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96화 (97/355)

제 17 장 원수가 된 형제들 (4)

얼마 지나지 않아 귀영당의 부당주인 임상에 의해서 무사들을 모으는 소리가

들렸는데, 장천은 귀옥각 소속이였기 때문에 그들과 함께 행동을 하지 않았다.

"귀옥각 소속의 무사들은 구당주님의 처소로 가시랍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귀옥각의 무사들에게도 명령이 떨어졌고, 장천들은 다른 무사

들과 함께 구엽이 거처하고 있는 처소로 걸음을 옮겼다.

구당주가 있는 곳으로 가자 이십여개의 의자가 놓여져 있는 모습이 보였기에

장천은 천천히 자리에 앉았다.

중앙 윗쪽의 의자에 앉아 자리에 앉은 귀옥각의 무사들을 잠시 바라본 구엽은

헛기침을 잠시 하고는 지금의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번에 귀영당의 임무가 떨어진 것은 총단의 외부에 일이 생겼기 때문이요."

"총단 외부라면?"

"현재 총단에 남쪽에 위치한 마을에서 구파일방의 무사 오십여명의 머물러 있

다고 하오."

"구파일방!"

정파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구파일방의 무사들이 총단과 가까운 마을에 있

다는 말을 들은 귀옥각의 무사들은 조금 놀란 표정을 취할 수 밖에 없었다.

"본교의 총단이 이곳에 있다는 것을 정파에게 알릴 수 없는 입장이기에 귀영당

의 정예요원을 선출하여 녀석들의 주의를 딴 곳으로 돌리라는 임무를 맡게 되

었소."

그 말에 어느정도 이해가 간 무사들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수긍하는 표정을 지

었다.

일단 총단에서 뛰어난 무사들이 모인 곳이 귀영당인 만큼 이런 일은 맡기에는

제격인 집단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런 이유로 귀옥각의 여러분들 중에서 다섯명 정도를 선발하여 임무에 투입

하고자 하는데 이번일에 나서고 싶은 분이 있으면 말씀하시오."

장천은 그말을 듣고 한참을 생각하는 표정을 짓다가 자리에 일어나서는 포권을

하며 말했다.

"귀옥각의 두형 이번 임무를 맡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두형 자네가?"

"예?"

"음..알겠네."

두형의 말에 조금 생각하는 듯한 표정을 지은 구엽은 고개를 끄덕였는데, 두형

이 일어서자 그의 오른 쪽에서 한명의 사내가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말했다.

"나도 가겠다."

"귀대인 율명!"

장천에 이어 자리에 일어선 이는 바로 귀대인 율명이였으니 그가 암영자의 일

인이라는 것을 아는 구엽은 크게 놀란 표정을 지으며 소리쳤다.

하지만 이내 마을을 가라 앉힌 그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승낙의 표시를 하

니 귀대인 율명에 이어 세명의 무사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이번 임무에 참여할

뜻을 밝혔다.

이렇게 해서 두형과 율명을 포함한 세명의 귀옥각 무사들이 남쪽의 마을에 모

여 있는 정파의 무사들을 유인하는 임무를 맡게 되었다.

"저 때문에 율대협이 귀찮은 일을 맡게 되시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어 죄송스럽

군요."

당주의 방에서 나온 장천은 율명에게 포권을 하며 말을 했는데, 그는 긴 손으로

그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말했다.

"우리들 암영자의 일이니 그리 신경쓸 것 없다."

"...알겠습니다."

귀옥각의 무사들과 함께 귀영당에서도 스물다섯명의 무사들이 선발되었다.

장천은 다섯명의 귀영당의 무사들을 인솔하며 산을 내려가게 되었으니 이들 모

두를 총괄적으로 지시하는 인물은 부당주 임상이였다.

