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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업 머신-40화 (40/284)

레벨업 머신 040화

블랙큐브의 힘(3)

엘노트 왕국의 북부, 익시스 왕국 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요새도시 탈 리온.

소환자들과 왕국군이 몬스터들과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북방경 계선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도시로, 천혜의 요새라고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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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 정도로 탄탄했다.

그곳에는 북방 최전선에서 활약하 고 있는 길드나 파티 단위로 활동하 는 소환자들이 모여 큰 상권을 이루 고 있었으며, 여러 거대 길드의 본 부가 자리 잡고 있었다.

6강 길드 중 하나인 라이트 실드 길드의 본부도 바로 요새도시 탈리 온에 위치해 있었다.

4층 높이에 달하는 거대한 저택.

화려한 황금 문양이 수놓아져 있는 새하얀 방패가 저택 앞에 걸려 있었 다. 요새도시의 중심부에서 조금 떨 어진,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는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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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 지역에 위치한 라이트 실드 길드 의 본부였다.

나름 6강 세력 중 하나인 그들이 이렇게 도시 외곽 지역에 숨어 있다 시피 본부를 설치한 이유는 단 하나 였다.

바로 라이트 실드 길드가 뒤에서 하고 있는 일들이 다른 길드의 공적 이 되기에 충분할 정도로 굉장히 추 잡한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인신매매, 납치, 불법 도박장 운영 과 유홍가 관리 등 그들은 힘을 가 진 집단이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불법적인 일에 손을 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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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인권이라는 개념도 희박한 에르노어 대륙에서 그들을 막을 수 있는 존재는 많지 않았고, 사업은 날이 갈수록 번창했다.

그런 라이트 실드 길드의 본부 안 에는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내 들이 탁자에 둘러 앉아 있었다.

“대체 철호 형님은 어디 계신 거 야!”

해골처럼 비쩍 마른 체형을 가진 사내가 거칠게 테이블을 내려치며 소리쳤다.

사내의 이름은 유석우. 라이트 실 드 길드의 2인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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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 병력들을 데리고 홍승걸 지 부장과 함께 가신 이후에 연락이 닿 지 않습니다.”

유석우의 말에 테이블에 앉아 있던 다른 사내가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제길.”

유석우는 골치가 아프다는 듯이 머 리를 움켜쥐었다.

지금 라이트 실드 길드의 상황은 절망적이라는 표현이 전혀 아깝지 않을 정도로 심각했다.

고레벨 길드원들과 길드를 책임지 고 있는 길드장이 모조리 사라졌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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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 이런 절망적인 상황이 닥치는 것 도 당연했다.

그들이 온갖 불법적인 일을 하면서 도 다른 길드의 견제를 받지 않았던 것은 그들이 6강에 속하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길드의 핵심 전력이 증발하다시피 사라져 버렸으니 길드 가 멀쩡하게 운영이 될 리가 없었다.

한철호가 연락두절이 만에 그들이 관리하고 에서는 자잘한 사건이 일어나고 있었다.

된 지 5일 있는 사업체 끊이지 않고

이대로 시간이 지난다면 더욱 끔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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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상황이 닥칠 것은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 었다.

“대체 어디에 있으신 거야.”

한철호는 딱히 어디로, 왜 간다는 말을 하지 않고 병력을 데리고 떠났 다.

홍승걸에게 뭔가 정보를 들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와 관련 된 정보를 뒤지면 한철호가 왜 갑자 기 병력을 데리고 나갔는지에 대해 서 알 수 있겠지만, 지금 당장은 길 드 내에 혼란을 잠재우는 것만으로 도 시간이 모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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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이렇게 된 이상 가급적 빨 리 홍승걸 놈이 뭐로 형님을 꼬드긴 건지 알아내야……

_ 쾅!

“혀, 형님!”

그때 유석우의 중얼거림이 끝나기 도 전에 방문이 거칠게 열리며 한 사내가 들어왔다. 유석우는 눈살을 찌푸리며 그를 바라보았다.

“뭐야?”

“침, 침입자입니다!”

“……뭐라고?”

다급한 그의 목소리에 유석우의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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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 거칠게 일그러졌다.

? * *

-콰앙!

거친 폭음이 울려 퍼졌다. 길드 하 우스의 문이 폭발하듯 터져나가며 풀 플레이트로 전신을 가린 거구의 괴한이 나타났다.

“뭐, 뭐야 저놈은?!”

“막아!”

갑작스러운 습격에 길드 하우스에 서 대기하고 있던 라이트 실드 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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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들은 혼란에 빠졌다. 그들은 각자 의 무기를 들고 괴한에게 달려들었 다.

거구의 괴한은 사람만 한 크기를 가진 무식한 그레이트 소드를 들어 올리며 중저음의 목소리로 중얼거렸 다.

“광풍참(狂風所).”

“아아악!”

나지막한 그의 중얼거림과 함께 거 대한 그레이트 소드가 주변을 휩쓸 었다. 검에서 뿜어져 나온 강렬한 바람이 라이트 실드 길드원들을 뒤 로 튕겨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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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우……. 죄, 죄송해요.”

