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0
310. 불완전한 미래를 향해(3)
남은 시간이 얼마나 남았을까.
1분? 아니면 2분?
“포기하고 도망치는 방법도 있다.”
침착하게 시간을 가늠하는 세한에게 이드라가 말했다.
“어차피 이미르는 혼자 살아남았을 뿐이다. 우리가 도망치더라도 지구와 다시 싸울 수 없을 게다.”
분명 그럴지도 모른다.
이곳에서 이미르를 쓰러트리지 않아도 녀석이 다시 지구에 위협을 끼치려면 상당한 시간이 흘러야 할 것이다.
“안 돼.”
하지만 세한은 이드라의 제안을 거절했다. 설령 그 말이 옳을지 몰라도 변수가 너무 많았다.
뭣보다 이미르는 자신과 닮았다. 만약 세한이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지구를 멸망시키려고 할 것이다. 그리고 그건 이미르도 마찬가지겠지.
불멸자인 이미르가 죽지 않는 이상 이 싸움은 영원히 계속될 게 분명했다.
“반드시 여기서 마무리 짓는다.”
“하지만…….”
단호한 세한의 말에 이드라는 한참을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
“죽일 수단이 없잖느냐.”
불멸자를 죽일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파일벙커는 완전히 파괴되었다.
작은 파편하나 남지 않고 먼지가 되어 사라졌다.
“죽지 않는 자와 싸워봤자, 개죽음일 뿐이다!”
이드라의 외침에도 세한은 묵묵부답이었다.
그런 둘의 모습을 이미르는 잠자코 지켜보았다.
‘확실히 놈이 이곳에서 위험을 감수하며 싸워야 할 이유는 없다.’
세한은 이길 수 없는 싸움을 하는 자가 아니었다.
분명 뭔가 이 상황을 타개할 수단을 가지고 있는 게 분명했다.
이미르는 문득 한 가지 가설을 떠올렸다.
무명의 방이 완전히 붕괴되면 이곳에 있는 이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설마, 네놈. 내가 무명의 방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막을 생각인 것이냐?”
그 말에 세한은 답하지 않았지만, 결연한 눈동자가 이미르의 말이 사실이라고 이야기해 주고 있었다.
‘과연, 무명의 방이 붕괴되면 이곳에 있는 자들은 공간의 틈에 끼어버린다.’
열쇠나 시스템의 힘으로 벗어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건 아주 긴 시간이 될 것이다.
말하자면 혼돈의 소용돌이 속에 이미르를 봉인하려는 것이다.
그 외에 세한이 자신을 막을 수단은 없었다.
“미안하지만 그럴 수는 없을 거다.”
이미르는 싱긋 웃으며 내디딘 파편의 위에서 천천히 공중으로 떠올랐다.
분명 이 장소는 안에 있는 모든 존재를 집어삼키며 사라질 것이다.
하지만 그건 그 전에 세한을 쓰러트리고 빠져나가면 될 일이었다.
“너도 느끼고 있을 테지? 내 힘이 너보다 훨씬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걸.”
공중으로 떠오른 이미르의 등 뒤로 자색으로 빛나는 거대한 마법진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거대한 원형의 마법진을 중심으로 수십 개의 마법진이 겹쳐졌다.
“신의 육신이란 참으로 굉장하지 않나. 이런 상태에서도 이 정도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니.”
이미르는 황홀하다는 얼굴로 하늘에 그려진 마법진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너와 싸우는 시간 동안 이 정도의 힘이 회복되었다. 당장은 한번 날리는 게 전부겠지만…….”
아자토스의 육신을 손에 넣은 이미르는 계속해서 차오르는 신격을 느꼈다.
이런 엄청난 힘도 아자토스에게는 ‘고작’이었다.
이것을 가지고도 아자토스는 세한에게 패배했다.
“하지만 너는 그 단 한 번도 막을 수 없을 테지.”
반드시 이곳에서 세한을 죽인다.
필사적인 건 세한만이 아니었다.
이미르 역시 이번 기회가 아니면 세한을 죽일 수 없으리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고작 인간.
필멸자이며 플레이어에 불과했던 인간이 퍼블리셔를 무너트렸다.
나아가 아자토스를 죽이는 위업을 달성했다.
“그러니 여기서 끝내자.”
이미르는 양팔을 펼치고 시스템의 힘을 전력으로 사용했다.
그의 머리 위에 있는 왕관에서 빛이 뿜어지며 그 힘은 모두 상공에 있는 마법진으로 빨려 들어갔다.
