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50화 (51/355)
  • 제 9 장 다시 도를 배운다. (6)

    그렇게 시간을 흘러, 흘러 기문숙에 무공을 배우기 시작한 지 1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무정하게도 그 일년이란 시간동안 쌍도문에선 단 한사람도 이곳으로 사람을 보

    낸 적이 없으니 자신을 잊었다고 생각하며 눈물을 글썽이는 장천이였지만, 기문

    숙이 곽무진을 보낼 때 수련이 끝나기 전에는 절대 사람을 보내지 말라는 말이

    있었기 때문이였다.

    하지만 외로운 일년의 시간이였지만, 장천에겐 어느정도 의미가 있는 시간이였

    다.

    과거와는 달리 이제 장천은 쌍도문의 무공을 거의 대부분 사용할 수 있게 되었

    다. 물론 그 성취도는 거의 대부분이 5성도 못 미치긴 했지만, 쌍용 승천도법에

    한해선 십일성까지 성취를 하니 기문숙으로선 크게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또 부수적으로 배운 무골장도 칠성의 경지까지 이르렀기에 이제는 무골장의 초

    식을 어느정도 실전에 사용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다.

    10개월 정도가 지나서부턴 기문숙과의 대련을 하루에 한시진씩 빠지지 않고 하

    고 있었기에 장천의 대전씨 임기웅변도 크게 늘어나니, 한사람의 어역한 무인이

    되어가는 중이였다.

    하지만 그 긴시간 중에서도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바로 귀여운 얼굴과 함께

    작은 키였으니 열여섯살의 나이면 한참 어른티가 날 시기임에도 아직 열살 정

    도의 꼬마의 모습 그대로였다.

    "사부...흑흑흑..나 좀 크게 해줘요.."

    "젠장할! 니 사부가 무슨 도사라도 되느냐 니 키를 늘리게?"

    "크흐흐흑..."

    동경을 보며 한숨을 내뱉던 장천은 기문숙에게 울면서 매달려 보기도 했지만,

    기문숙이라고 뾰족한 방법이 있겠는가.

    더욱이 키를 더 크게 하고 싶은 마음은 기문숙도 없지 않았다.

    열살도 안되는 어린 모습이라면 마교에 잠입하기는 쉬운일이지만, 요직에 오르

    기에는 부족한 모습이였기 때문이다.

    "도대체 뭘 먹여도 키가 안크니...휴..평생 그 모양으로 살아야 할 것 같구나.."

    "헉.."

    가슴을 째지게 하는 소리를 서슴치 않고 하는 사부를 보며 쓰러지는 장천이였

    다.

    "음...조금 위험하기는 하지만 한 가지 방법이 있기는 한데..."

    "사부...끄으윽..끄으윽..."

    기문숙의 말에 숨넘어가는 소리를 하며 울음을 멈춘 장천은 눈물을 찔끔거리며

    기문숙을 처다 보았다.

    "영구적으로 크게 하는 것은 아니고 단지 짧은 시간동안 몸과 뼈를 변화시티는

    술법이다."

    "흑흑...그게 뭔데요.."

    "변태변골이란 수법이지.."

    "흑흑흑 촌스럽고 변태같은 이름이잖아요..흑흑 끅"

    여지 없이 한 대 맞고 시작하는 장천이였다. 지팡이로 한번 후려갈긴 기문숙은

    이 변태변골에 대해서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 변태변골은 역용술의 일종이지만, 다른 수법보다는 더 고난도의 수법이라고

    할 수 있지."

    "어떻게요?"

    "음 쉽게 말하면 내공을 사용하여 몸과 뼈를 변형 시킬 수 있다는 것이지."

    "...."

    "과거에 이 변태변골술을 익힌 사파의 무인은 무려 200명이나 넘는 부인과 400

    명이 넘는 첩을 무림각지에 뿌리고 다닌 것은 물론이요. 수많은 사기로 억만금

    을 모았다고 전해지고 있단다. 그 만큼 변태변골술로 역용한 모습은 어느 누구

    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뛰어나다는 것이지."

    "와!"

    200명의 부인과 400명의 첩이라는 말에 크게 감동한 장천이였다.

    "다만..."

    "다만...."