총단에서 빠져나온 무사들은 각자 변장을 한 후 마을이 보이는 산에 모여 각자

의 임무를 맡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장천은 다른 무사들과 함께 마을의 촌민으로 변장을 하며 안으로 들어서게 되

었는데, 그와 함께 가는 귀영당의 무사들 중에는 여인들의 무리에서 우두머리를

맡고 있는 민소희도 끼여 있었다.

시골아낙의 모습로 변장을 하고 있었지만 본래의 아름다움 미모는 그리 가려지

지 않았기에 자연히 사람들의 시선을 끌 수 밖에 없었으니 장천으로선 조금 난

처할 수 밖에 없었다.

"휴...민여협께선 문진과 함께 이곳에서 야채를 파는 아낙으로 위장을 하십시

오."

"알겠습니다."

민소희도 사람들의 시선을 어느정도 느끼고 있는지라 장천의 말에 따라 다른

한사람의 청년과 함께 자리에 남았다.

장천은 나머지 세사람과 함께 장사꾼의 모습을 하고는 조용히 주점 안으로 들

어섰는데, 그곳에는 정파의 젊은 무사 일곱명이 술을 마시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젠장...!'

장천은 그 중 한사람의 모습을 확인하고는 난처할 수밖에 없었으니 정파의 젊

은 무사들 틈으로 익히 알고 있는 사람의 모습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공동파의 고도리가 그였으니, 화산파의 여인의 옆에서 특유의 거만한 자세

를 보이고 있는 그를 보며 장천은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두대협. 무슨 일이라도?]

장천의 모습에 한 무사가 이상한 생각이 들어 전음을 통해 물어 보았다.

[저와 면식이 있는 자가 있군요. 인피면구를 쓰도록 하겠습니다.]

[예.]

장천은 급히 인피면구를 쓰는 첫 하며 변태변골술을 사용하여 얼굴을 다소 변

형을 시키니 그가 고개를 들자 아까와는 전혀 다른 얼굴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변태변골술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 수법이였기에 계획을 조금 빨리 진행

시킬 수 밖에 없었다.

"주인장! 여기 소면과 만두를 가져오게."

"예.예."

간단하게 음식을 시킨 귀영당의 무사들은 서로를 보며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것참 큰일 날뻔 했구려."

"다행이지요. 그곳에서 마교의 무리를 만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그렇고 말고요."

조용히 이야기를 나눈다고는 하지만 무공을 익힌 사람들에게는 작은 소리도 또

렷하게 들릴 수 있으니 그것은 건너편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 정파의 무사들에

게 들릴 수밖에 없었다.

"사형! 들으셨습니까?"

"음...우사제는 한번 저들에게 가보도록 하게."

"예."

사형이란 사람의 명령을 받은 청년 무사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귀영당의 무

사들에게 다가갔다.

"헉..."

청년 무사가 자신들의 곁으로 다가오자 장사꾼으로 위장한 귀영당의 무사들은

크게 놀란 표정을 짓고는 몸을 떨며 물었다.

"무...무사님 무슨 일이십니까?"

"너희들의 이야기에서 마교의 무리들이 나타났다고 하는데, 그것에 대해서 자세

히 말해보도록 하거라."

"아이고!"

그 말에 크게 놀란 이들은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는 소리치기 시작했다.

"아이고 무사님 살려 주십시오. 집에서 처와 자식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요."

"지금 무슨말을 하는겐가?"

"아이고 살려주십시오."

정파의 무사들의 말에 그는 크게 두려워하는 표정을 지으며 소리치니 젊은 무

사는 도저히 말을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그 때 정파의 무사들 중에서 또 한사

람이 다가오더니 그들을 보며 말했다.

"우린 마교의 무사들이 아니니 걱정마시구려."

"예? 마교의 무사님들이 아닙니까?"

"그렇소이다. 본인은 공동파의 고도리라 하오."

"아이고..그렇습니까요."

고도리가 마교의 무사가 아니라는 말에 장사아치들은 크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

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니 그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레 마교의 무사들을 그렇게 무서워하십니까?"

