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업 머신 135화
이어지는 사건(3)
“살바토르 길드의 전력…… 을 말 씀하시는 건가요?”
가만히 얘기를 듣고 있던 배성훈이 그에게 물었다.
영식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들의 저희에 대해서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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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 때문에 생각지도 못한 일격 을 가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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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훈은 확신에 찬 채 말하는 그 를 보며 가늘게 눈을 떴다.
과거 살바토르 길드가 3대 길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했던 길드였다는 것은 그도 알 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과거의 이야기였다.
살바토르 길드는 내전에 의해서 완 전히 몰락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은 그들이 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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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한 이후로 꽤나 시간이 흘렀다.
어떤 길드도 성장하지 않은 채 멈 줘 있는 경우는 없었다.
설사 살바토르 길드가 전성기의 힘 을 되찾았다고 해도 지금 3대 길드 에 비할 수는 없었다.
‘살바토르 길드의 길드마스터는 분 명 강력하다고 들었지만…… 강력한 개인 하나가 전쟁을 좌지우 지하기 위해서는 최소 박시아급은 되지 않는 이상 힘들었다.
“살바토르 길드의 도움은 정말 감 사하지만 의외의 일격을 날리기에는 전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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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이 부족할 것 같다고 말하려고 했던 배성훈은 이내 무언가 이상하 다는 것을 느끼고 말을 멈췄다.
그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것은 주 변의 반응이었다.
당사자인 살바토르 길드는 그렇다 치더라도 박시아마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너는 아무것도 모르니까 그 런 말을 할 수 있는 거야’라고 말하 는 것처럼.
‘뭐지?’
그는 자신이 뭘 잘못 말한 것이 있는지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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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그의 반응은 타당했다.
그가 듣기로 살바토르 길드의 길드 장 티리아 폰 에르만은 어지간한 랭 커는 이길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 다고 했다.
신화의 영역 중 하나인 천사의 힘 을 이어받았으니 그 강력함은 의심 할 여지가 없었다.
문제는 그들이 상대해야 하는 김재 현이 ‘어지간한’ 랭커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그에게 치명적인 일격을 주기에는 그녀 하나의 힘으로는 턱없이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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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다.
“……뭐, 배성훈 씨의 그런 반응은 저도 이해합니다.”
박시아는 짧은 한숨을 내쉬며 영식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녀도 그에 대해서 모르고 있었다 면 배성훈과 정확히 똑같은 반응을 보였을 것이 분명했으니까.
“그때 그 슈트를 사용하실 생각이 십니까?”
박시아는 잊혀진 자들의 무덤을 공 략했을 때를 떠올렸다.
그녀에게 김재현과 상대했을 때 이 상의 무력감을 안겨준 푸른 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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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이 대체 얼마인지조차 알 수 없었던 그 괴물을 죽인 것은 다름 아닌 영식이었다.
‘그라면 김재현을……
박시아의 눈에 선명한 분노가 떠올 랐다.
김재현.
그에 대해서 떠올릴 때마다 심장이 옥죄어오는 기분이었다.
뜨거운 분노가 그녀의 전신에 퍼져 나갔다.
박시아는 깊게 심호흡하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지금은 감정적으로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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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할 때가 아니었다.
“예. 그렇습니다.”
“음. 확실히 영식 씨와 함께라면 김재현을 이기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 같군요. 하지만 아바돈 길드의 전력은 김재현만이 아닙니다. 아바 돈 길드와 익시스 왕국군, 포로로 잡힌 엘노트 왕국군이 성을 수비하 고 있을 겁니다.”
“그에 대비해서는 생각해 둔 것이 있습니다.”
“생각해 둔 거요?”
박시아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영식은 지금 이곳에 와서 처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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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안 왕자가 살해당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런데 생각해 둔 것이 있다니?
그녀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자 한성이 입을 열었다.
“……그걸 사용하실 생각이십니 까?”
“예. 전쟁이라고 하면 그게 가장 적합하겠죠.”
“하지만 그건 이번 원정에서 대부 분 파괴되지 않았나요?”
“C급과 B급은 지금 남은 재료들로 도 충분히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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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식과 한성의 대화가 이어질수록 박시아의 표정에 점점 더 의문이 차 올랐다.
“……그게 뭐기에 그렇게까지 말씀 하시는 거죠?”
“안드로이드 군단입니다. 전쟁에서 가장 활약하기 좋은 전력이죠.”
“?예?”
