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업 머신 120화
경계선 너머로의 원정(2)
“티 리아.”
“아, 영식 씨.”
길드원들의 오후 수련이 끝난 시 간. 창고에 앉아 오후 내내 앞으로 의 계획을 세운 영식은 티리아의 방 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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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리아는 자신의 방으로 찾아온 영 식을 보며 방긋 미소를 지었다.
“혹시 저녁 때문에 그러신가요? 그 렇다면 조금만 있다가 바로 만 드..”
S ?
“아니, 그런 게 아니야.”
영식의 대답에 티리아는 흠칫 몸을 떨었다.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떨리 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묘한 기대감이 마음속 깊은 곳에서 부터 무럭무럭 커져나가기 시작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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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회의를 열어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
“아?
영식의 대답에 티리아는 안타깝다 는 듯 탄성을 흘렸다.
하지만 그런 아쉬움도 잠시, 그녀 는 차분한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
“앞으로의 계획이요?”
“ O ”
"o".
영식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지막한 그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북방경계선 안으로 원정을 나가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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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 해.”
* * *
해가 완전히 저문 저녁.
살바토르 길드가 임시로 사용하고 있는 레비아탄 길드의 별관 회의실 에는 12명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갑작스럽게 잡힌 회의로 인해 모인 살바토르 길드원들이었다.
“원정…… 말인가요?”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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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드원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원정이라는 제안이 뜬금없기 때문 이 아니었다.
북방경계선 너머로의 원정은 지금 살바토르 길드도 한 달에 한 번 꾸 준히 하고 있는 일이었다.
왕국의 감시를 피해야 하는 살바토 르 길드의 입장에서 안심하고 사냥 할 수 있는 장소는 북방경계선 너머 밖에 없다는 이유도 있었고, 지금 살바토르 길드원들의 수준이 너무 높다는 이유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제안을 영식이 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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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이 의외라면 의외였다. 영식은 그 간 원정에 참여하지 않았다. 더 이 상 경험치도 의미 없을뿐더러 그밖 에 할 일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뭐야? 갑자기 시험하고 싶은 거라 도 생긴 거야?”
“그것도 있지만…… 내 눈으로 직 접 길드원들 하나하나의 현재 상태 를 보고 싶어.”
그의 말에 유나를 비롯한 길드원들 은 또 한 번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 었다.
영식은 테이블 위에 놓인 차를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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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금 마시며 말을 이었다.
“이번에 새롭게 얻은 스킬이 있습 니다. 아이템에 제가 만든 기계들을 합성시킬 수 있는 스킬이죠.”
“호오.”
“그래서 여러분들의 전력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새로운 무기를 만들거 나, 기존의 무기를 개조하여 강화시 켜드리고 싶습니다.”
그의 말에 길드원들의 표정에 놀라 움이 서렸다.
기계를 이용한 무기의 강화.
그건 생각해 보지도 못했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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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거라면 지금 여기서 그냥 확 인해 봐도 되지 않나?”
박철태가 물었다.
영식은 천천히 고개를 저으며 대답 했다.
“아뇨. 직접 몬스터와 싸우는 모습 을 보고 보완할 점을 찾는 것이 더 욱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하긴. 실전에서만 보이는 문 제점들이 존재하지.”
반복적인 수련보다 몬스터와의 실 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박철태도 그의 의견에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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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바토르 길드에 몸을 담은 지도 1년이 지났지만, 영식은 그동안 길 드원들 하나하나를 유심히 관찰한 경험은 없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 면 그들의 강점과 단점을 파악하고 보완해줄 능력 자체가 없다 보니 유 심히 관찰을 할 필요가 없었다.
전투의 지휘, 길드원들의 특성을 파악한 전투 배치는 그들과 함께한 시간이 더 오래된 티리아나 박철태 가 영식보다 우월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변했다. 영 식에게는 그들을 한 단계, 아니 몇 단계는 더 높은 경지로 올려줄 수 있는 힘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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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어.’
그가 무모한 도박을 하면서까지 안 드로이드를 만들려 했던 이유가 뭔가.
바로 살바토르 길드가 가진 치명적 인 단점, 수적인 열세를 극복할 만 한 방법이 바로 안드로이드 제조였 기 때문이었다.
체력이 무한하지 않은 이상, 아니 설사 체력이 무한하다고 하더라도 한 개인이 할 수 있는 역할에는 한 계가 존재했다.
아르난 제국이 최강의 국가로 꼽히 는 이유도 강력한 소환자, 원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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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이루어진 정규군이 존재했기 때 문이었다.
길드원들 하나하나의 전력 강화도 그가 성장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했 다. 이대로 그만 계속해서 강해져봤 자 어느 순간 벽에 부딪히고 말 것 이다.
