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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턴 플레이어-11화 (11/150)

리턴 플레이어 11화

4장 기부를 하세요(1)

[전투에서 승리하였습니다. 경험치를 소량 획득하였습니다.]

“상태창.”

테일러

상급 전사

Lv:25

스킬[5/5]: Lv1도주[E] Lv14상급 검술[C] Lv5벌목[E] Lv3하급 마나연공법[D] Lv5방어 검술[D]

눈앞에 테일러의 상태를 나타내는 상태창이 생겨났고 테일러는 상태창을 심각한 표정으로 살폈다.

25 레벨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스킬 슬롯을 늘어나지 않았고, 소유한 스킬의 레벨만이 상승했을 뿐이었다.

“후우.”

테일러는 상태창을 끄고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었다.

스킬 슬롯을 늘리기 위해 별짓을 다 했지만 모두 소용없었다.

마지막으로 시도해 본 레벨을 올리는 방법마저도 큰 효과없이 끝나게 되자 테일러는 크게 침울해졌다.

스킬 슬롯이 늘어나지 않고 가지고 있는 스킬들만으로는 일정 수준 이상 강해지는 것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테일러가 전생에 했던 게임에서도 많은 스킬을 골고루 가지고 있는 캐릭터가 전투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이 있는 편이었다.

“일단을 돌아가야겠군.”

장검에 묻은 고블린의 피를 대충 닦아낸 뒤 검집에 집어넣은 테일러는, 날카로운 눈으로 주변을 살핀 뒤 숲을 벗어나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스킬 슬롯을 늘릴 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의욕이 없어진 탓에 평소보다 일찍 노스빌 숲에서 노스빌 마을로 돌아온 테일러는 광장의 분수대 근처에 앉아 멍하니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멍하니 사람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테일러에게 하얀 사제복을 입은 늙은 사제가 접근했다.

늙은 사제는 테일러의 옆자리에 앉아 조심스럽게 그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갑작스러운 기습(?)에 깜짝 놀란 테일러의 눈동자가 늙은 사제에게로 향했다.

늙은 사제는 테일러의 시선을 마주하며 입을 열었다.

“고민이 있는 모양이군요.”

늙은 사제는 테일러의 상황을 정확하게 꿰뚫어 보았다.

아마도 테일러의 머리에 나 고민 있소, 라고 적혀 있었던 모양이었다.

테일러는 늙은 사제의 말에 대답 대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늙은 사제는 말을 이어 나가기 위해 다시 입을 열었다.

“우리의 빛 로렌시아 님의 품은 모든 이에게 열려 있습니다. 신전으로…… 함께 가시겠습니까?”

“그렇게 하겠습니다.”

테일러는 고개를 끄덕였다.

정현민의 이름을 가지고 생활했던 세계에서 이 세계로 회귀한 것은 신의 힘이라고밖에 볼 수 없는 현상이었다.

그렇다면 스킬 슬롯을 늘리는 것도 신과 관련되어 있을지도 몰랐다.

자신을 회귀시켜 준 신과 신성교의 신 로렌시아가 같은 인물이라는 보장은 없었지만 한 번 기도를 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었다.

“안내하겠습니다. 자아, 이쪽으로.”

늙은 사제는 테일러를 노스빌 마을에 위치한 신성교 신전으로 안내했다.

평소 신전에는 올 일이 없었던 테일러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곳이었지만 왠지 낯설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늙은 사제는 테일러를 기도실로 데려갔다.

“이곳입니다. 기도를 하면 로렌시아 님께서 이야기를 들어주실 겁니다.”

“감사합니다. 빛이 함께하길.”

“빛이 함께하길.”

신성교의 인사말을 서로 주고받은 뒤 늙은 사제는 물러났고, 테일러는 기도실의 중앙에 위치한 로렌시아의 동상 앞에 무릎 꿇고 앉아서 기도를 올렸다.

일주일.

일주일 동안 테일러는 매일같이 빠지지 않고 로렌시아의 동상 앞에서 기도를 올렸지만 스킬 슬롯은 늘어나지 않았다.

“포기…… 해야 할까……?”

