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업 머신 134화
이어지는 사건(2)
엘노트 왕성.
영웅 안드라스가 세운 국가.
동부에서 나름 알아주는 세력을 지 닌 이 국가는 얼마 전까지 왕 파벌 과 왕자 파벌과의 싸움으로 시끄러 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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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전이 일어난 결정적인 원인은 헨 드릭 국왕의 죽음. 그 죽음에 루안 이 관련되어 있다는 의혹이 돌기 시 작할 때부터였다.
사실 이 사건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들은 루안이 헨드릭을 죽이지 않았다는 것 정도 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사실을 모두 알게 되었 을 때는 이미 더 이상 진범은 중요 하지 않은 상황이 되어버렸다.
기득권을 유지하려고 어떻게든 루 안 왕자를 천륜을 어긴 패륜아로 만 들어 죽이려는 헨드릭 파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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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억울한 누명을 풀기 위해서 라도 헨드릭 파벌과 싸워야만 하는 루안 파벌의 싸움이 시작돼 버린 것 이다.
그 싸움에서 승리한 루안 왕자는 아버지를 죽인 진범을 찾기 전까지 는 왕위 계승식을 하지 않겠다고 할 정도로 강경한 태도로 진범을 찾아 나섰다.
하지만 그 진범을 찾아 억울한 누 명을 벗기도 전에, 엘노트 왕국에 또 다른 재앙이 일어났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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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억, 허억……. 네, 네놈들은 누 구냐.”
왕의 집무실. 언제나 수십 명의 근 위대들로 인해 철통처럼 보호되는 그곳이 끔찍할 정도로 많은 피에 젖 어 있었다.
깔끔하게 목이 잘려 있는 시체.
그리고 그와 상반되게 무언가에 잡 아먹힌 것처럼 처참하게 뜯겨 있는 시체가 방 안에 가득했다.
엘노트 왕국에서 가장 강력하다는 기사들이 모인 왕실 근위대의 시체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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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체로 가득한 방 안에서, 회색 머리칼을 가진 한 청년이 거친 숨을 몰아 내쉬고 있었다.
청년의 이름은 루안 폰 엘노트.
헨드릭이 죽은 후 왕권을 이어받게 된 엘노트 왕국의 왕자였다.
“흐음. 글쎄? 이제 곧 뒤질 놈이 그건 알 필요 없을 것 같은데 말이 야.”
스킨헤드의 사내가 낄낄 웃음을 터 트리며 말했다.
흥측한 벌레 문신이 가득한 그의 얼굴이 기괴하게 비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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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윽……
루안은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스킨 헤드의 사내를 노려보았다.
“……거기까지 해. 김재현.”
그때, 보랏빛 머리칼을 허리까지 기른 여인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숨 막히게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여인이었다.
피로 점철된 방 안에서도 마치 빛 을 뿜어내는 것 같은 찬란한 미모를 가진 그녀는 피가 묻어 있는 한 자 루의 검을 손에 쥐고 있었다.
스킨헤드의 사내, 김재현은 씨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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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으응? 왜 그래, 루시아? 여기 근위대들을 쳐 죽이는 데는 너도 한 몫했잖아?”
능청스러운 그의 말에 그녀는 날카 로운 눈으로 그를 노려보았다.
그녀는 검을 들어 눈앞에 있는 사 내를 향해 휘둘렀다.
은백색 빛이 그의 목을 노렸다.
“..으 ”
―匕 1 ?
루시아의 입에서 고통스러운 신음 이 홀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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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고통스러운 듯이 머리를 움 켜 쥐었다.
그녀의 손이 덜덜 떨리며 아래로 내려왔다.
“흐음?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거 야, 루시아? 이게 있는 이상 네년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니까?”
그녀에게 다가온 김재현은 루시아 의 뺨을 한 손으로 쓰다듬으며 입가 를 일그러트렸다.
그의 손에는 검은색 막대기가 들려 있었다.
루시아는 증오스럽다는 눈빛으로 그를 쏘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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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자신의 머리 에 손을 올렸다.
그녀의 머리 안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가 들어 있었다.
그의 명령을 거스르려고만 하면 강 렬한 고통과 함께 강제로 그녀의 몸 을 움직이게 만드는, 악마의 물건.
“하하하! 좋아! 그 눈빛이야! 그 짜릿짜릿한 눈빛!”
“……변태 새끼.”