라이트 실드 길드를 습격한 괴한, 박철태의 뒤에 서 있던 정소림이 창 을 들고 앞으로 나섰다.

그녀는 철태의 공격을 받고 바닥을 구르고 있는 사내들에게 꾸벅 허리 를 숙였다. 그리고 그녀의 몸이 한 줄기 바람이 되어 앞으로 쏘아졌다.

-푸욱! 푸욱!

“커 헉!”

순식간에 내질러진 두 번의 공격이 두 명의 목을 꿰뚫었다. 그들의 목 에서 검붉은 피가 흘러내렸다. 피를 본 정소림의 표정이 갑작스럽게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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뀌기 시작했다.

“히힛. 뭐야, 역시 남아 있는 건 병신들밖에 없잖아?”

그녀의 표정에서 더 이상 소심했던 모습은 찾을 수가 없었다. 소림은 광기에 찬 미소를 입가에 지으며 거 칠게 창을 내질렀다.

“마, 막아!”

소란을 듣고 달려 나온 라이트 실 드 길드원들이 정소림을 향해 달려 들기 시작했다.

“하하하핫! 좋아! 그렇게 달려들 어야지!”

정소림은 광소를 내지르며 거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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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을 굴렀다.

“사우전드 니들!”

그녀의 외침과 함께 창끝이 수십 개로 쪼개지며 무시무시한 창의 폭 풍이 라이트 실드 길드원들을 덮쳤 다.

“커 헉!”

“아아악!”

일방적인 학살이 시작되었다. 고레 벨의 정예 길드원도 아닌, 말단에 불과한 소환자들은 감히 정소림과 박철태를 막아내지 못했다.

“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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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형님들을 불러와!”

그들의 다급한 목소리와 함께 위층 에서 다른 소환자들이 달려 나왔다. 라이트 실드 길드 내에서 나름 직위 가 높은 간부들이었다.

“잠깐, 저놈들은……

“살바토르의 박철태랑 정소림? 갑 자기 저놈들이 왜…… 경험이 많은 간부들답게 그들은 박 철태와 정소림을 알아보았다. 하지 만 알아봤다고 해서 상황이 달라지 지는 않았다. 박철태와 정소림은 파 죽지세로 라이트 실드 길드원들을 공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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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

“저것들이 감히!”

고작 두 명이서 길드를 습격했다는 생각에 간부들은 분노로 표정을 일 그러트렸다.

“죽여 버려!”

“저놈들의 목을 따오면 1,000골드 를 주겠다!”

간부들의 다급한 외침에 공포에 절 어 있던 길드원들의 눈빛이 변했다. 1,000골드. 상상하는 것만으로 짜릿 한 액수가 그들의 욕망을 자극했다.

“우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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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적은 두 명이다!”

그들은 거친 외침을 내지르며 달려 들었다.

그때 였다.

“에로우 샤워.”

-파바바바박!

“아아악!”

열 발이 넘는 화살이 동시에 그들 을 덮쳤다. 라이트 실드 길드원들은 다급하게 고개를 돌렸다.

길드 하우스에서 떨어진 곳에 활을 든 노인 하나와 흑발의 미소년이 서 있는 것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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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길! 저놈들 모두 살아 있었단 말이야?!”

그들의 정체를 알아본 간부가 거칠 게 표정을 일그러트렸다. 박철태가 이끄는 4명의 파티는 과거 살바토르 길드 내에서도 유명했을 정도로 강 력한 파티였다.

“그래봤자 4명에 불과해! 죽여 버 려!”

싸움은 계속됐다. 전투 자체만 놓 고 보면 일방적인 학살에 가까웠지 만 길드 하우스에 거주하고 있는 라 이트 실드 길드원들만 100명이 넘 었기 때문에 싸움은 쉽사리 끝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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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았다.

“?제길!”

전투 상황에 대해서 보고를 듣고 있던 유석우의 표정이 거칠게 일그 러졌다. 침입자는 고작 4명에 불과 했지만 그들 하나하나가 너무 강하 다 보니 쉽게 제압할 수가 없었다.

‘일단 피신해야 해.’

유석우는 초조한 표정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지금 상황에서 그들과 계 속 전투를 이어나가는 것은 무모한 짓이었다.

유석우는 그의 친위대를 데리고 길 드 하우스의 뒷문을 통해 몰래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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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왔다.

“역시 쥐새끼처럼 뒤로 빠져나올 줄 알았어.”

유석우가 밖으로 나오자 붉은 단발 의 여인이 씨익 미소를 지었다. 그 녀의 옆에는 차가운 인상의 청년과 갈색 트윈 테일을 가진 소녀가 서 있었다.

그들을 본 유석우의 표정이 거칠게 일그러졌다.

“최유나에 이채린, 유진……

그는 침음을 삼켰다. 하나같이 과 거 살바토르 길드에서 이름을 날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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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 소환자들이었다.

“대체 네년들이 왜 여기에……?”

