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7화 (8/355)
  • 제 3 장 장천 무공을 익히기 시작하다. (2)

    이미 등평의 명령으로 준비하고 있던 쌍도문 시체 처리반에 의해 금오각에서

    등소소가 들것에 실려나간 후 얼마 되지 않아 금오각으로 광무자 유운이 몇 개

    의 목도를 가지고 들어왔다.

    "사부!!"

    곽무진이 금오각으로 난데없이 사부가 들어오자 놀라면서 인사를 했고, 장천과

    남궁소화 역시 그를 향해 인사를 했다.

    "아저씨 어서 오세요."

    "오랜만이구나 소화야."

    "예."

    남궁소화는 임아란의 제자이기는 하지만 쌍도문의 제자가 아니였기에 유운을

    아저씨라 부르고 있었다.

    "그런데 무슨 일로 사부님이 금오각에 다 오셨어요?"

    곽무진은 자신의 사부가 일년내내 연공관과 어린 제자들을 가르치는 연무관에

    서 살다시피 하는 것을 알고있기 때문에 사부가 이곳으로 온 이유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유운은 목도로 곽무진의 머리를 가볍게 치고는 말했다.

    "사사숙님의 말씀도 있고 해서 네 녀석과 사제를 교육하기 위해서다."

    "끄으윽...그냥 말로 하시지..."

    곽무진은 유운이 머리를 잡고는 그 자리에 주저앉으면서 투덜거리지 않을 수

    없었다.

    "교육이요?"

    "그렇다. 오늘부터 사제는 나에게 무공의 기초를 배울 것이다."

    "무공이요? 와아!!"

    장천은 무공을 배운다는 말에 기쁘지 않을 수 없었다. 곽무진의 쌍용승천도법과

    남궁소화의 강룡18장을 구경하고 나서 정말 무공이란 것을 배우고 싶었기 때문

    이다.

    남궁소화는 유운이 무진과 천에게 무공을 가르친다는 말을 듣자 공손히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유아저씨 그럼 전 이만 가볼께요."

    남궁소화의 말에 유운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은 쌍도문의 문도가 아닌

    이상 두 아이의 무공수련을 보는 것은 예에 어긋나는 행동임을 알고 있는 그녀

    였기에 가는 것이였기에 유운도 간단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식으로 대답을 한

    것이다.

    남궁소화가 사라지자 곽무진은 갑자기 부동자세를 취했다. 유운의 제자인 무진

    은 그가 무공을 가르치기 전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장천은 갑작스러운 무진의 행동에 어리둥절 할 뿐이였는데, 유운이 목도를 하나

    만 잡고 내려 놓더니 멍하니 서 있는 장천의 곁으로 걸어갔고, 무슨 일이 일어

    날 지 알고 있는 곽무진으로선 웃음을 참을 수가 없어 킥킥 거리다가 역시나

    유운이 목도에 머리를 맞고 비명을 지르며 주저 앉을 수 밖에 없었다.

    무진의 머리를 목도로 가볍게 한 대 친 유운은 장천에게로 다가와서는 가볍게

    목도로 무릎의 옆부분을 쳤다.

    "끅!!"

    갑자기 목도에 맞은 천은 무릎을 쓰다듬으며 아파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런 천

    의 머리에 목도를 한 대 친 유운은 드디어 기초 교육에 들어갔다.

    "자세를 세워 몸을 일직선으로 세우고 무릎을 붙인다."

    목도로 맞으면 꽤 아프기 때문에 장천은 재빨리 그가 말하는데로 자세를 잡을

    수 밖에 없었다.

    그때 유운은 목도로 발목을 치며 말을 이었다.

    "발뒤꿈치는 붙이고 45도 각도로 벌린다. 손은 일직선 허벅지에 일자로 붙이고

    주먹은 가볍게 쥔다. 턱은 붙이고 시선은 15도 각도....."

    하나하나 지적할 때마다 여지없이 그 부분에는 목도가 날아왔기에, 장천은 이

    구타교육에 굴복하고는 한 대라도 안 맞기 위해 시키는데로 자세를 취할 수밖

    에 없었으니, 유운이 왜 어린 삼대제자들을 전담으로 가르치는지 그 이유가 나

    오는 현장이였다.

    이렇게 십여대를 목도로 맞은 후에야 장천은 간신히 곽무진과 같은 부동자세를

    취할 수 있었고, 그 모습에 유운은 뒤로 돌아서 다섯발자국 정도를 걸어간 후

    뒤로 돌아서는 말했다.