오늘도 마찬가지로 기도를 했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테일러는 실망한 얼굴로 일어나 신성교 신전을 나서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신성교 신전을 나오는 길에 테일러는 자신을 처음 신성교 신전으로 이끌었던 늙은 사제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로렌시아 님께 전달되었습니까?”

늙은 사제의 물음에 테일러는 입가에 미소를 그린 채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아무래도 제 정성이 부족한 모양입니다. 아니면 신께서 바쁘시거나. 제 바람이 닿으면 좋을 텐데 말입니다.”

그렇게 말하며 자연스럽게 늙은 사제를 지나쳐 신성교 신전을 나가려는 순간이었다.

늙은 사제의 입이 열리고 테일러가 혹할 만한 이야기가 나왔다.

“조금의 성의를 보인다면, 분명 로렌시아 님께서 알아주실 겁니다.”

테일러의 발걸음이 멈췄다.

테일러는 천천히 몸을 돌려 늙은 사제를 바라보았다.

늙은 사제는 입가에 미소를 그린 채 테일러를 바라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빛의 이름으로 신전에 금전을 바친다면, 로렌시아 님께서도 다시 생각해 보지 않겠습니까? 허허허.”

기부.

돈이 부족했던 과거였다면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지만 과거와 달리 지금은 노스빌 숲에서 사냥을 하고 나무를 베면서 적지 않은 돈을 벌어들일 수 있었다.

물론 그 대부분은 부모님께 바쳤지만 지금 주머니엔 은화가 제법 있었다.

“기부하겠습니다. 안내해 주시죠.”

“알겠습니다. 허허허.”

기부를 하겠다는 말에 늙은 사제의 얼굴에 웃음꽃이 환하게 피었다.

그는 활짝 핀 얼굴로 테일러를 기부함이 있는 곳으로 안내했다.

기도실과 마찬가지로 로렌시아 동상이 있고 그 앞에 대리석으로 이루어진 기부함이 있었다.

테일러는 주머니에 있는 은화의 절반을 쏟아부었다.

[기부를 하였습니다. 공헌도가 상승하였습니다.]

[스킬 슬롯이 추가되었습니다.]

기부를 했다.

효과는 엄청났다!

무미건조한 알림음에 테일러는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고 늙은 사제가 들리지 않게 명령어를 내뱉었다.

“상태창.”

테일러

상급 전사

Lv:25

스킬[5/6]: Lv1도주[E] Lv14상급 검술[C] Lv5벌목[E] Lv3하급 마나연공법[D] Lv5방어 검술[D]

스킬 슬롯이 한 칸 늘어나 있었다.

이것으로 회귀에는 신이 개입했다는 것이 확실해졌다.

테일러는 한층 밝아진 얼굴로 남은 은화를 쏟아부었다.

[기부를 하였습니다. 공헌도가 상승하였습니다.]

남은 은화를 전부 쏟아부었지만 이번에는 스킬 슬롯이 늘어나지 않았다.

아무래도 스킬 슬롯을 확장하려면 더 많은 양의 돈을 기부하여 공헌도를 획득해야 하는 것 같았다.

“오늘은 이만 가보겠습니다. 빛이 함께하길.”

“빛이 함께하길.”

테일러는 신성교 신전교 신전을 벗어나기 무섭게 만약을 위해 모아둔 스킬 포인트로 새로운 스킬을 생성했다.

새롭게 생성된 스킬은 D급 스킬로 기척 감지라는 스킬이었다.

몬스터의 기척을 사전에 감지하면 여러 면에서 상당히 유리하기 때문에 상당히 쓸 만한 스킬이었다.

스킬을 생성한 테일러는 집으로 뛰어가 자신의 비상금(?)을 가지고 나와 모두 신성교에 기부했다.

[기부를 하였습니다. 공헌도가 상승하였습니다.]

[스킬 슬롯이 추가되었습니다.]

매우 극소량의 금화와 많은 양의 은화를 들이붓자 신께서는 스킬 슬롯 한 칸을 늘리는 것을 허락해 주셨다.

현재 테일러의 상태는 다음과 같았다.

