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벨업 머신-158화 (158/284)

레벨업 머신 158화

완성된 코어(1)

락테온의 반쪽짜리 코어.

1년 반 정도 전에 공략했던 잊혀 진 자들의 무덤에서 발견했던 물건.

8영웅에 의해 죽은 창조주의 흔적.

기계 몬스터를 만드는 공장을 가동 하고 있던 동력원의 정체는 바로 그

락테온의 남은 반쪽짜리 코어였다.

“설마 여기에서 이걸 찾을 줄이 o"|z* ? ? ? ? ? 허 영식은 허탈한 표정으로 동력원을 향해 걸어갔다.

골드런 길드를 손에 넣은 후, 영식 은 개인적으로 남은 반쪽 코어 대해 서 조사를 이어나갔다.

조사 결과는 전무(全無).

락테온의 남은 반쪽 코어에 대한 단 하나의 단서조차 나타나지 않았 다.

과거 대전쟁에서 죽은 창조주의 코 어이니 대륙 중앙 지역에 있을 것이 란 막연한 추측은 했었지만 이렇게 공장을 가동하는 동력원으로 사용되 고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하지도 못 했다.

“영식아, 이거……

“그때 제단 위에 있었던 물건인가 요‘?”

락테온의 코어를 본 아라와 티리아 가 그에게 물었다.

영식은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고 개를 끄덕였다.

“맞아. 그때 그 물건의 남은 반쪽 이야.”

영식은 손을 뻗어 락테온의 반쪽짜

리 코어가 들어 있는 케이스로 손을 뻗었다.

케이스 너머로도 전해지는 강렬한 에너지.

케이스에서 이어진 수십, 수백 개 의 금속관.

마치 맥동하는 심장을 연상시키는 듯한 기계장치였다.

-파직! 파지직!

케이스에 손을 뻗으려고 하니 보이 지 않는 투명한 막이 그의 손을 막 아섰다.

손끝을 타고 찌릿한 전류가 흘렀 다.

강력한 장치로 보호되고 있는지 여 간 격한 반응이 아니었다.

“구조파악.”

-띠링.

[해당 장치에 걸린 락을 해제하기 위해서는 49시간이 소요됩니다.]

‘49시간.’

창조주의 코어라는 경이로운 물건 을 얻는 데 필요한 시간치고는 무척 짧았지만 지금 당장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은 아니었다.

언제 그 영상 속의 존재가 공장으 로 돌아올지 알 수 없었으니까.

“루시아.”

“예, 주인님.”

“저 케이스, 부숴 버려.”

열쇠를 찾을 수 없다면 문째로 박 살 내는 방법이 있었다.

물론, 창조주의 코어를 보호하고 있는 케이스가 보통 힘으로 박살 나 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 그에게는 ‘보통 힘’ 을 아득히 뛰어넘는 존재가 있었다.

영식의 명령을 들은 루시아는 깊게

허리를 숙이며 앞으로 걸어갔다.

“주인님의 명대로.”

그녀는 라이트 세이버를 꺼내어 발 도술을 하듯 몸을 숙였다.

“아도니스 디 리베리에.”

-쿠구구구구구궁!

그녀의 전신에서 보라색 기운이 폭 발했다.

허리춤에서 시작된 보랏빛 빛살이 허공을 갈랐다.

공기 자체를 짓뭉개어 터트리는 것 처럼 주변에 맹렬한 소닉붐이 휘몰 아쳤다.

-우우웅!

라이트 세이버가 케이스를 갈랐다.

플라즈마 칼날이 무시무시한 열기 와 마력을 머금은 채 케이스를 보고 하고 있는 투명한 보호막을 강제적 으로 찢어발겼다.

창조주가 만들어낸 단단한 보호막 이라고 할지라도 그녀의 검격을 버 틸 수는 없었다.

터져 나간 케이스 주위로 새하얀 연기가 피어올랐다.

“잘했어.”

“후훗. 나중에 돌아가면 꼭 칭찬해

주셔야 해요?”

루시아는 눈을 반짝이며 입가에 요 염한 미소를 띠었다.

도발적인 그녀의 말에 영식은 피식 웃음을 홀리며 앞으로 걸어갔다.

‘일단 구조파악은 나중에 해둘까.’

지금 당장 구조파악을 하기엔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몰랐다.

