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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턴 플레이어-47화 (47/150)

리턴 플레이어 47화

18장 연회와 단검(5)

그림자 기사단의 암살자 5명이면 대단한 전력이었다.

그림자 기사단의 암살자들은 대부분 그림자의 권능을 받아 검은 마력검의 사용이 가능했기 때문에 적들에게 있어서 치명적이었다.

브링고는 라투사로부터 지원받은 그림자 기사단 암살자 5명과 길드의 암살자 45명을 이끌고 테일러의 앞을 막아서기 위해 움직였다.

“크악!”

테일러의 검에 찔린 암살자가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주군! 국왕 폐하가 위험합니다!”

곁에서 마찬가지로 암살자 한 명을 쓰러뜨린 알버트가 국왕을 지키고 있는 방어진이 위태로운 것을 발견하고 테일러에게 보고했다.

알버트의 말을 듣고 전방을 주시하니.

그의 말대로 방어진이 상당히 위태로워져 있었다.

라투사가 그림자 기사단 암살자 대부분을 쏟아 부은 덕분에 국왕 기사단의 기사 절반 정도가 죽거나 크게 다쳐 쓰러져 있었다.

루시드 필리스터 역시 피투성이가 되어 몸을 떨고 있었다.

테일러는 다급해졌다.

국왕은 살아남을 것이 거의 확실했지만, 전생에서 루시드 필리스터는 오래전 던전에서 죽었기 때문에 연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만약 여기서 루시드가 죽는다면 테일러가 개고생해서 그를 살린 게 물거품이 되어 버린다.

“전원 목숨을 바쳐 국왕 폐하를 구하라!”

[통솔 스킬의 효과가 극대화됩니다. 아군의 공격력과 방어력이 소폭 상승합니다.]

다른 용병들과 다르게 필리스터 자작 가문에 장기 고용된 용병인 그들은 자작 가문뿐만 아니라.

국왕을 향한 충성심도 다른 용병들에 비해 깊은 편이었다.

테일러가 목이 터져라 외치자 통솔 스킬의 효과가 극대화되었고 아군의 공격력과 방어력이 소폭 상승되었다.

공격력과 방어력이 소폭 상승한, 테일러가 지휘하는 예비대가 전진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암살자 길드장 브링고가 그림자 기사단의 암살자 5명이 포함된 50여 명의 암살자를 이끌고 테일러와 예비대의 앞을 막아섰다.

생각보다 많은 수에 예비대는 물론이고, 자신만만하게 나섰던 테일러조차 조금 당황한 순간이었다.

양옆에서 피로 얼룩진 갑옷을 입은 기사들과 병사들이 테일러에게 합류했다.

“국왕 폐하를 위해! 우리도 함께하겠소!”

“우리는 이미 지쳤지만, 적들과 동귀어진할 준비는 되어 있소이다. 여긴 우리가 맡을 테니, 경은 국왕 폐하를 구하시오.”

기사들은 피로 얼룩진 검을 든 채 각오를 다졌다.

테일러는 그들에게 경의를 표했다.

“경들의 용기에 경의를 표합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국왕 폐하는 반드시 구출하겠습니다.”

테일러의 말에 젊은 기사 한 명이 입가에 미소를 그렸다.

“하하하! 경의 그 자신감 넘치는 태도를 보니 마음이 안심되오. 그럼 잘 부탁하오리다!”

말을 마치며 젊은 기사는 철제 방패로 자신의 몸을 가린 채 암살자를 향해 돌격했다.

방패로 몸을 가리고 검을 창처럼 앞으로 내민 채 돌진하는 그를 그림자 기사단의 암살자는 복면 아래의 얼굴에 비웃는 미소를 그리며 말없이 마력검을 활성화시켰다.

“국왕 폐하 만세!”

마력검은 철제 방패라고 해도 마병기가 아닌 이상 막을 수 없다.

그것을 잘 알면서도 젊은 기사는 멈추지 않고 몸을 날렸고, 다음 순간 그림자 기사단의 암살자가 휘두른 검은 마력이 깃든 검에 방패와 함께 몸이 분단되었다.