“그딴 억울한 표정 짓지 마. 먼저 습격한 건 네놈들이었으니까.”

최유나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그렇 게 말하고는 허리춤의 쌍검을 뽑아 들었다. 짙게 내린 어둠을 몰아내듯 그녀의 쌍검이 불타올랐다.

그런 그녀를 본 유석우의 표정이 절망으로 물들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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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적이군요.”

길드 하우스 밖에서 상황을 지켜보 고 있던 영식은 허탈한 목소리로 중 얼거렸다. 그의 말에 배한성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지금 남아 있는 병력이라고 해봤 자 오합지졸들밖에 없으니까요.”

“그렇다고 해도 열 배에 가까운 숫 자 차이인데 이렇게 압도하는 게 놀 랍군요.”

영식은 감탄하며 전투 상황을 내려 다보았다. 그런 그의 말에 한성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라이트 실드 길드의 정예 병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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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쓸어버리신 분이 무슨 소리 를 하는 겁니까. 그거에 비하면 이 건 놀라운 일도 아닙니다.”

“O으..”

? 다 ?

정곡을 찌르는 그의 말에 영식은 침음을 삼켰다. 확실히, 전에 영식이 한 일은 지금 그들이 하는 일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터무니없 는 일이었다.

“근데 이 정도라면 그냥 철태 씨가 오기 전에 습격해도 괜찮지 않았나 요?”

영식의 옆에 서 있던 아라가 한성 에게 물었다. 한성은 고개를 저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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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을 열었다.

“그랬다면 어찌어찌 이길 수 있었 을지는 몰라도 도망가는 병력을 잡 을 수는 없었을 겁니다.”

“아?

“저희들의 정체를 아는 소환자는 한 명도 남겨두면 안 되니까요.”

한성은 그렇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 어섰다.

“자, 그럼 가볼까요?”

한성은 그렇게 말하며 발걸음을 내 디뎠다. 그의 말에 영식 일행은 고 개를 끄덕이고는 그의 뒤를 따랐다. 영식 일행과 한성은 치열한 전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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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고 있는 라이트 실드 길드의 내부로 잠입했다.

한성과 영식 일행은 4층에 있는 한철호의 방을 찾아들어갔다. 그의 방은 황량하게 느껴질 정도로 아무 런 물건도 존재하지 않았다.

“아이템을 수집해둔다고 하지 않았 나요?”

한성은 간단한 사무용품 이외에 아 무것도 없는 그의 방을 바라보며 침 음을 삼켰다. 아라 또한 고개를 두 리번거리며 주변을 뒤졌으나 아무것 도 찾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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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기다리세요.”

그런 그들을 바라보던 영식은 그렇 게 말하며 ‘스캔’ 능력을 사용했다.

치익.

[주변 지형의 스캔을 시도합니다.]

[스캔에 성공하였습니다. 스캔 결 과를 시각 데이터로 표시합니다.]

그 말과 함께 길드 하우스 내부 도면이 영식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도면을 본 영식은 씨익 미소를 지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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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기입니다.”

영식은 그렇게 말하며 한철호의 책 상을 옆으로 밀어냈다. 영식은 한성 에게 고개를 돌리며 입을 열었다.

“여기입니다.”

“여기라고요...?”

한성은 무슨 소리를 하냐는 듯한 표정으로 영식을 바라보았다. 영식 은 그에게 손을 내밀며 입을 열었 다.

“전에 한철호의 시체에서 찾았던 열쇠를 줘보세요.”

“아, 예. 여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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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은 그에게 은색 열쇠를 내밀었 다.

하지만 책상 밑 어디에도 열쇠를 꽂을 수 있는 구멍 같은 것은 보이 지 않았다.

영식은 열쇠를 책상 밑 바닥에 있 는 미세한 틈에 넣었다.

찰칵.

그저 바닥의 나무가 갈라진 것처럼 보였던 틈에서 맑은 소리가 홀러나 오며 3층으로 향하는 계단이 나타났 다. 한철호는 3층에 입구가 없는 방 을 하나 만들고 4층의 비밀문을 통 해서만 그 안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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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를 짜둔 것이다.

영식 일행과 한성은 그 계단을 통 해 아래로 내려갔다.

“이건?

“엄청나구만.”

한철호의 창고를 본 길수와 아라의 입에서 감탄사가 홀러나왔다. 바닥 에는 번쩍이는 금화들이 가득했고, 정돈된 선반에는 각종 레어 아이템 들이 진열돼 있었다.

“여기가 한철호가 수집해둔 물건이 있는 창고였군요.”

한성 또한 감탄사를 흘리며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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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식은 그런 한성을 지나쳐 구석진 곳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별 가치가 없어 보이는, 단순히 특이한 형태를 띠었을 뿐인 ‘잡템’들이 쌓여 있었 다.

영식은 그 잡템들 속에서 한 가지 물건을 찾기 위해 고개를 두리번거 렸다.

“찾았다.”

잡템 무더기 속을 뒤지던 영식의 입가가 짙은 미소가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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