테일러

상급 전사

Lv:25

스킬[6/7]: Lv1도주[E] Lv14상급 검술[C] Lv5벌목[E] Lv3하급 마나연공법[D] Lv5방어 검술[D]

Lv1기척 감지[D]

스킬 수를 어느 정도 늘렸지만 돈을 모두 쏟아부은 탓에 개털이 된 테일러는 집으로 향하는 길에 진지하게 고민했다.

스킬 슬롯을 하나 확장할 때마다 신은 더 많은 공헌도를 요구하고 있었다.

현재의 벌이로는 그것에 맞추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다른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집에 거의 도착했을 때 테일러는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해 냈다.

“용병이 되는 수밖에 없나.”

용병.

용병 길드에 등록된 정식 용병이 되어 의뢰를 수행한다면 지금에 비해서 상당히 많은 양의 돈을 확보할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스킬 슬롯을 추가로 늘리는 것도 수월해질 터였다.

“그래. 용병이 되자.”

집에 돌아간 테일러는 레이나와 죠셉에게 용병이 되겠다는 자신의 결심을 밝혔다.

레이나는 반대했지만 죠셉은 조건을 걸고 허락했다.

그 조건은 한스와의 대결에서 그를 꺾으라는 것이었다.

테일러는 입가에 여유로운 미소를 그린 채 고개를 끄덕였다.

과거였다면 한스를 이길 자신이 없었겠지만 25레벨이 된 지금은 적어도 한스에게 쉽게 지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이 있었다.

근거 없는 자신감은 아니었다.

최근 한스와의 대련에서 그를 상당히 많이 따라잡았다는 느낌을 받고는 했으니까.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한스와의 대련은 다음 날 오후에 시작되었다.

죠셉과 자경단원 몇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둘의 대련이 시작되었다.

테일러는 신중하게 한스와 거리를 벌린 채 그의 움직임을 살폈고, 한스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테일러와의 거리를 순식간에 좁힌 뒤 목검을 휘둘렀지만 테일러는 기민하게 움직여 목검을 피해냈다.

“아닛!”

평소 대련 때와는 전혀 다른 테일러의 움직임에 한스는 경악했다.

테일러는 지금 전력을 다하고 있었다.

한스는 달라진 테일러의 모습에 놀라기는 했지만 정신을 가다듬어 진정하고 다시 목검을 휘둘렀다.

한스의 공격이 소나기처럼 테일러에게 쏟아졌지만 방어 검술 스킬을 보유하고 있는 테일러는 방어 검술을 발휘하여 한스의 공격을 모두 막아낼 수 있었다.

자신의 공격이 모두 막히자 한스의 얼굴이 다시 한번 경악에 물들었다.

“이번에는 제 차례입니다.”

한스를 향해 테일러의 목검이 빠른 속도로 쇄도하기 시작했다.

급소를 노린 빠르고 치명적인 공격.

한스는 목검을 몸으로 회수하여 간신히 공격을 막아냈지만 연이어 복부를 노린 테일러의 발차기를 눈치채지 못하고 당하고 말았다.

“커헉!”

복부에서 느껴지는 아릿한 통증에 한스의 몸이 비틀거렸다.

기사 수업에서 배운 전투 자세를 취하고 있던 한스의 몸이 흔들리자 테일러의 눈에 여기저기 빈틈이 포착되었다.

테일러는 즉시 목검을 휘둘렀다.

한스는 이를 악물고 목검을 들어 올려 테일러의 목검을 쳐냈으나, 테일러의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14레벨에 이른 상급 검술은 기사 수업을 받은 한스에게도 상당히 치명적이었다.

공격을 막아내는 한스의 호흡이 점차 거칠어졌다.

“흐아앗!”

기합과 함께 휘둘러진 테일러의 목검.

한스는 자신의 목검으로 그 공격을 막아내긴 했으나, 목검에 실린 힘을 흘려내지 못하고 그만 검을 놓치고 말았다.

한스의 목검이 멀리 날아가고 테일러의 목검 끝이 한스의 목에 살짝 닿았다.

“승자! 테일러!”

심판을 맡은 자경단원이 힘찬 목소리로 테일러의 승리를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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