무너져 내리는 공간은 마법진에서 뿜어지는 보라색 빛으로 물들어 마치 환상처럼 아름다웠다.
“…….”
세한은 그것을 잠자코 바라보았다.
저 마법이 발동되면 세한은 막을 수 없었다. 그가 가진 신격은 이제 정말 실낱같을 정도.
저런 마법을 사용하지 않았다 해도 이미르는 세한을 결국 쓰러트릴 수 있었을 것이다.
단지 무명의 방이 붕괴되기 전에 세한을 죽이기 위해 이미르는 저런 대규모 마법을 사용한 것이다.
“샤이닝 트라페조헤드론으로 얼마나 버틸 수 있지?”
“아마 큰 힘을 사용한다면 한번이 끝일 게다.”
“저 마법을 막는다면…….”
“길어봐야 5초. 그 이상은 버티지 못한다.”
금이 간 샤이닝 트라페조헤드론으론 저 마법의 출력을 견딜 수 없을 게 분명했다.
“5초라.”
세한은 이미르와 자신의 거리를 가늠하며 중얼거렸다.
전력을 다한다고 해도 5초 만에 좁힐 수 있는 거리는 아니었다.
“그러니 우선 지구로 피하는 게…….”
“이드라.”
세한은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어깨 위에서 그의 옷깃을 잡고 있는 이드라를 응시했을 뿐이다.
“후.”
아무런 말없이 바라보는 그의 시선에 이드라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었다.
“……알겠다. 나는 무엇을 하면 되는 거냐?”
“마법이 발동되면 딱 5초만 막아.”
그것을 끝으로 샤이닝 트라페조헤드론은 파괴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미르와 싸울 수단이 전부 상실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시스템의 핵, 까마귀는 상대가 시스템의 힘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게 전부였다.
그것만으론 이미르를 상대하는 건 무리였다.
‘남은 신격은…… 이쪽도 거의 바닥이구만.’
마력도 신격도 이제 거의 고갈 상태였다.
반면 상대는 계속해서 힘이 회복되고 있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구나, 김세한.’
이미르는 지상에서 자신을 올려다보는 세한을 보며 비웃지 못했다.
솔직히 말해서 이미르는 그런 세한이 두려웠다.
아직도 무언가를 감추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자신을 죽일 수 있는 무기를 하나 더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미르는 계속 그런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럴 리 없다. 이번엔 정말로 방법이 없어.’
비록 날아다니는 까마귀 때문에 시스템의 힘을 제대로 활용할 수는 없었지만, 세한의 상태를 살피는 정도는 할 수 있었다.
샤이닝 트라페조헤드론은 금이 가서 부서지기 직전이었고, 그가 가진 신격은 정말 간당간당한 수준이었다. 힘이 회복된 이미르의 대규모 마법을 막을 수단은 전무했다.
이드라 역시 세한과 신격을 공유하니 결국 아무것도 할 수 없을 터.
이 싸움은 자신의 승리다.
‘설령 나를 죽일 무기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접근시키지만 않으면 된다.’
정확히는 자신의 이마에 박혀 있는 보석만 지키면 된다.
물론 그건 어디까지나 가정일 뿐이었다.
만약 정말로 세한이 자신을 죽일 수단이 있었다면, 세한은 자신의 힘이 회복되기 전에 사용했을 것이다.
그것을 경계해 최대한 놈이 이마를 공격하는지 살폈지만, 그런 기색은 없었다.
평범하게 주먹을 주고받았을 뿐이다.
그러니 분명하다.
이 싸움은 자신의 승리다.
놈에게 남은 패는 더 이상 없었다.
파앙!!
그때 세한이 지면을 박차며 솟아올랐다.
검은 날개를 펼치고 접근하는 그의 모습에 이미르는 생각하던 걸 멈추고 황급히 손을 뻗었다.
“마법이 발동하기 전에 덤빌 생각인가!”
만약 이쪽이 그에 대한 대비도 되어있지 않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굳이 무명의 붕괴되기 직전까지 힘을 모았던 건, 확실하게 세한을 쓰러트릴 수를 마련하기 위함이었으니까.
파아아아!!
거대한 중앙 마법진의 외각에서 회전하던 작은 마법진들에 보라색 빛이 응집되며 세한을 향해 쏘아졌다. 빛의 속도로 날아드는 빛줄기에 세한은 짧게 혀를 찼다.
아자토스도 그렇고 저놈의 레이저는 개나 소나 사용하는구나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만큼 효율적인 공격이었다.
빛의 속도로 날아들며 스치는 것만으로 큰 피해를 입히는 광선은 간단하지만 최고의 공격수단이었다.