"휴...그것이 말입니다."

고도리의 물음에 장사아치들은 그간에 있었던 이야기를 해 주었다.

이곳에서 삼십리 정도 떨어진 부근에서 사람들이 싸우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그들의 말을 들어보니 마교의 무리들인지라 급히 도망왔다고 하는 이야기였다.

"음...서쪽으로 삼십리 정도 떨어진 곳이란 말입니까?"

"예. 예 그렇습죠 무사님."

"알겠습니다. 잠시 저와 함께 가주시지 않겠습니까?"

고도리는 그의 말을 인솔자들에게 해주기 위해 같이 가자는 말을 했지만, 장사

꾼은 그 말에 크게 놀라서는 소리쳤다.

"아이고! 제발 살려 주십시오."

"어허 이사람 우리가 자네를 해치지 않는다지 않은가?"

"아이고 제발 살려 주십시오!"

고도리는 크게 겁에 질린 장사꾼들을 보며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강제로 끌고 갈 수는 없으니 아무래도 이들을 데리고 가기에는 어려울 것 같

소이다."

"그렇겠군요. 하지만 이들의 모습을 보니 거짓은 아닌 것 같은데, 빨리 어른신

들께 알려야 하겠습니다."

"이만 자리를 접고 일어나도록 하지요."

"네."

고도리와 이야기를 나누던 무사는 같이 온 사람들에게 장사꾼들에게 얻은 정보

를 전하기로 생각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겁에 질린 장사꾼을 보며 품에서 은원보 하나를 꺼내 그의 손에 건네준 고도리

는 미소를지으며 말했다.

"작지만 감사의 표시입니다. 그럼."

"아이고...감사합니다요."

정파의 젊은 무사들이 사라지자 연신 고맙다는 인사를 하던 장사꾼들은 다시

무표정한 모습으로 바뀌어갔다.

"첫번째 작전은 성공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의 말에 장천은 고개를 저을 뿐이였다.

"젊은것들이라면 속겠지만, 정파의 늙은 생강들이 이런 간단한 계략에 속을리는

없소이다. 잠시 마을에서 기다려보도록 합시다."

"예."

아직 결과가 나왔다고는 볼 수 없었기에 장천은 주점에서 녀석들의 동태를 살

피기로 결정했는데, 그 때 민소희와 함께 길거리 장사꾼으로 변장을 했던 자가

와서는 크게 놀란 얼굴로 소리쳤다.

"큰일났습니다."

"뭔가?"

"그것이 민여협이 정파의 무사들에게.."

"칫!"

아직 일이 잘못됬다고 볼 수는 없었기에 장천은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말했다.

"내가 가보도록 할테니 다른 이들은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으시오."

"예."

귀영당의 무사들에게 주점에 남아 있으라고 지시한 후 장천은 민소희가 있는

곳에 도착할 수 있었으니 그곳에는 세명의 젊은 무사들의 손에 잡힌 그녀의 모

습이 보였다.

"무사님들 왜 그러십니까?"

"잠시 차나 한잔 하자는데, 뭘 그리 무서워하십니까?"

젊은 무사들은 그녀의 미모에 반했는지 다점으로 가자고 말하고 있었던 것이다.

"칫!"

썩어빠진 정파의 무사들을 보며 욕이라도 해주고 싶었지만, 지금은 그럴때가 아

닌자라 급히 얼굴을 흙칠을 하고는 그들에게 달려가서는 다리를 잡고는 소리질

렀다.

"으앙! 우리 엄마를 내버려둬요! 앙!"

"끄악!"

장천은 무사의 다리를 잡고서는 바둥거리며 다리를 물어버렸으니 아픔을 느낀

무사는 크게 놀라서는 장천을 발로 차버렸다.

"아이고 민아야!!"

그 모습에 민소희는 크게 놀라며 장천에게 달려가서는 급히 들어올리니 장천은

기절이라도 한 듯 꿈쩍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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