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40화 (41/355)
  • 제 8 장 사천당가에 부는 혈풍 (4)

    요운으로선 열다섯정도의 나이에 일갑자정도의 내공을 모았다는 것에 크게 놀

    라면서 그가 익힌 음공이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대고인의 무공을 얻는다는 것은 정말 땡잡았다고 할 수 있는 일로, 이런 행운

    으로 일가를 이룬 무가들도 있었기 때문에 땅만 보고 돌아다니다가 무공비급이

    라도 하나 줏으면 가문이 번창하게 되기 때문이다.

    간혹 가다가 이런 무공비서로 인하여 무림에 피바람이 돌기도 하지만, 사천당가

    의 경우에는 어느정도 명성이 있는 곳이기 때문에 이런 피바람은 면한 듯 했고,

    양우생이라는 정보통이 있는 자신들도 모르고 있었다면, 당가에서 상당히 비밀

    스럽게 이것을 지켰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당세문이란 소년은 장천과 나이가 비슷하지만, 비교도 안될 정도로 의젓한 소년

    이였기에 요운으로선 당문을 이끌어갈 차대 인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에 반해

    자신들의 소주를 보니...아직도 꼬마 같은 모습인지라..조금 열등감이 느껴질 수

    밖에 없었다.

    "이 아이의 음공이라면 충분히 귀문의 소주에게 한기의 내식을 가능하게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네."

    "그럼...부탁드리겠습니다."

    구궁으로선 조금 불안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일단 당이도 있을 뿐 아니라 만약

    의 사태에 도와줄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였기에 한번 시도해보기로 마음을 먹

    을 수 밖에 없었다.

    일은 순조롭게 진행이 되었다. 당세문은 당이에게 어느정도 이야기를 듣고는 수

    긍을 해서는 자신의 한기공을 장천에게 밀어 넣어줄 준비를 했고, 장천은 천천

    히 내식을 안정시켜 나가며 마음을 가다듬어 나갔다.

    장천이 등뒤에서 가부좌를 틀어 앉은 당세문은 천천히 단전의 내공을 끌어 올

    리기 시작했는데, 그 순간 그의 두 손은 더욱 창백한 색깔로 변해가기 시작했

    고, 서서히 차가운 기운이 퍼져 나가기 시작했는데, 그것을 보며 요운은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소수마공(素手魔功)!!'

    전대의 고수의 무공비서에 얻은 음공이라했기 때문에 크게 관심을 가진 요운은

    단번에 당세문의 무공이 소수마공이라는 것을 알고는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

    었다.

    소수마공이라면 마교에서 그 악명을 날리던 악녀 소수마녀의 독문절기로 백년

    전에선 그녀의 이름만으로도 수많은 남정네가 기를 펴고 살 수 없었다고 전해

    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설마 당가에서 얻은 무공이 소수마공일 것이라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 요운으로

    선 조금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건 둘째치고 소수마공은 익히는 것에는 하나의 금제가 있었다.

    바로 남자는 익힐 수 없다는 것으로 양기가 주인 남자에겐 소수마공 같은 음한

    기공은 내장을 크게 다치게 할 수 있고, 심지어는 주화입마보다 더 무섭다는 성

    불구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거의 대부분이 음한기공을 견디지 못하고 내상을 입고 죽거나 하지만 성

    불구가 된다면, 정말....어떻게 살아가란 말인가...

    요운이 보기에는 당세문에게는 전혀 그러한 모습이 느껴지고 있지 않았다. 조심

    히 다시 한번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니 도톰한 입술과 동그란 눈메, 살짝 들어간

    보조개들을 종합해서 살펴보자 여장을 한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는 생각

    이 들었다.

    '혹시...당세문은 여아가 아닐까?'

    소수마공을 익히고, 예쁘장하게 생겼다면 자신의 추측이 거의 들어맞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하나의 가정도 없지 않았으니 성불구가 되어 여성화되는

    것이다.

    황궁의 내시 중에선 중요한 부분을 없앤 후에 조금 여성화되는 경향이 없지 않

    았기 때문이다.

    '어떻하지..난 너무 잘생겨서...당세문이란 아이가 또 나에게 반할텐데...'

    황자병 말기증상을 보이고 있는 요운이였다.

    한편 두 손에 소수마공을 끌어 올린 당세문은 천천히 장천의 몸에 무리가 없도

    록 등에 손을 가져가서는 천천히 음한기공을 불어 넣어주기 시작했다.

    "허응!!"