“국왕 폐하 만세!”

눈앞에서 동료 기사가 처참하게 목숨을 잃었지만, 기사들과 병사들은 싸울 의지를 잃지 않고, 국왕 폐하 만세를 외치며 암살자들을 향해 몸을 날렸다.

“가이우스. 엄호를 부탁합니다. 알버트. 일리아와 가이우스의 호위를 부탁합니다.”

“맡겨주게나.”

“목숨을 바쳐 지키겠습니다.”

가이우스와 알버트가 대답했다.

알버트의 말에서 굳은 의지가 느껴졌다.

가이우스는 스태프를 들어 올려 즉시 마법 캐스팅을 시작했다.

“국…… 왕 폐하…… 만세……!”

“왕국에 영광 있으라……!”

처절한 비명과 함께 아군이 죽어나갔다.

길이 뚫릴 여지는 없어 보였다.

“전원 공격!”

테일러는 더 이상 지켜보지 않고 예비대를 투입하기로 결정 내리고 명령을 내렸다.

기사들과 병사들의 합류로 수의 차이가 상당히 줄어든 상황.

예비대의 용병들은 저마다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포효하듯 외치며 무기를 든 채 암살자 무리를 향해 몸을 던졌다.

테일러와 예비대가 앞으로 빠져나간 순간이었다.

하늘에서 암살자 10여 명이 내려와 정령 군주를 습격했다.

그중 2명은 그림자의 힘을 사용할 수 있는 그림자 기사단의 암살자!

숲이 아닌 곳에서 소환되어 그 힘에 제약이 있는 바람의 정령 군주는 암살자들의 집중 공격에 그만 역소환되어 버렸고, 정령 군주의 역소환에 의해 일리아는 작지 않은 충격을 받고 휘청거렸다.

바람의 정령 군주를 정리한 암살자들은 즉시 일리아와 고위 마법사 가이우스를 노리고 몸을 날렸지만 알버트가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았다.

번개와 같은 움직임으로 가이우스와 일리아 앞으로 튀어나온 알버트가 마력검을 휘둘러 암살자 2명의 목을 날려버렸다.

“먼저 나를 죽여야 할 것이다!”

알버트 후안의 푸른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보호만 받고 있지는 않을 걸세!”

고위 마법사 가이우스가 그렇게 말하며 스태프로 바닥을 강하게 내려찍자 암살자들의 발밑이 갈라지더니 붉은 화염이 솟구쳤다.

“크아아악!”

“으아아악!”

그림자 기사단의 암살자 2명은 재빨리 몸을 피했으나, 나머지 암살자들은 미처 몸을 피하지 못하고 바비큐가 되었다.

살 타는 냄새를 그윽하게 풍기며 쓰러진 시체를 넘어 2명의 그림자 기사단 암살자는 검은 마력검을 휘두르며 알버트를 향해 몸을 날렸다.

“큭!”

앞서 가던 암살자의 다리를 뭔가가 묶었고, 그는 꼴사납게 넘어져 버렸다.

뒤따르던 이 역시도 두 다리가 나무뿌리에 묶여 버렸다.

일리아가 소환한 대지의 정령이었다.

산전수전 다 겪은 그림자 기사단의 암살자들답게 둘은 빠르게 나무뿌리를 잘라냈지만 뒤이은 가이우스의 마법을 미처 피하지 못했다.

고위 기사의 몸조차 마비시키는 강력한 고위 마법의 영향을 받은 두 암살자는 시간이 정지한 듯 움직이지 못했고, 알버트 후안의 검에 순순히 목이 잘려나갔다.

알버트와 가이우스, 일리아가 위기에서 빠져나온 모습을 확인한 테일러는 마음 놓고 전투에 임할 수 있었다.

그의 화려한 검술 앞에서 그림자 기사단의 암살자 5명이 차례차례 목숨을 잃고 있었다.

전투 중 어느새 레벨 7에 도달한 하급 파마의 검은 마력검에 있어서 치명적이었다.