“그게 무슨 헛소…… 크흠. 실례했 습니다. 그보다 슈트라느니, 안드로 이드라느니 대체 무슨 얘기를 하시 는 건지?”
안드로이드 군단이라는 영식의 말 에 박시아와 배성훈은 어처구니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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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 그들의 반응에 한성은 씁쓸한 웃음을 흘렸다.
“이건 직접 보여 드리는 편이 빠를 것 같은데요.”
“인벤토리 안에 있는 재료가 좀 있 으니 그걸로 바로 만들 수 있습니 다.”
영식은 그렇게 말하며 B급 금속 코어를 꺼내어 제조 스킬을 사용했 다.
-파아아앗!
푸른빛과 함께 허공에서 사람의 형 체가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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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건……?”
“진짜 안드로이드……?”
박시아와 배성훈, 배영훈 형제는 눈앞에 만들어진 안드로이드를 바라 보며 경악에 찬 표정을 지었다.
“시아 씨는 제가 기계를 만들 수 있다는 걸 알고 계시죠?”
“아, 예……. 그렇습니다만.”
“기계공학자 스킬로 만든 안드로이 드입니다. 이번 원정 때 그 힘을 측 정해 봤는데 전쟁 같은 대규모 전투 에서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전력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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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설명에 박시아는 머리가 아프 다는 듯이 이마를 쓰다듬었다.
그의 능력이라고는 해도 냉장고나 전자레인지 따위를 만들 수 있는 능 력이라고만 알고 있었지 이런 오버 테크놀로지의 기계까지 만들 수 있 는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그럼 이게 스킬로 만든 거라 는 말씀이십니까?”
배성훈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눈 앞의 안드로이드를 쓰다듬었다.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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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최근 동부에서 기계제품 이 인기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설마 안드로이드가 나올 줄은……
“이 정도면 충분히 ‘의외의 일격’ 이 되지 않겠습니까?”
“ O..”
■司… .
영식의 물음에 배성훈은 침음을 삼 켰다.
“확실히, 예상외의 전력이 될 수는 있겠군요.”
아무리 김재현이라고 하더라도 안 드로이드가 나타날 것이라고는 상상 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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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전력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입니까? 영화에서 다뤄지는 그 정도는 아닐 테고……
만약 지구였다면 안드로이드 군단 을 제조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최 고의 군대를 만드는 것이 가능할 것 이다.
하지만 에르노어 대륙은 다르다.
이곳에서는 인간의 한계를 아득히 벗어난 초인들이 가득했다.
어중간한 힘이라면 안드로이드는 그냥 고철 덩어리에 불과할 것이다.
“운용할 수 있는 모든 안드로이드 군단이 모인다면 여러분의 길드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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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 일전을 벌여볼 수 있을 겁니 다. 아, 물론 랭커는 제외하고요.”
“……엄청나군요.”
랭커를 제외했다고는 하나 스킬로 만들어낸 소환수와 비슷한 존재만으 로 3대 길드의 벙력과 싸울 수 있 다니.
히든 클래스 중 이 정도로 사기적 인 직업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엄청 난 능력이었다.
“..기계 몬스터에 안드로이드까
지. 대체 제가 요즘 에르노어 대륙 에 있는 건지도 의심이 가네요.”
박시아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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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분명 에르노어 대륙은 검과 마법, 용이 존재하는 전형적인 이세계 판 타지가 아니었던가.
그런 배경에 대체 왜 안드로이드 군단이니 기계 몬스터니 하는 존재 들이 나타고 있는지 그녀로서는 알 수가 없었다.
‘슈트까지는 그렇다 쳤는데……
전설적인 대장장이가 만든 갑옷은 그 자체만으로 착용자의 모든 스탯 을 폭발적으로 증가시켜 준다고 들 었다.
그렇기 때문에 영식이 착용한 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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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그런 갑옷의 종류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걸 보니 그런 것도 아닌 것 같네.’
그녀는 푸른색 머리칼을 쓸어 넘기 며 영식을 바라보았다.
천태황을 받아들인 것으로 61회 차 소환자 중에서 건질 만한 소환자 는 다 건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경이롭기까지 한 영식의 능 력을 보고 나니 그를 처음에 발견하 지 못한 게 못내 아쉽게 느껴졌다.
‘만약 그가 레비아탄 길드로 왔다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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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태황과 영식. 그 둘을 모두 다 얻었다면.
