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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업 머신-170화 (170/284)

레벨업 머신 170화

의문의 침입자들(1)

“무슨 일이냐?”

제이슨은 살짝 굳은 표정으로 방 안으로 들어온 기사들을 바라보았 다.

그들을 책망하는 눈빛은 아니었다. 오히려 무슨 소식인지 걱정스러워하 는 표정에 가까웠다.

어지간한 소식이 아닌 이상 이런 중요한 회의 중에 기사들이 문을 박 차고 들어올 리가 없었기 때문이었 다.

“스, 습격입니다!”

“습격?”

“예! 황성 외벽을 뚫고 정체불명의 침입자들이 난입했습니다!”

“뭐라고?”

기사의 외침에 당황스럽다는 표정 을 지은 것은 알렉이었다. 현재 황 성은 대륙 최강의 정규군인 1군이 철통같이 지키고 있었다.

적과 교전 중이라는 연락조차 받지 못했는데 벌써 /황성 창고의(황성 의)/ 외벽이 뚫렸다니? 있을 수 없 는 일이었다.

“외벽을 지키는 병사들은 뭘 하고 있었단 말이냐!”

“그, 그것이……

기사는 말끝을 흐리며 주변의 눈치 를 살폈다. 과연 이 말을 믿어줄지 알 수 없다는 듯한 눈빛이었다.

“하늘을, 날아서 침입했습니다.”

“뭐라고?”

“알 수 없는 갑주를 입은 침입자들

이…… 하늘 저편에서 순식간에 날 아와 황성 외벽을 순식간에 박살 내 고 침입했습니다.”

알렉은 할 말을 잃었다는 표정으로 기사를 바라보았다.

하늘을 날아와서 습격했다고? 공중 을 날 수 있는 종류의 몬스터가 없 는 것은 아니었지만 기사의 설명처 럼 알 수 없는 갑주를 입은 듯한 형태를 한 것은 아니었다.

‘그 신종 몬스터라는 존재인가?’

바이올렛이라는 오우거도 갑주를 입고 있었다고 하니 아예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었다.

“침입자들은 어디에 있지?”

“황성 창고 쪽으로 향하고 있습니 다!”

“안내해라.”

알렉은 기사의 뒤를 따라 황성 창 고가 있는 쪽으로 달려갔다. 백강현 과 포르테가 그의 뒤를 이어 달려갔 다.

“저희도 가겠습니다.”

영식은 무거운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제이슨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장군들이 알아서 잘 처리해 줄 걸 세. 자네들은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 게나.”

“아뇨. 이제 막 동맹이 된 관계인 데 이런 중대한 일에 손가락만 빨고 있을 수는 없죠.”

영식은 그렇게 말하며 회의실 밖으 로 나섰다. 그의 뒤를 이어 박시아 와 티리아, 배성훈, 배영훈이 달려 나왔다.

“영식 씨.”

회의실 밖으로 나온 박시아가 그를 불렀다. 그녀는 둘만 들리도록 작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이것도 영식 씨가 계획하신 건가 요?”

“아뇨. 전혀 모르는 일입니다.”

영식은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갑작스러운 황성 습격이라니? 미치 지 않은 이상 지금 타이밍에 그런 일을 계획할 리가 없었다.

아무런 의미도, 이득도 없는 일이 었다. 아니, 오히려 다 된 밥에 스 스로 재를 뿌리는 일이었다.

‘대체 누가.’

대체 어떤 세력이 대륙 최강의 국 가인 아르난 제국의 황성을 이토록 어처구니없게 침입한다는 말인가.

영식은 불길한 예감에 다급한 표정 으로 발을 박찼다.

-콰아아앙!

-쿠 쿠궁!

황성 창고 쪽으로 향할수록 어마어 마한 굉음이 연달아서 이어졌다.

-지이이이잉!

“숙여!”

영식은 벽을 가르며 쏘아진 공격에 반사적으로 소리쳤다. 황성 창고로 달려가던 사람들은 동시에 허리를 숙여 갑작스러운 공격을 피했다.

“이건?…”

머리 위를 스쳐 지나간 공격을 확 인한 영식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 다.

‘레이저?’