거기다가 테일러의 수준 높은 검술까지 더해지니 도저히 막을 길이 없었다.

‘다, 다 죽은 건가?’

테일러에 의해 그림자 기사단의 암살자들이 모두 목숨을 잃고, 홀로 남은 그림자 기사단의 암살자는 그렇게 생각하며 테일러의 검을 간신히 받아내었다.

검을 받아낼수록 마력검을 약해지고 있었다.

그림자의 권능 또한 근원은 마력이었기 때문에 테일러가 사용하는 파마의 검 스킬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하앗!”

테일러가 기합과 함께 검격을 날렸다.

심장을 노리고 찔러 들어간 검은 교묘하게 비틀려 마지막에는 다리를 노렸다.

상당한 수준의 고위 검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림자 기사단의 암살자는 방어해냈지만, 그 결과, 테일러의 검과 충돌하여 파마의 검에 마력검의 마력이 더욱 깎여 나갔다.

그는 다시 마력을 보충했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이미 그가 보유한 마력은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이제 더 이상 마력을 보충하는 것은 힘들었다.

“치사하게 마병기를 사용하다니! 기사의 이름이 울고 있다!”

그림자 기사단의 암살자는 당연히 테일러가 마병기를 사용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외쳤으나, 그의 말은 심하게 잘못되어 있었다.

기사가 마병기를 사용한다고 해서 전혀 치사한 건 없었다.

“마병기라…… 아무래도 좋아. 어차피 네놈은 여기서 죽을 테니까. 굳이 설명해 줄 필요는 없겠지.”

테일러는 그렇게 대답하며 찬란하게 빛나는 마력검을 휘두르며 암살자를 향해 몸을 날렸다.

그런 그를 보며 암살자는 의미를 알 수 없는 묘한 미소를 지었다.

테일러가 그 미소의 의미를 알아차리는 데에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커헉!”

등에서 고통이 느껴졌다.

천천히 고개를 돌린 테일러는 자신의 등에 단검을 꽂아 넣은 검은 복면의 암살자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레인저의 직감 스킬을 가진 테일러의 감각에도 잡히지 않고 은밀하게 기습을 가한 그는 브링고였다.

브링고가 복면 아래에서 미소를 짓는 순간, 테일러가 감추어둔 비장의 수가 고개를 들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스킬의 효과가 극대화됩니다. 적에게 같은 피해를 줍니다.]

“컥!”

브링고가 비명을 지르며 비틀거렸다.

그의 등에서 피가 분수처럼 솟구쳤다.

갑작스러운 피해에 브링고가 당황할 동안 테일러는 단검을 뽑아 브링고의 목에 쑤셔 넣고 검을 휘둘러 그림자 기사단 암살자의 복부를 깊게 베었다.

암살자 둘이 천천히 쓰러지고 테일러는 국왕을 구하기 위해 예비대의 용병들과 함께 신속하게 움직였다.

국왕 기사단과 왕실 근위기사단의 활약으로 국왕을 포위했던 암살자 대부분이 쓰러져 있었다.

“후퇴! 후퇴하라!”

누군가 다급하게 외치고, 암살자들은 하나둘씩 어둠 속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전투에서 승리하였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하였습니다.]

전투에서 승리했다는 안내 메시지가 들렸지만.

레벨이 워낙 높은 탓에 레벨은 오르지 않았다.

“상태창.”

[테일러.

고위 기사

Lv:57

스킬[13/15]: Lv1도주[E] Lv12고위 기사 검술[A] Lv5벌목[E] Lv4마나연공법[C]L8상급 방어 검술[C] Lv3 마력검[B] Lv1눈에는 눈 이에는 이[A]

Lv5 레인저의 직감[C] Lv5 불의 검[B] Lv6하급 아머 마스터리[E] Lv4 통솔[C] Lv3 암석거인의 가호[B] Lv8 하급 파마의 검[B]

잔여 포인트:3]

하지만 상태창을 확인하니, 하급 파마의 검과 마나연공법, 상급 방어 검술 등의 스킬 레벨이 상승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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