이리저리 비행하면서 빛줄기를 피해보려 했지만 세한의 몸에 상처는 계속해서 늘어만 갔다.
방어에 남은 신격을 사용할 수 없었기에 오직 움직여 피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허수공간을 사용할 수만 있었어도.’
그것에 사용할 신격도 아껴야만 하는 게 지금 상황이었다.
‘분명해, 놈에겐 아무것도 없다.’
보라색 빛줄기를 피해 날아다니는 세한을 보며 이미르는 확신했다.
이제 세한에게 남은 건 아무것도 없다고.
설령 있다고 해도 이제와 사용하기엔 늦었다.
콰아아아아!!
마법이 발동할 신격과 마력이 모두 충전되었으니까.
“끝이다, 김세한!!”
거대한 마법진 주변에서 회전하며 빛줄기를 쏘아대던 마법진이 일제히 겹쳐졌다.
그리곤 돋보기처럼 거대한 마법진의 위아래로 주르륵 나열되며 곧은 빛이 응집되기 시작되었다.
콰아아아아!!
세한이 움직일 수 있는 이동범위를 예상했는지 빛의 파도의 범위는 무척 넓었다.
또한 공간제어조차 먹히지 않는 것으로 보아, 허수공간으로 피할 것 또한 예상한 모양이다.
그야말로 철두철미하게 세한을 죽이기 위한 공격.
‘이제 어떻게 할 거냐.’
이미르는 세한이 어떻게 할지 유심히 지켜보았다.
공격을 피하려고 할지, 아니면 온 힘을 쥐어짜 막으려고 할지.
하지만 세한이 선택한 건 어느 쪽도 아니었다.
“아니……?!”
세한은 도리어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빛의 파도를 향해 뛰어들었다.
설마 이것을 돌파할 수단이 있었단 말인가?
순간 그런 생각에 몸이 굳었지만, 세한의 몸을 둘러싼 방어벽에 안도할 수 있었다.
‘저건 곧 부서진다.’
이미르의 눈에 조금씩 금이 가는 샤이닝 트라페조헤드론이 있었다.
저 상태라면 앞으로 몇 초 후에 부서질 터.
길어야 4초? 5초? 그 정도의 시간으로는 여기까지 도달할 수 없었다.
방어벽이 부서지게 되면 세한은 빛의 파도를 견디지 못하고 소멸하고 말리라.
“음?”
안도하던 이미르의 시야에 세한의 입이 움직이는 게 보였다.
마치 누군가를 부르는 것과 같은 입모양.
‘설마.’
동료를 부르려는 건가?
아까 이곳에서 빠져나간 마왕이나 정의의 여신이라면 무리다.
이미르는 이미 그들이 이 아자토스의 옥좌에서 빠져나갔다는 걸 알고 있었다.
지구로 귀환했을 터인 그들이 이드라의 도움 없이 이곳에 돌아올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러나 이미르는 몰랐다.
단 하나.
이곳으로 올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걸.
세한은 이미 그 이름을 몇 번이나 부르며 실험했다.
‘그 아이’가 어디까지 올 수 있는지.
다른 세계.
다른 차원.
다른 시공간에 존재하더라도.
이름을 부르면 그 아이는 반드시 자신의 곁으로 왔다.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존재, 린 테일러의 피와.
성수 기린의 힘을 이어 탄생한 ‘기린아’.
“백설아.”
이미르는 듣지 못할 아주 작은 세한의 중얼거림.
쿠우웅!!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무명의 방의 위로 구멍이 뚫렸다.
무너져 내리는 빛의 파편들과 함께, 한 소녀가 나타났다.
백색에 가까운 금발.
이마에 자란 길쭉한 일각의 뿔.
“……누구야?”
그것을 본 이미르는 그 말밖에 할 수 없었다.
백금발에 일각의 뿔을 지닌 존재가 누구인지 이미르는 알지 못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백설이는 여태 제대로 무언가를 한 적이 없었다.
이미르가 지구에 신경을 쓰기 시작한 이후에는 앞에 나서서 싸운 적이 없었으니 모르는 것도 당연했다.
‘세한이 데리고 있는 강력한 치유마법을 지닌 누군가’ 정도의 정보는 가지고 있었지만 그게 누구이며 어떻게 생겼는지 이미르는 몰랐다.
그렇다 보니 완벽하게 잊고 있었다.
‘대체 어떻게 여기에 들어온 거지?’
거기다 문제는 그 누군지 모를 존재가 상당한 힘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르가 넋을 놓은 사이, 백설이는 손에 쥔 길쭉한 지팡이를 들고 마법진을 가리켰다.