벽을 가르며 쏘아졌던 공격의 정체 는 붉은색 레이저였다. 영식의 표정 이 거칠게 일그러졌다.

‘대체 누가?’

침입자에 대한 의문이 점점 더 깊 어 졌다.

영식은 부스트를 사용해 가며 더욱 속력을 높였다.

-쿠우우웅!

“아아아아악!”

황성 창고로 보이는 곳에 도착하니 폭음과 함께 기사들의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각종 보물이 가득했을 황성 창고는 완전히 폐허와 같은 모습으로 바뀌 어 있었다.

-철컥.

-파앙!

“커헉?!”

푸른색 에너지 탄에 맞은 기사의 몸이 반으로 갈라졌다.

“ 무슨?”

영식은 황성을 침입한 존재들을 확 인하고 두 눈을 부릅떴다.

침입자들의 숫자는 대략 서른. 크 기로 보아하니 몬스터는 아니었다.

아니, 중요한 점은 그들이 몬스터 고 아니고가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기사들이 말했던 ‘알 수 없는 갑옷’ 의 존재였다.

‘대체 어디서 저걸?’

감청색 슈트.

락테온 2식과 비교하여 형태와 색 상은 다르지만 분명 침입자들이 입 고 있는 것은 슈트가 분명했다.

영식은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그들 을 바라보았다.

-슈우우우우!

“치, 침입자가 도망친다!”

“붙잡아!”

침입자들의 슈트에서 부스트가 뿜 어져 나왔다. 그들은 알렉을 비롯한 장군들이 창고에 도착하자마자 아무 미련 없이 몸을 돌려 그들이 박살 냈던 황성 외벽을 향해 도망치기 시 작했다.

부스트를 사용하여 도망치는 그들 의 속도는 기사들이 감히 따라잡을 수 없는 속도였다.

“볼프강 13식.”

선두에 있던 알렉이 검을 빼 들었 다.

그의 몸에서 은빛 마력이 넘실거렸 다.

포르테와는 비교할 수가 없는, 눈 이 부실 정도로 밝은 빛을 뿜어내는 은빛 마력.

“오버 소닉.”

-콰르르르릉!

천둥이 내리치는 것 같은 굉음이 주변을 울렸다. 검신부터 점점 투명 해지기 시작한 알렉의 몸이 허공에 녹아들듯이 사라졌다.

-콰직!

하늘을 날아 도망치고 있는 침입자 의 등 위에서 알렉이 나타났다. 그 는 투명한 검을 침입자의 등을 향해 내려찍었다.

투명한 검날이 슈트를 박살 내며 파고들었다. 공중을 날고 있던 침입 자의 몸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어디서 저런 것들이……

백강현 또한 눈살을 찌푸리며 빠른 속도로 멀어지는 침입자들을 바라보 았다.

“아이언 피스트.”

하늘을 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그는 굳세게 주먹을 움켜쥐었다.

쿠웅. 그가 전각을 밟자 단단한 마 력 장치로 보호되고 있는 창고의 바 닥이 일그러졌다.

약간 마른 몸을 가지고 있는 그의 몸에서 근육이 부풀어 올랐다. 한 쪽 팔만 기형적으로 부풀어 오른 백 강현은 그대로 주먹을 내질렀다.

마력으로 이루어진 유형의 기운.

무협지에서 흔히 권강이라고 표현 하는 것과 흡사한 힘의 덩어리가 멀 어지고 있는 침입자들을 향해 쏘아 졌다.

-콰아아아앙!

공중을 날고 있던 침입자 하나가 그의 권강에 격추되어 바닥으로 떨 어졌다.

‘부스트.’

-슈우우우우!

영식 또한 가만있지 않았다.

그는 부스트를 사용해서 허공을 박 차고 날아올랐다. 그의 뒤를 따라 티리아가 여섯 장의 날개를 펼치고 허공에 날아올랐다.

“끄응…… 설마 하늘을 날 수 있는

적이라니.”

배성훈은 부스트를 사용해서 날아 가고 있는 침입자들을 곤란하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그는 발달한 신체 능력으로 수십 미터 가까이 뛰어오를 수는 있었지 만 하늘을 날지는 못했다.