“으응? 주인님한테 그런 말을 해도 되는 거야? 기억을 잃은 널 이제까 지 친절하게 보살펴 준 게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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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쳐! 너는 그냥 내 힘을 이용하 고 싶었던 것뿐이잖아!”
그녀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소리쳤 다.
김재현은 입꼬리를 비틀어 올리며 말을 이었다.
“아주 행운이었지. 널 마음대로 다 룰 수 있는 물건을 발견한 건 말이 야. 뭐, 어떤 이유에서든 지금 네년 이 할 일은 하나뿐이야.”
그는 거친 숨을 몰아 내쉬고 있는 루안에게 고개를 돌렸다.
“루안을 죽여, 루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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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말에 루시아는 분하다는 듯이 입술을 깨물었다.
머리에서 시작된 고통이 그녀의 전 신에 퍼져 나갔다.
머리가 아득해질 정도로 강렬한 고 통과 함께 그녀의 몸이 의지와는 상 관없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미안해요.”
그녀는 처절한 슬픔이 묻어 나오는 표정으로 루안을 내려다보았다.
그녀의 손에 쥐어진 검이 그를 향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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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읏!”
자리에서 일어선 루안은 다시 검을 들어 올렸다.
루미나스. 과거 영웅 안드라스가 사용했다고 알려진 전설적인 검이 밝은 빛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여기서, 죽을 수는……!”
그는 필사적인 표정으로 일어섰다.
지금 그가 여기서 죽으면 엘노트 왕국은 끝이었다.
그에게는 아직 자식도 없었다.
왕위를 물려줄 정통 후계자가 남지 않는다는 의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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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런 문제를 떠나서 1년 안 에 왕이 두 번이나 죽는 혼란을 국 가가 버텨낼 수 있을 리 없었다.
엘노트 왕국은 탐욕스러운 무리에 게 갈기갈기 찢겨 나가리라.
“아, 왕국에 대한 건 걱정하지 마.”
김재현은 그런 루안의 모습이 즐겁 다는 듯이 입가를 비틀었다.
광기에 번들거리는 그의 눈이 루안 을 향했다.
“엘노트 왕국의 선량한 국민들은 내가 친히 다스려 줄 테니까.”
“이, 개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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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안은 노성을 터트리며 김재현을 향해 달려들었다.
밝은 빛에 휩싸인 루미나스가 김재 현을 향했다.
-까앙!
김재현을 향해 달려드는 루안의 앞 을 루시아가 막아섰다.
섬광처럼 휘둘러진 그녀의 검이 루 미나스를 반으로 ‘쪼개’ 버렸다.
“어……? 무, 무슨……?”
루안은 경악에 찬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영웅 안드라스가 사용했던 전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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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검.
자아를 가진 에고소드로서, 왕가 직계 혈족 중에서 인정받은 자만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검이 마치 수수깡 처럼 반으로 박살 난 것이다.
“마, 말도 안 돼……
루안은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중얼거렸다.
엘노트 왕가에 대대로 내려오는 전 설의 검을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간단하게 박살 내다니?
“미안해요.”
그녀는 다시 한번 그에게 사과의 말을 입에 담으며, 검을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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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턱.
반듯하게 하게 잘린 루안의 목이 바닥에 떨어졌다.
죽어서도 감기지 않은 그의 눈이 그녀를 향했다.
루시아의 볼을 타고 투명한 눈물이 홀러내렸다.
그녀는 가늘게 떨리는 몸으로 고개 를 숙였다.
“아? 아깝게 루미나스를 왜 부숴? 그거 S급 레어 아이템은 될 텐데.”
김재현이 반으로 갈라진 루미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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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들어 올리며 말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그를 노려보았 다.
“너 따위 쓰레기가 사용하기엔 고 귀한 검이니까.”
“하하하! 그래서 이렇게 박살 내버 린 거야? 뭐, 난 어차피 검을 쓰지 않으니까 상관없지만 말이야.”
그는 낄낄 웃음을 터트리며 그녀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그리고 무려 전설 속 8영웅 중 하나인 영웅 루시아 님이 내 곁에 있잖아? 이까짓 S급 레어 아이템 따윈 네 가치에 비하면 쓰레기에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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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하지.”
김재현은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었 다.
루시아의 표정이 거칠게 일그러졌 다.
사실 그녀에게는 과거 자신이 ‘8영 웅’이라는 존재로 불렸던 기억이 없 었다.
처음 눈을 떴을 때 그녀는 끝없이 펼쳐진 황무지에 쓰러져 있었다.