    갑자기 등뒤에서 차가운 기운이 일어나자 장천은 날카로운 교성을 지르며 자신

    도 모르게 허리를 활 모양으로 꺽으니 당세문이 오히려 당황할 정도였다.

    "장천..."

    "넘..차가워요.."

    구궁의 말에 장천은 참을 수 없는 얼굴로 말했지만, 이러다간 자신과 당세문 둘

    다 주화입마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참을 수 밖에 없었다.

    "합!!"

    다시 한번 정신을 집중한 장천은 천천히 등에서 흘러들어오는 음한의 기공을

    자신의 몸 속으로 집어넣기 시작했다. 뼛속까지 시릴 정도로 차가운 기운이였지

    만, 그 정도도 참지 못한다면 평생 하수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천천히 기운을 빨아 들여갔다.

    천천히 몸 안으로 냉기를 갈무리하게 된 장천은 천천이 그 기운을 단전으로 몰

    아 넣기 시작했는데, 그 순간 몸 안에 있던 뜨거운 기운이 크게 반발해가며 터

    져나오기 시작했다.

    '큭!!'

    엄청난 고통이 장천을 몰아 붙이고 있었지만, 지금 소리를 내뱉는다면 주화입마

    에 빠진다는 것을 알고 있는 장천으로선 입술을 깨물며 그 고통을 참아내며 당

    세문이 밀어주는 냉기로 천천히 화기를 눌러가기 시작했다.

    장천의 온 몸에선 쏟아지는 듯이 땀이 흘러내리기 시작했으며, 얼굴이 시뻘겋게

    변하고 있었으니 그 고통이 얼마나 심한 것인가를 말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최대한 그 고통을 참고 있는 장천은 화기의 내식을 취하기 시작했고, 아

    주 천천히 그 화기는 단전으로 모아지기 시작했다.

    한시진 정도를 지나자 몸 안에서 요동하고 있던 화기를 어느정도 안정시킬 수

    있었고, 또 다시 한시진 정도가 지난 후에는 몸에서 느껴지던 고통은 많이 사그

    라들었다.

    "휴!!"

    그의 등뒤에 있던 당세문은 천천히 숨을 몰아쉬며 운기를 마무리하기 시작했고,

    그와 함께 장천 역시 천천히 마무리에 들어갔다.

    한참을 그런 식으로 내식을 정리하던 두 사람은 드디어 눈을 떴으니 장장 두시

    진에 이른 긴 운기조식을 드디어 마치게 된 것이다.

    "장사제 몸은 좀 어떤가?"

    "괜찮습니다. 몸 안에 있던 화기는 어느정도 안정을 시킨 것 같습니다."

    "다행이군."

    구궁은 장천의 몸이 안정을 되찾자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이젠 어느정도 화기를 갈무리했으니 화룡신도를 사용한다면 그 내력은 조금

    상승하게 될것이네."

    당이의 말을 들은 장천은 당장 시험해 보고 싶은 생각에 인사를 하고는 밖으로

    나가서 천천히 화룡신도를 뽑아 들었다.

    과연 당이의 말대로 그 전에 느껴졌던 화룡신도의 화기에 대한 위압감은 어느

    정도 줄어 들어 이제는 보통의 도를 잡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장사제 청풍도법을 한번 사용해보게."

    "예."

    청풍도법은 하나의 도를 쓰는 도법으로 쌍도문의 기본적인 도법 중의 하나였다.

    쌍도문의 시조인 청풍도 사운이 만들어낸 도법으로 청풍심공과는 잘 어울리는

    심법이였기에 장천이 사용하기엔 용이한 도법이였다.

    "차압!!"

    청풍도법을 보통의 도를 사용하여 펼치게 되면 주위에 바람이 형성되게 되는데,

    화룡신도를 가지고 있는 장천이 청풍도법을 사용하자 주위에는 뜨거운 열풍이

    몰아치며 사방을 휘저어가기 시작했다.

    장천의 청풍도법은 아직 6성 정도밖에 이르지 못한 상태였지만, 그 열풍과 위력

    의 모습은 10성에 가까운 위력을 보이고 있는지라 요운과 구궁은 장천의 내력

    이 또한층 진일보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청풍명월!!(淸風明月)"

    드디어 마지막 초식이 청풍명월이 펼처지자 장천의 화룡신도에선 뜨거운 화기

    가 모이기 시작하더니 사방에 몰아쳤고, 순식간에 주변의 숲의 풀들은 열기에

    의해 말라비틀어지며 검게 타들어가기 시작했다.