    "앞으로 그 자세가 나에게 기초교육을 받기 시작할 때 취하는 자세다 잘 알겠

    나 사제?"

    "예."

    "좋다. 그럼 이제부터 교육에 들어가겠다. 곽무진."

    "예."

    유운의 말에 곽무진은 한발자국 앞으로 걸어나와서는 큰소리로 대답을 했다.

    "좋다. 사제 너도 내가 부르면 무진과 같이 대답을 하는 것을 잊지 말도록. 알

    았나?"

    똑똑한 무진이였다. 그 말을 듣자 앞으로 한발자국 나와서는 큰 소리로 대답을

    한 것이다.

    "예."

    "좋다. 대답이 끝났으면 뒤로 돌아가도록."

    "예."

    그 순간 또 한발을 나오고 말았으니 여지없이 유운의 지풍이 천의 이마를 강타

    하고 말았다.

    "대답할 때 한발자국 나오고 들어가는 것을 잊지 말아라."

    "예."

    이번엔 안 틀렸다. 그 모습에 만족하며 유운은 곽무진을 보며 말했다.

    "먼저 보법기초부터 들어가겠다."

    "예? 천이는 아직 심법도 모를..큭!!"

    괜히 한마디 더했다가 지풍에 이마를 맞은 곽무진이였다.

    "앞으로 천이를 부를 때 사숙이라 부르는 것을 잊지 말아라."

    "예.."

    "좋다. 사제의 심법은 내가 아닌 사사숙님께서 직접 가르치기로 하셨으니 난 기

    초보법과, 경신법, 경공법과 함께 쌍용승천도법만을 가르칠 생각이다. 알겠나?"

    "예."

    "좋다. 먼저 쌍도문의 가장 기본 보법인 육십사방풍운보에서 기초인 사방풍운보

    부터 시작하겠다. 곽무진."

    "예."

    "사방풍운보를 너의 사숙에게 보여주어라."

    "예."

    유운의 명령을 받은 곽무진은 급히 앞으로 뛰어가더니 보법의 기본자세를 잡고

    는 사방 풍운보를 시작했다.

    사방풍운보는 동서남북의 사방으로만 이루어지는 보법이였다. 사방위로만 발을

    움직이며 사방풍운보법을 끝낸 무진은 다시 기본자세로 돌아간 후에 뒤로 뛰어

    가서는 다시 부동자세를 취했다.

    "사제."

    "예."

    "왜 보법을 수련한다고 생각하는가?"

    "예?"

    갑작스러운 물음에 장천으로선 암담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공의 초짜가 보법이

    필요한 이유를 어떻게 알겠는가? 하지만 다행히도 모르는 것이 당연한 것인지

    유운의 지풍은 날아오지 않았는데, 무섭게 유운이 목도를 장천에게 다가오고 있

    었다.

    "자세해제."

    "휴우.."

    자세해제라는 말에 곽무진은 안도의 한숨을 쉬며 부동자세를 풀었기에, 천이도

    숨을 내귀며 힘든 부동자세를 풀었다.

    "내가 너에게 이 목도를 위에서 아래로 휘두르겠다. 한번 피해보거라."

    "예."

    그 순간 갑자기 유운이 목도를 위에서 아래로 내리치자 놀란 장천은 뒷걸음질

    치며 피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목도를 피할 수 있었기에 안도의 한

    숨을 내쉴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유운이 무진에게 가서는 목도를 위에서 아래

    로 휘둘렀는데, 자신과는 달리 무진은 가볍게 왼발을 뒤로 돌려서는 가볍게 피

    하자 천으로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보법을 배워야 하는 것이다. 보통 보법을 익히지 않은

    사람은 상대의 권이나 무기를 피할 때 몸을 움직여 피하거나 쓸데없이 많은 걸

    음을 움직여 피하게 되는데 이것은 상대에게 계속적인 공격기회를 줄뿐만 아니

    라 반격조차 불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게 때문에 보법을 익혀 효율적으로

    적의 공격을 피하며 반격의 기회를 갖는 것이다."

    "아!"

    그제서야 천은 보법이 왜 필요한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보법의 필요성은 이것만이 아니였다. 유운은 장천의 반응을 보며 계속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단순히 효율적으로 피하기 위해서만 보법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강

    한 공격을 위해선, 유연한 공격을 위해서 역시 보법이 필요하다."