    "변태변골의 경우에는 내공의 소비가 너무 심해 네 녀석의 내공으론 유지시간

    은 겨우 3각 정도에 지나지 않을 뿐 아니라 자신의 모습 이상으로 변할 경우

    흉찍하게 변하게 되지."

    "유지시간은 알겠는데..흉찍은 뭐에요?"

    내공으로 만드는 역용술이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3각은 이해가 갔지만

    흉찍한 모습은 좀처럼 감이 오지 않아 물어보았는데, 기문숙은 그럴 줄 알았다

    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다 그럼 내가 시범을 보여주지."

    그렇게 말한 기문숙은 천천히 내공을 운기하기 시작해서는 변태변골의 수법으

    로 변형을 하기 시작했다.

    그가 변한 모습은 바로 장천의 사형은 신궁 구궁이였다. 육척이 넘는 장신의 모

    습으로 변형해 가는 사부를 보며 크게 감탄해 마지않는 장천이였지만, 그 모습

    이 완전히 변해버렸을 때 자질러 질 수 밖에 없었다.

    "헉...사부..."

    기문숙이 변한 구궁의 모습은 실로 가관이였다.

    얼굴과 키는 구궁이 똑같다고 할 수 있지만, 구궁이 넓은 가슴에 근육으로 다져

    져 있는 모습이라면 기문숙의 모습은 마치 해골만 남은 것처럼 앙상하게 말라

    건들기만 해도 뿌러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바로 이것이 문제점이다. 신체가 커지게 되면 자연히 살이나 뼈도 양이 많아야

    하는데 애석하게도 원재료가 적다보니 이런 모습이 되니 어찌 흉찍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

    "그렇군요."

    크게 실망할 수밖에 없는 장천이였다.

    자신이 살이 뒤룩뒤룩 찐 비만아동이 아닌 이상 몸을 크게 하면 앙상하게 마른

    해골이 될 뿐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도 전혀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예?"

    희망에 찬 목소리로 되묻는 장천이였는데, 그곳을 보며 자시 내공을 돋군 기문

    숙은 겉으로 드러나는 부분 즉 손이나 얼굴 등으로 살을 투입하니 앙상하게 말

    라보이는 모습은 어느정도 보통의 모습으로 보이는 듯 했다.

    "바로 이것이지 드러나는 부분만 이렇게 똑같이 만들고 가려져 있는 부분은 옷

    감을 많이 넣어 대체하는 거란다."

    "아!"

    그제서야 사부의 말을 알아들은 장천은 크게 탐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 변태변골에는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부작용이 있다."

    "부작용이요?"

    "그렇단다. 첫 번째 변태변골은 일주일에 한번 이상 사용해서는 안된다."

    "왜요?"

    "변태변골은 말 그대로 신체를 변형시키는 술법인데, 그것을 일주일에 두 번을

    사용하게 되면 몸이 원래의 상태를 찾지 못하게 되는 것이지 생각해 보아라 넌

    이렇게 흉찍한 꼴로 평생을 살아 갈 수 있겠느냐?"

    그 말에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장천은 기문숙을 보며 물었다.

    "하지만 다시 변태변골로 원래의 모습으로 변하면 흉찍한 모습은 다시 원래대

    로 돌아오게 되잖아요?"

    "그것이 바로 두 번째 주의사항에 속하는 것이란다. 그렇게 자주 사용하게 되면

    뼈와 살이 물러지기 되는데 이 수법을 사용하던 녀석은 뼈와 살이 물러져 하반

    신을 사용할 수 없게 되었지 마치 뼈는 없고 살만 있는 것 처럼 하반신이 변했

    다고 하더구나."

    "헉..."

    그제서야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를 알게 된 장천은 크게 헛바람 소리를 낼 수

    밖에 없었다.

    "셋째 이 수법은 내공을 상당히 잡아먹게 되는데, 일주일에 한번 이상을 사용하

    면 모아 두었던 내공이 흩어지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으으..넘 위험한 수법이네요."

    "그렇지. 하지만 상황에 따라선 꽤 유용한 수법이 될 수 있단다."

    "그렇겠군요."

    위험하기는 하지만 그런데로 쓸모가 있다는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 일 수 밖에

    없는 장천이였다.