아니, 아마 소환자 중에 하늘을 날 수 있는 이는 극히 드물 것이다.

그 사실을 증명하듯 하늘을 날아 도망치고 있는 침입자들을 같이 날 아서 따라가고 있는 이들은 알렉과 영식, 티리아밖에 없었다.

박시아와 배영훈은 원거리 공격이

라도 가능해서 지원 사격이라도 한 다고 치지만 배성훈과 포르테는 그 것 또한 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늘을 날 수 있는 적을 상대한다 는 것은 그만큼 까다로운 일이었다.

“영식 씨! 제가 오른쪽을 맡을게 요!”

“알았어!”

침입자들이 도망치는 속도보다 빠 르게 그들을 따라잡은 영식과 티리 아는 각자 둘로 갈라져 그들을 상대 했다.

“산개.”

-슈우우우우우!

선두에 있던 침입자 하나가 나지막 한 목소리로 명령했다.

그의 명령을 따라 서른에 달하는 침입자가 사방으로 갈라져 도망치기 시작했다.

‘제길.’

영식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동시에 여러 방향으로 도망치는 적 들을 그 혼자서 처리할 수는 없었 다.

“락 온.”

-쿵! 쿵! 쿠

그의 등을 뚫고 수십 개의 포신이

빠져나왔다. 영식은 사방으로 흩어 지는 적들을 향해 미사일을 퍼부었 다.

-콰아앙!

하지만 미사일의 화력을 넓게 퍼트 렸기 때문일까. 그의 공격을 받고 속도가 느려진 침입자는 있었지만 추락하는 침입자는 없었다.

‘전부 잡을 수는 없어.’

영식의 머리가 빠른 속도로 돌아가 기 시작했다.

알렉 또한 계속해서 허공을 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던 듯 세 명의 침 입자의 등을 징검다리처럼 타고 다 니면서 상대하다가 땅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지금 상황에서 모든 침입자를 잡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렇다면 일단 명령을 내린 놈부 터 잡는다.’

영식은 그렇게 생각하며 부스트의 출력을 높였다.

방금 전 산개하라는 명령을 내렸던 그자는 영식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는 도망치는 것을 멈추고 몸을 돌렸 다.

“네놈이 그분께서 말씀하셨던 영식 이란 놈이군.”

영식은 ‘어떻게 나에 대해서 알고 있지?’라든지 ‘네놈들은 누구냐?’ 같 은 뻔한 질문은 하지 않았다.

어차피 대답해 줄 리도 없는 그 질문에 시간을 뺏길 수는 없었다.

-슈우우우우욱!

“전탄 사격.”

-콰아아앙!

부스트의 추진력을 받아 앞으로 쏘 아진 영식은 칩입자들의 대장으로 보이는 자에게 샷건을 퍼부었다.

샷건의 총열이 붉게 달아오르며 수 백 발에 달하는 총탄이 한 번에 쏟 아졌다.

굉음과 함께 자욱한 연기가 피어올 랐다.

“난폭하군. 대화를 할 생각조차 없 단 말인가?”

연기가 걷힌 후 침입자의 모습을 확인한 영식은 눈살을 찌푸렸다.

근접 거리에서 샷건을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침입자가 입은 슈트는 조 금밖에 일그러져 있지 않은 상태였 다.

‘다른 침입자가 입고 있는 슈트보 다 성능이 좋은 건가.’

사방으로 흩어져 도망치고 있는 침 입자들에 비해서 월등히 성능 차이 가 있는 슈트였다.

물론 영식이 가지고 있는 락테온 2식에 비할 수는 없었지만 그것은 락테온 2식이 상식을 벗어날 정도로 성능이 좋은 탓이었다.

지금 그들이 입고 있는 슈트만 하 더라도 영식의 능력으로도 만들어낼 수 없는 오버테크놀로지의 물건이었 다.

“……대체 어디서 그 물건을 구한 거냐.”

영식은 깊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자

신의 앞에 선 침입자를 노려보았다.

답이 돌아오지 않을 질문이라고 하 더라도, 물어보지 않고서는 참을 수 가 없었다.

대체 저들은 어디서 슈트를 구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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