    "공격이요?"

    천의 물음에 대답도 해주지 않는 유운은 뒤로 돌아서 무진에게 두 개의 검을

    던져주고는 말했다.

    "내가 검을 휘두른다. 넌 두 개의 목도로 사부의 검을 막아보도록 해라."

    "예."

    그 순간 유운은 무진을 향해 목도를 휘둘러갔는데, 놀랍게도 원래 있었던 곳에

    서 한발자국 정도의 간격에서만 보법으로 움직이며 무진을 공격했지만, 무진은

    두 개의 목검으로 후방을 제외한 사방에서 날아오는 목검을 막아야 했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 유운의 목검공격이 끝나자 무진은 지쳤는지 크게 숨을

    몰아쉬며 힘들어 하고 있었다.

    "네가 본 것이 바로 육십사방 풍운보법이다."

    "아."

    "단지 한발자국 정도의 간격만으로도 상대의 등을 제외한 삼면을 공격할 수 있

    게 된다. 물론 이 와중에 불필요한 걸음 하지 않게 하는 것이 육십사방 풍운보

    법의 묘미라 할 수 있다."

    "음..."

    장천은 보법이란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강한 공격을 위해서는 진각이 필요한데, 보법을 제대로 익히지 못하면 진각

    을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에 강한 공격은 나올 수 없게 된다."

    "진각이요?"

    천은 진각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에 물어 볼 수밖에 없었는데, 유운은 또 다시

    대답은 해주지 않더니 두 손을 뒤로 돌려 뒷짐을 지고는 무진을 향해 왼발을

    내밀며 가볍게 발을 굴렀는데, 그 순간 땅이 뒤흔들리는 듯한 진동과 함께 광풍

    이 일면서 곽무진을 날려 버리고 말았다.

    "끄아악!!"

    이장 정도를 날아간 곽무진은 외마디 비명과 함께 나뒹그러졌는데, 그 모습을

    보며 천에게 말했다.

    "이것이 진각이다."

    "우와!!"

    천으로선 가벼운 발구르기만으로도 사람 한 명을 날려버리는 것을 보며 탄성을

    지를 수 밖에 없었는데, 뒤로 나뒹그러진 무진은 원망의 눈물을 흘리며 한탄하

    는 수밖에 없었다.

    "사부...너무해요..흑흑.."

    애석하게도 곽무진은 장천의 무공수련을 위한 연습재료였던 것이다.

    "보통 진각이라 함은 권이나 장, 병기를 휘두름에 있어 그 힘을 한순간에 폭발

    적으로 내기 위함이다. 방금 내가 보인 것은 약간의 내공을 섞은 것으로 진각에

    진각의 힘을 집중시킨 것이다. 그 여파로 진동과 함께 기의 폭발하면서 강한 바

    람이 형성되는 것이지, 하지만 이러한 진동과 기의 폭발을 이루기 위해선 적어

    도 이갑자 이상의 내공이 필요하며, 올바르게 진각을 배워 힘의 집중이 완벽해

    져야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예."

    "그럼 어느정도 보법의 중요성을 알게 됬을 것이다. 곽무진."

    "흑흑...예. 사부..."

    "앞으로 두시진 동안 넌 사숙의 앞에서 사방풍운보를 계속 시전한다."

    "끄아악!! 싸부!!!"

    "그럼 오늘 나의 수업은 여기까지 사제는 두시진동안 무진이 시전하는 사방풍

    운보를 보며 익히도록 하라. 알았나?"

    "예."

    이렇게 해서 오늘 유운의 수업은 끝이 났으니 그 자리에서 주저 앉아 좌절의

    눈물을 흘리는 무진은 일어설 힘조차 생기지 않고 있었다.

    "흑흑흑...어쩌다 이런 일이...흑흑.."

    장천은 그런 무진을 보며 천천히 다가가서는 그의 등을 어루만져 주며 말했다.

    "무진형아 힘내.."

    "흑흑흑 천아...."

    "힘을 내야 두시진동안 사방풍운보를 시전할 수 있을 것 아니야."

    "...."

    천은 냉혹한 아이였던 것이다. 뭐 그렇게 해서 곽무진은 두시진동안 천의 앞에

    서 사방풍운보를 시전해야 했으니 내일의 수업이 두려워지는 무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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