“그럼 원정은 어디까지 나갈 생각 이지?”
가만히 얘기를 듣고 있던 유진이 물었다.
살바토르 길드가 경계선 너머로 원 정을 나갈 때는 주로 초입까지만 원 정을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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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대전쟁이 일어났던 대륙 중앙 쪽으로 진출할수록 찾을 수 있는 던 전이나 유물들이 더 좋아지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만큼 몬스터들도 강 력해지기 때문이었다.
특히 문제되는 것은 보스 몬스터의 출현 빈도수였다.
대륙 중앙으로 갈수록 강력한 보스 몬스터들의 숫자가 폭발적으로 많아 졌기 때문에 함부로 들어갈 수가 없 었다.
모든 보스 몬스터가 북방경계선을 무너뜨리고 인간들의 땅에 침입하는 것은 아니었다. 숫자로만 따지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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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 대륙에 있는 ‘무언가’를 지키듯 이 포진해 있는 보스 몬스터들이 더 많았다.
동부에 있는 수많은 길드 중에서도 그 몬스터들을 너머서 ‘영웅의 무 덤’까지 진출한 길드는 레비아탄 길 드와 아바돈 길드밖에 없었다.
그것도 들어가자마자 얼마 버티지 못하고 바로 퇴각했을 정도로 위험 한 장소였다.
“영웅의 무덤…… 까지는 아니더라 도 보스 몬스터들이 포진해 있는 곳 까지는 진입해 보려고 해.”
“보스 몬스터를 잡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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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블랙큐브를 수집하는 것도 이 번 원정의 목적 중 하나거든.”
A급 이하의 블랙큐브는 그에게 더 이상 큰 의미가 없었다. 그가 노리 는 것은 레크라스와 같은 등급의 S 급 블랙큐브.
아직 능력치를 계승할 수 있는 등 급의 블랙큐브임과 동시에 추출을 통해 S랭크 금속코어를 얻을 수 있 는 최고의 아이템이었다.
“음……. 지금 이 인원으로는 버티 기 힘들 텐데.”
“그래서 만든 거잖아.”
영식은 오늘 만든 안드로이드가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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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되어 있는 창고 방향을 향해 살짝 고개를 돌리며 말을 이었다.
“우리를 지켜줄 든든한 방패를.”
“……할 말이 없군.”
유진은 기가 막힌다는 표정으로 고 개를 끄덕였다. 에르노어 대륙에 없 는 화기로 무장한 기계사단.
사실 가진 무력으로만 따지면 대륙 최강국이라는 아르난 제국의 정규군 과 일전을 겨뤄도 괜찮이 않을까 하 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기적인 집단 이었다.
안드로이드 군대라면 계속해서 피 로를 누적시키는 무수한 잡몹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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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리해주기 충분한 존재였다.
“나쁘지 않은 제안인 것 같군. 사 실 보스 몬스터는 그 존재보다는 주 변에 있는 몬스터들이 더 문제 니……
박철태는 일리 있다는 표정으로 고 개를 끄덕였다.
단순하게 생각해서 지금 살바토르 길드원들이 모이면 S급 보스 몬스터 를 쓰러트리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 았다.
문제는 그 보스 몬스터 주변에 있 는 무수한 잡몹들이었다.
수십, 심한 경우 백단위의 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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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이 보스 몬스터를 지키고 있으니 고작 12명에 불과한 살바토르 길드 입장에서 사냥 자체가 불가능한 것 이다.
그 잡몹들을 안드로이드 군단으로 막아낸다면 S급 보스 몬스터 사냥도 충분히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그런데 기계사단은 총을 주로 쓰 잖아. 아무리 북방경계선 너머라고 해도…… 다른 길드에게 들킬 위험 이 있지 않을까?”
아라는 살짝 불안하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음. 그 점은 더 이상 딱히 상관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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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것 같네요.”
그녀의 물음에 대답한 것은 한성이 었다.
한성은 안경을 쓸어 올리며 말을 이었다.
“오늘 영식 씨가 만든 안드로이드 들을 보고든 생각인데…… 더 이상 정체를 숨길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이미 엘노트 왕국이 넘볼 수 없는 전력을 살바토르 길드가 보유했다는 의미입니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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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의 말에 아라는 짧은 탄성을 홀렸다.
한성의 말이 이어졌다.
“아까 전에 유나 씨가 테스트해본 대로라면 40레벨 소환자급이 1000 명, 70레벨 소환자 급이 200명, 85 레벨 이상 소환자 급이 30명입니다. 게다가 안드로이드들은 지금 에르노 어 대륙에는 없는 화기를 주로 사용 하죠. 내전으로 국력이 약화된 엘노 트 왕국이 어찌 해볼 수 있는 전력 이 아닙니다.”