    다행히 검풍의 조절을 어느정도 할 수 있던 장천이였기에 주변 숲의 파손은 어

    느정도로 그치게 하고는 마무리에 들어갔다.

    "훌륭하다. 장천."

    "청풍도법이 아니라 열풍도법이구나."

    구궁과 요운은 장천의 실력이 늘어난 것을 크게 기뻐하며 박수를 쳤고, 장천 역

    시 자신의 실력이 크게 향상이 되자 조금 기쁘지 않을 수 없었다.

    "헤헤헤 과찬의 말씀이에요."

    이제 화룡신도를 어느정도 사용할 수 있게 된 장천은 계속 정진하여 아버지만

    큼 뛰어난 무인이 되어야지라는 야무진 계획을 세워놓으니 천의 앞날에는 광명

    이 빛나고 있었다.

    "하하하...축하하네 장소협"

    "모두 어르신의 돌보심 덕택입니다."

    당이가 크게 웃으며 자신에게 축하의 인사를 하자 장천은 포권지례를 하며 겸

    손하게 말을 했다.

    자천이 화기의 내식을 이루자 이제 쌍도문의 일동은 당문의 일을 처리하기 위

    해 힘을 써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현재 이곳에서 독문의 정체모를 독을 견딜 수 있는 인물은 장천 외에는 없었기

    때문에 장천은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 밖에 없었다.

    반달이 어둠 속에서 딱 반만 은빛을 뿌리고 있을 때, 당가타에 북부 쪽에 있는

    당가장으로 두사람의 인형이 어둠을 틈타 움직이고 있었다.

    한 사람은 두 개의 도를 들고 있는 작은 몸집의 사나이였으니 바로 쌍도문의

    소주인 장천이였고, 그의 옆에서 뒤를 따르고 있는 인물은 창백한 얼굴의 소년

    당세문이였다.

    장천과 당세문은 모두의 계획대로 당가장의 내가로 진입하여 독문의 고수를 살

    피고 정체모를 독의 그 해독약을 찾는 임무를 맡게 된 것이다.

    물론 어린 두사람으로선 이것이 상당히 힘든 일이였지만, 화기와 냉기를 사용하

    는 두사람의 연환공격은 상당한 힘을 낼 수 있기에 결정된 일이였다.

    과연 암기와 용독술의 명가인만큼 당가장의 외벽에는 수많은 함정들이 설치되

    어 있었지만, 당가의 인물인 당세문이 있었기에 장천은 그 함정을 아무런 피해

    없이 빠져 나올 수가 있었다.

    외가의 인물들과 당가에 공을 세운 사람들이 거처하는 내당을 지난 두사람은

    조심스럽게 내당으로 벽을 넘어 안으로 진입해 들어갔다.

    내당의 벽 주변에는 상상치도 못할 함정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지만, 능숙한

    솜씨로 함정을 해체하여 만일의 경우 자신이 죽더라도 장천이 쉽게 빠져나갈

    수 있도록 길을 만든 당세문은 천천히 내당의 건물로 숨어 들어갔다.

    내당에는 십수명의 당가의 무사들이 경비를 서고 있었지만, 두 사람의 다람쥐처

    럼 요리조리 빠져나가며 그들의 눈을 피해서는 천천히 그들이 목적하고 있는

    만독당에 다다를 수 있었다.

    만독당은 당가에서 독을 관리하고 있는 곳으로 이곳에서 당가가 만들고 있는

    거의 대부분의 독이 나오고 있다고 할 수 있었다.

    독문 역시 독을 다루고 있는 만큼 당가에 만독당에 관심이 없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 두사람은 정체모를 독을 사용하는 인물이 만독당에 있다고 생각했다.

    당가에 수많은 독은 하루 이틀로 알아 낼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두사람이 만독당에 접근을 하자 그곳에는 당세문이 알 수 없는

    많은 무사들이 경비를 서고 있었다.

    "저들은 당문의 무사들이 아닙니다. 아무래도 독문이나 그들을 돕는 집단에서

    보낸 무사들인 것 같군요."

    당문의 무사라고 보기에는 조금 이상한 것이 그들의 허리에는 암기주머니가 아

    닌 병장기들이 매여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당문의 무사들도 어느정도 병기를 쓰기는 하지만, 그것은 당가의 표식이

    있는 도로 한정이 되어 있었고, 가르치는 무공 역시 도법뿐이였기에 다른 병장

    기들은 필요 없었다.

    이런 이유로 당세문은 만독당에서 경비를 서고 있는 인물이 당가의 무사들이

    아니라는 것을알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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