영식은 그렇게 생각하며 반으로 갈 라진 코어를 향해 손을 뻗었다.

?띠링.

[‘반으로 갈라진 락테온의 코어’의

복구를 강제적으로 실행합니다.]

[SS랭크 코어가 결합되어 SSS랭크 로 상승합니다.]

[사용자 ‘영식’에 대한 무조건적인 승인이 확인되었습니다.]

[해당 코어의 메모리 정보를 다운 로드합니다.]

“크윽!”

영식은 이마를 움켜쥐었다.

나중에 구조파악을 통해 코어를 완 성하려고 했던 그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자동적으로 코어가 완성되어 버리고 말았다.

영식의 머릿속으로 락테온의 코어 속의 기억이 흘러 들어왔다.

그의 시야가 점멸했다.

주변이 무너지며 세상이 무채색의 빛으로 물들었다.

/회상? 장면 구분 위치 체크해 둡 니다./기계장치로 이루어진 거대한 산이었다.

기억 속의 존재는 그 산의 정점에 앉아 있었다.

어딘가 쓸쓸하고, 당장에라도 무너 질 것 같은 눈빛이었다.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지?”

기계의 산 위에 앉아 있는 그에게 흐릿한 형체를 가진 존재가 다가왔 다.

안개에 가려 그 형체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어딘가 익숙한 감각이 드 는 존재였다.

“대장님.”

기억 속의 락테온은 흐릿한 존재를 ‘대장’이라고 불렀다.

대장이라 불린 존재는 딱딱한, 감 정이라고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은 메마른 목소리로 대답했다.

“여기서 뭘 하고 있냐고 물었다. 이제 곧 인간들과의 전쟁이 시작된 다. 사적인 움직임은 용납하지 않겠 다.”

락테온은 씁쓸한 표정으로 그를 바 라보았다.

인간들과의 전쟁, 이라는 그의 말 이 락테온의 어깨를 무겁게 짓눌렀 다.

“대장님.”

락테온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다시 금 그를 불렀다.

대장이라고 불린 흐릿한 존재는 마 음에 들지 않는다는 둣 이어지는 그 의 말을 기다렸다.

“저희는 왜 인간과 싸워야 합니 까?”

“……그건 또 무슨 말이냐.”

“이 싸움에는 목적이 없습니다. 이 상하지 않습니까?”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라. 인간들 과 싸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게 언제부터 당연한 일이 되었 습니까?”

락테온은 따지듯 ‘대장’이라 불린

존재에게 말했다.

흐릿한 존재는 한 걸음 발을 내디 디며 손을 뻗었다.

-우우우웅!

“커 헉!”

무시무시한 에너지의 방출과 함께 락테온의 무릎이 강제적으로 바닥에 꿇렸다.

감히 항거할 수 없는, 절대적인 힘.

기계장치로 이루어진 신과 마주선 것 같은 무력감이 그의 몸을 짓눌렀 다.

“더 이상 헛소리를 하면 널 결함품 으로 간주하여 폐기 처분하겠다.”

M 99

?

딱딱한 그의 말에 락테온은 서글픈 표정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대장님.”

그는 가늘게 떨리는 손을 그에게 뻗으며 말을 이었다.

“대장님은…… 슬픔을 느껴보신 적 있으십니까?”

쥐어 짜내는 듯한 그의 말에 흐릿 한 존재는 그 움직임을 멈췄다.

“또 헛소리를 하는군.”

그는 메마른 목소리로 락테온의 물 음에 답했다.

“우리는 슬픔을 느낄 수 없다.”

그와 함께 다시 세상이 무너졌다.

영식의 눈가를 타고 투명한 눈물이 홀러 내렸다.

황무지가 된 잉그리움 제국의 영토 를 봤을 때와 흡사한 감각.

단테리온, 이라는 이름이 떠올랐을 때 느꼈던 가슴을 저미는 슬픔이 그 의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영식은 가늘게 떨리는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머릿속이 엉망진창이 된 것처럼 복 잡했다.

락테온, 단테리온, 그리고 ‘대장’이 라고 불린 존재.

그들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에 복잡 하게 얽혔다.

‘락테온이 그들이 말한 배신자였 나?’

지금 대화 내용만 생각한다면 락테 온은 처음부터 반항적인 태도를 보 이고 있었다.

그를 배신자라고 생각하는 것이 타 당했다.