각 3대 길드가 보유한 80레벨 이 상의 소환자는 대략 50?100명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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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리고 그 이하 레벨의 소환자 들이 1?2천 명이었다.
왕국 정규군이 1만에 가깝다고는 하지만 워낙 질적인 차이가 크니 함 부로 손댈 수 없는 전력들이었다.
살바토르 길드에는 티리아, 영식과 같은 강력한 힘을 가진 랭커까지 모 두 갖추고 있으니 사실상 엘노트 왕 국은 그들에게 손을 댈 수조차 없었 다.
“물론, 숨길 수 있으면 숨기는 게 가장 좋지만요.”
다른 세력에게 전력을 노출시켜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은 하나도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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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한성 씨의 말대로, 엘노트 왕국은 더 이상 문젯거리가 아닙니다.”
영식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 다.
“이제 남은 문제는 다가올 북방정 벌을 위해 길드의 전력을 더욱 높이 는 거죠.”
북방정벌. 그 단어에 길드원들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것은 피할 수 없는 숙명과도 같 은 일이었다.
레비아탄과의 계약도 있지만, 그 이전에 생존의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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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어째서인지 활동이 뜸해 졌다고 하지만 괴물들의 창조주들은 계속해서 대륙 정벌을 노리고 있었 다.
지금의 평화에 안주하며 몸을 웅크 리고 있는 것은 꿩이 수풀에 머리를 처박고는 자신이 안전하다고 착각하 는 꼴에 지나지 않았다.
“살기 위해서라도, 강해져야 합니 다.”
강한 힘을 갖추는 것. 그것은 죽음 이 난무하는 에르노어 대륙에서 가 장 안전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이 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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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드원들 사이에 무거운 침묵이 내 려앉았다. 길드원들의 시선이 티리 아를 향했다. 영식의 존재감이 어찌 되었든 최종적인 결정을 내리는 것 은 그녀였으니까.
“……원정을 승인하겠습니다.”
고민을 이어가던 티리아가 어렵게 입을 열었다. 단순히 영식이 제안했 기 때문에 받아들인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자신의 오른손에 있는 반지 를 내려다보았다. 북방정벌에 대한 참여를 조건으로 얻어낸 힘.
이것을 얻은 순간부터 결심하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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었던 일이었다.
최유나, 유진, 배한성, 이채린, 서 아라, 김길수, 박철태, 정소림, 황현, 한태영 그리고…… 영식.
지금 그녀에게 남은 가족들. 그들 을 다시 원래의 세계로 돌려보내주 겠다는 결심. 그것을 위해서라도 이 번 원정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감사합니다.”
영식은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 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럼 안드로이드들이 준비되는 대 로 바로 원정을 출발하죠. 그동안 다른 분들은 원정 준비를 부탁드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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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다.”
“으……. 뭔가 떨리는데? 잊혀진 무덤 이후로 처음으로 모든 길드원 이 다 움직이는 원정 아니야?”
“사실상 살바토르 길드 단독 원정 은 이번이 처음이죠.”
“홈. 영식 군이 어떤 무기를 만들 어 줄지 기대되는군.”
길드원들은 각자 흥분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리고 유나는 내일 S급 안드 로이드 테스트 부탁할게.”
“?X 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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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쿵!
“그건 X담이 아니라고 하지 않았 나!”
“아아, 철태 군. 진정 좀 하게.”
흥분한 철태를 바라보며 길드원들 은 웃음을 터트렸다. 그때, 한성이 두꺼운 종이 뭉치를 들고 영식에게 다가왔다.
“영식 씨.”
“예. 한성 씨.”
“이번에 보스 몬스터가 있는 부분 까지 진입하실 거라고 하셨죠?”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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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식은 의아한 표정으로 한성을 바 라보았다.
한성은 손에 들고 있는 종이 뭉치 를 영식에게 내밀며 말을 이었다.
“영식 씨가 마법광물에 관심이 많 으셔서 저도 나름대로 조사를 해봤 습니다. 전에 오리하르콘을 구하고 싶었는데 못한 게 마음에 걸려서 요.”
“아?
“지금 밝혀진 자료에 의하면 동부, 남부에 공식적인 오리하르콘 광산은 없습니다.”
“만약 있다 해도 필사적으로 감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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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있겠죠.”
“예. 하지만 유일하게 위치가 알려 진 오리하르콘 광산이 하나 있습니 다.”
한성은 종이에 그려진 지도의 한 지점을 손으로 가리켰다.
“과거 잉그리움 제국이 소유했다고 알려진 오리하르콘 광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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