아마 지금쯤 그녀가 생각한 동부 연합을 완성하고 북방 정벌을 시작 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시아는 못내 아쉬움을 감추며 그 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그렇다면 구체적인 작전에 대해서 얘기해 보죠. 이제까지 안드로이드 부대와 함께 전투를 한 적은 없으니 병력 배치도 좀 달라져야 할 테 고……
“아, 그것도 생각해 둔 것이 하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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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하세요.”
영식은 처음 전쟁에 대한 얘기를 들었을 때부터 생각해 두었던 ‘작 전’을 입에 담았다.
그의 말이 이어질수록 배영훈, 배 성훈 형제와 박시아의 입에서 허탈 한 웃음이 흘러나왔다.
“……그래서 ‘의외의 일격’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신 거였군요.”
그의 작전을 들은 배성훈은 납득이 간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 확실히 그 이상의 표현을 찾기 힘든 작전이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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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아 또한 어처구니없다는 표정 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말한 작전이라는 것은 안드로 이드 군단이 가진 장점을 독특하게 활용한 전략이었다.
‘게다가 아바돈 길드와 레오폴드에 서 공성전을 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 고 한다면…… 영식의 전략은 상상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시아는 회의실 안에 모인 사람들 을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
“우선 본 작전의 시행은 일주일 후 로 하겠습니다. 그 기간 동안은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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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전력을 정비해 주세요.”
“알겠습니다. 그런데 지금 아바돈 길드 세력이 모이고 있는 곳이 어디 죠?”
영식은 가늘게 눈을 뜨며 물었다.
“엘노트 왕국의 수도 레오폴드입니 다. 아바돈 길드는 익시스 왕국군까 지 끌어들여서 수도를 완벽하게 점 령 했습니다.”
“……그럼 싸워야 하는 상대의 전 력이 두 개의 왕국군과 하나의 거대 길드를 합친 정도라는 말씀이신가 요?”
아바돈 길드에 수도로 들어온 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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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 왕국군. 그리고 원래부터 레오폴 드를 지키고 있는 엘노트 왕국군.
만약 그 모든 병력이 이상적으로 모이기만 한다면 더 이상 왕국이라 고 부를 수도 없을 정도로 강력한 군대가 탄생하는 것이다.
영식의 물음에 박시아는 천천히 고 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그 점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가 없습니다. 다만, 이런 단시간 내에 모든 병력을 홉수할 수는 없었을 겁 니다. 오히려 엘노트 왕국군은 저희 들의 편에 설 확률이 높겠죠.”
엘노트 왕국군의 입장에서 보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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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돈 길드는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 을 잡은 무장 세력이었다.
만약 쿠데타로 인해 죽은 왕이 헨 드릭처럼 무능한 왕이었다면 모를 까, 국민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루안을 죽인 이상에야 왕국군 이 순순히 그들의 말을 따를 리가 없었다.
“……왕이 죽었다는 것을 속이고 루안으로 변장해서 왕국군을 조종한 다는 방법은?”
“불가능할 겁니다. 대체 무슨 생각 인지 아바돈 길드는 당당하게 왕성 정면으로 들어가 무차별적으로 학살 을 펼쳤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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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요.”
영식은 이해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 덕였다.
‘애초에 몰래 암살한 후에 루안으 로 변장할 계획을 짰다면 레비아탄 에서 그가 죽었다는 것도 알 수 없 었겠지.’
그렇게 생각한 영식은 자리에서 일 어섰다. 그를 따라 티리아와 한성 또한 몸을 일으켰다.
“그럼 저희는 이만 돌아가 보겠습 니다. 아까 전에 말씀드린 ‘작전’을 준비하는 데 시간이 촉박해서요.”
탕. 회의실의 문이 닫히는 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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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지막이 울려 퍼졌다.
그가 나가자 배성훈이 그녀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는 혼란스럽다는 표정으로 머리 를 움켜쥐며 입을 열었다.
“저 소환자는 대체 정체가 뭡니 까?”
“그러니까……
두 형제에게 영식에 대해서 설명하 려던 박시아의 말끝이 흐려졌다.
대체 어떤 표현을 해야 영식이라는 규격 외의 존재를 설명할 수 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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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잡을 수 없는 괴인?
기상천외한 스킬을 가지고 있는 소 환자?
이계에서 온 게 아니라 외계에서 온 것 같은 인간?
그 어떤 표현도 그를 완벽하게 설 명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고민에 잠겨 있던 박시아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는…… 장르가, 다른 사람입니다.”
그녀는 그 이상의 표현을 찾을 수가 없다는 듯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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