‘만약 그렇다면……

영식의 표정에 아쉬움이 드러났다.

만약 그가 배신자라고 한다면 창조 주들의 배신자를 찾아 협력을 얻겠 다는 계획은 물거품으로 돌아간 것 이 되었다.

이미 죽은 존재에게 협력을 구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니까.

“하아..

영식의 입에서 깊은 한숨이 흘러나 왔다.

창조주들의 배신자라는 강력한 조 력자를 얻을 수 없으리란 사실이 아 쉽게 느껴졌다.

단순히 무력적인 조력을 떠나 아직 은 베일에 휩싸인 창조주들의 정체 를 자세히 알 수도 있었을 테니까.

‘그리고……

영식은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았다.

피륙이 아닌 금속 장치로 이루어진 그의 신체.

창조주들을 찾는다면 그 자신에 대 한 비밀을 풀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배신자가 하나라고 확신할 수는 없으니까.’

그들에게 감정이 있고, 그에 따른 불화가 있다는 사실을 안 것만으로 도 충분했다.

불화가 있다면 그에 따른 배신자는 얼마든지 나올 수 있었다.

-띠링.

[락테온의 코어를 획득하였습니다.]

[슈트의 출력이 최대 80프로로 상 승합니다.]

[최대 운용 가능 시간이 20분으로 상승하며 재사용에 필요한 시간이 24시간으로 단축됩니다』

[다용도 기능성 전투 슈트 락테온 2식의 ‘오버히트’ 모드가 개방되었 습니다.] [현재 슈트의 사용자가 완전히 ‘영 식’으로 설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버히트’ 모드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오...

영식의 입에서 짧은 탄성이 흘러나 왔다.

슈트 출력 30프로의 상승.

아직 완전히 슈트의 기능을 사용하 지는 못했지만 락테온 2식이 가진 어마어마한 성능을 떠올린다면 80 프로만 하더라도 엄청난 힘이었다.

락테온 2식은 50프로의 출력만으 로도 //슈트가 없는 상태에서는// 104레벨 정도에 불과한 영식을 김 재현 이상의 힘을 가진 강자로 탈바 꿈해 주는 강력한 물건이었으니까.

사용 가능 시간이 2배 가까이 늘 어난 것도, 재사용 대기 시간이 줄 어든 것도 영식에게는 이 이상 없을 정도로 좋은 소식이었다.

솔직히 전쟁이 아닌 이상 한 전투 에서 20분 이상이나 걸리는 경우는 없었다.

보통 전투는 길어봐야 30분 내에 승패가 판가름 나는 것이 일반적이 었다.

그러한 점을 생각한다면 연달아 전 투만 일어나지 않는다면 자유롭게 슈트를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의미였다.

‘오버히트 모드라……

대체 왜 개방되었는지 알 수 없는

기능이었다.

얼마나 강력한 모드인지는 모르겠 지만 지금 상태에서는 사용할 수도 없었으니까.

‘예상치도 못한 수확이네.’

기계 몬스터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서 온 공장에서 얻은 것은 그의 예 상을 한참이나 뛰어넘는 대박이었 다.

이 정도라면 오리하르콘을 정체불 명의 집단에게 모조리 털려 버린 것 도 웃으면서 넘어갈 수 있을 정도의 수확이었다.

-우우우웅.

동력원이 사라진 공장의 기능이 정 지 했다.

주변을 밝히던 불빛이 사라지며 칠 흑 같은 어둠이 내려앉았다.

“멀티플 라이트.”

아라가 마법을 사용해 주변을 밝혔 다. 그녀는 영식에게 다가오며 물었 다.

“공장의 기능은 정지된 것 같은 데…… 그 쪼개진 큐브 같은 거에서 여기에 대한 정보는 얻었어?”

“아니. 공장 자체에 대한 정보는 얻지 못했어.”

락테온의 코어를 통해 얻은 정보만 생각한다면 큰 수확은 없었다.

완전히 복구된 그의 기억을 통해서 도 결국 뜬구름을 잡는 듯한 정보만 얻었을 뿐이니까.

“일단 이 주변을 좀 더 살펴보자.”

영식은 더 얻을 만한 정보가 있는 지 확인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려 했다.

그때 였다.

?이이이이이이잉!

기능이 정지한 공장 안에 시끄러운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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