라 할지라도 쉽게 벗어나지 못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쌍룡승천도법 일 식 호변풍랑...그렇다면..녀석이군.'

눈앞을 가리던 먼지가 사라지자 서서히 방금 전 무랑에게 무공을 시전한 자의 모습이 드러나니 그것은 바로 쌍도

문의 문주인 장춘삼이였다.

그의 손에는 두개의 도가 들려져 있었으니 뿜어내는 기운만으로도 주위에서는 강한 돌풍이 일어나고 있었다.

"쌍도문의 쾌쌍도 장춘삼이다!"

"하지만 쾌쌍도가 어떻게 저런 기도를!"

이곳에 모여 있는 사람들은 무림 명문의 사람들이었으니 강북십웅의 한 사람이  장춘삼을 모를 리가 없었는데, 그

가 뿜어내고 있는 기도는 자신들과는 전혀 차원이 다른 지라 도저히 믿을 수가 없는 것이다.

강북십웅에 한 사람이라고는 하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자신을 장춘삼의 아래라 생각하는  이가 없었는데, 지금에

느껴지는 기도는 그들이 속한 문파의 최고수라 할지라도 불가능할 정도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드디어 본 모습을 드러내었는가. 쾌쌍도여."

"아들이 위험하니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서로간에 조용히 이야기가 오가고 있었지만, 두 사람에게서는 방금 전 싸움과는  전혀 다른 기운이 일렁이고 있었

으니 지금까지 어느 누구에도 그 기도를 드러낸 적이  없던 혈비도 무랑의 몸에서 패도적인 기운이 흐르기 시작한

것이다.

이 두 사람에게서 뿜어 나오는 기운은 서로 충돌하면서 주위에 있는 모든 것을 쓸어버릴 정도의 바람을 형성하니

주위에 있던 무인들은 눈을 가리며 괴로워하지만, 이 싸움을 놓치고 싶지는 않은지  어느 하나 물러설 생각을 하지

않았다.

"쌍용비무!"

한 순간 장춘삼은 발을 박차고 하늘로 치솟아 오르더니 두개의 도를 빠른 속도로 휘둘렀고, 그 순간 수백 개의 도

기가 무랑을 향해 밀려나가니 그 하나하나의 기세만으로도 태산을 무너뜨릴 듯한 모습이었다.

이런 것을 잘 알고 있는 무랑은 그것에 대적하지 않고 가볍게 몸을 뒤로 날려 대지를 무너뜨리려는 듯이 내리 꽂

히는 검기를 피하니 장춘삼은 한 순간 도를 멈추고는 땅으로 가볍게 착지했다.

"이런!"

그가 내려선 곳은 바로 장천이 쓰러져 있는 곳이었으니 혼절해 있는 아이의 허리에 왼발을 집어넣은 그는 뒷쪽으

로 차올렸다.

"요운!"

"예!"

그 순간 담장 뒤에서 숨어 있던 요운이 몸을 날려서는 장천의 몸을 잡아채니 급히 등에 그를 업은 그는 재빨리 멸

천문을 빠져나갔다.

멀리에는 곽무진인 동방명언과 함께 데비드를 부축하고 도주를 하니 장춘삼은 오른손의 도를 낮게 휘둘렀다.

"차압!"

다른 이가 본다면 연습을 하듯 가볍게 휘두른 도였지만, 장춘삼이 시전하자 전혀 다른 위력이 만들어지니 강한 도

강이 형성되어서는 낮게 뻗어나가 무랑의 발목으로 쇄도해 들어왔다.

"차압!"

하지만 그 정도의 수법이야 무랑에게는 전혀 문제가 없었으니 가볍게 앞으로 몸을 날린 그는 품에서 다섯 개의 비

도를 꺼내어서는 그를 향해 집어 던졌다.

"연환비도 오곡격(五曲擊)!"

그의 손에서 벗어난 다섯 개의 비도는 서로 다른  방향을 따라서 밀려들어갔으니 사방에서 비도가 맹렬한 기세로

밀려들어오자 장춘삼은 급히 뒤로 몸을 날려서는 몸을 휘감듯이 도를 휘두르니 무랑이 날린 비도와 충돌하자  눈을

멀게 할 정도의 푸른빛이 작렬해서는 날카로운 쇳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쿵!!]

급히 오곡격의 초식을 막기는 했지만, 혈비도 무랑이 누구인가? 비도 하나하나에 실린  내력을 쉽게 견딜 자는 없

으니 장춘삼에 손에 들려 있던 도는 몇 동강으로 잘려져 나가며 사방에 떨구어졌고, 그의 몸은 크게 밀려서는 담장

에 충돌했다.

그의 몸이 벽과 충돌하자 그 기세를 못 이기고 부서져 내려서니 일순간 그는 돌 더미에 깔려 버리고 말았다.

"끄압!!"

하지만 바로 몸을 일으킨 그는 돌 더미를 해치고 밖으로 걸어 나오니 상당한 내상을 입은 듯 그 자리에서 각혈을

하며 무릎을 꿇었다.

그의 강력한 비도술에 비해서 장춘삼의 도는 동네의 대장간에서 대충 만들어진 도였기에 견디지 못하고 부러져 버

린 것이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