    사부에게서 변태변골의 수법에 대해서 어느 정도 배우기는 했지만, 뼈가 물러져

    희한한 꼴이 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인지 장천은 그리 많이 이 수법을 배우지

    않았다.

    그런 꼴이 될바에는 차라리 어린 모습으로 평생을 사는게 나을 것이라 생각했

    기 때문이다.

    그렇게 또 시간을 흘러 반년이 지났을 때 이제 장천은 어느정도 무공에도 자신

    이 있었고, 내공 또한 백오십의 내공으로 오십년의 내공을 더 얻을 수 있었다.

    단 일년 반만에 오십년의 내공이 늘었다는 것은 장천의 신체가 내공을 받아들

    이기에 크게 적합한 신체인 탓도 있었지만, 그 만큼 태극일기공이 큰 효과를 주

    고 있었던 것이다.

    청풍심공을 익히고 있었다면 생각지도 못한 내공의 진전을 이룬 장천은 이제는

    몇가지 간단한 도법에 한해서는 십이성 이상의 성취를 이룰 수 있었다.

    기문숙은 지금 장천의 실력이라면 충분히 강호의 일류고수와도 겨룰 수 있다고

    생각하며 크게 만족하고는 드디어 계획을 시작시킬 때가 왔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자연도를 연성하고 있던 장천은 사부가 부르자 덜렁거리는 폼으로 오두막 안으

    로 들어섰는데, 사부인 기문숙이 비장한 얼굴을 하며 앉아 있자 조금 긴장할 수

    밖에 없었다.

    "사부님. 부르셨습니까?"

    "자 이리 앉도록 하여라."

    "예."

    사부의 말에 마른침을 꿀꺽 삼킨 후 자리에 앉았는데, 그런 장천에게 그는 보따

    리 하나를 건네 준 후 말했다.

    "풀어보아라."

    "예."

    기문숙이 건네준 보따리를 풀어보자 그곳에는 하나의 청동패와 함께 한권의 책

    이 있었는데, 책의 겉면에는 그가 배운 적이 있는 무골장법이라 쓰여 있었다.

    "그것이 바로 무골장의 비급이고, 이 청동패는 무골장을 익히고 있던 무인이 죽

    을 때 가지고 있었던 신분증명패이다. 무골장을 사용한 무인의 이름은 두성(杜

    誠)이란 인물로 하북의 두가촌에서 살았던 인물로 한때는 나와 같이 하오문에

    서 있던 자이다. 넌 이 두성이란 자의 아들의 신분으로 마교로 잠입해 들어가야

    한다."

    "아!"

    그제서야 사부가 하는 말을 알아 들을 수 있는 장천이였다.

    언젠가는 사부가 자신에게 마교로 잠입해 들어가게 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

    었기 때문이다.

    "마교에서 네가 사용할 이름은 두형(杜形)으로 나이는 열두살이다. 두성에게서

    열살 때 까지 무공을 배웠지만 그 후로 두형이 죽자 혼자 이 산에서 살고 있었

    던 녀석이지.."

    그 후로 기문숙은 장천이 써야하는 두형이란 이름의 신세에 대해서 줄줄 읊기

    시작했고, 장천은 일일이 그것을 외우며 나갔다.

    그 자신이 해야 할 것은 쌍도문의 미래를 위한 것이였기에 어리기만 한 장천은

    뜻 있는 일을 한다는 생각에 진지하게 변한 것이다.

    그렇게 세시진 가량을 이야기를 들은 장천은 목적과 함께 어떻게 마교로 들어

    가야 하는 지까지 완벽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모든 이야기가 끝나자 기문숙은 천천히 장천의 앞으로 가서는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말했다.

    "네가 해야 할 일은 어린 너에게는 조금 힘든 일이 될 것이다. 하지만 네가 진

    정으로 쌍도문을 사랑한다면 어떠한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참고 힘을 내야 할

    것이다."

    "예. 사부 명심하겠습니다."

    비장한 얼굴로 대답한 장천의 눈망울에는 강한 의지의 빛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혼자가 된 장천의 용담호혈이라는 마교에서 과연 쌍도문의 미래를 이루게 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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