이곳에 오기 전 모르간에게서 빌려온 지팡이다.
거기다 백설이의 앞에는 한 권의 책이 촤르륵 펼쳐지며 떠올랐다.
이미르는 저 책이, 마도서가 무엇인지 알았다.
“네크로노미콘?!”
바로 세한이 지구에 두고 왔다는 네크로노미콘이었다.
지상최강최악의 마도서.
파창!!
비명과도 같은 그의 외침과 함께 하늘에 구성되어 있던 마법진이 유리창이 깨지듯 부서졌다.단 한 방에. 이미르가 만들어낸 마법진이 사라진 것이다.
백설이는 린의 피와 성수 기린의 힘을 지녀 마법에 관해선 린과 비견되는 재능을 타고났다.
비록 신과 합신하거나 메리수와 같은 사기적인 특성이 없기에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건 맞았지만, 급조한 마법진을 부수는 건 일도 아니었다.
하물며 지금 백설이는 네크로노미콘의 서포트를 받고 있었다.
‘유효타를 먹일 수 있는 건 단 한 번.’
백설이는 심호흡을 하며, 마법진을 부수고 어마어마한 마력을 자신의 뿔에 집중시켰다.
마법을 부수는 것과 별개로 백설이는 이미르에게 타격을 줄 수 있는 공격수단이 단 하나밖에 없었다.
뿔에 마력을 집중하여 쏘아내는 광선.
그것을 이미르를 향해 발사했다.
“……?!”
당황한 이미르는 반사적으로 자신을 향해 쏘아진 빛줄기를 팔을 들어 막았다.
본능적으로 반응해 버리고 만 것이다.
‘아차.’
하지만 그것은 실수였다. 애초에 막을 필요도 없는 공격이었다.
맞더라도 죽음이 존재하지 않는 이미르는 몸에 상처만 생길 뿐 큰 문제가 없었다.
콰아아아!!
백설이의 뿔에서 쏘아진 빛줄기가 이미르의 팔을 강타했다.
제대로 신격이나 마력으로 보호하지 못한 탓에 이미르의 팔은 상처가 남으며 크게 튕겨졌다. 그러나 그게 끝이었다. 치명적인 상처조차 남기지 못한 일격.
고작 작은 틈을 만드는 게 전부인 공격이었다.
“잘했다, 백설아!”
하지만 그 틈이야 말로, 세한이 여태까지 기다리던 것이었다.
‘어느새!’
마법진이 부서지며 세한에게 가해지던 마법은 모두 사라졌다.
그러니 이미르가 백설이에게 한눈을 팔고 있는 사이 접근 하는 건 아주 간단한 일이었다.
‘어차피 놈은 나를 죽일 수 없다.’
주먹을 뒤로 젖히는 세한의 모습이 마치 슬로우모션처럼 이미르의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보았다.
그의 손에 끼워진 반지를.
“어?”
이미르는 알 수 있었다.
‘저건’ 자신을 죽일 수 있는 물건이라는 걸.
‘막아야 한다.’
황급히 자세를 바로잡고 세한의 주먹을 막으려고 했지만, 어째선지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제야 이미르는 자신의 몸을 얽매고 있는 사슬을 눈치챘다.
세한이 실낱같이 남은 신격을 모조리 사용해 만들어낸 사슬이었다.
이것을 위해 세한은 허수공간이나 다른 능력을 봉인해가며 이곳까지 도달했다.
당혹스런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이미르에게 세한은 만신창이의 모습에도 불구하고 맑게 웃었다.
“지수는 말이야. 네 생각보다 아주 똑똑하거든.”
지수는 우는 시늉을 하며 이미르가 볼 수 없도록 양손으로 세한의 손을 부여잡았다.
혹시나 이미르가 의심하지 않게 진심을 담은 연기를 하면서.
착한아이 연기를 하는 건 지수의 특기 중의 특기였으니까.
그때 지수는 세한에게 자신의 약혼반지를 몰래 건넸다.
불멸자를 죽이는 금속으로 만들어진 그것을.
“우리가 이겼다. 이미르.”
세한의 주먹이 이미르의 이마를 향해 휘둘러졌다.
은색으로 빛나는 반지의 궤적을 따라 이미르의 동공이 움직였다.
멈추라고 말할 틈도 없이 세한의 주먹은 그의 이마를 강타했다.
콰직!
이마에서 울려 퍼지는 소리를 들으며 이미르는 깨달았다.
이번에야말로 자신은 죽음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는 걸.