자신이 그가 말한 것처럼 8영웅이 라고 불렸던 존재였는지 아닌지 그 녀로서는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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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확실한 것은 한 가지 있었 다.
그녀는, 이 악마 같은 남자의 말에 반항할 수 없었다.
“……루안 왕자가, 죽었다고요?”
티리아는 멍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물었다. 박시아는 천천히 고개를 끄 덕였다.
“예. 루안 왕자는 아바돈 길드에게 살해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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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침묵 속에서 영식은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루안 왕자가 죽었다, 라.’
사실 루안 왕자가 죽었다는 소식은 살바토르 길드 입장에서 환영할 만 한 소식이었다.
눈에 불을 켜고 자신들을 쫓고 있 는 추적자가 사라졌다는 의미니까.
하지만 그를 죽인 존재에 대해서 듣자 그런 생각은 말끔히 사라졌다.
아바돈 길드. 동부 최강자라는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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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현이 있는 길드.
어딘가 불길함이 느껴지는 그 이름 이 영식의 뒷목을 자극했다.
불안했던 예감이 적중하는 순간이 었다.
“아바돈 길드가 왜 갑자기 루안 왕 자를 죽인 거죠?”
영식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아마 저희의 계획을 미리 눈 치채고 선수를 치려고 했던 것 같습 니다.”
“계획이요?”
“네. 레비아탄 길드와 한울 길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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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동부 연합을 만드는 계 획을 세웠습니다. 여러 길드의 힘을 모아 북방 정벌을 준비할 생각이었 죠.”
그녀의 말에 영식은 고개를 끄덕였 다.
레비아탄 길드가 북방 정벌을 준비 하고 있다는 얘기는 세라핌의 은총 을 건네받을 때 들었던 일이었다.
“하지만 아바돈 길드는 북방 정벌 에는 관심도 없는 길드입니다. 그들 은 동부에 있는 국가 전체를 손에 넣어 자신들이 지배할 생각을 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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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에 있는 국가 전체를 말 씀입니까?”
“예. 이미 익시스 왕국은 그들의 손에 떨어졌습니다. 대외적으로는 왕국과 유착이 심하다고 알려져 있 지만, 실상은 이미 그들이 왕국 전 체를 지배하고 있는 실정이죠.”
그녀의 말에 영식은 굳게 입을 다 물었다.
그녀의 말이 사실이라면 보통 일이 아니었다.
강력한 소환자들이 모인 길드라는 존재만으로 한 왕국의 국력에 맞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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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힘을 가지는데 거기에 더해서 왕 국 하나를 통째로 손에 넣다니.
질적으로도, 양적으로도 완벽한 병 력이 만들어진 셈이었다.
“그들은 저희가 본격적으로 동부 연합군을 조직하기 전에 미리 칼을 빼 든 겁니다.”
“그리고 그 첫 타깃이 엘노트 왕국 이었다는 말씀이죠.”
“예. 엘노트 왕국은 지난 내전으로 국력이 많이 약해진 상황입니다. 그 들이 사냥감으로 노릴 만한 가치는 중분하죠.”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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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말에 영식의 입에서 짧은 탄성이 홀러나왔다.
헨드릭 왕을 살해하고 엘노트 왕국 에 내전을 조성한 사람은 다름 아닌 바로 그였다.
‘설마 그걸 노리고 제3의 세력이 쳐들어올 줄이야.’
영식은 거칠게 표정을 일그러트렸 다.
몹시 불쾌한 기분이었다.
살바토르 길드가 살아남기 위해 어 쩔 수 없이 선택했던 계획에 누군가 낄낄거리며 어부지리를 취했을 것이 라 생각하니 참을 수 없는 짜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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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려왔다.
“저희 레비아탄 길드는 한울 길드 와 협력하여 아바돈 길드와 전쟁을 벌일 생각입니다. 그들을 가만히 내 버려 뒀다가는 북방 정벌 이전에 동 부 자체가 무너져 내릴 테니까요.”
그녀는 나지막한 말투로 말을 이었 다.
“살바토르 길드에는 그 계획의 협 력을 요청하고 싶습니다.”
박시아의 눈이 티리아를 향했다. 살바토르 길드가 가진 힘은 지난 던 전 공략 때 차고 넘칠 정도로 깨달 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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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가 적다 하나 그들은 다른 어 떤 3대 길드에도 꿀리지 않는 강력 한 전력을 가진 길드였다.
“조건이 있습니다.”
그녀의 얘기를 듣고 있던 영식이 입을 열었다.
박시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 다.
“예, 말씀해 주세요.”
“이번 전쟁이 끝나면 중앙 대륙에 나타난 신종 몬스터의 조사에 도움 을 주셨으면 합니다.”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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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몬스터?”
갑작스러운 영식의 말에 박시아와 배성훈이 동시에 눈살을 찌푸렸다.
영식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을 이 었다.
“이번에 살바토르 길드는 중앙 지 역까지 원정을 나갔습니다. 그리고 이제까지는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새 로운 몬스터 무리를 만나서 퇴각하 게 됐습니다.”
“어떤 몬스터였죠?”
“기계와 몬스터가 반쯤 섞여 있는 외형을 가진 몬스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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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 라고요?”
박시아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 로 그를 바라보았다.
기계와 몬스터가 섞여 있다니?
그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란 말인 가.
“예. 저희도 처음 보는 형태의 몬 스터였습니다.”
“……강력한가요?”
“그러지 않았다면 이렇게 조사의 협력을 요청드리지도 않았겠죠.”
머리 회전이 빠른 박시아는 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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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 새로운 형태의 몬스터들이 등장했다는 것이 얼마나 큰일인지 단번에 꿰뚫어 보았다.
그녀는 깊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영 식에게 물었다.
“그 몬스터는 어떻게 발견하시게 된 거죠?”
그녀는 상황 여하에 따라서는 아바 돈 길드의 일보다 이 일이 우선시되 어야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며 물었다.
“땅속에 숨어 있는 것을 발견했습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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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말에 박시아는 두 눈을 부릅 떴다.
“그 말씀은……
“예. 레비아탄 길드가 원정을 나갔 을 때도 그 몬스터들이 숨어 있었을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박시아는 복잡하다는 표정으로 이 마를 움켜쥐었다.
그 몬스터들이 ‘숨어 있었다’라는 정보에서 얻을 수 있는 결론은 한정 되어 있었다.
최근 잠잠했던 괴물들의 창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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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무언가를 계획하고 있을 가 능성.
“하아……. 어떻게 이런 일이 연달 아서……
아바돈 길드에 이어 신종 몬스터의 출현이라니?
신이 장난이라도 치고 있는 것 같 은 기분이었다.
“……일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할 것 같네요.”
“제 생각은 우선 아바돈 길드부터 해결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영식은 박시아와 배성훈, 배영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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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며 말했다.
“그 이유를 들을 수 있을 까요?”
“단순히 아바돈 길드의 일이 더 빨 리 처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적 어도 중앙 지역으로의 원정보다는 손쉽게 끝나겠죠.”
어차피 동부 길드가 힘을 합치지 않으면 중앙 지역의 조사 자체가 불 가능했다.
만약 아바돈 길드를 그대로 방치해 둔 채로 원정을 떠난다면 빈집이 털 리듯 동부 전체가 그들의 손에 떨어 질 위험이 있었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위험부터 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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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것.
그것이 영식이 생각한 우선순위였 다.
“……알겠습니다.”
박시아는 무거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 또한 아바돈 길드를 내버려 둔 채 원정을 떠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잘 알고 있었다.
아니, 아마 여기 있는 사람 중에서 그녀보다 김재현이란 인간의 야욕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없을 것 이다.
‘우선은 아바돈 길드를 처리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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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 집중한다.’
영식에게 들은 신종 몬스터의 출현 도 분명히 중대한 사안이었다.
사실 대륙 전체가 창조주가 계획한 일에 휘말려 멸망할 수도 있다는 것 을 생각하면 신종 몬스터의 정체를 밝히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발등에 떨어 진 아바돈이라는 불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지금 가장 큰 문제점은 아바돈 길 드의 전력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 다는 점입니다. 왕국의 병력을 흡수 한 그들이 얼마나 많은 병력을 거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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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고 있는지 지금으로는 알 수가 없 습니다.”
그녀는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두 사건에 초조함이 섞인 목소리로 말 했다.
다시 한번 방 안에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그 침묵을 깬 것은 영식의 목소리 였다.
“괜찮습니다.”
“예……r
영식은 의아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 라보는 박시아에게 시선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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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건 그쪽도 마찬가지일 테니까 요.”
그 누가 에르노어 대륙에서 뜬금없 이 기계사단이 등장할 것이라고 상 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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